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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방북을 보는 해외 시각; ‘무기 공급’, ‘핵 개발 지원’ 우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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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4년06월19일 21시24분
  • 최종수정 2024년06월20일 05시4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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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푸틴(Vladimir Putin) 대통령이 러시아 대통령으로는 24년만에 북한을 공식 방문하기 위해 19일 새벽 평양에 도착했다. 이어서 양국 정상은 대표단을 대동하고 1시간 반 회담한 뒤, 2시간 동안 단독 회담을 열었다. 이에 앞서, 북한 노동신문은 푸틴 대통령의 “연대를 연결하는 친선과 협력의 전통” 이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게재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 기고문에서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는 북한을 ‘믿음직한’ 동지라고 표현하고, 미국이 주도하는 서방의 압력에 함께 맞설 자세를 선명히 했다. 또한, 북한이 미국의 군사적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자국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지키고 있는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미디어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일련의 회담을 벌인 다음 『군사 및 경제에 관한 포괄적 전략 파트너십에 관한 조약』에 서명했다. 이 조약에는 군사면의 협력 강화를 중점을 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마친 뒤 이 조약은 조약 당사국 어느 일방이 공격을 받을 경우에 상호 지원할 것을 규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양국 간의 관계는 동맹 관계라는 높은 수준으로 올라섰고,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양국의 구상을 실현할 법적 구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이로써 서방국들에 대한 안보 위협이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과 구 소련은 1961년에 ‘우호협력상호원조조약’을 체결한 바 있다. 유사 시에 쌍방이 군사 개입을 한다는 조항이 있어 ‘군사동맹’에 해당한다는 평가를 받았었다. 그러나, 구 소련이 붕괴된 이후로는 동 조약은 실효된 바 있다. 그 후 2000년에 군사동맹 조항이 없는 ‘우호친선협력조약’을 체결했다.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보좌관은 푸틴 방북에 앞서 지난 17일, 이번에 체결하는 포괄적 전략적 파트너십 조약은 ‘우호친선협력조약’을 대체하는 것이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동시에, 푸틴 대통령은 서방의 통제를 받지 않는 무역을 발전시켜 비합법적 제재에 함께 대항하자고 호소했다. 이는 국제 사회의 제재에 북한과 연대해서 경제, 과학기술, 문화 등 분야에서 협력 수준을 높여 갈 방침을 표명한 것이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 장기화로 미국 및 서방측의 제재가 강화되는 상황에서 북한에 접근하려는 의도로 북한을 방문해서 김정은 위원장과의 회담에서 주로 군사 협력 방안에 대해 협의한 것으로 관측된다. (이상 Nikkei) 아래에, 푸틴 대통령의 이례적인 방북에 대한 관련국의 주요 미디어들이 전하는 기사들을 요약한다. 

 

■ 美 Foreign Policy誌 “러 ‘무기 공급’ / 북 ‘방위 기술 제공’ 요망”  


미국의 저명한 외교 전문 매거진 ‘Foreign Policy’는 푸틴 대통령이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하는 목적은 무역, 방위와 관련한 상호 관계를 심화하기 위한 것이고, 이는 미국의 압력에 공동 대항하기 위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양국은 이 밖에도 여행, 교육, 문화 등 분야에서도 협력을 심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 크렘린궁은 이번 푸틴의 북한 방문을 ‘친선 국빈 방문(friendly state visit)’ 이라고 전했다. 이에 앞서, 푸틴은 양국 간의 새로운 ‘포괄적인 전략적 파트너십’ 조약의 타결을 승인했다고 전했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확고하게 지지하는 것(‘firmly supporting’)에 대해 칭송했다고 전했다.

 

FP지는, 한 전문가의 견해를 인용해서, 러시아가 북한에 탄약, 건설노동자, 전선에 투입될 자원병을 보내 줄 것을 요구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와 관련, 신원식 한국 국방장관이 Bloomberg 통신에 북한이 최근 몇 달 동안 480만개의 포탄을 선적한 것으로 보이는 최소한 10,000개 컨테이너가 러시아로 수송됐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대신에, 북한은 러시아에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기술을 제공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작년 11월 처음으로 군사정찰위성을 발사했으나, 이에는 러시아의 도움이 있었던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및 북한은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나라들이다. 북한에 대한 제재는 주로 핵 개발 및 대륙간 미사일 개발과 관련한 것이고, 러시아는 대체로 우크라이나 침공과 관련한 제재들이다. 이런 상황에서, 두 나라는 점차 국제적으로 고립되고 있고, 두 지도자는, 푸틴 대통령 말처럼 소위 ‘글로벌 식민주의 독재 국가’ 미국에 대항해 싸우는 대형을 구축하려고 하는 것이다. 

