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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의 사이버보안 이야기 <17> 사이버 리질리언스: 공격을 피할 수 없다면, 어떻게 복구할 것인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1월25일 16시59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25일 16시59분

작성자

  • 이준호
  • 시그넷파트너스(주) 부사장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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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며칠 전, 한 대기업의 보안 책임자로부터 긴급한 연락을 받았다. 랜섬웨어 공격으로 생산 라인이 멈추고, 고객 관리 시스템이 마비되었다는 것이었다. 생산 중단으로 인한 손실은 매 시간 수억 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IT 팀은 복구를 시도했지만, 정기적인 백업조차 이루어지지 않아 데이터 복구가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문제를 분석하면서 알게 된 것은 그들의 보안 접근 방식이 방어에만 치중되어 있었다는 사실이었다. 위협을 차단하기 위한 기술은 도입했지만, 공격 이후의 상황을 대비하지 못한 것이 문제였다. 사이버 리질리언스(Cyber Resilience)가 부재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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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벽한 방어는 불가능하다. 공격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의 질문은 "어떻게 공격을 막을 것인가?"에서 "공격 이후, 얼마나 빨리 복구할 수 있는가?"로 바뀌어야 한다. 이번 글에서는 리질리언스의 중요성과 이를 구축하기 위한 방법을 심층적으로 살펴보고자 한다.

 

리질리언스란 무엇인가?

 

리질리언스는 사이버보안의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기존의 보안 전략이 공격을 차단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면, 리질리언스는 공격 이후의 대응과 복구를 중심에 둔다. 이는 "공격을 완벽히 막을 수는 없다"는 현실적 전제를 바탕으로 한다.

 

오늘날의 사이버 위협은 점점 더 복잡하고 예측 불가능해지고 있다. AI와 머신러닝을 활용한 공격은 방어 체계를 무력화하고, 취약점을 찾아내는 데 점점 더 정교해지고 있다. 공격자는 몇 초 만에 네트워크를 침투하지만, 이를 탐지하고 복구하는 데는 며칠, 심지어 몇 주가 걸릴 수 있다. 이 격차를 줄이는 것이 바로 리질리언스다.

 

사이버 리질리언스의 핵심 요소

 

리질리언스를 제대로 구축하기 위해서는 탐지, 대응, 복구라는 세 가지 요소가 체계적으로 연계되어야 한다.

 

1. 탐지(Detection): 위협을 빠르고 정확하게 알아차리기

   공격을 빠르게 탐지하는 능력은 리질리언스의 첫 단계다. 공격을 늦게 발견할수록 피해는 기하급수적으로 커진다.

   ​ AI와 머신러닝의 역할: 네트워크의 이상 징후를 실시간으로 분석하고, 초기 단계에서 위협을 식별한다.

   ​ 사례: 한 전자상거래 기업은 AI 기반 시스템으로 DDoS 공격을 초기 단계에서 탐지하고 차단하여 피해를 최소화했다.

 

2. 대응(Response): 효과적이고 신속하게 조치하기

   위협을 탐지한 뒤에는 얼마나 신속히 대응하느냐가 피해를 줄이는 핵심이다.

   ​ 피해를 최소화하는 전략: 중요 데이터를 보호하기 위해 네트워크를 분리하고, 권한을 세분화한다.

   ​ 사례: 글로벌 금융 기업이 비상 대응 팀을 운영하여 24시간 내에 서비스를 정상화한 사례.

 

3. 복구(Recovery): 얼마나 빨리 정상화할 수 있는가 

   공격 이후 얼마나 빠르게 복구할 수 있는지가 리질리언스의 진정한 척도다.

   ​ 백업과 복구 프로세스: 정기적인 데이터 백업과 복구 훈련은 위기 상황에서 조직의 생존을 결정짓는다.

   ​ 사례: 클라우드 기반 백업 시스템을 갖춘 한 의료기관은 랜섬웨어 공격에도 데이터 손실 없이 하루 만에 운영을 재개했다.

 

리질리언스를 위한 기술과 도구


기술은 리질리언스를 실현하는 데 필수적이다. 하지만 단순히 기술을 도입하는 것을 넘어, 이를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1. AI 기반 탐지 시스템

   AI와 머신러닝은 리질리언스의 필수 도구다.

   ​ 기능: 비정상적인 네트워크 활동을 실시간으로 탐지하고 경고를 발송.

   ​ 사례: EDR(Endpoint Detection and Response) 솔루션은 단말기에서 발생하는 모든 이상 신호를 감지하고 대응한다.

 

2. 클라우드 기반 백업 및 복구

   랜섬웨어 같은 공격에서도 데이터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다.

   ​ 장점: 물리적 장애와 사이버 공격에 모두 대응 가능.

   ​ 사례: 한 제조 기업이 클라우드 복구 시스템으로 생산 라인을 12시간 내에 복구한 사례.

 

3. 카오스 엔지니어링(Chaos Engineering)

   카오스 엔지니어링은 의도적으로 시스템 장애를 발생시켜 복구 과정을 점검하는 혁신적 방법이다.

   ​ 목적: 복구 프로세스의 약점을 사전에 발견하고 보완.

   ​ 사례: Netflix는 이를 통해 전사적 복구 계획의 실효성을 테스트한다.

 

리질리언스를 위한 실천 전략


리질리언스를 구축하려면 기술과 조직적 노력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

 

1. 비상 대응 계획 수립

   공격이 발생했을 때 누가,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명확히 정의해야 한다.

   ​ 예시: 데이터 복구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를 위한 복구 팀의 역할을 문서화한다.

 

2. 보안 문화 구축

   보안은 IT 부서만의 문제가 아니다. 모든 임직원이 보안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자신의 역할을 숙지해야 한다.

   ​ 교육과 훈련: 임직원과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보안 교육 실시.

 

3. ESG 경영과 리질리언스의 연계

   사이버 리질리언스는 단순한 보안 전략을 넘어, 지속 가능 경영의 필수 요소다.

    •​ 사회적 신뢰 구축: 공격 이후 신속한 복구는 고객과 투자자의 신뢰를 유지하는 핵심이다.

   •  ESG 보고서: 리질리언스 성과를 ESG 목표에 포함시켜 투명성을 강화한다.


공격을 기회로 바꾼 리질리언스 사례


한 글로벌 소매업체는 데이터 유출 사건 이후, 투명한 소통과 신속한 복구로 고객 신뢰를 되찾았다.

   ​ 탐지: AI가 침입을 실시간으로 감지.

   ​ 대응: 즉각적인 네트워크 분리로 피해 확산 방지.

   ​ 복구: 클라우드 백업으로 데이터를 복구하고, 고객에게 투명하게 상황을 알림.

결과적으로 이 기업은 보안을 강화한 후 고객 만족도가 오히려 상승했다. 리질리언스가 단순한 방어를 넘어, 위기를 기회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결론: 리질리언스는 새로운 생존 전략이다


사이버 리질리언스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다. 공격은 언젠가 발생한다. 그러나 리질리언스를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빠르게 복구하며, 조직의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

"공격은 피할 수 없다. 하지만 복구의 속도와 효율성은 우리의 준비에 달려 있다."

리질리언스는 단순한 보안전략이 아니라, 조직의 지속 가능성을 지키는 생존 전략이다. 지금이 바로 리질리언스를 구축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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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11월25일 16시5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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