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뉴스

"증세로 소득재분배 강화해야…부자 부담 늘리고 면세자도 축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8년10월26일 14시37분

작성자

메타정보

  • 11

본문

"현정부 증세 기회 얼마 안남아…자본소득과세 강화·소득공제 축소 검토 필요"
재정학회 학술대회…"사회안전망 확충하되 제도 재설계로 재분배기능 강화"
 
우리나라의 소득분배가 악화하고 있는 가운데 조세·복지지출을 통한 재분배 효과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에 따라 조세를 통한 소득재분배 강화를 위해 증세 속도를 유지하되 고소득자·대기업·자산가 위주의 제한적 증세의 폭을 보다 넓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 강화를 추진하고, 근로소득공제 축소 등을 통해 중산층 이상에 대한 실효세율 인상이나 면세자 축소 등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제안도 나왔다.

박형수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초빙교수는 26∼27일 양양에서 '재정기능의 정상화와 경제성장'을 주제로 열리는 한국재정학회 추계 정기학술대회 정책토론회에서 이런 내용의 주제발표를 한다.

박 교수는 '재정기능 정상화를 위한 과제'라는 발표문에서 우리나라의 시장소득 지니계수가 2016년 이후 다시 악화하고, 가처분소득 지니계수도 36개 OECD 국가 중 22위에서 8위로 치솟는 등 소득분배가 악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의 균등화 처분가능소득 기준 지니계수는 지난해 0.357로 전년보다 0.003 상승했다. 지니계수는 소득불평등도를 나타내는 지표로 수치가 '0'이면 완전평등, '1'이면 완전불평등을 의미한다.

박 교수는 상대적 빈곤율도 지니계수와 비슷한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으며 특히 은퇴연령층에 대한 소득재분배 기능이 취약하다고 강조했다.

반면에 조세나 복지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 효과는 36개 OECD 국가 중 33위로 최하위 수준이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의 조세·국민부담률은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의 약 80% 수준이라며 특히 재분배효과가 큰 소득세수가 매우 작다고 지적했다.

최근 세수 호조는 내년부터는 반전될 가능성이 높고 최근 경상성장률의 2배가 넘는 이례적인 재정지출 증가로 재정수지 악화 가능성이 매우 커졌다면서, 소득재분배 강화와 재정건전성 유지를 위해 증세 정책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증세 속도는 유지하되 고소득자·대기업·자산가 위주의 제한적 증세의 폭을 보다 넓혀야 한다는 제언이다. 소득세는 자본소득 과세 강화로 소득종류 간 과세 형평성을 높이고, 근로소득 공제 등 비과세·공제 축소로 중산층 이상에 대한 실효세율을 올려 세수를 늘려야 한다고 박 교수는 지적했다.

종합부동산세 강화가 국회 결정만 남은 상황이므로 재산세 강화는 신중하게 검토하되 부동산 보유 실효세율은 점진적으로 높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박 교수는 "저소득층을 제외한 모든 국민이 조금씩 세금을 더 부담하되, 고소득계층이 훨씬 더 부담하는 방향으로 증세세목 선정과 구체적인 세제개편을 설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소득공제 축소 등을 통해 소득세 추가부담이 소득계층별로 누진적으로 증가하도록 하는 동시에 면세자 비율을 축소하고, 다소 역진적인 부가가치세 강화는 자산보유세 및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강화나 재분배효과가 높은 지출프로그램과 패키지로 추진하는 식이다.

그는 소득재분배 강화와 증세대상 확대를 동시에 추구하기 위해서는 복지확대에 대한 비전과 재원조달에 대한 청사진 제시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며 정치일정상 올해 말이나 내년 초가 현 정부가 본격적인 증세를 추진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우리나라는 복지지출을 통한 소득재분배가 OECD 평균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으로 매우 약한 만큼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되 제도 재설계, 지출구조조정을 통해 재분배기능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특히 복지지출 중에도 현물급여(교육, 의료, 보육)보다 재분배 효과가 큰 현금급여(공적연금, 기초연금, 기초생활보장의 생계급여)의 비중이 약 절반으로 낮다는 게 박 교수의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재분배 효과가 큰 고용 안전망 확대와 세대 간 불평등에 대한 관심, 청년층에 대한 투자확대가 필요하다고 박 교수는 설명했다.

박 교수는 외환위기 이후 경기변동이 완만해져 경기 안정화를 위한 재정정책의 필요성은 줄어들고 있지만, 추세적인 경제성장률 하락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재정의 역할 강화를 요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리나라는 단기재정승수도 OECD 평균의 79% 수준이므로 경기상황에 따라 발동되는 탄력세율이나 탄력적 실업급여 등 재정정책 수단을 활용하고 신규 발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재정의 장기성장기여도는 하락하고 있어 포용적 성장을 위한 재정의 역할은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내수 기여도(-1.1%포인트)는 2011년 3분기(-2.7%포인트) 이후 7년 만에 가장 작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 성장 기여도는 -1.0%포인트, -0.4%포인트였다.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2% 증가했다. 유가 상승으로 교역조건이 악화하며 GDP보다 증가율이 낮았다.

3분기 전년 동기대비 성장률은 2.0%로 9년 만에 가장 낮다.

작년 3분기 추석 효과가 더해지며 큰 폭 성장한 데 따른 기저효과가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관계자는 "잠재성장률 수준을 생각하면 0%대 중후반 성장률이 부진한 것은 아니다"라며 성장전망 경로에 있다고 평가했다.

이대로라면 4분기 성장률이 0.82%가 넘어야 올해 2.7% 성장이 가능하다.

한은 관계자는 "3분기 지자체장 취임 등에 따른 절차상 어려움으로 정부투자 집행이 지연됐지만 4분기에는 이뤄질 것으로 보이고 개별소비세 인하 효과도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11
  • 기사입력 2018년10월26일 14시37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