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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 달러(‘King Dollar’)에 아직은 적수(敵手)가 없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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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5월13일 10시37분
  • 최종수정 2024년05월13일 20시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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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외환시장에서 거의 모든 통화에 대해 ‘강(强)달러’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일본 엔화는 지난 달 29일 일시 34년만에 최저인 1달러당 160엔대를 기록했다. 배경에는 우에다(植田) BoJ 총재의 ‘현재 진행되는 엔 약세 흐름이 기조적 물가상승에 큰 영향은 없다’는 언급을 두고 정책금리 추가 인상이 멀어졌다는 인식이 확산됐고, 미국 Q1 GDP 성장률이 예상외로 저조했고 인플레가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어, 연준이 쉽사리 정책금리를 인하할 수 없는 상황도 작용했다.

 
이런 시장 흐름 속에서, 글로벌 투자은행 Morgan Stanley(이하 MS) 리서치 부문이 최 ‘King Dollar Lacks Challengers’ 라는 장문의 보고서를 발표, 글로벌 사회가 점차 다극화(多極化)하는 가운데 미 달러화는, 단기적으로 도전 요인들이 늘어나 주기적(cyclical) 변동 혹은 가치 평가에 따라 약세를 보일 수 있으나, 장기적으로는 보유통화(reserve currency)의 ‘압도적 우월성’을 유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보고서를 중심으로 최 진행 중인 미 달러화 강세의 향후 전망 등을 살펴본다. 

* 참고; 美 달러가 압도적인 우월적 지위를 확보하게 된 역사적 경위  

 미 달러화가 글로벌 무역 및 금융 거래에서 압도적으로 우월적인 지위를 차지하게 된 것은 두 차례에 걸친 세계 대전이 결정적 계기를 마련한 결과다. 2차 대전이 끝나갈 무렵인 1944년 7월 초 서방 44개국 대표들은 미 뉴햄프셔주 Bretton Woods시에 모여, 과거 금(金)본위제도 실패를 교훈 삼아 전후 대공황을 방지하고 국제경제 질서 혼란을 회피하기 위한 새로운 국제통화제도 정립을 논의했다. 이 회의의 정식 명칭은 ‘United Nations Monetary and Financial Conference’ 였다.

 

이 회의에서, 파운드화가 아직 주요 통화 지위를 가졌던 영국은 ‘Bancor’ 국제통화 단위 창설과 함께 국제청산시스템(ICU; International Clearing Union)을 골자로 하는 ‘Keynes안’을 제시했고, 미국은 금 비축을 기본으로 하는(1 온스당 35달러로 평가) 미 달러화에 각국이 자국통화 가치를 고정(peg)하는 ‘금환(金換)본위’ 형태의 ‘White안’을 제시했다. 결국, 두 차례 세계 대전을 통해 막대한 양의 금 비축과 부(富)를 장악한(1946년 기준, 전세계 생산의 50% 차지) 미국안이 채택됐다. 미 달러화를 ‘단일한 우월적 통화로 삼은’ Bretton Woods 체제가 정립됐던 것이다.
 
참고로, 영국 파운드화(GBP) 가치는 세계 대전 기간 중 지속적으로 하락했고, 대 미 달러화(GBP/USD) 환율이 전쟁 이전 수준 대비 40% 정도나 급락했다. 이런 배경에는, 전쟁 수행 동안에 영국의 재정적자 및 경상수지 악화 우려가 날로 고조됐고, 많은 식민지를 지배했던 대영 제국이 와해되고 정치적 영향력도 갈수록 쇠잔(衰殘)해졌다. 대조적으로, 당시 신흥 강국 미국 경제는 급속히 발흥해 Bretton Woods 체제 기간 중에 USD의 외환보유고 시장의 점유율이 75% 수준에 달했다.
 
