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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반성장에 대한 오해와 비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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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7월04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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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동반성장이 反자본주의적이라는 이념적 공격은 곤란

 

- 한국경제를 보는 시각이 다르다면 동반성장이 우리경제에 대한 적절한 처방이 아니라고 얼마든지 주장할 수 있다. 그러한 반론을 통해 동반성장의 내용을 보다 현실에 적합하게 다듬을 기회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 동반성장이 반(反)자본주의적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자기 스스로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잘 모른다는 사실을 고백하는 것밖에 안 된다. 

 

동반성장 반대론에 대한 해부(解剖)

 

- 동반성장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같이 가자’는 말 속에, 앞서 가고 있는 사람들을 뒤로 끌어내리려는 불순한 의도가 숨어 있다고 의심한다.  앞서 가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뒤처지는 사람도 있는 게 당연하지 왜 앞서가는 사람에게 같이 가자고 하는가? 구성원들 사이의 능력의 차이를 왜 인정하지 않는가? 그런 사상이 곧 사회주의 사상, 공산주의 사상이 아니고 무엇인가?

 

- 동반성장에 대해 격렬하게 반대하던 인사들의 머릿속에서는 대략 이런 식의 생각이 전개되었을 것으로 짐작된다. 그들에게는 자신들의 관행과 행동이 자본주의 정신에 어긋난다는 생각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들은 누구보다도 가장 철저하게 자본주의 정신에 따라 생각하고 행동하는 존재라고 철석같이 믿고 있는 사람들이다.

 

동반성장을 비판하는 이유는 ?

 

- 동반성장을 반(反)자본주의적 사상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이유는, 우리나라 재벌 대기업들이나 그들을 옹호하는 사람들의 자본주의 정신을 경제원론 수준 정도로 이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소비자와 기업 등 경제주체들이 각자 자신의 효용이나 이윤을 극대화하면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사회 전체의 후생도 저절로 극대화된다는 정도로만 알고 있다. 

 

-그들은 인간이 경제활동을 영위할 때 중요한 것은 오직 이기심뿐이며 그 이기심을 최대한 충족시키는 것이 가장 효과적인 경제발전의 지름길이라고 생각한다. “다른 사람들이야 ‘보이지 않는 손’이 잘 알아서 처리해 줄 테니 그들에 대한 배려는 내가 신경 쓸 필요가 전혀 없다. 다른 사람 걱정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경제학을 잘 모르고 하는 얘기다. 경제원론에도 그렇게 나와 있지 않나?”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런 사람은 자본주의가 무엇인지 제대로 배우지 못한 사람이다. 

 

재벌회장들을 탓하는 것은 부당…경제학 교수와 지식인이 반성해야 할 문제

 

- 재벌 회장들은 어디까지나 혁신가(entrepreneur)이지 경제학자나 철학자가 아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철학은 잘 모르더라도 자본주의 경제에서 자기 사업을 지금처럼 성공시키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충분히 인정받고 칭찬받을 이유가 있는 사람들이다. 

 

- 재벌 회장들의 식견이 누추(陋醜)하다고 탓하기에 앞서 자유방임적 자유주의가 최선이라고 주장해온 교수들과 그들을 포함한 우리 사회의 지식인들이 자본주의에 대한 충분한 공부나 사색이 없었음을 가장 먼저 반성해야 한다. 자본주의의 참모습을 학생들에게, 비전문가들에게, 일반인들에게 충분히 가르치고 전달하지 못했음을 겸허히 반성해야 할 필요가 있다. 

 

동반성장이 대안(代案)이다

 

-우리 경제가 추격의 단계에서 선도(先導)의 단계로 넘어가면서 성장의 여지가 많이 축소된 것은 사실이다. 이를 무시하고 무리하게 경제 성장률을 높이려 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그런 유혹은 단호하게 떨쳐 버려야 한다. 그러나 성장의 여지가 축소되었다 하더라도 우리 경제는 아직 성장의 여지가 남아 있다. 

