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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호의 사이버보안 이야기 <7> 랜섬웨어 : 추석 연휴를 뒤흔든 5일간의 사투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9월16일 17시07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15일 09시51분

작성자

  • 이준호
  • 시그넷파트너스(주) 부사장

메타정보

  • 7

본문

D-Day : 9월 26일 금요일, 평화로운 연휴의 시작


2025년 9월 26일 금요일 오후 6시, K전자의 CISO 박성훈 부사장은 "즐거운 추석 보내세요"라는 인사와 함께 사무실을 나섰다.

5일간의 긴 연휴, 오랜만에 가족들과 함께 고향에 다녀올 생각에 마음이 들떠 있었다.

오후 8시, 집에 도착한 직후 그의 휴대폰이 요란하게 울렸다.

 

"박 부사장님, 큰일 났습니다. 랜섬웨어 감염이 확인됐습니다!"

 

박 부사장의 얼굴이 창백해졌다. 

그는 즉시 노트북을 켜고 원격으로 상황을 파악하기 시작했다. 밤새 긴급 대응팀을 꾸리고 초동 조치를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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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 9월 27일 토요일, 추석 당일의 혼란

 

오전 7시, 박 부사장은 본사로 향했다. 추석날 아침, 그의 가족들은  빠른 차례를 지내고 있었다.

오전 9시, 긴급 화상 회의가 시작됐다.

 

"현재 40%의 서버와 60%의 PC가 감염됐습니다. 공격자는 1000만 달러를 요구하고 있어요."

"복구에는 얼마나 걸립니까?"

"최소 일주일... 어쩌면 그 이상일 수도 있습니다."

 

박 부사장은 식은땀을 흘렸다. 

 

"모든 직원들에게 연락해 긴급 소집하세요. 추석이고 뭐고 없습니다."

 

오후 2시, 직원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추석 명절을 반납한 직원들의 얼굴에는 피곤함과 실망감이 역력했다.

밤 11시, 박 부사장은 CEO에게 첫 상황 보고를 했다.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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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2: 9월 28일 일요일, 예상치 못한 위기


새벽 3시, 보안팀으로부터 긴급 보고가 들어왔다. 

"부사장님, 암호화 전 데이터 유출 정황이 발견됐습니다. 고객 정보가 포함된 것 같아요."

 

박 부사장은 충격에 빠졌다. 단순 랜섬웨어를 넘어 기업의 존폐가 걸린 문제로 확대된 것이다.

오전 10시, SNS에서 고객 정보 유출 관련 게시물이 폭증하기 시작했다. 홍보팀장이 긴급 보고를 올렸다.

"언론에서 문의 전화가 빗발치고 있습니다."

 

오후 3시, 박 부사장은 고민 끝에 기자회견을 열기로 결정했다.

"우리 K전자는 현재 심각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대응 중에 있습니다. 일부 고객 정보 유출 가능성도..."

밤 9시, 주요 포털 사이트 메인에 K전자 관련 기사가 도배되었다. 주가 폭락이 예상되는 상황. 박 부사장은 식은땀을 흘리며 밤을 지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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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3: 9월 29일 월요일, 내부 갈등과 외부 압박

 

오전 8시, 긴급 이사회가 소집되었다. 

"몸값을 지불해야 합니다. 고객 정보를 지키는 게 우선입니다." 

"안됩니다! 선례를 남기면 제2, 제3의 공격을 부를 뿐입니다."

격렬한 논쟁이 이어졌다. 박 부사장은 갈등 속에서 결단을 내려야 했다.

 

오후 2시, 금융감독원에서 공문이 날아왔다.

"고객 정보 유출 관련 상세 보고서를 48시간 내에 제출하라"

동시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에서도 연락이 왔다.

"현장 점검을 나가겠다"

 

밤 11시, 박 부사장은 복잡한 심정으로 침대에 누웠다. 그때 그의 휴대폰이 울렸다.

