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이준호의 사이버보안 이야기 <10> 사이버보안 디톡스: 보안관리자에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0월07일 16시01분
  • 최종수정 2024년10월05일 18시55분

작성자

  • 이준호
  • 시그넷파트너스(주) 부사장

메타정보

  • 5

본문

사이버보안 디톡스: 보안관리자에게 커피 한잔의 여유를


예전 직장인 코스콤에서 사이버보안 상품을 기획했었는데 홈페이지 보안을 예로 들면 홈페이지에 보안취약점이 있는지 분석하기 위해 보안컨설팅 업체를 만나야 했었다. 취약점이 나오면 이를 보완하기 위해 웹방화벽 솔루션 업체를 만난다. 웹방화벽 설치가 완료되고 나면 24시간 모니터링을 하기 위해 보안관제서비스 업체를 다시 만난다. 당연히 전문업체는 다 다른 곳이다. 이는 업무의 효율을 떨어뜨리는 것은 물론 관리 포인트가 많아져서 보안관리자의 업무 부하를 가중시킨다. 그래서 컨설팅-솔루션-관제를 하나의 서비스 패키지로 묶어 상품을 기획하였고 ‘복잡한 보안은 우리에게 맡기고 당신은 커피한잔의 여유를 즐기세요’했던 기억이 난다. 

 

기업의 사이버보안 담당자는 마치 전쟁터에서 매일매일 싸우는 군인과 같다. 해킹 공격은 예고 없이 언제든 발생할 수 있고, 각종 시스템은 쉴 새 없이 경고음과 알람을 울린다. 웹 애플리케이션, 네트워크 인프라, 엔드포인트, 모바일 디바이스 등 다양한 경로에서 나타나는 보안 위협들은 보안 관리자들에게 끊임없는 압박을 가한다. 이들은 24시간 내내 주의를 기울여야 하며, 업무에서 조금이라도 긴장을 놓으면 그 틈을 타 해커들이 공격을 감행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끊임없는 경계와 스트레스 속에서 보안 관리자들도 결국 지치기 마련이다. 그들이 잠시나마 ‘디지털 디톡스’를 통해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을까?

 

보안관리자의 현실: 혼자서 모든 걸 해결해야 한다

 

보안 관리자의 업무는 상상 이상으로 방대하다. 대규모 기업이라면 전담 보안 팀이 여러 명으로 나뉘어 각각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지만, 대부분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사정이 다르다. 많은 경우 보안 전담팀 자체가 없고, IT 관리자 한 명이 모든 것을 책임진다. 심지어는 보안 담당자가 홈페이지 관리, 네트워크 운영, 시스템 유지보수, 보안 솔루션 관리를 전부 맡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보안 담당자가 본연의 업무에 집중할 여유가 부족하고, 수많은 알람과 위협 속에서 매일 긴장하며 지내야 한다.

특히, 보안 시스템이 쏟아내는 경고와 로그를 일일이 확인하고 분류하는 작업은 엄청난 시간을 필요로 한다. 침입 탐지 시스템(IDS), 방화벽, 네트워크 모니터링 시스템 등에서 발생하는 수많은 알람 중 실제 위험이 되는 경우는 극히 일부에 불과하지만, 이를 일일이 확인하는 과정에서 ‘허위 경고 피로(false positive fatigue)’가 누적된다. 이로 인해 정말 중요한 위협 신호를 놓치는 일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기업 전체의 보안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0d7859893d4ef8a12dc6df9108b4ba90_1728121< 각종 쏟아지는 보안 알람속에 힘들어하는 보안관리자, Midjourney 생성 >

 

주말에도 쉬지 않는 해커들, 잠을 자다 말고 출근해야 하는 보안관리자


보안 담당자는 주말이나 공휴일에도 마음을 놓을 수 없다. 해커들은 보안 관리자가 쉬는 틈을 타 공격을 감행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의 공격은 주로 연휴 기간에 집중적으로 발생한다. 보안관리자가 잠을 자다 말고 출근하거나, 휴가 중에도 긴급히 대응해야 하는 상황이 자주 벌어진다. 이로 인해 보안관리자들은 물리적, 정신적으로 지칠 수밖에 없다.