그러나, 베트남 전쟁 등 영향으로, 1974년 당시 닉슨(Richard Nixon) 대통령의 미 달러화 금태환(兌換) 중단 선언과 함께 Bretton Woods 체제는 막을 내렸다. 그 뒤, 독일 마르크화(DM), 일본 엔화, 그리고 최 중국 위안화가 각종 국가 간 거래에서 사용을 확대하는 방식으로 자국통화 국제화 정책을 추진했으나, 도중에 단념하거나 실적이 지지부진해 아직까지 비중이 미미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
 결국, Bretton Woods 체제 붕괴 이후로는 미 달러화의 시장점유율도 점차 하락했으나, 글로벌 시장에는 여전히 ‘관성적인’ 우월적 통화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 “美 달러화의 현주소; 모든 유형의 글로벌 거래에서 압도적 우위”  

이 MS의 보고서는, 글로벌 외환보유액, 국가간 무역, 은행간 자금거래 등의 규모가 방대한 점을 감안하면, 표시 통화 가치가 약간만 변동해도 자산 가치에 커다란 명목 가치 변동을 가져올 수 있어, 미 달러화(USD)의 영향력(시장 점유율)은 압도적이라고 전제한다. 특히, 지난 10년 간 각국 외환보유액 표시통화가 계속 미 달러화에 집중돼 왔고, 글로벌 무역, 은행 및 기업들의 금융 거래에서 수요가 계속되고 있어, 미 달러화의 압도적 글로벌 위상은 변함이 없을 것이라고 강조한다.

아울러, 지금 유로 지역 경제 사정 및 중국 경제의 장기 침체에 획기적 반전 회복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점에서, 지속적인 미 달러화 ‘약세’ 시나리오에 대한 컨센서스는 설득력이 낮다고 판단한다. 즉, 단시일 내에 미 달러화에 대한 도전 요인이 될 대체 통화가 나타나기 어렵고, 이에 따라 각국 보유통화(reserve currency)로서 미 달러화에 대한 선호는 지속될 것이어서, 구조적 강점이 유지될 것이고, 자금 및 외환 거래 표시 통화로서 글로벌 위상도 계속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역사적 관점에서 보면, 글로벌 우월적 통화로서 미 달러화의 압도적인 위상이 기정사실이 아닐 뿐 아니라 영원하지도 않다는 점을 강조한다. 영국 파운드화의 글로벌 위상이, 두 차례 세계 대전을 거치면서 미 달러화가 급격히 부상하며 새로운 우월적 통화로 대체되는 과정에서 급격히 추락했던 사실을 예로 들고 있다. 따라서, 1970년대 초반 미 달러화 중심의 ‘Bretton Woods 체제’가 붕괴한 것은 미 달러화를 대체할 신흥 통화가 부상할 공간을 제공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럼에도, Bretton Woods 체제 붕괴 후, 경제적 기적으로 불리며 강국으로 부상했던 독일 및 일본은 당초의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자국통화의 글로벌 위상을 높이는 데 한계를 느끼고 말았다. 2000년대 중반에는 유럽 단일 통화 유로화(€)가 등장해 미 달러화 위상에 강력한 잠재적 도전자로 기대를 모으기도 했으나, 유로 지역 국가들의 부채 위기 고조를 계기로 정책 담당자들은 유로화의 글로벌 위상을 제고하는 데 필요한 체계적 조치들을 취하는 것을 주저하게 됐다. 따라서, 아직 글로벌 시장에는 미 달러화만이 압도적 우월성을 가진 통화 위상을 유지하는 데 필요하고 충분한 정책적 대응 능력을 보유한 통화로 남아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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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보고서는 최 국제 사회에서 대두되고 있는 ‘미 달러화 약세(bearish)’ 컨센서스에 대해, 이는 잘못된 판단일 수 있다는 견해를 보이고 있다. 이런 견해는 최 글로벌 미디어들이, 우연한 일치로 글로벌 보유통화(reserve currency) 현황 및 미 달러화 동향에 관심을 집중하는 상황에서 소위 ‘탈(脫) 달러화(de-dollarization’ 이슈가 부각되면서 불거진 것이라고 전제한다. 그러나, MS는 지금 글로벌 사회에 미 달러화를 대체할 만한 믿을만한 경쟁자가 나타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참가자들이 실제로 달러화 표시 자산을 옮겨갈 대체안을 찾을 수 없다는 판단이다.

