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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콘텐츠의 비상(飛上): 산업 특성과 성장 요인 분석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5년03월28일 17시56분
  • 최종수정 2025년03월28일 17시50분

작성자

  • 이진국
  •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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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문화콘텐츠산업은 콘텐츠 품질 향상, 디지털 생태계 발전, 기업 간 네트워크 확대를 통해 빠르게 성장하며, 높은 생산 유발 효과를 창출하는 국가적 성장 동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러한 성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정부는 콘텐츠 기업 지원 체계 전반에서 저작권 보호 및 침해 대응을 강화하고, 중소 콘텐츠 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며,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고 연관 산업과의 협력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

 

Ⅰ. 연구의 필요성 

 

우리나라 문화콘텐츠산업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1) 특히 2010년대 초반부터 글로벌 디지털 플랫폼과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가 확산되면서 성장 속도가 더욱 빨라졌다. 2021년 기준 동 산업의 매출액은 137조원, 부가가치액은 53조원, 수출액은 125억달러로 집계되는데, 이는 2010년 대비 각각 2.3배, 1.8배, 3.9배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또한 한국의 콘텐츠산업이 GDP에서 차지하는 부가가치 비중은 2.6~3.7% 수준으로, 5%를 넘는 주요 선진국들과 비교하면 앞으로도 성장할 여지가 충분하다.2) 

이러한 성장을 어떻게 설명할 수 있을까? 전 세계적으로 K-콘텐츠산업의 성공요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지만, 이를 종합적으로 분석한 연구는 아직 충분하지 않다.3) 이에 본고에서는 콘텐츠산업의 구조적 변화와 성장 추이를 살펴보고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기업의 성장 요인을 분석함으로써 기존 논의를 보완하고 향후 정책 과제를 제시하고자 한다. 

 

Ⅱ. 콘텐츠산업의 변화와 성장 


1. 사업체 구성의 변화 

 

콘텐츠산업의 전체 사업체 수는 지난 10여 년간 약 11만개 수준에서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되었다. 그러나 업종별로는 차이가 나타나고 있다(그림 1). 인터넷 · 모바일 제작 및 서비스와 온라인 유통이 확대된 광고, 지식정보, 콘텐츠솔루션 등의 분야에서는 사업체 수가 증가한 반면,4) 극장 상영업, PC방 · 게임장, 만화 도소매 · 임대업 등 오프라인 유통 점포가 감소한 게임, 만화, 영화 산업의 사업체 수는 줄어들었다. 전체 사업체 수에는 큰 변화가 없지만, 콘텐츠 제작의 디지털화와 유통의 온라인화를 중심으로 사업체 구성이 변화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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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식정보업이 주도한 매출 성장

 

콘텐츠산업의 매출 총액은 2005년 57.3조원에서 2021년 137.4조원까지 확대되었다(그림 2의 (좌)). 특히 코로나19의 영향으로 2020년에는 영화, 음악, 광고 등 일부 분야의 매출이 감소했으나, 이듬해 대부분 회복되면서 기존의 성장궤도로 돌아왔다.콘텐츠산업의 디지털 전환을 반영하듯, 매출 성장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분야는 지식정보업으로 나타났다. 2005년부터 2021년까지 지식정보업의 매출액은 16.9조원 증가했는데, 이는 콘텐츠산업 전체 매출증가분(80.2조원)의 21%에 해당하는 규모다. 포털 · 인터넷 정보 매개 서비스업과 온라인정보 제공업이 주축인 지식정보업은 연평균 12.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빠르게 매출 규모 4위 섹터로 자리 잡았다.

또한 [그림 2](우)에 따르면, 매출이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사업체 수가 감소한 게임 산업이나 소폭 증가한 출판·방송 산업과 달리, 지식정보산업은 사업체 수에서도 가장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였다. 이는 기존 기업의 성장과 함께 신규 창업이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음을 나타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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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게임, 음악, 방송이 이끈 수출 성장 

 

콘텐츠산업의 성장은 K-게임, K-팝, K-드라마 등 다양한 ‘K-’ 신조어를 탄생시키며 수출 확대에도 중요한 역할을 했다. 2010년 32.3억달러였던 콘텐츠산업의 수출액은 2021년 기준 124.5억달러로 3.9배 증가하며 통계 집계 이후 매년 최고 기록을 경신하고 있다(그림 3의 (좌)). 특히 규제가 많았던 게임 업종이 수출 성장의 주역이었다. 게임산업은 이 기간 동안 전체 수출 증가분(92.3억달러)의 77%를 차지하며 가장 큰 기여를 했으며, 팬데믹으로 인한 실내 활동 증가가 수출 성장세를 더욱 가속화했다. 이와 함께 음악, 방송 분야도 각각 연평균 19%, 5%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꾸준한 인기를 이어 가고 있다. 