긴급한 상황에서는 단 한 명의 보안 관리자만으로는 대응하기 어려운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 대형 해킹 사고가 발생하면 여러 부서가 협력해야 하며, 빠르고 정확한 대응이 필요하다. 하지만, 혼자서 모든 것을 해결해야 한다면 제대로 된 대응이 불가능해질 수 있다. 결국 이런 상황은 보안관리자에게 과도한 업무 부담을 지우고, 업무의 효율성을 크게 떨어뜨리는 요인이 된다.

 

보안관리자를 위한 '디톡스'가 필요하다

 

그렇다면 보안관리자가 이러한 극심한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사이버보안 디톡스’라는 개념이 바로 여기에서 나온다. 디지털 디톡스는 단순히 업무에서 잠시 벗어나 쉬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이는 보안 관리자들이 과부하된 업무 환경에서 벗어나, 보다 효율적으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구성하고, 업무 분담을 통해 그들의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을 말한다.

 

보안관리자가 커피 한 잔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는 다음과 같은 변화가 필요하다.

 

□ 토탈 MSS(Managed Security Service)의 도입

많은 기업이 보안 전담팀을 운영하지 않기 때문에, 보안 서비스 제공 업체들이 ‘토탈 MSS’를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 토탈 MSS는 보안 정책 수립을 위한 보안 컨설팅부터, 보안 솔루션의 공급, 원격 모니터링 및 침입 탐지, 해킹 사고 발생 시 대응 및 분석까지 한 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이런 통합적인 서비스는 기업의 보안 관리자를 위한 든든한 지원군 역할을 하며, 그들의 업무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다.

MSS는 단순히 보안 솔루션을 제공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의 보안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위험이 감지되면 즉각적으로 대응하는 시스템이다. 이러한 서비스를 통해 기업은 중요한 보안 인프라를 강화할 수 있고, 보안관리자는 24시간 긴장 상태에서 벗어나 업무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 결과적으로 이는 보안관리자에게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선물해 줄 수 있는 중요한 해결책이 될 것이다.

 

​ AI와 자동화 도구의 적극적인 활용

사이버보안 담당자들이 알람 홍수 속에서 헤매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AI와 자동화 도구의 도입이 필수적이다. AI는 수많은 알람 중에서 허위 경고를 걸러내고, 진짜 위협 신호만을 관리자가 확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보안관리자는 보다 중요한 작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AI 기반의 보안 시스템은 침입 시도를 실시간으로 감지하고,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어, 사람의 개입이 필요 없는 자동 대응 체계를 마련할 수 있다.

 

​ 정기적인 휴식과 심리적 지원

보안관리자도 결국 인간이다. 지속적인 스트레스와 불안 속에서는 누구나 번아웃에 빠지기 마련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보안 관리자가 정기적으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특히, 교대 근무제를 도입하여 연속적인 업무를 방지하고, 휴일에는 담당자가 충분히 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심리적 스트레스를 줄이기 위한 상담 프로그램을 도입하거나, 건강 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보안 팀의 확장과 업무 분담

보안 팀이 지나치게 소규모로 운영되면, 보안관리자 한 명에게 모든 업무가 몰리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팀을 확장하고, 각각의 전문가들이 분담하여 역할을 맡도록 해야 한다. 한 사람이 모든 것을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업무를 지원하고 분담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면, 보안관리자의 피로도는 크게 줄어들 것이다.


​ 보안관리자에게 커피한잔의 여유를

사이버보안은 기업의 성공에 있어 필수적인 요소지만, 보안 담당자들이 번아웃 상태에 빠진다면, 이는 기업의 보안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디지털 전쟁터에서 끊임없이 싸우는 보안관리자들에게도 잠시나마 숨 돌릴 여유가 필요하다. 이를 위해 AI 기반의 자동화 도구와 토탈 MSS의 도입, 그리고 업무 분담과 휴식 시간을 보장하는 환경이 마련되어야 한다.

보안관리자가 스트레스를 덜고 커피 한 잔의 여유를 즐길 수 있는 그날이야말로, 기업의 보안 수준이 진정으로 한 단계 올라서는 순간이 될 것이다.

<ifsPOST>

 

 

5
  • 기사입력 2024년10월07일 16시01분
  • 최종수정 2024년10월05일 18시55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