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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명적 안보위기 ,해법 없나-‘표류하는 대한민국, 좌표를 찾아서’ <2>안보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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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9년10월03일 17시03분
  • 최종수정 2019년10월03일 17시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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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학교 남덕우기념사업회는 9월26일 서강대 GN관에서 ‘표류하는 대한민국, 좌표를 찾아서’를 주제로 한 제4차 토론회를 개최했다. 중앙일보 후원으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표학길 서울대 명예교수의 사회로 ▲ 윤덕민 前 국립외교원장과 ▲ 신원식 前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명예교수의 주제발표에 이어 ▲김경수 성균관대 경제학과 명예교수 ▲김동호 중앙일보 논설위원 ▲김병연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등이 토론에 참여 했다. 다음은 이날 세미나의 주제발표 및 토론 내용을 외교·국방·경제부문 3회에 걸쳐 연재한다.<편집자>

 

 <주제발표>     영상 바로보기

"치명적 안보위기와 해법" 

▲ 신원식 前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 / 예비역 육군중장

 

韓美 '남북우선주의'와 '미국우선주의'의 잘못된 만남


-북한의 비핵화 문제는 2017년까지만 해도 ‘평화적 비핵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2018년 들어 문재인 대통령의 ‘남북 우선주의’와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의 잘못된 만남으로 인해 엉망진창이 되고 말았다.

특히 2018년4월 판문점선언을 통해 문재인대통령이 북한의 요구를 모두 수용하고, 또 그 해 6월 북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대통령이 판문점합의 내용을 확인해주면서 한미연합훈련중단과 전략자산배치 중단을 합의해줬다. 이어 한국은 9월에는 군을 무력화시키는  ‘9.19 남북군사합의’에 서명함으로써 우리의 ‘자주국방태세’와 ‘한미동맹’을 한꺼번에 망가뜨리고 말았다.

 

-북한은 2019년 들어 2018년 중 한미와의 합의를 통해 한미에 아무 것도 내주지 않고 따놓은 ‘판돈 굳히기’에 들어간 셈이다.

 

- 2019년 들어 한미상호방위조약을 흔드는 사건이 발생한다. 미국 트럼프 대통령은 “서울에 대한 위협은 워싱턴DC에 대한 위협이 아니기 때문에 신경 안 쓴다”고 얘기했다. 그런데 문재인 대통령은 이를 말려야 함에도 ‘울고 싶을 때 뺨 때려주었다는 식’으로 지소미아(GSOMIA)를 걷어차 버렸다. 그래서 한미상호방위조약의 기본정신 흐트러뜨리는 것을 트럼프는 말로, 문재인은 행동으로 보여주었다. 이것이 지금까지의 흐름이다.

 

-지금부터 몇 가지 상황에 대해 구체적인 설명을 하려한다. 우선 상황 면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우선주의란 무엇인가? ▲우리 정부의 지소미아 파기는 어떤 의미 인가? 등 두 가지를 짚어 보려한다. 아울러 구체적 ‘안보해체’가 일어나고 있는 현상에 대한 문제로 ▲한미연합훈련 축소가 가진 의미▲전시작전권 전환의 의미 등 한미관련 두 가지 문제와 ▲미래한국군의 모습(약소지향) ▲현재 한국군의 국방태세와 9.19 군사합의 등 자주국방 과제 두 가지, 그리고 ▲북핵 대비를 어떻게 할 것인가에 대한 5가지 정도로 설명하려고 한다.

 

- 트럼프의 미국 우선주의는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 美 대외정책 기조는 고립주의와 개입주의를 반복했으나 일본의 진주만 기습 계기로 2차 세계대전 본격 참전 이후 지금까지 개입주의 기조 유지하고 있다. 또 여건과 지역에 따라 역내균형전략(Onshore Balancing Strategy) 과 역외균형전략(Offshore Balancing Strategy)을 신축적으로 적용했다. 

한국은 美 역외균형전략(Offshore Balancing Strategy) 대상이 됐을 때 심각한 위기에 봉착했다. 1950년 1월 애치슨 라인으로 한국‧대만이 美 극동방위선(알류샨열도-일본-필리핀)에서 제외됨으로써 6‧25 전쟁이 발발했고, 1969년 7월 닉슨 독트린에 이어 1977년 주한미군 철수를 공약한 카터 정부 출범으로 주한미군철수 직전에 이르렀다. 말하자면 당시 역외균형전략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했었으나 박정희 대통령이 ‘핵무장’이라는 벼랑 끝 전술로 주한미군 철수를 백지화시켰다. 2017년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세 번째의 옵쇼어(Offshore)의 위기가 닥치고 있다.

