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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주석, G20 회의에서 "'반보호주의'로 트럼프에 대항 노력"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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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11월26일 16시36분
  • 최종수정 2024년11월26일 16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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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미 브라질 Rio de Janeiro에서 11월 18-19일 열렸던 19차 2024 G20 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빈곤국의 기아(飢餓) 문제, 기후변화 대응 등, 광범한 공식 의제들에 대해 논의했다. 이번 회의는 2023년 정상회의에서 ‘아프리카 연합(African Union)’을 회원으로 받아들인 이후 처음으로 열린 정상회의다. 의장국인 브라질의 룰라(Lula da Silva) 대통령은 World Bank, IMF, WTO, 유엔 안보리 등 국제 기구들의 대표성 및 Global South에 미치는 영향력 등과 관련한 개혁 과제들을 제기했다.

 

한편, 이번 G20 정상회의는 국제형사재판소(ICC)가 Putin 러시아 대통령에 대해 우크라이나 침공 범죄를 근거로 체포 영장을 발부한 뒤 처음 열린 것이어서 그의 참석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으나 주최국인 브라질 Lula 대통령의 안전한 참석 보장 언급에도 불구하고 결국 참석하지 않았다. 반면, 시진핑 중국 주석은 이에 앞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 이어 열린 주요국 정상들의 회동 기회를 이용해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아래에 일련의 주요국 정상회의에서 중국 시 주석이 보인 각별한 움직임을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 내용을 중심으로 요약한다.

 

■ "시 주석, 각국 정상들에 ‘보호주의 반대를 위한 연대 형성’ 주장"

 

이번 G20 정상회의는 앞서 페루에서 열렸던 APEC 정상회의에 이어 주요국 정상들이 회동한 기회라는 점에서 큰 관심을 끌었다. 특히, 미국에 트럼프 당선자가 다시 등장하게 됨에 따라 향후 그의 정책 노선에 대한 다른 나라 정상들의 반응 및 대응 자세에 커다란 관심이 쏠렸다. 그 가운데서도, 벌써부터 미국과 격심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 시진핑 주석이 가장 큰 관심의 표적이 됐다.

 

이번 회의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은 한국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해서 일본 이시바(石破) 총리, 알바니스(Anthony Albanese) 호주 총리 등 아시아 각국 정상들과 회동한 것을 포함해서 내년 퇴임하는 바이든(Joe Biden) 미 대통령을 위시해, 스타머(Sir Keir Starmer) 영국 총리, 숄츠(Olaf Scholz) 독일 총리 등, 서방 주요국 정상들과 회동했다. 그는 일련의 회담에서 주로 트럼프 정권 재등장으로 더욱 강화될 자국 우선의 보호주의 노선에 따른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 주석은 종전의 강대한 군사력을 베경으로 자국 이익이나 주장에 중점을 두는 자세를 수정하고 국가 간의 협조를 호소하는 장면을 보여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는 이를 통해 트럼프 정권 하에서 미국의 보호주의에 반대하는 연대를 형성할 것도 주창한 것으로 알려진다. 특히, 한국, 일본 등 16개국 정상들과 회동하면서 세계무역기구(WTO)를 근간으로 하는 자유무역의 중요성 및 경제의 글로벌화, 보호주의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하며 찬동을 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런 움직임은 내년 1월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등장할 트럼프 당선자의 종전의 대(對)중국 강경 노선을 염두에 둔 대항 노력으로 보인다. 중국산 제품 수입에 60% 고율 관세 부과를 공언해 오고 있는 트럼프 당선자의 정책이 실현되는 경우에는 중국도 보복 관세를 발동해 무역 전쟁으로 발전될 가능성이 다분하고, 이럴 경우에는, 이미 침체에 빠져 있는 중국 경제에 심대한 타격은 불가피한 상황이다.      

 

■ "시 주석, 韓 · 美 · 日 · 英 · 獨 정상들에 이례적인 ‘유화적’ 자세"

 

시 주석은 페루 Lima에서 열린 APEC 정상회의에서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1시간 40분 동안 회동하고 “미국과 대화를 유지하고 상호 차이점을 관리해 나아갈 것을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는 내년 1월 발족하는 트럼프 2기 정권을 염두에 두고, 미국과 중국 간의 대화를 유지하고 협력할 중요성을 강조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정권 이양 후 미 중 간 대립 격화에 박차(拍車)가 가해질 상황을 상정하고 주변국들과 관계를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의향을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 (Nikkei)

 

한국 윤석열 대통령과 2년만에 만난 회동에서는 자유 무역 체제를 지켜야 한다는 입장에 의견일치를 보였다. 시 주석은 “보다 높은 수준의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보다 많은 한국 기업들의 중국 투자를 환영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양국은 글로벌 자유 무역 체제를 지키고 세계 각국과 공급망의 안정을 도모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국과 중국과의 관계는 2023년 4월 윤석열 대통령이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대만 해협의 긴장 고조는 (중국을 염두에 두고)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시도하기 때문에 벌어진 것이고 이에 절대 반대한다”고 한 발언을 계기로 냉각되어 왔다. 이에 대해 중국 측은 내정 간섭이라고 강력하게 반발한 바 있다.

