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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자민당 이시바 신임 총재의 경제정책 방향과 한일 관계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09월27일 18시16분
  • 최종수정 2024년09월27일 19시19분

작성자

  • 이지평
  • 한국외국어대학교 특임강의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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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시다 내각 경제정책을 보완한 성장동력 확충이 과제


9월 27일 일본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승리한 이시바 시게루 신임 총재는 전임 기시다 내각의 성과를 계승하면서 미비점 극복에 주력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기시다 내각은 일본의 끈질긴 디플레이션 압력을 극복하고 정책 목표인 2%를 넘는 소비자물가상승률을 2년 이상 지속하였다. 일본정부로서는 이러한 성과로 일본경제가 다시 디플레이션으로 되돌아가지 않을 것을 확인하면서 디플레이션 탈출을 선언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이러한 일본경제의 디플레이션 탈출을 확실한 현실로 확인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는 셈이다. 

 

<관련기사 보기> :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_board&wr_id=54314

                   :https://www.ifs.or.kr/bbs/board.php?bo_table=news_board&wr_id=54313 

 

이를 위해서는 임금과 물가의 선순환 지속이 최우선과제다. 구체방안으로는 물가상승률을 임금상승률 이하로 억제할 필요도 있다. 기시다 내각에서는 일단 물가 부양에 주력한 결과 실질임금이 계속 감소세를 보여, 지지율 하락을 초래했다. 일본의 실질임금은 금년 6월에 27개월만에 증가세로 돌아섰지만 이러한 추세를 지속시키는 것이 새로운 과제가 되고 있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특히 그동안 대기업의 수익이 확대된 반면 노동분배율이 하락한 것을 문제로 삼고 있으며, 현재 시간당 1,004엔(2023년 전국가중평균치)인 최저임금을 2020년대 중에 1,500엔으로 49% 정도 올려야 한다는 정책 구상을 밝히고 있다. 

 

새 내각의 근본적인 과제는 일본경제의 성장 잠재력 제고가 될 것이다. 일본의 잠재성장 능력이 저출생 인구감소로 하락세를 보여 왔으며, 생산성 향상이 과제로 떠올랐다. 아베내각, 기시다 내각에서 고령자와 여성의 사회 진출 촉진, 취업자 수 증가세 유지 정책으로 노동 공급의 감소에 따른 성장세 하락을 막았지만 지금도 고령자 및 여성의 여유인력도 감소하고 있어서 문제다. 2025년 이후에는 다시 노동공급 감소로 인해 일본경제의 성장세가 제약을 받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성장 전략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종합적으로 보면 기시다 내각에서도 생산성 향상, 디지털 혁신과 그린 이노베이션을 통한 새로운 성장 산업 육성에 주력해 대비해 왔지만 이러한 전 정권의 정책도 계승하면서 성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서 이시바 신임 총재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지방경제 회생을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디지털 기술로 지역 간의 정보격차를 시정하면서 지방으로의 기업 진출을 뒷받침하고 고용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을 제시한 것이다. 

 

 디지털 혁신을 성장 촉진 원동력으로 강화하는 노력도 중요​

 

기시다 내각에서는 민관 합동으로 150조엔을 초과하는 그린 트랜스포메이션(GX) 투자를 촉진하겠다는 목표를 세워서 그 혁신 유도 자본으로서 20조엔 규모의 GX 경제이행 채권의 발행, 성장 지향형 탄소 가격제도, 원전 및 재생 가능 에너지 등 탈탄소 전원을 강화하기 위한 법적인 정비에 나선 바 있다. 이러한 정책의 효과를 확대하면서 탈탄소 전원을 획기적으로 확대하고 산업 현장에서 쓰이는 석탄 등을 암모니아 및 수소 등의 친환경 자원으로 대체하는 혁신 등의 성과를 착실하게 거두는 것이 새 내각의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일본에서 재생에너지 등을 이용해서 수소를 생산하는 기술의 혁신과 함께 아무래도 일본의 재생 에너지를 위한 지리적 여건의 한계도 고려해서 해외에서 친환경 수소 및 암모니아를 조달하는 공급망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다. 이시바​ 신임 총재는 특히 재생에너지의 확대 보급에 의욕적이며, 태양광, 풍력 발전과 함께 마이크로 수력 발전, 지열 발전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원자력에 대해서는 비판적인 자세도 보이지만 안전성을 철저하게 검증해서 활용하다는 입장인데, 핵융합 발전의 조기 실현을 위해 지원을 강화하자는 입장이기도 한다. 

 

또한 디지털 혁신을 성장 촉진의 원동력으로서 강화하는 노력도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기시다 내각에서는 큐슈 지역에 대만의 유력 반도체 기업인 TSMC의 투자를 유치해 일본정부도 막대한 보조금을 지급하였다. 이에 따라 일본의 반도체 관련 기업도 주변 지역에 공장을 건설하면서 지역경제의 활성화에도 기여한 바 있다. TSMC의 반도체 공장은 2024년 중에 본격적으로 가동할 예정이며, 생산량의 착실한 확대 및 고객 개척과 함께 TSMC의 제2공장 건설, 제3 공장 추진 등도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일본정부는 북해도에 일본 자본으로 설립한 첨단 로직 반도체 기업인 라피더스에 막대한 투자를 하면서 도요타 등의 민간기업, 3대 메거뱅크 등에 출자를 유도하고 있다. 일본의 로직 반도체의 기존 미세 가공기술 수준이 40나노미터급(1나노미터는 10억분의 1미터) 이었던 상황에서 라피더스가 2나노미터의 양산공장을 2027년까지 가동하겠다는 정책은 이시바 신임 총재 하에서도 어려운 과제가 될 것이다. 공장의 양산 성공도 어려운 과제이지만 고객을 확보하고 수익을 창출하는 것도 쉬운 일은 아닐 것이며, 양산에 성공한다 해도 2030년대 초반에도 적자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으며, 일본 신정부로서는 수조엔의 정책자금을 계속 뒷받침할 수 있는지가 초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등 공급망 확충, 사회보장 및 저출생 대책​ 강화 