한편, K-콘텐츠 수출이 급증하는 동안 수입은 꾸준히 감소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그림 3의 (우)). 2010년 17억달러였던 콘텐츠 수입액은 2021년 12억달러로 29% 감소했다. 광고, 캐릭터, 영화 분야를 중심으로 해외 콘텐츠를 수입해 현지화하는 방식이 점차 줄어들고, 세계적 수준의 콘텐츠를 자체 제작하며 해외의존도를 줄여 가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그 결과, 순수출이 7배 이상 증가하며 저작권 부문을 중심으로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흑자에 크게 기여했다.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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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콘텐츠산업의 생산 유발 효과 

 

콘텐츠산업의 성장은 그 자체로도 의미 있는 성과이지만, 국가 경제 측면에서 보면 콘텐츠 생산이 증가할수록 이를 뒷받침하는 다양한 연관 산업에서 생산이 활발해지는 파급효과가 나타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러한 산업 간 연관과 파급효과를 분석하기 위해 「콘텐츠산업 특수분류」, 「한국표준산업분류」, 「2020년 산업연관표」를 연계하여 콘텐츠산업의 12개 세부 섹터를 식별하고 산업연관분석을 수행하였다.6)


1. 콘텐츠산업의 투입 구조와 CPND 생태계와의 연계

 

<표 1>은 콘텐츠산업이 생산 과정에서 다른 산업으로부터 중간재를 얼마나 구매하는지를 나타내는 투입계수를 기준으로, 의존도가 높은 상위 10개 산업을 제시한다. 먼저 주목할 부분은 콘텐츠산업의 자기산업 투입계수가 0.112로 상당히 높은 수준을 보인다는 점이다.7) 일반적으로 자기산업 투입계수는 자체 생산물을 다시 활용하는 제조업에서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콘텐츠산업은 서비스업의 성격이 강함에도 불구하고 일부 제조업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서비스업보다도 높은 수준(전체 33개 산업 중 13위)을 기록했다. 

이러한 현상은 웹툰이 드라마나 게임으로 제작되고 캐릭터 상품으로까지 확장되는 것처럼, 하나의 콘텐츠가 다양한 형태로 변형되면서 산업 내 재투입 비중이 증가하는 구조가 형성되었음을 보여준다. 이는 콘텐츠산업이 강한 내부 연계성을 기반으로 반복적이고 지속적인 부가가치 창출이 가능한 산업임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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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아가 콘텐츠산업은 CPND(Content, Platform, Network, Device) 생태계를 구성하는 다양한 산업들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8) 예를 들어 전문과학 · 기술서비스는 특수효과나 3D 모델링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해 콘텐츠의 품질을 높이고, 스트리밍 플랫폼에서 고화질 영상을 제공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정보통신 · 방송서비스는 인터넷, 5G, Wi-Fi 같은 네트워크 인프라를 구축해 스트리밍 서비스가 원활하게 작동하도록 돕는다.

또한 도소매 · 상품중개서비스는 DVD, 블루레이, 게임 CD, 굿즈 등을 온 · 오프라인으로 유통하며 콘텐츠가 쉽게 거래되고 소비될 수 있도록 한다. 컴퓨터 · 전자 · 광학기기 산업은 스마트폰, 태블릿, 게임 콘솔 같은 필수 기기를 공급해 사람들이 다양한 환경에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처럼 콘텐츠산업은 CPND 가치사슬을 형성하는 다양한 산업과 유기적으로 결합하며 발전해 왔다. 