 

■ 美 백악관 “한반도 안정에 영향 우려”, 북한의 핵개발 지원 우려도   


이와 관련해서, John Kirby 백악관 국가안보실 대변인은 이번 푸틴 대통령 북한 방문을 계기로 러시아와 북한 관계가 강화되고 이를 통해 한반도 안정에 영향을 줄 것을 우려한다고 언급했다. 푸틴 대통령의 평양 도착 몇 시간 전에 북한 병사들이 DMZ 내 군사분계선을 넘었다가 한국 측 병사들의 경고 사격을 받고 퇴각했던 사실도 지적했다. 이는 최근 한 주일 동안 두 번째이다. 그리고, 이런 사건들이 북한이 4월부터 국경 장벽 건설을 시작한 뒤 일어나고 있는 것에 주목했다.

            

Bloomberg 통신은 이번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은 작년 9월 김정은 위원장이 러시아를 방문한 것에 대한 답방이라고 전했다. 그리고, 두 정상은 단독 회담을 포함한 상호 회담을 벌이고 안보, 경제 협력과 관련한 협정들에 서명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동 통신은 미국은 푸틴 대통령이 24년 만에 처음 방북하는 것에 대해 김정은 정권이 러시아에 더 많은 무기를 공급할 것에 대해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또한, 미국 등 서방 동맹국들은 두 지도자가 합의할 군사 협력 수준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전망했다. Antony Blinken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러시아는 지금 자신들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것으로 시작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군사 물자를 공급할 수 있는 나라들과 관계를 개척하고 강화하려고 필사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북한은 러시아에 이미 많은 무기들을 공급했다고 말했다.

 

마침 미국을 방문 중인 Jens Stoltenberg NATO 사무총장(전 노르웨이 총리)은, 러시아가 군사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북한에 미사일 및 핵 개발을 지원할 가능성이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그는 이번 푸틴 대통령의 방북은 러시아가 북한, 중국, 이란과 같은 권위주의 국가들과 긴밀하게 연계하고 있는 것을 증명하는 것으로, 대단히 우려된다고도 언급했다. 또한, 이제 안보 문제를 지역별로 나누어 생각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고 강조하고, 이들을 함께 묶어 생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loomberg 통신은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무기 공장들을 시찰했고, 사거리 70Km인 240mm 로켓 발사 장비를 포함해서 러시아에 보낼 무기들의 성능 실험도 참관했다고 전했다. 북한은 이미 235Km 단거리 대륙간 미사일 실험도 마쳤다. 동 통신은 亞·太안보연구센터 Daniel K. Inouye 연구원의 발언을 인용 “러 · 북의 경제 및 군사 협력은 북한에 대한 제재 효과를 더 약화시킬 것은 물론, 북한 군사 능력을 증강시키고 김정은 위원장 통치의 정통성을 향상시킬 것이라고 평가했다.

 

■ “러시아, 북한을 ‘군수 공장화’ 및 고립을 탈피할 ‘진영 구축’ 속셈” 


한편, 일본 Nikkei(日經)는 푸틴 대통령의 북한 방문 목적은 북한과 군사 협력을 심화하는 것이고, 미국 및 유럽이 우크라이나 지원을 강화하는 것에 대항해 북한에서 대량의 무기를 조달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결국, 북한의 러시아 무기 공장화가 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 백악관은 우크라이나의 최대 지원국인 미국은 2022~23년 한 해에 우크라이나에 100만발의 포탄을 공급했다. 유럽 국가들은 2023년에 100만발을 공급할 목표로 세웠으나, 실제로 절반 정도에 그쳤다. 한국 측의 추정으로는 북한이 러시아에 공급한 것은 이를 능가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침공에 따른 전쟁이 장기화하고 있는 가운데, 서방 국가들에 의한 제재가 강화되고 있어, 외교적 고립을 탈피하고 군사면에서의 협력을 모색하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따라서, 이번 푸틴의 방북으로 러 북 간의 상호 의존 관계가 한층 심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 입장에서는 제재에 동참하지 않는 국가들을 대상으로 우호 관계를 심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 따라서, 푸틴 대통령은 방북 일정을 마치면 여전히 우호 관계를 지속하고 있는 베트남을 방문할 예정이다. 베트남은 러시아에 대한 국제 제재에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고, 러시아 및 중국이 참가하는 BRIC’s 가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상황이다.