 

이시바 신임 총재는 라피더스 등 반도체 지원과 관련해서 특별한 언급은 눈에 띄지 않지만 경제안보 차원에서 반도체, AI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보이고 있으며, 자국내에서의 공급망 확충의 중요성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자국 내에 부가가치가 높은 고용의 확충, 이를 위한 디지털 인프라 정비, 근로자 재교육 기반 강화, 의료의 디지털화 등에도 주력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기시다 내각에서 성과를 보인 외국인 관광객 유치 정책을 확대하는 것도 과제일 것으로 보인다. 일본 방문 객 수는 2024년 1~6월 누계기준으로 1,778명을 돌파, 연간 3,000만명도 돌파할 가능성이 있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엔저가 다소 주춤한 가운데에서도 이러한 추이를 유지하는 것이 과제라고 할 수 있으며, 관광객 집중되는 지역의 주민 불편 해소 방안, 외국인 관광객의 방문 지역 분산화, 관광객 1인당 소비 지출 확대 유도 등이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시바 신총재는 외국인 관광 활성화에 대한 특별한 언급은 눈에 띄지 않지만 지방 재생에 관심을 보이면서 지방 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서 관심을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아베 내각에서 주력했던 엔저 정책은 기시다 내각에서 완화되고 엔화 안정화에 나서기 시작했으나 그동안의 엔저 효과로 거대 수출기업의 수익은 확대하는 한편 수많은 중소기업들은 대체적으로 엔저로 인한 원자재 가격 상승 때문에 고전한 문제가 있었다. 이시바 신총재는 중소기업의 부양책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의 교섭에서 납품 단가 인상이 어려움도 있는데, 공정거래 정책 차원에서도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거래 건전화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국제적으로 부진한 스타트업 육성 정책을 지속적으로 강화하여 일본 산업의 혁신 효과를 제고하는 것도 과제가 될 것이다. 

 

한편, 일본의 장기불황은 디플레이션만이 원인이 아니었으며, 저출생 인구고령화, 비정규직의 확대 등의 고용악화, 재정악화 및 노후 불안 등의 사회적 환경의 악화가 연계되면서 성장잠재력의 하락을 초래했다고 할 수 있다. 미쓰비시 종합연구소의 다케다 요코(武田洋子) 집행임원 겸 연구이사는 ‘사회보장, 재정, 인구문제는 서로 연계되고 있다. 전체적인 최적화를 추구할 필요가 있다’(論説委員長 菅野幹雄, 30年後に顔向けできるか, Nikkei, 2024. 9.23.). 고 지적하고 있다. 기시다 내각에서도 자녀 양육지원을 확충하고 아동가정청을 창설하는 등 사회보장 정책의 확충에 주력했으나 국민 각 계층이 고용, 자녀양육, 노후 등에서 걱정이 적은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과제가 된다. 비정규직의 연금 등 사회보장 혜택 확대, 맞벌이 및 육아 가구의 연금 혜택 확대, 재취업하기 쉬운 고용환경 조성 등이 모색될 것으로 보인다. 사회보장 및 저출생 대책으로서 이시바 신총재는 인구 감소에 대응하면서 고령자와 여성, 거기에 장애인이나 외국인의 취업을 촉진해 「1억 총 참가 사회」를 목표로 하는 것으로 실효성이 있는 세이프티 넷을 확립하는 것에 주력한다고 하고 있다. 또한 건강 유지를 위한 의료 제도를 구축해서 의료비를 적정화 하겠다고 한다. 또 육아 지원책을 종합적으로 실시해 「수당보다 무상화」의 방향으로 지원 본연의 자세를 재검토할 방침이라고 한다.

 

양호한 한일 관계의 급변은 없을 전망


이시바 내각이 되어도 기시다 내각에서 개선된 한일관계의 양호한 상태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신임 총재의 외교 및 안보 정책은 자위권의 강화이며, 자위대를 규정하는 ‘안전보장기본법’을 제정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또한 아시아 지역의 새로운 다자간 안전보장체제로서 ‘아시아판 NATO’를 구축하겠다는 구상도 밝힌 바 있다. 미일동맹을 대등한 성격으로 격상 하기 위해 미일지위협정의 개정도 검토하는 방향도 밝힌 바 있다. 이시바 총재는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이 발생한 것은 우크라이나가 NATO에 가입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며, 아시아에 NATO와 같은 동맹체제가 없는 것은 위험하다고 발언한 바도 있다. 또한 이시바 신총재는 북한과 납치자 문제의 해결을 위해 도쿄와 평양에 연락사무소를 개설하고 교섭의 기반으로 할 수도 있다는 의향도 나타내고 있다. 

이시바 총재는 안보문제 전문가로서 한일 관계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며, 국제정세, 아시아 정세의 긴장을 고려해서 한일 양국의 안보협력, 경제협력을 소홀히 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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