2. 콘텐츠산업의 생산 유발 효과 

 

이제 콘텐츠산업이 국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규모를 생산 유발 효과를 통해 분석해 보자. [그림 4]에 따르면, 콘텐츠산업의 생산 유발 계수는 1.572로 분석되었다. 이는 콘텐츠 재화에 대한 최종 수요가 1단위 증가할 때 전체 산업에서 1.572배의 생산이 창출된다는 의미다.9) 이러한 생산 유발 효과는 콘텐츠산업 자체에서 발생하는 효과 (1.000, 64%)와 다른 산업에 미치는 효과(0.572, 36%)로 구성된다. 산업별 유발 효과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제조업에서는 0.175단위(11%)의 추가 생산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화학제품(0.030), 목재 · 종이 · 인쇄(0.028), 컴퓨터 · 전자 · 광학기기(0.023) 등 콘텐츠 제작에 필수적인 소재 · 장비 · 재료 산업에 서 높은 생산 유발 효과가 확인되었다. 서비스업에서는 0.362단위(23%)의 생산 유발 효과가 나타났으며, 특히 CPND 가치사슬에서 기술 지원과 유통을 담당하는 전문과학 · 기술서비스(0.054)와 도소매 · 상품중개서비스(0.054)에서 높은 효과가 확인되었다. 정보통신 · 방송서비스(0.049) 와 사업지원서비스(0.048)도 콘텐츠 제작 및 관리에 필수적인 산업으로 작용하며 높은 유발 효과를 보였다. 

콘텐츠산업의 생산 유발 효과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국내 경제 전반에서 총 113.7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창출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이 중 콘텐츠산업 자체가 72.3조원을 차지하였고, 제조업 12.7조원, 서비스업 26.1조원, 기타 산업 2.6조원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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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유발 효과의 크기를 다른 산업과 비교한 결과, 콘텐츠산업의 영향력 계수는 0.955로 대분류 33개 산업 중 19위, 즉 중위권 수준으로 평가되었다. 서비스업 평균(0.889)보다 높은 수치를 기록하였으며 운송서비스(0.951), 도소매 · 상품중개서비스(0.931), 전문과학 · 기술서비스(0.917), 금융 · 보험서비스(0.849) 등과 비교해도 상당한 영향력을 보였다. 제조업 평균 영향력 계수(1.062)보다는 다소 낮지만, 콘텐츠산업이 본질적으로 서비스업에 가까운 특성을 고려할 때 경제 전반에 미치는 파급력은 여전히 크다고 볼 수 있다.

한편, 콘텐츠는 다양한 산업에서 투입 요소로 활용되므로, 타 산업의 경제활동이 활발할수록 콘텐츠 생산 역시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감응도 계수를 분석한 결과, 1.137로 나타나 전체 산업 평균보다 13.7%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예를 들어 관광산업이 활성화되면 홍보 영상 수요가 증가하면서 콘텐츠 생산이 촉진되는 반면, 제조업 경기가 둔화되면 광고 · 디자인 · 미디어 서비스 등의 수요가 감소할 수 있다. 이처럼 콘텐츠산업은 타 산업의 경제활동에 따라 생산 변동성이 큰 특성을 가지므로, 외부 시장 변화에 대비한 산업적 · 정책적 대응이 매우 중요하다.


Ⅳ. 콘텐츠 기업의성장 요인

 

그렇다면 콘텐츠산업의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동력은 무엇일까? 기업 수준의 미시 데이터를 활용하여 콘텐츠 기업들의 성장 요인에 다가가 보자.


  1. K-콘텐츠의 질적 향상

 

콘텐츠 기업의 성장이 가능했던 핵심 요인은 콘텐츠의 양적 확대와 함께 이루어진 질적 향상이다. [그림 5]에 따르면, 2023~24년 동안 K-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 TV쇼와 영화부문을 합쳐 전체 콘텐츠의 약 7%를 차지했다. 특히 일본, 중국, 인도, 스페인, 프랑스 등 다양한 국가의 비영어권 작품으로 한정할 경우 K-콘텐츠의 비중은 약 20%에 달하며, Top 100 비영어 작품에서는 30%를 넘어 압도적인 존재감을 보였다.

영화산업에서도 이러한 흐름이 뚜렷하다. [그림 6]에 따르면, 2000년대 이후 한국 영화의 국제 영화제 수상 횟수는 꾸준히 증가하다가 2010년대부터 급격히 늘었고, 2020년대에는 더욱 뛰어난 성과를 거두었다.

주목할 점은 한국 영화의 40~50%가 국제 영화제에 출품되는 가운데, 출품작의 수상 비율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K-콘텐츠가 단순한 양적 성장에 그치지 않고, 높은 완성도와 작품성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음을 보여준다.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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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CPND 가치사슬의 발전 

 

앞서 콘텐츠산업이 CPND 생태계 속에서 다양한 투입 산업과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음을 살펴보았다. 이는 CPND 관련 요인의 변화가 콘텐츠 기업의 성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시사한다. 