 

일본 이시바(石破) 총리와 회동에서는 “중국과 일본과의 관계를 장기적인 안목에서 안정된 발전을 추진하고 싶다”는 의사를 표명했다. 이를 위해 정상을 포함한 고위 인사들의 교류를 추진할 의사도 밝혔다. 중국과 일본의 관계에 대해, 중국 정부가 도쿄전력 후쿠시마(福島) 원전 오염 처리수(處理水) 방류를 계기로 중단했던 일본산 수산물 수입 재개를 위한 합의를 착실하게 이행할 생각임을 밝혔다.

 

영국 스타머(Starmer) 총리와 6년만에 가진 영중(英中) 정상회담에서는 무역 및 금융 분야 협력 강화에 합의했다. 중국 외무부 발표에 따르면 시 주석은 이번 회담에서 “세계 주요 경제국인 중국과 영국은 세계적 과제에 대처할 책무가 있다. 가치관 및 사회 제도에 차이는 있으나, 폭넓은 공통 이익을 가지고 있다” 고 강조했다. 영국은 미국, 호주와 3국 체제인 ‘오커스(AUKUS)’를 통해 중국 억지를 위한 안보 협력을 유지하고 있다. 한편, 영국 보수당 정권 하에서는 양국 관계가 정체 상태를 보였으나, 금년 7월 발족된 노동당 스타머 정권은 중국과 대립 관계를 완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이번 회동에서 시 주석은 “양국이 협력할 여지는 넓다”고 지적하고 무역 및 투자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욕을 시사한 것이다.

 

알바니스(Albanese) 호주 총리와 회동에서는 보호주의 반대 및 경제 글로벌화를 추진할 것을 확인했다. 중국과 호주 관계는 2023년 11월 알바니스 호주 총리의 방중을 계기로 개선되고 있다. 당시 중국은 호주산 와인 및 랍스터 수입 제재를 해제했다. 이번 회담에서 시 주석은 “쌍방은 협조와 협력을 강화하고 보호주의에 반대할 것” 이라고 언급, 자유 무역 추진을 두고 연계를 강화할 것을 강조했다.

 

독일 솔츠(Scholz) 총리와의 회동에서는 유럽연합(EU)이 미국과 마찬가지로 중국산 전기자동차(EV) 수입에 대해 추가 관세를 부과하려는 움직임에 대해 견제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시 주석은 숄츠 독일 총리에 대해 EU의 추가 관세 부과를 철폐하기 위해 독일이 중요한 역할을 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 "중국이 타국과 관계 안정을 서두르는 건 국내 경제 침체도 배경"

 

로이터통신은 중국 국영 CCTV 보도를 인용해서 이번 G20 정상회의에서 중국 시진핑 주석은 ‘Global South(아시아, 아프리카, 남미 등의 저개발국들)’ 국가들을 지원할 종합적인 방도를 제시했다고 전했다. 동 통신은 시 주석이 자신의 간판 정책인 ‘일대일로(一帶一路; ‘Belt and Road Initiative’)’ 정책을 고도화(高度化)하는 것을 포함해 대규모 글로벌 개발 프로젝트인 8개 사업 구상을 밝힌 것이라고 전했다. 이외에도, Global South의 과학기술 혁신을 지원할 ‘열린 글로벌 과학 협력 구상(Open Science International Cooperation Initiative)’도 밝힌 것으로 전했다.

 

중국 시 주석은 중국은 언제나 Global South의 일원이었고, 글로벌 발전을 위한 지원자로써 행동하는 역할을 해 왔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과는 언제나 믿음직한 파트너로 위치해 왔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나홀로 행동하지 않고 다른 많은 개발도상 국가들과 손을 잡고 공동으로 발전하는 방안을 지향해 왔다고 말한 것으로 전했다. 동 통신은 이는 시 주석이 향후 Global South에 초점을 맞춰 국제 사회에서 보다 광범한 역할로 확대하려는 의도를 피력한 것으로 해석했다.

