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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Insight 게시판 내 결과

  • 알전구와 헤진 양말 새창

    아주 어렸던 유년 시절, 어머니 바느질 바구니에 알전구가 담겨 있었다. 잘 어울리는 짝이었다. 헤진 양말과 필라멘트가 끓어진 알전구. 요즘 세대에게는 도무지 상상이 가지 않는 풍경이다. 전혀 무관할 것 같은 이 두 가지에 무슨 함수관계가 있을까. 몇날 며칠 생각해 봐도 해석하기가 불가능한 고난도의 방정식임에는 틀림없겠다. 그러나 한국의 중‧장년세대는 이 두 가지 물건을 떠올리면 빙그레 웃음을 띠며 아득한 유년시대로 돌아갈 것임에 틀림없겠다.지금의 풍요로운 시대에는 상상 불가능한 일이겠다. 하지만 6,70년 개발연대에 유년시절을 보낸…

    김동률(kim123) 2024-02-10 16:00:00
  • 가끔은 별을 봐야 새창

    종강이다. 한 학기가 끝났다. 물론 종강 이후에도 캠퍼스에서 문득문득 만나게 된다. 그래도 종강은 헤어짐으로 인해 묘한 느낌을 준다. 사제간의 라뽀르(rapport)를 형성하지 못한 채 헤어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대학에서도 그 옛날의 낭만적인 사제지간이란 찾아보기 어렵다. 단지 지식을 수수(授受)하는 관계, 수업이 끝나면 곧 남남이 된다.세모다. 주변에 우울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열심히 살았든 그렇지 못했든 세밑은 아무래도 쓸쓸하다. 별것도 아닌데도 자주 울컥해진다. 누구는 불행하고 또 누구는 행복한 한 해를 보냈을 것이다. 인간…

    김동률(kim123) 2023-12-28 17:10:00
  • 성탄절이다 새창

    옛날 일이다. 이십 대 대학시절, 마음을 붙잡지 못해 뻔질나게 산을 찾은 적이 있다. 산을 헤매다 곤경에 처하게 되면 대개 이름 없는 작은 암자에서 하룻밤 신세를 지게 된다. 내가 아는 한 비구니 스님도 그렇게 만났다. 암자가 위치한 산에 갈 때마다 만났다. 하지만 별로 친하지도 않고 그저 덤덤한 사이다. 그런 어느 날 절방에서 할로겐 스탠드를 보게 된다. 독일 여행에서 돌아온 암자의 돈 많은 신도가 선물했다고 한다. 요즈음에야 할로겐을 넘어 LED가 대세이지만 그 당시 백열전구 스탠드만 보던 나에게 할로겐 전구의 밝음은 경이로움 …

    김동률(kim123) 2022-12-24 16:30:00
  • 애써 모른체 하며 살고 있다 새창

    가을은 정원의 꽃들로 느끼게 된다. 올해도 과꽃이 피었다. "꽃이 피면 꽃밭에서 아주 살았다"는 바로 그 꽃이다.  마당 한 구석에 피었다. 과꽃은 화려하지도, 향이 그리 뛰어나지도 않다. 아주 작고 소박하다. 그래도 한국 사람들은 과꽃을 좋아한다. 초등학교 때 배운 동요 이 한몫했다. 누나는 과꽃을 좋아했지만 시집간지 어언 삼년 소식도 없다는 노래말이 자못 애상적이다. 뭔지 모르지만 어린 나이에도 그 노래를 따라 부르면 마음이 짠해 왔다. 아마 기성세대는 대부분 고개를 끄떡일 것임이 틀림없겠다.  과꽃이 핀 마당…

    김동률(kim123) 2021-09-20 17:10:00
  • 더 늦기 전에 감시견으로 돌아와야 새창

    언론에는 4마리 개가 살고 있다. 감시견, 애완견, 공격견, 보호견 등이 바로 그들이다. 감시견은 말 그대로 지키고 감시하는 임무를 맡고 있다. 정권의 부정부패 부도덕을 감시하는 임무다. 언론을 일컬어 ‘무관의 제왕’ 또는 ‘제 4부’라는 등의 향기로운 관은 여기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신자유주의 시대, 경영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더구나 언론사 수입의 대부분은 광고에서 온다. 따라서 광고주인 대기업과 정부, 지자체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이 경우 언론은 감시견에서 광고주의 비위를 의식하는 애완견으로 전락하게 된다. 무…