이를 감안하면, 단기적으로는 미국 경제의 경기(景氣) 주기 상의 강점, 그리고 장기적, 구조적인 관점에서 미 달러화의 압도적인 역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 이와 관련해서, 오는 11월에 치러질 미국 대통령 선거 캠페인 과정에서는 연준(FRB)의 독립성, 재정 운영의 신뢰성 등과 관련한 다양한 정책 제안이나 논쟁들이 벌어질 것으로 보이고, 이는 시장 참가자들의 통화 선택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따라서 미 달러화의 보유통화 지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과거에 연준의 정책을 강하게 비판한 전력을 지적하고 있다. NBER(전미경제연구기구)이 과거에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을 비판하는 트윗 글을 올린 데 따른 영향을 분석한 결과로는, 시장은 더욱 완화적(dovish) 통화 정책의 접법을 상정해서 ‘주가 상승, 장기 금리 하락’ 현상을 이끌어 낸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한 MS 자체의 분석 결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의 3년 간의 트윗 글의 건 별 영향은 일정하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MS 보고서는 이런 논쟁 결과, 연준의 독립성은 여전히 유지될 것으로 전망하고, 이는 미 달러화가 글로벌 사회에서 최우선 보유통화 지위를 유지하게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재정 측면에서는, 미국 부채/GDP 비율이 우려 수준에 접하고 있는 점에서, 향후 몇 해 동안, 재정적자 규모를 적절하게 조절해서 부채 규모를 안정시킬 필요가 있다고 경고했다. 이것이 최악의 리스크 시나리오에서 상정되는 부채의 지속가능성과 관련한 달러화의 잠재적 리스크라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런 과제는 다른 선진국들도 마찬가지여서 달러화 위상은 강화될 것이라고 지적한다.

결국, 기업의 자산 운용 측면에서 미 달러화의 보유통화 지위에 우려 요인들이 나타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전망한다. 즉, 미 달러화 가치 변동에 대한 헤지(hedge) 필요성 언급 등은 연간 단위로 표시 통화의 가치 변동을 기준으로 실행되나, 과거 수년 간 미 달러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안정을 유지해 온 점을 감안하면 현 상황에서는 미 달러화 가치 방향에 우려할 요인은 거의 없다고 판단한다. 

■ “달러화 우위 종식 논란의 배경; ‘과잉 제재’ 및 ‘재정 건전성 우려’”  

그러면, 왜, 글로벌 사회는 미 달러화의 보유통화로서의 우월적 위상이 종언(終焉)을 고할 것(‘End of Dollar Dominance’)이라는 시나리오를 거론하는가? MS 보고서는 이런 주장의 논거는 대체로 미국 경제의 취약성을 인식하는 데서 연유한다고 지적한다. 그리고, 일부 국가가 미 달러화로부터 멀어지게 만드는 두 가지 요인(‘push factors’)으로 ① 과도한 제재(sanctions overreach) 조치, ② 미국의 재정적자를 둘러싼 의회 대치 및 건전성(fiscal health) 우려 등을 들고 있다. 그러나, 이 두 가지 요인들이 미 달러화의 위상에 리스크 요인이 되는 것은 분명하나, 증거 상으로는 지금 이로 인한 미 달러화 위상의 상실은 제한적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미 달러화가 글로벌 보유통화로서의 우월한 위상을 유지해 오고 있는 것은, 어느 정권을 막론하고 미국으로 하여금 자산 동결, 몰수, 무역 통제 혹은 비관세 장벽 등 경제 정책을 통해 지정학적 영향력을 미치게 만들었다고 전제한다. 역대 정권들은 미국이 선호하지 않는 행동을 하는 국가들에게 비용 부담을 가중시키는 제재 조치들을 취해 오고 있는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미국은 달러화의 보유통화로서의 헤게모니(= 타국의 달러화 의존)를 외교 정책 수단으로도 활용해 온 것이다. 