특히 주목해야 할 요소는 콘텐츠의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이다. 지식재산권은 콘텐츠 창작과 보호 및 활용을 보장하는 자산으로, 기업의 수익 창출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따라서 기업이 보유한 지식재산권의 증감은 상업화 가능한 콘텐츠의 양적 변화를 나타내는 지표로 해석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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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귀분석 결과(표 2 참고), 모든 유형의 지식재산권이 매출 성장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지식재산권이 한 건 증가할 때 기업 매출은 평균 4.1%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그중에서도 저작권은 매출을 11.6% 증가시키는 효과가 있어, 창작물 보호를 통해 콘텐츠 기업의 수익 창출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또한 제품 외관과 콘텐츠의 시각적 요소를 보호하는 디자인권(6.8%), 경쟁사와의 기술적 차별화를 실현하는 특허권(5.8%), 브랜드 가치와 인지도 강화를 돕는 상표권(3.4%) 역시 매출 증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지식재산권의 축적과 체계적 관리가 기업 성장에 대단히 중요하며, 반대로 불법 복제와 무단 배포 등의 지식재산권 침해는 기업 생존에 심각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어서 플랫폼(P)과 콘텐츠(C)의 대리 변수로 콘텐츠 분야 애플리케이션 정보를 활용하여 분석한 결과,11) 연평균 이용 가능 앱 수가 1천개 증가할 때 기업 매출은 1.0%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12) 이는 플랫폼을 통한 콘텐츠의 양적 확대와 다양화가 소비자의 선택폭을 넓히고, 결국 매출 증대로 이어질 수 있음을 시사한다. 또한 스트리밍, 온라인 게임, 전자책 등 디지털 콘텐츠 소비는 안정적인 네트워크 환경과 디지털 디바이스의 보급 확대가 뒷받침될 때 더욱 활성화된다. 이를 반영하듯, 인터넷 접속 가구 비율과 인터넷 이용자 수가 증가할 때 기업 매출도 각각 8.7%, 3.0%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13)


3. 거래 네트워크의 확장

 

양질의 콘텐츠가 CPND 가치사슬 속에서 원활하게 제작되고 유통 · 소비되는 것이 핵심이지만, 결국 이러한 과정들은 기업 간 거래 네트워크를 통해 작동하고 확장된다. 거래 네트워크의 영향을 분석하기 위해 개별 콘텐츠 기업이 새로운 판매처와 거래를 시작할 때 매출에 미치는 효과를 살펴본 결과(표 3 참고), 국내 판매처가 한 곳 늘어나면 매출이 평균 6.8% 증가했으며, 해외 판매처가 추가될 경우 평균 39.9%의 매출 증가 효과가 나타났다.14)

판매처 확대는 콘텐츠의 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다양한 고객층에 대한 노출을 증가시켜 궁극적으로 수요 확대로 이어진다. 특히 해외 판매처 확장은 더 넓은 소비층을 기반으로 이러한 효과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특정 지역의 경기 침체로 인한 매출 타격을 완화하여 기업의 수익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15) 

결국 콘텐츠 기업이 성장하기 위해서는 판매 채널의 다각화와 해외 시장 진출이 필수적이며, 이를 효과적으로 실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 즉각 접근할 수 있도록 디지털 콘텐츠를 확대하고, 해외 네트워크에 대한 접근성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전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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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관점에서, 판매처가 콘텐츠 기업인지 여부에 따라 매출 증대 효과를 비교한 결과, 콘텐츠 기업과의 거래(12%)가 비콘텐츠 기업과의 거래(4.7%)보다 2.5배 이상 높은 매출 증대 효과를 보였다. 

 

이러한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콘텐츠 기업들이 ‘One Source Multi Use(OSMU)’ 전략을 통해 하나의 IP를 다양한 형태로 확장하면서, 기업 간 라이선싱 거래가 지속적이고 반복적으로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는 콘텐츠산업이 강한 내부 연계성을 바탕으로 높은 자기산업 투입계수를 보인 산업연관분석 결과와도 일맥상통한다. 반면, 비콘텐츠 기업(예: 제조업, 유통업 등)과의 거래는 광고 · 홍보물 제작과 같은 일회성 계약이 많아 상대적으로 지속성이 낮다. 아울러 구매처 확대 역시 매출 증대에 유의한 효과를 보였다. 이는 국내외 구매처와의 협력이 원재료, 소프트웨어, 디자인, 기술 등 핵심 생산 요소를 원활하게 조달하는 데 도움을 주며, 안정적인 콘텐츠 제작 환경 조성에도 기여한다는 것을 보여준다. 