 

GSOMIA 파기는 한미동맹 약화시키는 것

 

- 70년대의 위기는 박정희 대통령이 미국을 끝까지 잡으려는 노력이 있었는데, 지금 문재인 정부는 미국의 이런 전략에 화답하면서 “나가라”고 하고 있다. 한미연합훈련 등 여러 가지 한미동맹의 끈이 다 끊어지고, 그나마 희미한 끈으로 남아있는 것이 지소미아와 전작권, 주한미군인데 이미 지소미아가 파기됐기 때문에 이제 남은 것은 전작권과 주한미군 뿐이다. 그런데 지난 2년 동안 한국군은 자신을 지킬 능력을 이미 손상됐다고 보기 때문에 한미의 가느다란 끈인 전작권과 주한미군까지 끊어지면 대한민국은 역사에서 사라질 우려도 있다.

 

-지소미아(GSOMIA:General Security Of Military Information Agreement) 파기는 일본과의 관계 같지만 사실상 한미동맹을 약화시키는 것이다. 한국의 GSOMIA 파기에 대해 미국이 더 화를 냈다. 이는 미국의 인도태평양전략의 붕괴로 인식하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트럼프 대통령이 “서울에 대한 위협은 개의치 않겠다”고 선언한데 대해 문재인대통령도 “나도 찬성한다”고 화답하면서 지소미아 파기로 화답한 것이라고 본다.

 

- 한미연합훈련 사실상 중단과 전시작전권 조기이양 추진에 대한 의미는 여러 가지다.

우선 연합훈련 중단의 가장 큰 문제는 ‘방어연습’, 그것도 컴퓨터 워게임만 하고, ‘반격연습’을 안 한다는 것이다. 전쟁이 안 나도록 억제하는 것은 반격이 있기 때문이다. 전쟁억제 기능을 상실한 것과 같다. 특히 야외기동훈련 중단은 이론만 알고 실제행동은 안 해보는 것이다. UFG(을지프리덤가디언스)훈련은 세계에서 유일한 훈련으로 연합전시국가총력전이었다.

지금 복무하고 있는 국군의 병사들은 몽땅 문재인 정부 이후 입대한 병사들이다. 군 기강이 무너져 있다. 심하게 표현하면 “국군은 국민생명은 고사하고 자기 목숨도 지키지 못하게 됐다.”고 표현하고 싶다. 대안은 한미연합훈련과 야외기동훈련 등을 재개하는 것이다.

 

- 전시작전권 조기 이양의 문제는 3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돼야 가능하다. 그 조건이란 ① 전작권 전환 이후 한국군이 연합방위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군사 능력을 확보하고, 미국은 보완·지속능력을 제공해야 한다. ②北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우리 군(軍)은 필수대응능력을 구비하고, 미국은 확장억제 수단 및 전략자산을 제공 및 운용해야 한다. ③ 안정적인 전작권 전환에 부합하는 한반도 및 지역 안보환경 관리 등이 충족돼야 한다. 

  

'9.19 군사합의'는 국군무장 해제를 제도화한 '利敵性 문서' 

 

- 그런데 이런 조건들은 2년 전보다 훨씬 약화됐다. 그래서 문재인 정부가 추진하는 전작권 전환은 조건충족은 아랑곳하지 않고 추진하는 ‘닥치고 전환’이라고 말하고 싶다.NATO는 미군이 지휘하는 연합지휘체계를 계속 유지하고 있다. 유럽국가들은 국가자존심도 없고, 쓰레기 같은 존재들이어서 그런가? 한국군은 전쟁지휘나 항모·원자력 잠수한·우주 전력 등을 운용해본 경험이 전혀 없다. 과연 전시작전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을까? 

전작권 전환 조건 및 이에 기초해 전환을 검토한다는 원칙 재정립하고, 완전한 북핵 폐기(CVID 혹은 FFVD)가 확인되고, 되돌릴 수 없는 동북아 평화 구도가 정착된 후에 검토해도 늦지 않다.