    김동률(kim123) 2021-04-06 17:10:00
  • ‘물레방아 도는데’와 ‘테스형’이 위로한 대한민국 새창

    지난 추석 공연으로 국민적인 존재감을 알린 나훈아는 올해를 관통하는 인물이다. 추악한 정치권에 대한 뼈있는 한 말씀까지 더해져 과거 “상남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진사나” 즉, “진짜 사이다는 나훈아”라는 말까지 나왔다. 당시 발표된 노래 ‘테스형’은 시대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대표적인 노래는 가 아닐까. 전문가들은 광복 후 한국 트로트에서 딱 한 곡을 꼽는다면 ‘물레방아 도는데’라고 한다. 사람에 따라 이미자의 ‘동백아가씨’ 등 다른 노래를 떠올릴 수 있겠지만 평론가들은 대체로 이 …

    김동률(kim123) 2020-12-24 17:00:00
  • 대한민국에 군은 없다 새창

    메이저 리그 경기를 보다보면 어떤 날은 군인들 경기같다는 느낌이 들 때가 있다. 특히 개막 첫날에는 예외없이 북미대륙 전 경기장에 군복 선수들이 등장한다. 선수는 물론이고 중계하는 캐스터, 장내 어나운서까지 모조리 군복 차림이다. 모자도 그렇다. 어떤 날은 용감하다는 미해병대 복장이, 가끔 네이비씰(미 해군 특수부대)의 복장도 눈에 띤다. 팀마다 연고 지역과 관련있는 군부대 복장을 한다. 박찬호도 그랬지만 군복차림의 류현진도 이제 익숙하다. 전투복 차림으로 곧잘 TV에도 등장하고 했기 때문이다.그뿐 아니다. 중계도중 잠깐잠깐 항공모…

    김동률(kim123) 2020-09-29 17:10:00
  • 정의는 뱀처럼 가난한 사람의 맨발부터 문다 새창

    살면서 누구나 한두 번쯤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된다. 그리고 그 광경은 트라우마가 되어 가끔씩 잊혀질만하면 나타난다. 나의 경우 탈주범 지강헌의 죽기 전 모습이다. 88 올림픽이 끝난 뒤 불과 열흘, 흥분과 어수선함이 채 가시기도 전인 1988년 10월 16일 일요일 새벽, 서울 서대문경찰서 숙직실에서 졸던 나는 한 무리 형사들의 뒤를 쫓아 수색역으로 달렸다. 그날 새벽이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순간이 되었으리라고는 짐작도 못했다. 유학 가기 전 그 시절, 나는 일간지 사회부 기자였다.현장에는 탈주범 지강헌이 북가좌동 고모 씨 집에서 …

    김동률(kim123) 2020-05-28 17:10:00
  • 깜깜이 면접으론 뛰어난 인재 못 뽑는다 새창

    휴대폰 앱의 숫자가 이만오천보를 넘어가자 슬슬 다리가 아프기 시작했다. 벌써 다섯 시간째 걷고 있다. 둘레길, 등산길도 아니다. 어릴 때 살던 집들을 차례로 돌아보는 순례길이다. 지난 설날, 차례를 지낸 후 동생과 옛날 집들을 찾아보자는데 의기투합해 걷는다는 게 이만오천보를 넘겼다. 베이비부머 세대의 막내격인 나는 깊은 산골에서 부모님 교육열에 이끌려 지방 도시로 이사했다. 개발시대, 하루가 다르게 이촌향도의 인구는 증가했고 우리 집도 서너 차례 이사 끝에 정착하게 된다. 그러다 보니 초등학교만 세 군데 다녔다. 구석구석 둘러 본 …

    김동률(kim123) 2020-03-12 17:00:00
  • 페북이 고장났나, 왜 말이 없는가? 새창

    방학을 맞아 중국을 다녀왔다. 구체적으로는 리장, 샹그리라 등으로 유명한 중국 서남부 히말라야산맥 끝자락 윈난성 일대. 차마고도의 출발점이다. 이 일대는 황하의 지류격인 금사강이 구비구비 흐르고 있다. 황하는 청해성 곤륜산맥에서 시작해 사천성, 감숙성 등을 거쳐 발해만으로 유입되는 전장 5,464㎞의 강이다. 중국에서는 장강 다음으로 길며, 길이로 세계 5위다. 중원을 가로질러 유장하게 흐르며 수많은 신화와 전설을 낳았다. 그래서 종종 중국인들의 마음의 고향으로 인정된다. 최근 들어 정치권에서 자주 등장하는 만절필동(萬折必東)도 바…

    김동률(kim123) 2019-07-30 17: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