Ⅴ. 정책 과제 제언 

 

매출과 수출을 중심으로 한 빠른 성장세와 높은 생산 유발 효과 등을 고려할 때, 콘텐 츠산업은 국가 경제에서 하나의 성장 동력으로 자리매김할 만큼 그 위상이 높아졌다. 이에 콘텐츠 산업과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기 위해 다음과 같이 지식재산권 보호 및 침해 대응 강화,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 수출 다변화 및 산업 연계와 관련된 정책 과제를 제언하고자 한다. 


1. 저작권 보호 및 침해 대응 강화 

 

본 연구를 통해 지식재산권, 특히 저작권이 기업의 매출 증가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확인되었다. 정부 또한 『콘텐츠산업백서』(2022)에 수록된 총 149개의 지원 프로그램 중 27개를 저작권 관련 사업으로 운영할 만큼 저작권 확보 및 보호를 핵심 정책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16) 다만, 현재 저작권 보호 정책은 ‘저작권 보호 및 저작물 이용 활성화’ 등 일부 프로그램에 집중되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작권 보호기능을 보다 효과적으로 확산하기 위해서는, 모태펀드 운영 프로그램이 중소 제작사의 지식재산권 확보를 지원하는 것처럼 저작권 확보 및 보호 기능이 콘텐츠 기업 지원 체계 전반에 유기적으로 결합될 필요가 있다.

또한 최근 온라인을 중심으로 불법 복제와 비공식 유통이 지속되고 있다.17) 불법 행위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기 위해서는 적발 확률을 높이거나 처벌 수위를 강화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는 저작권 침해 문제 대응에도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다. 효율적인 저작권 보호를 위해 모니터링 체계를 강화하고, 저작권 침해 신고 제도를 활성화하는 등 침해 사례를 신속하고 체계적으로 식별할 수 있는 국가적 대응 역량을 지속적으로 강화할 필요가 있다. 나아가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과 함께 해외에서도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고 있는 만큼, 해외 저작권 단속 및 수사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수출 대상국과 협력하여 현지에서 원활한 대응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공조 시스템을 견고히 구축하고 확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중소 콘텐츠 기업의 디지털 전환 촉진

 

거래 네트워크의 확장이 콘텐츠 기업의 매출 증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분석 결과와, 디지털 제작 및 온라인 유통이 빠르게 확산되는 산업 환경을 고려할 때, 중소 콘텐츠 기업이 원활하게 거래 네트워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적응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정책적 과제가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중소 콘텐츠 기업이 디지털 전환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콘텐츠 제작, 디지털 마케팅, 데이터 분석, 소프트웨어 활용 등의 교육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으며, 장기적으로는 지원 정책의 효과를 점검하고 개선하기 위한 평가 및 진단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대다수의 콘텐츠 기업이 중소기업 또는 소상공인에 해당한다는 점을 고려할 때, 콘텐츠 기업 지원 프로그램과 중소기업 지원 정책을 유기적으로 연계하여 디지털 전환을 효과적으로 촉진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한 정책적 접근 방식으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는 ‘스마트상점’, ‘스마트공방’ 등의 프로그램을 콘텐츠산업에 적용하여 (가칭) ‘스마트 콘텐츠 기업 지원 프로그램’으로 특화하는 방안을 고려할 수 있다. 이는 규모가 작은 콘텐츠 기업이 비용과 시간을 절감하면서도 고품질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할 수 있도록 AI 기반 영상 · 음원 편집 도구, 클라우드 협업 시스템, 디지털 마케팅 역량 강화를 지원하는 방식이다.

