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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회생 이재명…사법 족쇄 벗고 정치행보 본격화할 듯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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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7월16일 14시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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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서 적극적 정치실험 예상…"보폭 넓히되 속도 조절" 관측도

이 지사 "내 역할 주권자가 결정"…일각선 "대선 대신 도지사 재선 노려"

 

 2심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받았던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16일 대법원의 원심 파기환송 판결로 기사회생했다.

당선무효형 판결이 나온 뒤 자신을 '단두대 인생'이라 칭해온 이 지사에게 대법원의 무죄 취지 파기환송은 그간의 사법적 족쇄에서 벗어나 대선 행보를 가속할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아직 파기환송심 판결이 남아 있지만, 대법원판결이 법적으로 기속력(羈束力)이 있는 만큼 파기환송심에서도 무죄 취지의 상고심 판단이 그대로 받아들여질 가능성이 크다는 게 법조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대법원이 사실상 '사법적 면죄부'를 주면서 그간 신중했던 그의 행보가 빨라질 것이라는 데는 정치권에서 이견이 거의 없다.

벌써 이 지사 주변에서는 "이제 거칠 것이 없어졌다"는 말이 나온다.

'사이다 정치'로 주목을 받아온 그가 코로나와 부동산 정국에서 자신이 도지사로 있는 경기도를 대상으로 적극적인 정치적 실험을 펼칠 것이라는 얘기다.

그는 이미 신천지 시설에 대한 강제조사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켰고, 재난기본소득 선제 지급으로 코로나 정국의 의제를 선점한 바 있다.

이로 인해 각종 대선주자 선호도 여론조사에서 이낙연 의원에 이어 부동의 2위로 올라섰고, 지난 8일 발표된 한길리서치의 범여권 차기 대선 주자 선호도 조사에서는 20%대에 진입하면서 이 의원과의 격차를 한 자릿수로 좁혔다.

'친형 강제입원' 사건으로 각종 의혹이 제기되던 취임 첫달(2018년 7월) 리얼미터의 광역단체장 직무수행 평가조사에서 29.2%로 최하위를 기록했던 그가 지난 14일 발표된 같은 기관 조사에서 71.2%로 1위로 올라선 것도 그의 만만찮은 대중적 지지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최근에는 고위 공직자의 부동산 투기를 막기 위해 '부동산 백지신탁제도' 도입의 필요성을 제기하는 등 부동산 문제에도 부쩍 관심을 보이고 있다.

특히 부동산 문제 해결 방안으로 기본소득토지세의 도입을 주장하면서 "전국시행이 어렵다면,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시행해 기본소득토지세의 부동산투기억제, 복지확대, 불평등완화, 경제 활성화 효과를 직접 증명해 보이겠다"고 정부를 압박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의 대선 행보가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이 지사는 성남시장 재임 당시인 2017년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섰다가 친문(친 문재인 대통령 지지자) 세력과의 치열한 갈등을 경험했다.

대표적인 것이 '혜경궁 김씨' 트위터 계정주의 문재인 대통령 아들 준용씨 취업 특혜 주장 유포였다. 혜경궁 김씨가 이 지사의 부인인지 여부에 대한 검찰수사는 증거불충분으로 불기소처분됐지만, 문 대통령 적극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재명 불가'라는 인식이 확산하는 계기가 됐다.

당시 후유증이 지금도 남아 이 지사의 정치적 행보에 영향을 주고 있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가 향후 문 대통령과의 관계를 어떻게 설정할지 주목되는 부분이기도 하다.

이 지사는 지난해 7월 취임 때부터 정치인이 아닌 '실무형 행정가'로 자처하면서 몸을 낮춰왔다.

최근에도 지사직 수행에 집중하겠다는 뜻을 여러 차례 내비쳤다.

그는 지난달 28일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지난 2년처럼 남은 2년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그가 차기 대선에 곧바로 나서기보다는 행정 경험을 더 쌓은 뒤 차차기를 노릴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실제로 이 지사는 지난달 24일 지역기자 간담회에서 "대선이 아니라 (경기도지사) 재선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대법 판결을 앞둔 시기에 최대한 자세를 낮춘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지만, 여의도 정치지형과 자신의 입지, 연령 등을 감안해 '현실적 목표'를 세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는 이유다.

그의 한 측근은 "곧바로 대선에 나설지 여부는 아직 결정된 바 없다"면서 "여러 정치적 상황을 고려해 보폭은 넓히되 속도는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지난달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도 "맡겨진 일에 최선을 다하면 내가 어떤 역할을 맡을지는 주권자가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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