미국이 이런 달러화의 글로벌 위상을 활용한 대외 정책 노선을 반복하자 제재 대상국들은 자국 경제의 미 달러화 의존에 대해 공공연한 의문을 표출하게 됐다. 특히, 일부 해당 국가의 지도자들은 미 달러화 표시 위주 글로벌 교역 시스템을 탈피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아직은 실제로 그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움직임은 미미한 수준에 그치고 있다. 이에 대한 MS의 평가는 다음과 같다.

첫째; 미국이 우호적이지 않은 다른 나라들에 대해 경제적, 정치적 제재 조치를 가하는 것은 그 나라들로 하여금 미 달러화에서 이탈해서 다른 대체 통화로 옮겨가도록 만드는 요인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는 이들 나라들이 미 달러화를 대체해서 다른 통화로 옮겨가고 있다는 조짐은 아직 초기 단계일 뿐이고 숫자도 적고 집중적이지 않아 그다지 확연하게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실제로 전세계 대부분 나라들은 미 달러화 표시 거래 시스템을 선택하고 있다. 

예를 들어, 러시아가 미국 의존을 탈피하기 위해 달러화 중심의 국제 은행간 결제 통신망 SWIFT에 대항해서 만든 SPFS, 미 달러화 결제용 청산 시스템인 CHIPS에 대응해서 중국이 선도해서 창설한 CIPS 등이 거의 모두 이용 규모 면에서나, 효율성 측면에서 대단히 초보 단계에 그치고 있다. 전세계 약 10,000개에 달하는 은행들이 여전히 달러화 베이스의 결제 통신망 SWIFT에 연계되어 있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기본적으로 제재 조치는 ‘균형을 고려한’ 조치들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장래 미국 정권들이 이런 제재 조치들을 대외 정책 수단으로 계속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설령 바이든 대통령이 재선되어도 중요한 노선 변경은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일부 행정적 조치 측면에서는 관련 법령의 한계 안에서 더욱 적극적 제재 정책을 이어갈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다. 

둘째; 미 의회에서 특히, 예산 및 재정 운용을 둘러싸고 수시로 정치적 대치 상황이 벌어질 뿐 아니라, 의회 진영 간 대립 양상이 빚어지는 것도 미국 정치에 대한 신뢰를 높여가는 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역사적 경험에서 보면, 이런 영향은 특정 부문 혹은 시장에 국한되는 것이고, 전반적인 신용 리스크를 높이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그럼에도, 이 보고서는 미 국채 및 CD 시장에 나타나는 ‘조기 경보’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또한, 미 의회에서 빈발하는 정부의 세입 예산 및 부채 상한 증액 문제 등 재정 이슈들을 놓고 벌이는 벼랑끝 대치 국면은 미 달러화 신뢰를 해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신용평가사 Fitch가 2023년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의 핵심 요인으로, 지난 20여년 동안 보여온 이런 재정 및 부채 문제를 둘러싼 점진적인 신뢰 하락을 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아울러, 일탈적인 대치 상황이 반복되면서 이제는 ‘워싱턴의 뉴노멀’이 되어 가고, 시장은 이를 가격에 반영하고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다. 

이 보고서는 또 하나의 재정 리스크 요인으로, 재정 적자 규모 및 국가 부채의 지속가능성 문제도 거론하고 있다. 미국의 연방 부채는 Debt/GDP 비율 기준으로 Covid-19 사태 절정기인 2020년에, 부채는 늘어나고 GDP는 감축된 결과, 130%를 기록한 뒤 2023년까지는 122%로 다소 하락했다. MS는 명목 GDP 성장 전망, Debt Service에 결정적 영향을 주는 금리 동향을 감안한 부채지속가능성분석(DSA)을 통해 향후 재정 긴축에 더욱 비상한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특히, 국채 재발행 시기가 몰려 있는 2020년대 후반에는 재정 균형 필요성이 더욱 커지고 그만큼 정부 부채 문제가 더욱 첨예하게 나타날 것이라고 경고한다. 아울러, 이러한 정부 부채 문제는 비단 미국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일본, 독일을 제외한 다른 유럽 국가들 등, 다른 선진국들에게도 공통되는 문제라고 지적한다.  

