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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자국중심주의 산업정책 현황과 정책적 시사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7월21일 17시01분

작성자

  • 임진
  •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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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산업정책은 지정학적 리스크 고조,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전환에 대한 대응 등으로 지난 수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크게 증대되어 왔음. 이에 따라 주요국은 핵심산업에 대한 자국중심주의 산업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음. 현재의 산업정책은 성격과 초점이 진화해 오면서 과거의 산업정책과는 크게 달라짐. 따라서 각 산업정책별로 효율성 및 비용-편익 등을 고려해서 자국 경제의 성장에 유리한 산업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함. 우리나라의 경우 성공적인 산업정책 수행을 위해서는 정책금융의 역할을 강화하는 한편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할 필요가 있음

 

■ 정부가 특정 산업을 육성하거나 보호하는 산업정책에 대해서는 상당한 논란이 있음

  - 산업정책에 대한 합의된 정의는 없으나 일반적으로 산업정책은 보조금, 세제혜택 등의 재정지원이나, 수입관세, 현지부품 사용요구 등 무역 보호주의 조치를 이용하여 특정 산업을 육성하거나 보호함으로써 경제성장과 고용창출을 도모하는 정부의 지원을 의미함1).

  - 또한 산업정책은 혁신을 촉진하고 신기술의 도입을 장려하며 지역 균형 발전을 위해 사용되기도 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이 있음.

  - 그러나 다른 측면에서는 정부 개입으로 인한 자원배분의 왜곡, 자유로운 경쟁제한, 정부의 실패, 재정지출 증가로 인한 공공부담 증대, 경쟁국과의 무역 갈등 초래 등의 이유로 산업정책에 대해 회의적인 시각이 있음

 

■ 그러나 ① 금융위기 이후 장기간 이어진 선진국 경제의 부진한 성장과 고용 , ② COVID-19 위기 동안의 공급망 혼란, ③ 지정학적 긴장 증대, ④ 디지털 전환과 저탄소 전환에 대한 대응 등으로 산업정책은 지난 수년 동안 국제사회에서 그 중요성이 크게 증대되어 왔음.

  - 지난 20년간의 일련의 글로벌 경제위기를 겪으면서 경기안정을 위한 정부 개입이 증가한 가운데, 선진국을 중심으로 제조업 일자리 감소를 초래한 글로벌화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면서

정치적으로 자국 산업 보호 조치 요구가 강화됨.

  - 또한, 코로나 팬데믹 동안 생산차질 및 물류문제로 인해 글로벌 공급망의 취약성이 드러났으며, 미 · 중 갈등이 심해지는 가운데 러 · 우 전쟁이 장기화되는 등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가 점차 높아지고 있음.

  - 이로 인해 각국 정부는 외국 경제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고 국내 생산역량을 높이는 등 경제안보를 강화하기 위해 산업정책*을 사용

   * 러·우 전쟁 이후 EU는 특정 국가나 지역에 대한 원자재 공급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핵심원자재법(Critical Raw Materials Act)을 제정(2024.5월 발효)

  - 또한 저탄소 전환과 디지털 전환으로 대변되는 대전환*의 시기에 국가경쟁력**을 유지 · 강화하기 위한 정책수단으로 산업정책를 사용하기도 함.

   * 미국은 2022년에 반도체 산업을 강화하고 미국 내 반도체 제조를 촉진하기 위해 반도체 및 과학법(CHIP.Sand Science Act)을 제정하였으며, 또한 에너지 전환 기술 및 지속 가능한 에너지 생산을 지원하기 위해 인플레이션 감축법(Inflation Reduction Act)을 제정함.

   ** 유럽도 미국의 반도체 및 과학법에 대응하여, 세계 반도체 생산 시장 점유율을 현재의 10%에서 2030년까지 20%로 높이는 것을 목표로 반도체법(European Chips Act)을 제정함(23.9월).


■ 이처럼 주요국은 핵심 산업에 대한 자국중심주의 산업정책을 경쟁적으로 추진하고 있는데 IMF의 조사에 따르면 2023년 현재 전세계적으로 무려 2,500개 이상의 산업정책이 실시되고 있으며 이 중 71%는 무역 왜곡을 일으키는 정책으로 나타남.

  - 산업정책은 중국, 유럽연합, 미국 등 주요 경제국이 오히려 신흥국이나 개도국보다 더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음.

  - 그리고 여러 산업정책 수단 중에서 선진국은 주로 정부의 직접보조금을 선호하는 반면 신흥국과 개도국은 세제지원이나 자본투입을 선호함.

  - 산업별로 보면 에너지, 수송, 그리고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정부보조금과 조세지출이 이루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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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무역 왜곡 효과가 있음에도 산업정책을 수행한 동기에 관해서는, 전략적 경쟁력 강화가 전체 산업정책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였고, 기후변화 및 공급망 회복력과 관련된 동기는 각각28%와 15%를 차지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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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0년 이후 산업정책의 성격과 초점이 진화해 오면서 현재는 산업정책이라고 해서 모두 다 같은 건 아니기 때문에 각 산업정책별로 효율성 및 비용-편익 등을 고려해서 자국 경제의 성장에 유리한 산업정책을 효과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함.

  - 과거에는 정부가 특정 제조업 부문에서 국가 챔피언(national champion)을 육성하는 하향식(Top-down) 개입(일종의 승자선택(pick winners) 방식)과 수입 대체를 목표로 하는 보호주의 조치가 주로 사용되었음.

  - 그러나 현재의 산업정책은 이전의 방식과 대조적으로, 시장경제 틀안에서 정부가 특정 기업보다는 특정 산업의 성장을 지원하는 데 중점을 두는 경향이 커졌으며, 경제안보 및 탄소중립 측면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기술과 원자재 확보에 더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음.

 

■ 성공적인 산업정책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민간재원의 활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정책금융의 역할이 중요함.

  - 향후 우리나라의 국가채무는 복지분야를 중심으로 더욱 빠르게 늘어날 전망임.

  - 이러한 가운데 새로운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산업정책을 위해서도 상당한 자본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에 자본의 효율적인 배분을 위한 금융의 역할이 매우 중요함.

  - 또한 탄소중립 등과 같은 국가적 아젠다의 경우 투자 리스크가 크고 수익의 불확실성이 높아 민간금융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는 시장실패 상황이 발생할 우려가 있음.

  - 따라서 정책금융의 역할이 강화될 필요가 있으며, 정책금융만으로는 소요 재원을 모두 조달할 수 없으므로 정책금융이 마중물 역할을 하고 민간투자를 유인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제공 할 필요가 있음.<KIF>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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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자료는 한국금융연구원(KIF)이 발간한  [금융 브리프 33권 15호](2024.7.19.) ‘금융포커스’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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