 

 3. 수출 권역 다변화와 연관 산업 해외 진출 확대

 

우리나라의 콘텐츠 수출은 높은 성과를 거두고 있으나 전체 수출의 약 70%가 중국, 동남아, 일본 등 아시아 지역에 집중되어 있어(문화체육관광부 · 한국콘텐츠진흥원, 2021), 지정학적 변화에 따른 교역 위험이 존재하는 상황이다. 반면, 글로벌 OTT 플랫폼을 통해 한국 드라마, 영화, 예능이 서구권에서 높은 인기를 얻고 있으며, K-팝, 웹툰,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요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아시아 지역으로의 수출 확대를 지속하는 동시에 북미 · 유럽 등으로 시장을 다변화하기 위한 정책적 대응이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따라서 정부는 K-콘텐츠 수출협의회를 중심으로 권역별 맞춤형 진출 전략을 체계적으로 수립할 필요가 있다. 제작 지원을 넘어, 각 지역의 콘텐츠 소비 패턴, 법적 규제, 문화적 특성을 면밀히 분석하고, 번역 지원, 현지 마케팅 강화, 규제 대응 등 종합적인 지원 체계를 구축하여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또한 콘텐츠를 핵심 요소로 활용하는 연관 산업과의 시너지를 추구하는 전략도 요구된다. K-콘텐츠와 연계된 캐릭터, 패션, 뷰티 상품 등의 유통을 확대하고, 해외 온라인 쇼핑몰 입점 및 오프라인 매장 개설을 지원하여 관련 제조업과 도소매 · 상품중개서비스의 글로벌 시장 진출을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전략들을 체계적으로 추진하여 콘텐츠 수출이 문화산업 발전뿐만 아니라 국가 경제 전반을 활성화하는 핵심 동력이 될 수 있도록 정책적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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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본고는 이진국, 『문화콘텐츠산업의 성장에 관한 실증적 고찰과 정책 방향』, 연구보고서 2024-02, 한국개발연구원, 2024(근간 예정)의 내용을 요약 및 재구성하여 작성되었다.

 

1) 이하에서는 ‘콘텐츠산업’으로 통칭하며, 본 연구에서는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콘텐츠진흥원의 「콘텐츠산업 특수분류」 기준에 따라 출판, 만화, 음악, 영화, 게임, 애니메이션, 방송, 광고, 캐릭터, 지식정보, 콘텐츠솔루션, 공연 등 12개 산업을 포함하여 콘텐츠산업으로 정의한다. 

2) OECD 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2018년 기준 GDP 대비 부가가치 비중은 미국 5.4%, 일본 5.2%, 영국 4.7%, 한국 2.6%로 집계되었다. 한편, 본 연구에서 실시한 산업연관분석(2020년 기준)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부가가치 비중은 3.7%로 나타났다. 

3) 필자는 세계은행 파견 중 여러 국가가 한국 콘텐츠산업의 성장 요인에 관심을 가지며 벤치마킹하려는 사례를 확인하였다. 그러나 이를 체계적으로 분석한 자료가 부족함을 인식하고 본 실증연구를 수행하게 되었다. 

4) 콘텐츠산업조사에 따른 업종별 하위 분류를 살펴보면, 인터넷 · 모바일 제작 및 서비스, 온라인 유통 부문을 포함한 콘텐츠 사업체 수는 2010년 3,348개(2.96%)에서 꾸준히 증가하여 2021년에는 7,243개(6.7%)로 확대되었다. 

5) 2023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는 1억 8,330만달러 흑자를 기록해 2010년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산업재산권은 18.6억달러 적자를 보였으나, 저작권 부문이 22.1억달러 흑자를 기록하며 전체 수지 개선을 견인했다(한국은행, 2024). 

6) 본 연구는 콘텐츠산업의 경제적 기여를 보다 정확히 평가하기 위해, 세부 섹터와 산업연관표 기본부문 간 연계를 정교하게 구현하였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 기존 연구가 특정 기본부문만을 지정해 산업 규모를 과소 · 과대 추정한 한계를 보완하고자, 콘텐츠산업 특수분류, 표준산업분류, 산업연관표를 체계적으로 연계했다. 자세한 연계 방법론에 대해서는 양현석(2024)과 이진국(2024, 근간 예정)을 참고하기 바란다. 

7) 자기산업 투입계수는 특정 산업이 생산 과정에서 자체적으로 창출한 생산물을 얼마나 다시 활용하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일반적으로 철강산업이 자체 생산한 철강을 원료로 사용하는 것처럼, 제조업에서 높은 경향을 보인다.

8) CPND는 ICT 생태계를 설명하는 개념적 틀로, 콘텐츠(Content)의 기획 · 제작, 이를 유통하는 플랫폼(Platform), 콘텐츠를 연결 · 전달하는 네트워크(Network) 그리고 최종적으로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기기(Device)로 구성된다. CPND 생태계에 대한 자세한 논의는 최세경 · 이용관(2012)을 참고하기 바란다. 