■ “중국 위안화는 과연 ‘킹 달러’의 왕관을 끌어내릴 수가 있을까?” 

년 들어, 미 달러화 위상에 강력한 대안으로 떠오르는 중국 위안화가 글로벌 통화로서의 우월성을 확대할 잠재성을 살펴보면, 우선 중국 위안화의 국제화는 계속 추진될 것이나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훨씬 점진적인 페이스로 이루어질 것으로 봤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기본적으로 무역 채널을 통해 우선 추진될 것이다. MS 보고서는 2030년까지 위안화가 글로벌 외환보유액에서 점하는 비중은 5~10% 하한에 접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는 현 2.3% 수준에서 소하게 증가하는 것이다. 한편, 중국의 무역 거래에서 위안화 표시 거래가 차지하는 비중은 2030년까지는 총 거래액의 1/3 수준에 도달해서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

참고로, MS가 SWIFT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현재 글로벌 무역 거래의 2~3%가 중국 위안화를 결제통화로 이용하고 있다. 한편, 중국 내부 통계에서는 중국 상품 무역의 약 26% 정도, 서비스 무역의 55% 정도가 위안화로 결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를 감안하면, 아직은 중국 위안화가 국제 무역 통화라는 위상을 확립하고 있지는 못하나, 중국과의 상호 거래에서는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이에 더해, 현재 중국 경제가 심각한 곤경을 겪는 것으로 알려지는 ‘3D(Debt; 부채, Deflation; 디플레이션, Demographics; 인구 구조)’ 문제들은 외국 투자자들의 중국 자산에 대한 수요 및 위안화 국제화 확대 기대에 역풍으로 작용할 것이다. 이에 더해, 잠재적인 신성장 모델에 대한 구조적 우려, 지정학적 리스크의 고조 등의 요인들은 향후 중국에 대한 잠재적 투자자들에게 추가적 리스크를 안겨줄 것이다. 결국, 지금 중국 자본시장 잠재적 매력이 커지고는 있어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관리 비용을 충당할 만한 투자 규모를 넘어 투자를 늘리지는 않고 있다. 

따라서, 중국이 위안화의 국제화를 추진할 기본 메커니즘을 무역 부문에 치중하고 있고, 지정학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향후 위안화의 글로벌 사용이 확대되는 방향은 주로 ‘중국 친화적’인 무역 파트너들 간에 더욱 확대될 것을 시사한다. 앞의 도표에서 보듯이 현재 2%대에 불과한 위안화의 글로벌 비축통화 비중은 5% 수준을 향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으로도, 무역 거래에서 비중을 넓혀가면 비축통화 비중도 따라서 확대되는 것이 일반적인 정칙이다. 

이처럼, 현대의 금융 시스템이 단순한 ‘자본’ 흐름에 좌우되는 점은 있으나, 역사적으로 글로벌 보유통화 구도는 ‘통상(通商)’ 관계에서 형성되는 것이다. 지난 시대에 금 본위, 은(銀) 투기, 영 파운드화 사이클, 그리고 최 미 달러화, 등의 부침 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경우에 무역 거래가 국가 간 자본 흐름을 주도했다. 따라서, 위안화에 대한 원천적 수요는, 비록 지금은 전세계 무역 및 자본 거래 점유율이 상대적으로 작다고는 해도, 중국이 비교우위를 유지하는 한 지속될 것이다.

이를 배경으로, MS는 비록, 상품 교역이 미 달러화 우월성과 분명히 ‘약한 연계(weak link)’가 있다고는 해도, 이미 원유 등 일부 에너지 품목의 국제 거래에서 비(非)달러화 결제 비중이 늘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한편, 희토류 등 신종 품목의 무역 거래에서는 이미 중국 위안화 표시 교역이 늘고 있는 것도 주목할 일이다. 그렇다고는 해도, 상품 교역 시장 움직임이 완만한 것을 감안하면, 중국 위안화의 무역 거래 표시 통화 비중은 현재 낮은 수준에서 점진적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 “파운드화 위상 상실이 주는 교훈; 급격한 리더십 전환은 없을 것”  

