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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續)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10> 심상정, 장혜영, 류호정은 왜 당내 성폭력에 침묵했을까…정의당의 외눈박이 정의 ①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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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23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7월23일 09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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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우리를 이끄는 지도자와 그 집단에 대해 야박해서 눈물이 날 정도로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야 한다. 그들이 힘들어 울어야 국민이 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 삶이 나아지지 않는 건… 정책이나 전문가가 모자라서가 아니라 사회지도층이 국민보다 힘들지 않고 편하게 살기 때문이다.> (졸저 ‘여의도에는 왜? 정신병원이 없을까’ 중)


“저는 이제 끝난 것 같아요.”
“….”
“세상에는 이해관계보다 옳은 것, 진실 이런 걸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고, 언젠가는 그런 사람들이 승리할 것이라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게 제가 정의당에 들어간 이유지요. 그런데 그게 흔들리니….”

혹시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를 기억하시는 분이 있는지 모르겠다. 청년정의당은 2021년 4월 창당된, 정의당 내 35세 미만의 당원들로 구성된 당내 당인데 예산과 인사 등에서 독립적인 권한을 부여받았다. 쉽게 말해 기성세대의 정치문화와 행태, 관행에 얽매이지 말고 젊은이들이 마음껏 하고 싶은 활동을 해보라는 취지로 만든 기구다. 첫 당 대표로 선출된 강 전 대표는 1995년생으로 당시 26세였다. 그때 나는 ‘이진구 기자의 對話(대화)’라는 전면 인터뷰 코너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그해 12월 대표가 된 그를 인터뷰했다. 당시 정의당은 넉 달여 앞으로 다가온 제20대 대통령 선거(2022년 3월 9일) 후보인 심상정 후보의 여론조사 지지율이 4%에도 채 못 미칠 정도로 지리멸렬한 상태였고, 이런저런 당내 문제도 많아 청년 정치인 입장에서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20대 대선에서 심 후보는 2.37%를 얻었다.)

그는 심 후보의 이미지가 너무 고착돼 국민이 별로 궁금해하지 않는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또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추행 사건 피해자를 ‘피해 호소인’이라 부른 당의 인식을 비판하는 등 인터뷰 내내 소신 발언을 이어갔다. 개인적으로는 정의당의 세가 약해 크게 주목받지 못하고 있지만, 후에 꽤 괜찮은 정치인이 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인터뷰 후 그를 다시 볼 것이라는 생각은 하지 못했다. 미안한 말이지만 솔직히 그가 속한 당이나 그의 정치적 입지가 전면 인터뷰를 두 번이나 할 정도의 급은 아니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어이없게 내 안의 분노를 유발하는 일이! 그것도 가장 벌어져서는 안 되는 정의당 안에서 벌어졌다. 이듬해 5월 강 전 대표가 정의당 간부에게 성폭력을 당했다고 폭로한 것이다. 다음은 당시 상황을 보도한 2022년 5월 17일 자 동아일보 기사다. 

<정의당 청년대변인을 지냈던 강민진 전 청년정의당 대표가 지난해 11월 정의당 간부로부터 성폭력을 당했다고 16일 폭로했다. 강 전 대표는 당 지도부가 이 사실을 보고받고도 무마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에 이어 정의당에서도 성 비위 은폐 정황이 드러나면서 진보 진영 내부의 논란은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강 전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지난해 11월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이 제 허벅지에 신체 접촉을 했다”라며 “잊어보려고 해봤지만, 불쾌한 감정을 주체하기 어려웠다”라고 했다. 이어 “이 일을 대선 선거대책위원회 회의 당시 여영국 대표 등에게 공식적으로 알렸으나, 여 대표는 ‘해당 위원장에게 경고하겠다, 이 일에 대해 발설하지 말라’고 결론을 지었다”라고 덧붙였다.

강 전 대표는 또 2차 가해 사실도 밝혔다. 그는 “회의가 끝난 뒤 해당 위원장으로부터 계속 전화와 문자가 와서 곤혹스러웠다”라며 “저는 그로부터 사과문을 받고 수용하는 것 외에는 선택지가 없었다”라고 했다. 이어 “제 의사를 한 번도 묻지 않은 채 당은 그를 6·1지방선거 후보로 공천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 글에서 청년정의당 당직자 A 씨로부터도 성폭력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강 전 대표는 “3월 제가 당직자들에게 대리운전과 택배 심부름 등을 시켰다는 주장이 보도되자 A 씨가 도와주겠다며 접근했다”라며 “당시 충격으로 자살을 결심했다가 정신과 폐쇄병동에 입원하는 등 이미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었고, A 씨의 성폭력은 저를 벼랑 너머로 밀어버리는 행위였다”라고 적었다.

 이와 관련해 정의당 관계자는 “여 대표가 ‘발설하지 말라’고 한 것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강 전 대표가 해당 사안을 처음 제기한 회의에는 당 젠더인권본부장까지 참석한 자리였으며, 2차 가해 우려 때문에 외부로 알리지 말자고 제안한 것”이라고 했다. 모 위원장이 6·1지방선거 공천을 받은 것과 관련해서는 “규정대로 처리했지만 공천 심사 과정에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를 재차 따져볼 예정”이라고 했다.>

정리하면 당시 모 광역시도당 위원장이 자신을 성추행한 사실을 당 대표에게 알렸더니 가해자에게 경고할 테니 외부에 발설하지 말라는 말만 들었고, 그 와중에도 이 가해자는 지방선거 후보로 공천됐다는 것이다. 여기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청년정의당 내 당직자에게도 성추행당했고…. 평소 여성 인권과 성폭력 문제 등에 어느 당보다 앞장선 정의당이었기에 이 사안은 세간에 큰 충격을 줬다. 그런데…. <②편으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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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7월23일 16시00분
  • 최종수정 2024년07월23일 09시5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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