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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금융관계 심화 예상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3월24일 17시46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9일 12시43분

작성자

  • 김영익
  •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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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금융관계 심화 예상

 

 최근 중국이 자본시장 개방과 금리 자유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한편 삼성전자가 이르면 3월 말부터 중국 무역대금 가운데 일부를 위안화로 직접 결제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러한 일련의 변화가 한중 경제에 시사하는 바는 무엇인가?  중국은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자 무역 흑자국이다. 앞으로 한중 경제관계는 ‘무역’에서 ‘금융’으로 변화될 전망이다. 

 

중국 경제성장 둔화, 한국 대중 수출 위축

 중국은 1978년 글로벌 경제에 진입한 이후 36년 동안 연평균 10%에 근접하는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했다. 중국 경제가 이처럼 고성장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이 가장 큰 혜택을 받았다고 해도 과언은 아닐 것이다. 1992~2014년까지 한국의 대중 수출 증가율은 연평균 28.1%로 전체 수출 증가율(10.1%)보다 3배 정도 높았다. 이에 따라 한국 수출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도 1992년 3.5%에서 2014년에는 25.4%로 올라갔다. 미국 비중이 같은 기간 23.6%에서 12.3%로 떨어진 것과 대조를 이룬다. 또한 2005~14년(2009년 제외)에는 한국의 대중 무역수지 흑자가 전체 무역수지 흑자를 넘어섰다. 

 

 그러나 2014년부터는 상황이 달라지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전체 수출이 2.3% 증가했으나, 대중 수출은 오히려 0.4% 감소했다. 중국의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2014년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7.4%로 1990년(3.8%) 이후 24년 만에 가장 낮았다. 문제는 앞으로도 성장률이 더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2009년 세계 경제가 선진국을 중심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했는데, 중국 경제는 9% 이상 성장했다. 그래서 ‘중국만이 자본주의를 구제한다’라는 말까지 나왔다.

 

 하지만 중국 정부가 기업에게 투자를 유도해 이처럼 높은 성장을 달성했다. 2007년 중국의 고정투자가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2%였으나 2009년에는 48%까지 늘었고, 그 이후에도 계속 이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주요국의 고정투자 비중이 22%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매우 높다. 문제는 과잉투자의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는 데 있다. 기업이 투자를 늘려 생산시설은 확대해놓았는데, 국내외 수요가 이를 따르지 못하니 중국 경제에도 디플레이션 압력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중국 정책 당국은 금리인하 등으로 내수를 부양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앞으로 3년 이내에 경제성장률은 5%대로 떨어지고, 이 과정에서 기업과 은행이 부실해지고 쌓인 부실을 처리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구조조정을 겪어야 할 것이다. 

 

중국 자본이 한국 증권시장에 유입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도 바뀌고 있다. 중국은 그동안 ‘무역 강국’을 목표로 내세웠다. 2013년부터 중국의 무역 규모가 미국을 앞지르면서 이 목표는 부분적으로 달성했다. 이제 중국이 추구하는 것은 위안화 국제화를 포함한 ‘금융 강국’이다. 중국은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앞으로 금리 자유화와 더불어 자본시장을 개방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우선 중국 자본이 한국으로 유입되고 있다. 중국은 대미 수출로 돈을 벌어 그 자금을 미국 국채를 사들이는데 상당 부문 사용했다. 2005년에 중국이 미 국채를 2476억 달러 가지고 있었으나, 2010년에는 1조 1601억 달러로 4.7배나 증가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의 미 국채보유 중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11.8%에서 26.1%로 높아졌다. 특히 미국에서 시작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는 중국이 일본을 앞질러 미국 최대 국채보유국으로 등장했다. 그러나 중국은 2011년부터 미국 국채 매수 규모를 점차 줄이기 시작하더니, 2014년에 257억 달러를 순매도했다. 중국의 비중도 지난 해에는 20.2%로 낮아졌다.

  

 대신 그 돈의 일부가 한국 증권시장으로 들어오고 있다. 올해 2월 현재 중국이 보유하고 있는 한국 상장 채권은 15조 6990억 원으로 미국(18조 74700억 원) 다음으로 높다. 최근 미국 자금은 정체되고 있는 반면에 중국 자금은 빠른 속도로 유입되고 있다. 앞으로 2년 이내에 중국 자금이 미국을 넘어설 가능성이 높다. 중국의 막대한 자금이 한국 채권시장으로 유입될 때, 한국 금리는 더 하락하고 보험회사는 역마진 심화로 생존경쟁을 해야 할 것이다.

   

한국 무역 흑자로 받은 위안화로 중국 금융자산에 투자 

 한국은 2000~14년 대중 무역에서 4249억 달러(연평균 264억 달러) 흑자를 냈다. 앞으로도 몇 년간 한국은 중국과의 무역에서 매년 400억 달러 정도의 흑자를 낼 전망이다. 중국은 그 동안 이 돈을 달러로 결제해주었으나, 위안화 국제화를 추구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는 한국의 수출업자에게 달러 대신 위안화를 줄 것이다. 한국 기업들이 미리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가 이르면 3월 말부터 중국 무역대금 가운데 일부를 위안화로 직접 결제하기로 했다 한다. 결제금액은 월 10억~30억 달러(1조~3조원) 정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앞으로 현대자동차, 포스코, LG화학 등 주요 대기업들의 여기에 동참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해 말 문을 연 원-위안화 직거래시장이 점차 활성화되고 그 위상도 높아질 것이다. 

 

 중국 수출에서 받은 위안화로 중국의 구조조정 과정에서 주식과 채권 등 금융자산뿐만 아니라 부동산 나아가서는 기업까지도 헐값에 살 수 있는 시대가 2~3년 이내에 도래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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