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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자병법으로 풀어보는 부동산 투자전략 <2> 1기 신도시 재건축 선도지구 지정의 의미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4년12월04일 17시09분
  • 최종수정 2024년12월04일 11시08분

작성자

  • 박완희
  • WWG자산운용 대체투자본부 본부장(상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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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27일, 국토교통부와 경기도를 비롯한 성남시, 고양시, 부천시, 안양시, 군포시 등 지방자치단체는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선도지구를 공식 발표했다. 이는 1991년 입주가 시작된 1기 신도시가 33년 만에 본격적인 재건축을 시작하게 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 단순한 주택 재건축을 넘어, 도시와 지역사회의 기능을 새롭게 설계하는 혁신적인 접근이라는 점에서 그 의의가 크다 볼 수 있다.

이번에 선정된 선도지구는 수도권의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 등 5개 신도시 내 총 13개 구역, 3만5897가구로 구성되어 있다. 이는 단일 프로젝트로는 방대한 규모로, 한국 부동산 정책과 도시 재생의 방향성을 제시하는 상징적 사례이다.

 

선정된 주요 구역:


    분당: 샛별마을, 양지마을, 시범단지 등 1만948가구.

    일산: 강촌마을, 백송마을, 후곡마을 등 8912가구.

    평촌: 샘마을, 꿈마을금호 등 5460가구.

    중동: 삼익, 대우동부 등 5957가구.

    산본: 자이백합, 한양백두 등 4620가구.

 

선도지구로 지정된 이들 구역은 내년부터 특별정비계획 수립에 착수하며,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재건축이 진행될 예정이다. 기존 재건축이 통상적으로 10~15년이 소요되던 것과 달리, 이번 프로젝트는 정부와 지자체의 협력을 통해 약 6년으로 대폭 단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신속한 도시 재생을 통해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지역사회의 노후화 문제를 해결하려는 정부의 의지를 보여준다.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 진정한 승리 - 모공편 (謀攻篇)

 

是故百戰百勝,非善之善者也;不戰而屈人之兵,善之善者也

“백 번 싸워 백 번 이기는 것이 최상의 전략은 아니다. 싸우지 않고 적을 굴복시키는 것이 최상의 전략이다.”

 

손자병법 모공편은 "싸우지 않고 이기는 것"이야말로 진정한 승리라는 전략적 사고를 강조한다. 이는 단순히 갈등과 충돌을 피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효과적이고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목표를 달성하는 최상의 전략을 의미한다. 이 가르침은 단순한 전쟁이 아니라, 현대 사회의 복잡한 문제 해결과 정책 수립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대한민국의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이 교훈을 현실에 적용한 대표적인 사례로 볼 수 있다.

 

1기 신도시는 1989년 "주택 200만 호 건설 계획"에 따라 수도권의 주택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조성된 대규모 신도시들이다. 분당, 일산, 평촌, 중동, 산본을 포함한 이 신도시들은 급증하는 수도권 인구를 수용하며, 계획적이고 체계적인 도시 구조로 주목받았다. 그러나 약 30년이 지난 지금, 주택과 기반 시설의 노후화로 인해 경쟁력을 잃고 있으며, 도시 재생이 절실히 요구되는 상황이다.

 

1기 신도시 도시재생은 단순한 주거 환경 개선을 넘어,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신속하게 주택 공급을 확대할 수 있는 중요한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재생 프로젝트는 기존의 도시 구조와 인프라를 효율적으로 활용함으로써 시간과 비용을 절약하는 동시에 환경적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대안으로 평가받고 있다.1기 신도시 도시재생이 지닌 가장 큰 강점은 신속한 주택 공급이다. 신규 택지 개발과 달리, 이미 도시 구조와 기반 시설이 마련된 상태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빠르고 효율적인 사업 추진이 가능하다. 또한, 그린벨트를 훼손하지 않고 주택을 공급할 수 있어 환경적 가치를 보존하면서도 실질적인 주거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도시재생은 또한 수도권의 지역 균형 발전에도 기여할 잠재력을 지니고 있다. 서울 중심부로의 과도한 인구 집중을 완화하고, 수도권 내 주거 밀도를 적절히 조정함으로써 교통 혼잡과 인프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이는 단순히 개별 지역의 발전을 넘어서, 수도권 전체의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균형 잡힌 발전을 이끌어낼 수 있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손자병법의 “상병벌모(上兵伐謀)”는 최상의 전략이란 적의 계략을 사전에 파악하고 이를 꺾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이는 단순한 문제 해결을 넘어, 사전 예측과 대비를 통해 갈등과 지연을 최소화하는 전략적 접근을 의미한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선도지구 지정은 이러한 원칙을 충실히 반영한 사례다. 정부는 주민 동의율 확보와 같은 초기 단계의 갈등을 줄이기 위해 전자 동의 플랫폼을 도입했으며, 약 12조 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를 조성해 초기 자금 부담을 완화하고 사업 리스크를 낮추는 등 선제적인 해결책을 마련했다. 이러한 접근은 불필요한 충돌을 예방하며, 사업의 안정성과 신속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손자병법의 “기차벌교(其次伐交)”는 적의 동맹 관계를 끊고 협력을 조율하여 불필요한 충돌을 예방하는 전략을 의미한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주민, 지자체, 정부 간의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협력을 강화함으로써 이 원칙을 현대적으로 구현한 사례다. 선도지구 선정 과정에서 정부는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선정 기준을 명확히 하고 이를 공개했다. 노후도, 주민 동의율, 정비 필요성과 같은 객관적 요소를 기준으로 삼아 불만을 줄였고, 이를 통해 사업 추진에 필요한 신뢰를 얻었다. 전자 동의 플랫폼의 도입은 주민들이 동의 절차에 보다 쉽게 참여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며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했다. 이러한 시스템은 동의율 확보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주민 간 대립과 지연을 최소화하여 사업 진행의 속도를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또한, 선도지구로 선정되지 못한 단지들에 대해서는 후속 계획을 제시하여 불만을 잠재웠다. 2차, 3차 재건축 대상과 일정에 대한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함으로써 탈락 단지 주민들이 사업의 연속성을 신뢰할 수 있도록 했다. 주민 동의율이 높은 단지부터 우선적으로 진행하는 체계를 도입해 갈등을 최소화했다. 이와 함께 용적률 상향에 따른 공공기여 문제 역시 사전에 명확히 규정하고 이를 주민들에게 투명하게 공개하여, 공공기여 부담으로 인한 갈등을 방지했다. 이러한 전략은 주민들이 재건축 과정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지역 사회 발전을 위한 공공기여를 수용하도록 이끌었다.