 

한편 시진핑 주석이 유난히 타국과 관계 안정화를 도모하는 등 유화적(宥和的)인 자세로 나오는 배경에는 장기간 침체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국내 경제 상황도 한 가지 중요한 배경으로 꼽힌다. 중국의 3Q GDP 성장률은 전년동기 대비 4.6%로, 전기인 2Q의 성장률 4.7%에서 둔화했다. 중국 경제의 고질적 병폐로 꼽히는 부동산 부문의 극심한 불황이 지속되고 있고, 일반 소비자들의 신뢰 저하로 수요 부진이 이어지고 있어, 경제 전반에서 회복 기미가 보이지 않는 상황이다.

 

이렇게 중국 경제 침체가 오랜 동안 지속되다 보니 이를 배경으로 중국 사회의 총체적인 분위기도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중국 각지에서 불만 분자들이 폭력을 휘두르는 사건이 연일 발생하고 있다. 이달 초에는 광둥성(廣東省) 하이저우(海州)시에서 차량이 다수인이 보행 중인 인도로 돌진해 35명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어서 장수성(江蘇省) 우수(無錫)시 한 고등학교 졸업식에서는 졸업장을 받지 못한 한 학생이 무차별 난자해 8명이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

 

■ "美 中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글로벌 경제 정치 구도 변화 예상"

 

중국 외교부는 공식 웹사이트에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 담화를 게재하고, 이번 시 주석의 남미 방문 및 주요국 정상들과 회동에 대해 "산과 바다를 넘어 우의(友誼), 단결, 합작을 개척한 여정이었다"고 칭송했다. 동 발표문은 시 주석의 이번 외교 성과를 구체적으로 ‘아시아 태평양 지역 국가들의 개방 협력 구도의 새로운 과정을 제시하고, 글로벌 각국 간의 상호 이익과 협력을 이룩할 새로운 전범(典範)을 제시’ 등, 6개 항목으로 요약해서 발표했다.

 

한편, 미 VOA 방송은 22일, 이번 브라질 리우(Rio) G20 정상회의 결과를 종합해서 보도하는 기사에서, 글로벌 G2 미국과 중국 간에 글로벌 경제적, 정치적 영향력을 두고 권력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향후 양국의 선택은 이들 지역의 경제 및 정치 지평을 재편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그 가운데, 시 주석의 브라질 방문 및 Rio G20 정상회의 참석은 남미 지역의 영향력 확장을 노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중국이 브라질과 기후변화 대응을 고리로 삼아 교역 및 경제 협력 확대를 통해 남미 지역에서 영향력 확장의 발판을 심화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미국은 대조적으로 소프트웨어 파워를 중시해 왔다고 강조했다. 결국, 중국의 영향력 확대로 남미에서의 미국의 영향력이 도전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예를 들어, 중국, 브라질 및 페루 간에 중국 위안화를 사용한 교역이 가능하게 하는 통화 협정을 체결한 점을 들어 이 지역에서 미 달러화의 세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VOA 방송은 한 국제 정치 전문가(Mauricio Santoro)의 견해를 인용해서, 대부분 미국 정권들은 남미 국가들에 대해 ‘불안정, 불법 이민 및 조직 범죄, 혹은 국경 문제 등의 원천으로 생각해 왔으나, 중국은 오히려 남미 국가들을 기회로 삼고 있다’고 전제한다. 그리고, 내년 1월 트럼프 정권이 등장하면, 그가 남미 국가들을 잃을 수도 있다는 점을 인식하면서도 이들을 그대로 떨어져 나가도록 놓아둘지 선택 및 중국산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 및 남미 국가에서 온 불법 이민자 축출을 강행할 지 여부 등에 따라 이 지역 세력 균형이 깨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른 측면에서, 미국에 고금리가 유지되고, 미 달러화 강세가 지속되는 경우에는 현지 통화의 가치 하락 및 자금 차입 비용 증가 등으로 남미 지역 경제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런 상황이 벌어지면, 이들 국가들은 중국과 파트너십 강화를 모색할 것으로 분석한다. 이런 전망에서, 중국 정권은 트럼프 정권이 이들 남미 국가들과 우호적 관계를 구축하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는 것이다.

 

즉, 트럼프 정권이 중국에 대해 고율 관세 부과로 압박하는 경우에는 중국은 오히려 브라질 등 남미 국가들과 포괄적인 협력 태세를 강화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다. 그리고, 중국이 이런 분위기를 몰아서 유럽 및 아시아 지역 다른 국가들과 유사한 노력을 적극 확대하는 경우에는, 미국은 점차 고립의 길을 걷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글로벌 세력 판도는 크게 변화할 가능성도 점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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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4년11월26일 16시3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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