MS 보고서는 역사적 경험에서 일국의 통화가 글로벌 우월적 통화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3 가지 핵심 요인들이 작용해 온 것으로 전제한다. 첫째; 경제적 사용 사례(economic use case)가 풍부해서 해당 통화국의 경제 규모가 충분히 크고, 글로벌 연계가 형성되어 있어서 충분한 즉응 능력 및 확실성을 갖춘 경우에 제 3 국 당사자들은 보유통화로 선택할 것이다. 둘째; 정치적 영향력(political influence) 관점으로, 명시적 혹은 묵시적으로 어느 특정 블록에 속한 나라 또는 제 3의 파트너 국가들이 그 블록 내 나라들과 거래하면서 패권 국가의 통화를 사용할 가능성이다. 셋째; 제도적 보호(institutional protection) 관점으로, 일국이 특정 통화 표시로 자산을 보유하는 경우, 안전성, 인플레, 평가절하 등 경제 정책 혹은 자산 수용, 동결 등 정치 조치로 가치가 하락할 리스크 등을 감안해서 결정할 것이다. 

그리고, 역사적 환경을 살펴보면, 어느 특정 시점에서는 ‘하나의’ 통화가 주요한 우월적 통화로 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나, 현실에서는 ‘다극적(multipolar)’ 통화 환경이 예외적이기보다는 오히려 일반적이다. 이런 관점에서는 Bretton Woods 체제에서의 미 달러화 중심 금환본위(gold-exchange standard) 시스템은 역사적으로 희귀한 사례인 것이다. 또한, 통화의 우월성이란 쉽게 변동하기 마련이고 추세를 바꿀 만한 충분한 충격도 필요하다. 어느 통화가 차지하는 우월한 시장 점유율은 빠르게, 그리고 심각하게 사라지기도 한다. 그리고, 어느 특정 통화로부터의 ‘이탈(push)’ 요인이 있다고 해도 다른 통화의 ‘유인(pull) 요인’ 없이는 충분하지 않다. 

한편, 어느 특정 통화의 ‘우월적 통화’ 지위는 그냥 거저 주어지는 것도 아니다. 1차 세계 대전 이후에 형성된 미 달러화의 우월적 통화지위에 대한 다른 통화들의 도전 사례들을 살펴보면, 일부 잠재적 우월성을 보유한 통화 국가들은 오히려 자국이 추구하는 경제적 목표와 역행하는 것으로 판단하고 자국통화가 우월적 지위를 차지하는 것을 회피하기 위한 조치를 취한 사례들도 엿보인다. 진정한 ‘우월적 통화’ 도전국은 스스로 그런 지위를 확보하기를 적극적으로 원해야 하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일국의 경제적 신용에 대한 확신은 통화 가치 자체는 물론이고, 그 나라 경제적, 제도적 정책에 대한 신뢰도 지속 요건이 되는 것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영국 파운드화가 겪었던 흥망사가, 글로벌 우월적 통화 위상이란 기정사실이지도 않고, 영원한 것도 아니라는 점을 일깨워준다. 실제로 일국의 우월적 통화 위상은 충분히 매력적인 대체 통화가 나타나면 급속히 사라지고 마는 것이다. 

MS 보고서는 이상의 설명을 바탕으로, 현실적으로 믿을만한 대체 통화가 나타나지 않고 있고, 1, 2차 세계 대전과 같은 심각한 충격도 예상되지 않는 상황에서, 과거 영국 파운드화에서 미국 달러화로 이행됐던 과정처럼 신속한 글로벌 통화의 리더십 전환은 일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앞으로 관련 기술 진보에 따라 국가 간 금융 및 외환 거래에서 급격한 비용 하락 가능성을 감안하면, 당분간 글로벌 금융 시장에 미 달러화의 압도적 우월성은 유지될 것이나, 잠재적 대체 통화가 부상함에 따라, 현 ‘일극(一極) 우월적’ 체제에서 ‘역사적 정상(正常) 수준의 다수 통화 중 선두’ 형태의 체제로 점차 수렴해 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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