 

1기 신도시 재건축은 단순한 물리적 변화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발전을 목표로 하며, 손자병법의 “기차벌교” 원리를 충실히 반영했다. 투명하고 명확한 기준 설정, 혁신적인 참여 플랫폼, 탈락 단지에 대한 배려와 공공기여의 명확화는 불필요한 갈등을 줄이고 이해관계자 간의 신뢰를 구축했다. 이러한 접근은 대규모 도시 재생 프로젝트에서 필수적인 요소이며,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을 도시 재생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 잡게 하는 핵심 전략으로 평가받는다.

 

손자병법의 “기차벌병(其次伐兵)”은 물리적 충돌을 피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대한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원칙을 강조한다. 이는 갈등을 최소화하고, 효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전략으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선도지구 지정 과정에서 잘 드러났다. 정부는 주민 간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추가 분담금 문제에 대해 투명한 비용 관리와 산정 기준을 제시하고, 예상 비용을 명확히 전달함으로써 충돌을 방지했다. 이를 통해 주민들의 신뢰를 얻고, 사업 안정성을 확보하며 원활한 진행을 가능하게 했다.

 

또한, 대규모 이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주민들의 불안과 임대 시장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유휴부지 개발, 임시 주거지 제공, 임대 지원 프로그램 등 구체적인 이주 대책을 선제적으로 마련했다. 이러한 접근은 주민들의 불편을 줄이는 것을 넘어, 재건축 과정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신뢰를 쌓는 데 기여했다. 특히, 미래도시펀드를 활용한 초기 자금 지원은 주민들의 경제적 부담을 완화하고, 프로젝트 안정성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했다.

 

손자병법의 "기하공성(其下攻城)"은 성을 직접 공격하는 것은 최후의 수단으로 간주하며, 무리한 정면 충돌은 큰 비용과 희생을 초래할 위험이 있음을 경고한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이러한 원칙을 충실히 반영하여, 무리한 추진 대신 신중하고 점진적인 접근 방식을 채택했다. 정부는 모든 단지를 한꺼번에 재건축하려는 과도한 시도를 피하고, 매년 2만~3만 가구씩 단계적으로 정비 대상을 지정하며 시장의 혼란을 최소화했다. 또한, 명확한 선정 기준을 통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탈락 단지들에 대한 후속 계획을 제시하여 주민들의 불만을 줄였다. 공공기여 부담과 관련해서도 사전에 명확한 기준을 마련하고 투명하게 공개함으로써 주민들의 반발을 예방하고, 신뢰를 강화했다.

 

이주 대책과 재정적 지원도 "기하공성" 원칙을 고려한 신중한 접근으로 진행되었다. 대규모 이주로 인한 임대 시장 혼란을 방지하기 위해 유휴부지 개발과 임시 주택 제공을 통해 이주 수요를 흡수하고, 12조 원 규모의 미래도시펀드를 활용해 초기 자금 부담을 완화했다. 이러한 조치는 주민들의 불안을 줄이고 사업의 안정성을 확보하며, 신뢰를 바탕으로 재건축 프로젝트가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했다. 결과적으로,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은 성급하고 무리한 추진을 피하며 충돌을 최소화한 신중한 전략으로 도시 재생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손자병법이 가르쳐주는 투자 지혜


손자병법은 투자자에게 여러 중요한 교훈을 제공한다. 선제적 계획 수립(상병벌모), 협력과 관계 관리(기차벌교), 리스크를 줄이는 신중한 접근(기차벌병), 무리한 전략을 피하는 신중함(기하공성)은 부동산 투자에서 성공을 위한 핵심 원칙이다.

 

1기 신도시 정비사업의 사례는 손자병법의 지혜를 현대적 투자 환경에 적용한 훌륭한 모델이다. 투자자는 이러한 원칙을 기반으로 리스크를 최소화하고, 갈등을 예방하며, 지속 가능한 성공을 추구해야 한다. 결국, 손자병법은 단순한 전쟁의 지침서를 넘어, 복잡한 현대 사회와 시장 환경에서도 유효한 투자 지혜의 원천으로 자리 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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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희는 누구?>

국내 1군 건설사를 시작으로 부동산 업계에 입문해 현재는 부동산 개발 관련 금융 회사인 WWW자산운용의 대체투자본부장을 맡고 있다. 그동안 건설사, 자산운용사, 증권사 등을 거치며 국내 및 해외 부동산 투자, 총 5조 원 이상을 집행한 경험을 쌓았다. 다양한 이력과 노력으로 실전은 물론 이론까지 겸비한 부동산투자전략 전문가이다.

홍익대학교를 졸업하고 건국대학교와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매디슨에서 부동산학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강대학교에서 부동산학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저서로는 스테디셀러인 <부동산금융 커리어 바이블 (2011)>(매일경제신문사 刊), <부동산 디벨로퍼와 투자자로 사는 법(2024)>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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