"부사장님, 직원 한 명이 랜섬웨어 감염의 원인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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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4: 9월 30일 화요일, 반전과 희망


새벽 2시, 박 부사장은 즉시 보안팀과 인사팀을 소집했다.

내부 조사 결과, 한 직원이 피싱 이메일의 첨부파일을 열어 감염이 시작된 것으로 밝혀졌다.

 

오전 10시, 해당 직원과의 면담이 시작됐다.

"정말 죄송합니다. 추석 상여금 관련 메일인 줄 알고..."

직원의 실수였지만, 이를 통해 공격의 시작점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보안팀은 이 정보를 바탕으로 공격자 추적에 박차를 가했다.

 

오후 3시, 극적인 소식이 들어왔다.

"부사장님! 공격자 위치를 특정했습니다. 경찰과 공조 중입니다."

 

밤 9시, 경찰로부터 연락이 왔다. 주범 2명을 검거했다는 소식이었다.

박 부사장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지만, 아직 끝이 아니었다. 

암호화된 데이터와 유출된 정보 문제가 남아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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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5: 10월 1일 수요일, 새로운 시작


오전 7시, 박 부사장은 피곤한 눈을 비비며 사무실로 향했다. 연휴의 마지막 날이었지만, 그에게는 새로운 시작이었다.

 

오전 10시, 전 직원 대상 화상 회의가 열렸다. 박 부사장은 지난 5일간의 사투를 설명하고, 앞으로의 계획을 발표했다.

 

  1. 전사적 보안 강화 프로젝트 시작

  2. 24/7 보안 관제 센터 설립

  3. 전 직원 대상 월간 보안 교육 의무화

  4. 사이버 보험 가입 확대

  5. 백업 시스템 전면 개편

  6. 내부 고발자 보호 및 보안 신고 포상 제도 도입

 

오후 2시, 박 부사장은 CEO와의 미팅에서 이 계획을 설명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우리 회사를 사이버 보안의 모범 사례로 만들겠습니다."

 

밤 8시, 박 부사장은 마지막으로 사무실을 둘러보았다. 5일 간의 긴 싸움이 끝났지만, 이는 새로운 시작에 불과했다.

그는 깊은 한숨을 내쉬며 집으로 향했다.

내일부터 다시 일상이 시작된다. 하지만 이제 K전자에게 사이버 보안은 더 이상 일상의 일부가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요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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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훈: 사이버 보안에는 휴일이 없다"

 

가상의 사건이지만 너무도 익숙한 상황이다. 이미 비슷한 경험을 한 기업이 많이 있고, 랜섬웨어에 걸려도 대외적인 이미지를 고려해서 외부에 알리기를 꺼려한 경우도 많이 있다. 

 

우리는 위 이야기에서 몇 가지 중요한 교훈을 얻을 수 있다.

 

  1. 24/365 대응 체계의 중요성: 사이버 공격은 휴일을 가리지 않는다.

  2. 신속한 초동 대응의 중요성: 초기 대응이 피해 규모를 좌우한다.

  3. 유관기관과의 협력: 경찰, KISA 등 유관기관과의 협력이 문제 해결의 열쇠가 될 수 있다.

  4. 위기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 투명하고 신속한 정보 공개가 기업 신뢰도에 큰 영향을 미친다.

  5. 평시 훈련의 중요성: 실전과 같은 모의 훈련만이 실제 상황에서 빛을 발한다.

 

우리는 지금 사이버 위협이 일상이 된 시대를 살고 있다. 

명절이라고 해서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방심하기 쉬운 시기를 노리는 공격이 더 위험할 수 있다.

가족들과 송편을 만들며 대화를 나누는 그 순간에도, 당신의 회사를 노리는 누군가가 있을 수 있다. 

긴 명절연휴가 우리에겐 휴식일 수 있으나 해커에게는 가장 바쁜 날일 수도 있는 것이다.

사이버 보안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며, 멈추지 않는 경계가 필요하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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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9월16일 17시07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15일 09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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