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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지주회사제도 개선 방향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9월07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07일 11시34분

작성자

  • 서정호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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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국내 금융지주회사는 대형화 · 겸업화의 효과를 제고하고 고령화 · 디지털화 등 메가트렌드에도 체계적으로 대응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음. 이를 위해서는 그룹 내 후선업무 통합 등을 통해 생산성을 높이고, 고객 중심의 조직 운영을 통해 경영관리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함. 또한, 핵심 채널로 부상하고 있는 플랫폼의 경쟁력을 높이고,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역할과 책임을 명확히 정립해야 함. 이러한 변화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금융지주회사 관련 제도 개선이 이루어져야 할 것임

 

■ 2000년 금융지주회사법 제정 이후 국내 금융지주회사들은 인수 · 합병 및 자체 성장으로 외형은 크게 확대되었으나, 그룹 내 시너지 창출을 통한 기업가치 제고는 미흡한 것으로 평가됨. 


 -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말 금융지주회사의 총자산은 993조원, 전체 금융권 총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6.3%였으나, 2023년 말에는 각각 3,531조원, 34.7%로 확대되었음. 

  * 기본자본 기준 글로벌 은행그룹 순위도 KB금융지주, 신한금융지주가 2008년말 각각 74위, 91위에서 2023년말 58위, 64위로 도약하였음(The Banker 기준) 

 - 그러나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수익성 지표들은 물론, 기업가치를 보여주는 주요지표 중 하나인 주가순자산배율(PBR)도 유사한 규모(기본자본 기준)의 글로벌 은행그룹(1.04) 및 국내 코스피200 기업 평균(1.0)에 크게 미치지 못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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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룹 내 시너지 활동이 미흡함에 따라 향후 금융산업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메가트렌드(mega trend)에 국내 대표 금융그룹들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제기되고 있음. 


 - 이러한 메가트렌드의 대표적인 예로 저출생 · 고령화 심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 급속한 디지털화, 기후변화 등을 들 수 있음. 

 

■ 이에 따라 빠른 시일 내에 금융지주회사제도 개선에 대한 논의를 재개할 필요가 있음. 


 - 금융지주회사가 그룹 내 각 부문 간 유기적 협력을 통해 서비스의 품질을 향상시키고 기업가치를 제고하기 위해서는 다음 사항들에 초점을 맞추고 제도 개선을 추진해야 할 것임. 

 

■ 첫째, 금융지주회사 그룹 내 후선업무 통합이 촉진되도록 규제를 정비할 필요가 있음. 


 - 디지털 기술이 금융산업 각 분야에서 활용 범위를 확대해 가면서 후선업무 등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여지가 증대된 반면, 첨단기술에 대한 투자부담은 크게 늘어나고 있음. 

  * 대형 시중은행의 경우 최근 정보기술부문 투자액1)이 연간 4,000억~6,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 

 - 이에 따라 그룹 내 후선 인력 및 인프라를 공유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모색할 필요가 있으나, 현재는 금융지주회사가 비금융회사를 자회사로 둘 수 없어 후선업무 전담 자회사 설립이 불가함. 


■ 둘째, 금융지주회사 그룹이 고객 중심의 조직운영을 할 수 있도록 규제에 유연성을 부여해야 함. 


 - 업권별 ‘칸막이 규제’에서 벗어나 금융소비자가 필요로 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제공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거나 운영할 필요가 있음. 

  * 특히, 저출산 · 고령화 시대를 맞아 생활지원 기능과 결합한 맞춤형 금융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증대 

 - 현재 금융지주그룹 내 영업목적 정보공유는 고객이 동의하는 경우로 한정되어 있으며, 이해상충 여부와 무관하게 특정업무(집합투자 · 변액보험)에 대해서는 원천적으로 임직원의 겸직을 제한하고 있어 매트릭스 조직과 같은 고객 중심의 사업부문 조직을 운영하는데도 한계가 많음. 

 

■ 셋째, 금융지주회사 그룹 차원의 통합 플랫폼 구축 · 운영과 관련된 규제는 과감하게 정비할 필요가 있음. 


 - 금융과 비금융 간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플랫폼이 핵심채널로 자리매김하고 있지만, 금융지주회사의 비금융업무 제한으로 금융플랫폼의 확장성이 낮음. 

  * 반면, 그간 테크기업들은 전자금융업을 통해 결제시장에 진출하거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을 추진 

 - 금융지주회사는 ‘비금융회사 주식소유 제한’(금융지주회사법 제6조의3) 규제로 인해 그룹 차원의 플랫폼에 다양한 실생활 서비스를 주도적으로 결합하기 어려움.  

  * 금융지주회사는 순수지주회사이기 때문에 플랫폼을 직접 운영할 수도 없음. 

 

■ 넷째, 금융지주회사와 자회사 간 역할과 책임(Governance)을 보다 명확히 정립하여야 함. 


 - 금융지주회사법 제15조에 따라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의 경영관리 업무와 그에 부수하는 업무로서 대통령령이 정하는 업무만을 영위하도록 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지주회사가 자회사에 대해 권한만 행사하고 책임은 부담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지속되어 왔음. 

  * 금융지주회사와 100% 자회사에 대해서는 경제적으로 하나의 실체이므로 일상적 경영지시를 인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주장도 꾸준히 대두되어 왔음. 

 - 소유와 경영의 분리를 근간으로 하는 상법상 주식회사 제도의 취지를 감안할 때, 지배주주인 금융지주회사는 자회사의 이사회 참여를 통해 투명하게 권한을 행사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부담하는 관행을 정착시키는 것이 바람직함. <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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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정보처리시스템 구입비 · 임차료 · 유지보수비 · 이용료, 인건비, 정보기술 외주용역 · 교육훈련 비용 등(KISA

 

<ifsPOST>

 ※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브리프 33권 18호](2024.9.6.) ‘금융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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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09월07일 11시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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