 

-문재인 정부가 발표한 ‘국방개혁 2.0’은 전략환경을 고려한 실질적인 국방역량 강화보다는 정치적 상징과 의미를 더 중시한 것이어서 미래안보 수요와 한국군 능력에 심각한 공백 발생이 불가피하다. 특히 안보환경 분석의 핵심인 기본전제가 생략된 국방계획이다. 국방 분야는 단 한순간도 공백을 발생하면 안 되기 때문에 모든 나라가 ‘선 전력 증강, 후 병력·부대 감축’을 원칙으로 삼는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원칙도 무시하고 ‘선 확실한 병력·부대 감축, 후 불확실한 전력 증강’을 추진할 예정이다. 이는 유례없이 치명적인 실험이자, 국가안보를 모험(冒險)을 넘어 도박(賭博)의 대상으로 삼는 자해적 접근이다. 국방개혁 계획의 전면 재수정해야 한다.

 

- ‘9.19 남북 군사 분야 합의서’는 국군 무장해제를 제도화한 이적성(利敵性) 문서다. 북의 비핵화마저 실질적 진전이 없는데 선제적으로 군사적 감시를 허문 것은 최악의 실책이다. 특히 한미연합방위력을 형해화(形骸化)시키는 것이다. 당장 폐기하는 것밖에 대안이 없다.

 

북한문제,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레짐 체인지하는 것이 근본 해법

 

-북핵 문제를 어떻게 대비할 것인가? 북한은 핵을 목숨과 같이 생각한다. 진보좌파는 “좋은 말 해주고, 돈을 주면 목숨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고, 보수우파는 “팔 다리 비틀면 목숨을 내놓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렇지 않을 것은 너무도 빤한 결론이다.

북한은 ‘질식 상태’가 돼야 “가진 핵을 내놓아 볼까”하고 생각해볼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한 번도 북한을 이런 질식 상태로 만들어 본 적이 없다. 제재효과가 없어서가 아니라 ‘효과 있는 제재’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2018년 말에 잠시 그런 분위기가 조성됐으나 평창올림픽을 계기로 원위치 됐다.

일단 북이 버틸 수 없는 조건을 만들어서 핵무기 포기를 진지하게 검토하는 상황이 돼야 핵협상이 이뤄진다. 제재와 협상은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택일이 아닌 상호보완적인 것이다.

북핵 억제력은 우리가 핵으로 무장하는 것이 최선이지만 자체적인 무장은 아직 어렵다. 국제적인 제재를 견딜 수 있는 시스템이 안 돼 있다. 우선 탈원전 정책부터 폐기하고 핵 잠재력을 높여가야 한다. 원전을 가동하면서 농축시설부터 만드는 것이 급선무다. 핵무장은 주한 미군이 떠난 뒤 안보적 이유로 선언할 수 있다. 따라서 한 달 또는 2주 이내에 핵무장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를 미리 해놓아야 한다. 한미 연합 핵공유협정 체결도 한 방법이다.

 

-북한은 전체 주민의 목숨보다 김정은의 목숨가치가 더 크다고 생각한다, 비핵화를 위해서는 김정은 체제를 무너뜨리는 것도 유용한 방법이다. 첨단전략으로 김정은 지도부를 말끔히 제거할 수 있는 당양한 수단을 갖추는 것도 방법 중의 하나다. 협상이나 군사적 수단이 안될 경우 북한체제를 자유민주주의 체제로 변경하는 레짐 체인지가 필요하다.

만약 북핵 억제가 실패해 공격을 당할 경우에 대한 대비도 필요하다. 킬체인이나 KMD 구축은 물론 핵전에 대비하는 민방위 훈련 등도 중요하다.

 

'무조건 참고, 편들고, 지원하는' 대북정책은 "이제는 그만 !" 

 

<토론>      영상 바로보기

▲ 신범철 아산정책연구원 안보통일센터장

 

- 우리 안보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북한 핵이다. 지난 25년간 많은 노력을 했지만 결과적으로 지금은 북한이 이기고 있다. 주민 희생을 발판 삼아 최고지도자가 자기목표를 달성하고 있는데 이 구도는 쉽게 바뀌지 않을 것이다. 미·북의 겨루기는 각각의 셈법이 따로 있다. 북한의 전략은 ‘싼 것을 내놓고, 비싼 것을 얻으려는 것’이다. 