 

Nikkei는 Reuter 통신 보도를 인용해서 2023년 말부터 2024년 3월까지 러시아는 약 50발의 북한製 미사일을 우크라이나로 발사했으나, 명중률은 낮고 거의 절반이 공중 폭발했다고 전했다. UN 및 우크라이나 보고에 따르면, 북한은 최근 증산을 시작한 개량형 미사일을 러시아에 보내고 있으나, 이들은 고체 연료를 사용해서 운반 및 발사가 쉬운 것으로 알려진다. 그러나, 북한은 2019년 이후 해상 발사 실험을 계속하고 있고, 러시아 수출을 통해 실전 사용 기회를 얻고 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에 대비해서 자국 내 군수 공장을 풀 가동하고 있으나, 장기전을 위해서는 북한 등과의 연계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알려진다. 대신에, 북한은 군사 정찰위성, 전술 핵무기, 극(極)초음속 미사일, 원자력 잠수함, 무인 정찰기 등 선진국과 비견할 무기 개발을 위한 기술 향상을 목표로 ‘국방 5개년 계획’을 추진 중이다. 이를 완수하는 목표에 더해 미국의 군사 위협에 대항한다는 명목으로 러시아에서 첨단 기술을 지원받을 가능성도 있다고 전했다.

 

북한은 현 국제 정세를 ‘신 냉전’ 시대로 규정하고, 러시아의 지원 하에 미국, 일본, 한국에 대항하는 군사력을 확보할 것을 도모하고 있다. 특히, 한국과의 통일을 포기할 것을 내걸고, 한국을 ‘다른 나라’로 위치 정립하는 등, 분단을 추구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이의 일환으로, 군사분계선을 따라 전차의 진행을 저지할 수 있는 방벽으로 보이는 구조물을 구축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 “中, 러 · 북 군사 협력에 거리감, 미국 · 서방측 제재 불똥을 경계”  


한편, 중국 정부는 러시아와 북한 간의 일련의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에 대해 일정한 거리를 두려고 하는 것으로 보인다. 푸틴 대통령이 북한 방문을 위해 평양에 도착할 예정이었던 18일, 중국 외교부 린젠(林剑) 대변인은 정례 브리핑에서 일본 교도통신 기자가 ‘러시아 푸틴 대통령이 북한을 방문해 군사 협력을 강화하는 것과 관련, 중국은 러시아 및 북한과 양호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에 비춰서 어떤 입장인가?’ 하는 질문에 대해 “이전부터 이와 관련한 문제에 대해 응답한 것처럼 이는 러시아와 북한 쌍방 간 왕래일 뿐” 이라고 간단한 대답에 그쳤다.

 

이와 관련해서, 日 Nikkei는 지금 중국은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협력을 모색하는 것과 일정한 거리를 두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이는 미국 및 유럽 각국이 3국을 한 묶음으로 간주하고 러시아와 북한에 가하고 있는 경제 제재가 중국으로 확대되는 사태를 경계하는 것이라고 관측했다. 중국은 러시아와의 무역 및 경제 협력을 중시하고, 시진핑 국가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작년 5월에 서명한 공동성명에는 합동군사연습 확대를 명기하기도 했다. 동시에 중국, 러시아, 북한 3국의 국경을 사이에 두고 있는 두만강 활용을 둘러싼 3국 간의 대화에도 합의한 바 있다.

 

중국과 북한은 국교 수립 75주년에 맞춰서 양국 정부 지도부의 상호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중국공산당 서열 3위인 쟈오러지(趙樂際)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방북해서 김정은 위원장과 회담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러시아나 북한에 대한 직접적인 군사 지원은 꺼리고 있는 상황이다. 중국은 러시아가 지원해서 개발한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도 관여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3년 7월 당시 쇼이그 러시아 국방장관이 제안한 중 러 북 합동 해산 군사 훈련에 대해서도 중국 측이 난색을 표명해 실현되지 않았다. 

 

이런 배경에는 중국이 미국 유럽 각국이 러시아 및 북한에 가하고 있는 경제 제재 불똥이 중국으로 튀지 않도록 하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한국과 안보 대화를 차관급으로 격상시킨 것도 한반도 정세의 불안정화를 방지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지난 5월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 대통령은 대만이 중국의 일부라는 ‘하나의 중국’ 원칙을 견지한다고 언명했다. 이는 한국이 대만 문제를 한중 관계 현안으로 끌어들이지 않으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관측된다.

 

푸틴 대통령은 단 하루 동안의 북한 방문을 마치고 이날 밤 늦게 다음 방문국인 베트남으로 출발할 예정이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5월 통산 5기 임기를 시작했다. 그런 뒤로, 중국을 시작으로 벨라루시 등 우호국들을 연달아 순방하고 있다. 당면한 목표는 장기화하는 우크라이나 전쟁을 염두에 두고 대립하고 있는 미국 유럽 등 서방국들을 향한 대항축의 형성을 서두르려는 목적이라는 관측이 대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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