 

- 그렇다면 어떤 방안이 있을까? 바로 대·중소기업 간 동반성장이다. 대기업이 경제적 힘을 이용하여 중소기업의 몫을 부당하게 가져가던 수십 년 묵은 관행을 청산하고 중소기업의 사업영역을 보호하여 자생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그리고 대기업이 (목표 이상의) 높은 이익을 올리면 그것의 일부를 협력업체에 돌려 기술개발, 고용안정을 꾀하도록 한다. 나아가 우리나라 중소기업들이 해외로 진출하여 세계적인 강자(强者)가 될 수 있도록,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중소기업의 멘토가 되어 주는 것이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이 필요한 이유

 

- 중소기업 적합업종 선정에 대해 재벌 대기업들의 불만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는 듯하다. 자율 협약이라는 명분으로 제도 자체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도 나타나고 있다. 중소기업 적합업종 지정은 대기업들의 신규 참여 확대를 제한하여 중소기업의 자생력을 키워주자는 취지로 도입되었다. 한시적으로 대기업의 무차별적인 골목상권 침해, 문어발식 확장을 막아 경제 전체의 활력을 다시 되찾고자 하는 제도이다.  현실적으로 재벌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서로 경쟁 상대가 될 수 없다. 재벌 대기업과 체급이 맞는 경쟁 상대는 국내의 중소기업이 아니라 해외의 글로벌 기업이다. 

 

(초과)이익공유제에 대해 반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 가운데 재벌 대기업들이 가장 거세게 반발하는 부분은 (초과)이익공유제가 아닐까 생각한다. (초과)이익공유제는 수익규모가 (애초 목표보다) 높게 나오면 그 일정 부분을 협력기업과 나누기를 권고하는 것이다. 대기업의 성과에는 자신의 노력과 함께 협력기업의 기여분도 있기 때문이다. 

 

- 또 정부 정책에 의해 금리나 환율이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작용하여 (초과)이익을 얻었다면 그 부분은 사실상 자기 스스로 노력해서 올린 수익이라고 말할 수 없다. (초과)이익공유제는 대기업의 외부적 요인, 즉 정부의 정책이나 협력기업의 도움으로 (초과)이익이 발생했다면 모두 독차지하여 금고에 쌓아 둘게 아니라 일부라도 좀 나눠주라는 것이다. 그럼에도 (초과)이익공유제를 쉽게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은 대기업들이 협력중소기업들과의 관계를 ‘협력’관계가 아닌 비용절감의 대상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 대기업에서 (초과)이익이 발생했을 때 이를 위해 일한 임직원들에게 성과급을 지급하는 것은 반시장경제적이기는커녕 당연한 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대기업과 함께 협력하여 성과를 이룬 중소기업에게 그 기여도에 따라 (초과)이익을 공유하고 배분하는 것 또한 반시장경제적 행위라고 볼 수 없다. 오히려 (초과)이익공유제는 경제주체 간의 공정한 이윤분배를 가능하게 해줌으로써 시장경제의 병폐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대기업들이 중소기업의 멘토가 될 수는 없는가?

 

- 오늘날 우리 대기업이 이룩한 눈부신 성과는 박수 받아 마땅하다. 또 온갖 어려움을 극복하고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축적된 경험은 우리 경제의 큰 자산이기도 하다. 동반성장은 세계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고 있는 우리 재벌 대기업이 마치 후배를 이끄는 선배처럼 중소기업의 멘토가 되어 달라고 부탁한다. 언제부터인지 우리 경제에 대기업으로 성장하는 중소중견기업이 등장하지 않고 있다.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계속 성장해야 경제가 활발해진다. 그러나 외환위기 이후 이러한 프로세스는 작동하지 않고 있다. 

 

- 재벌 대기업들이 세계적으로도 유수(有數)한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으니만큼 자신의 성공경험을 후배들에게 조언해 주는 멘토가 되어줄 필요가 있다. 더는 후배들에게 군림하려 하거나, 그들을 경쟁상대로 보지 말고 이제는 성숙한 모습, 존경스런 모습을 보여주었으면 한다. 

 

- 지금의 한국 경제는 이런 인식의 전환(paradigm shift)이 필요한 때이다. 위태롭게 보이기까지 하는 한국 경제의 생태계를 다시 살리는 것은 또 다른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하는 것임을 이해하고, 동반성장을 통해 양극화를 해소하여 새로운 성장의 동력을 찾아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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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7월04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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