9) 생산 유발 계수에서의 ‘생산’은 총산출(Gross Output) 개념으로, 특정 산업의 최종 수요 증가가 경제 전체의 생산활동에 미치는 영향을 반영한다. 이는 부가가치와 달리, 직접적인 생산뿐만 아니라 전 · 후방 연관 산업에 대한 파급효과까지 포함한다. 

10) K-콘텐츠의 글로벌 경쟁력은 다양한 사례로 입증된다. 음악 분야에서는 BTS가 빌보드 ‘핫 100’ 1위를 기록하고 그래미 후보에 올랐으며, 게임산업에서는 배틀그라운드(PUBG)가 10억 다운로드를 돌파했다. 또한 웹툰 IP는 게임 · 드라마 · 영화로 확장되며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11) 애플리케이션 변수는 Data.ai에서 확보하였다. Data.ai는 2008년 애플과 구글 앱마켓 출시 이후 데이터를 수집해 온 대표적 모바일분석 업체로, 180개국에서 700만개 이상의 앱 데이터를 제공하며 광범위한 모바일 앱마켓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12) 가용 앱 수 1,000개는 섹터별 연평균 가용 앱 수 평균인 22,057개의 약 4.5%에 해당한다.

13) 100만명은 2015~22년 광역시도별 평균 인터넷 이용자 수인 744.2만명의 13.4%에 해당한다.

14) 콘텐츠 기업의 판매처는 제작된 콘텐츠가 유통되거나 소비되는 채널을 의미하며, 방송사, 국내외 OTT 플랫폼, 출판사 · 서점, 게임 퍼블리셔, 음원 · 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등이 이에 포함된다.

15) 해외 시장에서도 특정 국가나 지역의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할 수 있다. 그러나 판매처를 여러 해외 시장으로 다변화하면 특정 지역의경기변동이 기업 전체 매출에 미치는 영향을 줄일 수 있다. 

16) 정부의 지원 프로그램은 4단계로 구성되며, 최상위(Level-1)부터 최하위(Level-4)까지 점진적으로 세분화된다. 단계별로 Level-1에 8개, Level-2에 34개, Level-3에 94개, Level-4에 149개 프로그램이 배치되어 있으며, 본 연구는 최하위 단계(Level-4)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전체 지원 프로그램에 대한 분석 내용은 이진국(2024, 근간 예정)에 제시하였다. 

17) 한국저작권위원회(2022) 자료에 따르면, 불법 복제 이용의 98.8%가 온라인에서 이루어지고 있으며 일부 불법 사이트는 해외 보안 서버를 활용하여 단속을 회피하는 등 지식재산권 보호에 큰 장애 요인이 되고 있다.

 

<참고문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인터넷이용실태조사』, 2015~23. 

문화체육관광부 ·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산업조사』, 2005~21. 

______, 『2022 콘텐츠산업백서 연차보고서』, 2022. 

양현석, 『2023년 콘텐츠산업 경제적 파급효과 분석 연구』, 한국콘텐츠진흥원 보고서, 2024. 

이진국, 『문화콘텐츠산업의 성장에 관한 실증적 고찰과 정책 방향』, 연구보고서 2024- 02, 한국개발연구원, 2024(근간 예정). 

최세경 · 이용관, 「콘텐츠산업 생태계 형성과 정책 거버넌스 구축 방안」, KOCCA 포커스 통권 63호, 한국콘텐츠진흥원, 2012. 

 

<자료>

문화체육관광부, 「콘텐츠산업 특수분류」, 2019.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 출품 및 수상 현황 데이터」, 2010~22. 

통계청, 「제10차 한국표준산업분류」, 2022. 

한국은행, 「산업연관표」, 2020. 

______, 「2023년 지식재산권 무역수지」, 2024. 

한국저작권위원회, 「저작권 통계」, 2022. 

한국평가데이터(KoDATA), 「KoDATA 기업정보」, 2015~23. 

Data ai, “Bulk data,” 2015~23. 

Netflix, “What We Watched: A Netflix Engagement Report,” 2023~24. 

OE CD, “STAN Industry ISIC Rev. 4 (Edition 2020),” STAN: OECD Structural Analysis Statistics (database),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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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글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FOCUS (통권 제140호)] (2025년 3월 25일)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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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5년03월28일 17시56분
  • 최종수정 2025년03월28일 17시5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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