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천의 디지털경제 이야기 <49> Eric Kandel: 학습과 기억의 생물화학적 실체를 규명하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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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노벨 물리학상과 화학상은 인공지능을 연구개발한 학자들에게 수여되었다. 인공지능의 개발은 뇌신경과학자들의 발견이 수학적 모델링을 통해 컴퓨터 과학으로 재탄생한 전형적 통섭 연구개발의 전형이다.
뇌신경과학자들의 연구에 의해 인지, 학습, 기억, 생각, 의식 등, 뇌신경 활동을 가능하게 하는, 뇌신경세포의 기능과 구조가 밝혀지지 않았으면 오늘날의 인공지능의 발전도 없었을 것이다. 이 가운데서도 뇌 신경활동의 생물화학적 실체를 보여주는 분자적 수준의 연구를 진행한 학자가 에릭캔델이다.
캔델은 1929년 오스트리아 비엔나의 유대인 가정에서 태어났으나, 나치의 박해를 피해 1939년에 미국으로 이주했다. 하버드 대학에서 정신과 의학 공부를 시작했다. 초기에는 정신분석학에 관심이 있었으며, 프로이트의 이론에 매료되었다. 점차 정신적 현상의 생물학적 기초에 대한 호기심이 커졌다고 한다. 컬럼비아 대학 생리학 및 정신과학과로 옮기면서 신경학 연구를 본격적으로 시작한다.
에릭 캔델은 뇌신경 세포의 학습과 기억의 분자적 수준의 메커니즘을 탐구했다. 뇌는 많은 신경 세포로 구성되어 있으며, 서로 전기적, 화학적 신호를 보내서 소통한다. 이러한 신호는 우리의 신체와 행동을 제어한다. 그는 이러한 신경 세포가 어떻게 기억을 저장하는지 연구했다. 그의 획기적인 발견은 1970년 뉴욕 대학교에서 간단한 신경계를 가진 바다 달팽이를 연구하는 동안 이루어졌다. 달팽이가 학습하면서 화학적 신호가 전송되고 수신되는 시냅스라고 알려진 세포 간 연결 구조를 변화시킨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다. 그는 또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서로 다른 신호에 의해 형성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이는 연체동물에서 인간에 이르기까지 학습하는 모든 동물에게 해당한다.
에릭켄델의 연구결과는 시냅스 가소성의 생물화학적 기초를 최초로 규명했다는 평가를 받고,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의 차이를 설명하는 업적을 이뤘다. 이러한 연구를 인정받아, 2000년 생리학 및 의학 분야 노벨상을 수상했다. ‘신경전달의 신호 전달에 관한 발견, 특히 기억 저장의 분자적 기초에 대한 연구’가 주요 연구 업적으로 인정 받았다.
에릭 캔델의 연구는 단순한 생물학적 메커니즘 연구를 넘어 인간의 인지 과정에 대한 근본적인 이해를 제공했다. 기억과 학습의 생물화학적 발현에 대한 획기적인 연구로 그의 주요 공헌은 다음과 같이 정리된다;
1. 단기 기억과 장기 기억이 각각 다른 생물학적 메커니즘에 의해 작동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단기 기억은 기존의 시냅스 연결 강도 변화에 의존하나, 장기 기억은 새로운 단백질 합성과 시냅스 연결 재구성이 필요함을 밝혀 냈다.
2. 신경가소성(neuroplasticity)이 학습과 기억의 핵심임을 강조하며, 시냅스의 연결이 환경 자극에 따라 변화할 수 있음을 실험적으로 증명했다. 이 연구는 뇌의 가변성과 적응력을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이론적 기반을 제공했다.
3. ‘함께 활성화되는 뉴런은 연결된다’는 원리를 기반으로 한 도널드 헤브의 학습 메카니즘을 세포적 수준의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결국, 홉필드네트워크와 볼츠만 기계의 설계로 이어지는 신경망 개발을 생물화학적 차원의 실증으로 지원하였다.
에릭 캔델의 연구결과는 단순히 신경과학에 머물지 않고, AI의 구조와 학습 메커니즘 설계에 대한 과학적 영감을 제공했다. 그의 연구를 통해 인간의 두뇌를 이해하는 과정은 뇌 시스템을 모방하여 신경망, 학습 알고리즘, 기억 등의 AI 모델링에 영향을 주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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