 

- 북한 핵 능력을 분석해 보면 핵시설과 핵물질, 그리고 핵무기 등으로 구분해 볼 수 있다. 이중에서 가장 비싼 것이 핵무기이고, 다음은 핵물질, 그리고 덜 소중한 것이 핵시설이다.  하노이 정상회담에서 북한이 덜 중요한 ‘영변 핵시설’을 내놓고 가장 최근의 유엔제재 5가지를 풀려고 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알아차리고 응하지 않았다.

북한이 가장 많이 하는 말이 ‘단계적 비핵화’이다. 그러면서도 어떤 식으로 단계적 비핵화의 최종단계에 갈 것인가 등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은 밝힌 적이 없다. 더 이상 핵실험을 하지 않으면서 ‘핵보유’를 하려는 전략이다. 이제는 미국도 이런 전략을 알고 있다.

 

트럼프, 내년 11월 대선까지 ICBM 안쏘는 타협 가능성…우리식 '北비핵화 로드맵'​ 제시해야

  

북한 김정은은 “연말까지 미국이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지 않으면 새로운 길을 갈 수밖에 없다”고 협박하고 있다. 새로운 길이란 ICBM을 쏘아 트럼프를 망신시키고, 핵보유로 버틴다는 것이다. 따라서 트럼프 대통령도 나름 고민이 있고, 그래서 대화를 계속하는 것이다. 

이렇게 보면 미국 대선이 있는 내년 11월까지 ICBM을 쏘지 않도록 타협할 가능성도 높아진다.

 

- 우리의 고민은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단계적 비핵화 상태에서 제재완화를 해주면 더 이상 북의 비핵화는 어렵다는 것이다. 불완전한 비핵화가 이뤄지면 겉으로는 의미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내후년부터 협상을 끌어가기가 어려워진다. 

우리 정부의 입장에서 보면 단계적 비핵화 합의도 높게 평가할 수는 있다. 남북화해협력을 통해 남북 간 평화체제를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 문제는 우리 정부가 주도적으로 우리의 국익을 위한 목소리를 내놓지 않고 있고, 또 상황을 있는 그대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 나름의 북한 비핵화를 위한 로드맵이 없다. 문재인 정부는 출범 당시 동결과 비핵화 출구라는 모호한 개념의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 미국이 ‘일괄타결’ 방침을 밝히자 우리정부도 ‘일괄타결 방식’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싱가포르 미북 정상회담이후 북한이 이를 거부하자 우리 정부는 ‘포괄적 합의, 단계적 비핵화’라는 제안을 내놓기도 했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결렬 이후에는 내용도 없이 ‘굳 이너프 딜(good enough deal)을 내세웠다. 어떤 합의라도 이뤄지면 충분히 좋은 것이라는 의미다.

 

- 우선 우리 정부는 북미 간에 어떤 협상이 이뤄지더라도 모두 지원한다는 식의 자세는 중심 있는 외교가 아니다. 뿐만 아니라 상황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는 것도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의 유엔연설에서 북한이 ‘9.19군사합의’를 다 지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9.19합의에는 적대행위 중단과 상호비방도 하지 않도록 돼있다. 그런데 북한은 계속 비방 중상을 계속하고 있고, 단거리 미사일과 대구경방사포를 쏘아대고 있다. 사거리 등을 감안하면 한국을 겨냥한 미사일 발사가 분명하다. 지뢰제거도 안하고 해안포도 닫지 않고 있다. 북한이 지키는 것이 거의 없다. 다만 북한이 지키는 것은 자기들에게 유리한 ‘감시정찰 중단’이다.

 

-그런데도 문 대통령은 잘 지키고 있다고 언급했다. 취지는 좋지만 국제사회에서 있는 그대로 얘기해야 한다. 무조건 우리가 참는 대북정책은 올바른 것이 아니다. 젊은 세대들이 북한을 좋게만 얘기하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 상황이 더 이상 악화되지 않도록 관리하되 이제부터라도 상황을 직시하고, 모든 것을 있는 그대로 우리 주장을 전달해야 한다. 어떤 합의든 우리 관점에서 보고 무엇이 문제인가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고, 대응책을 마련해나가야 할 것이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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