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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주변국 이끌자" 김정은 "대결역사 종지부 찍자"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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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8년04월27일 15시54분
  • 최종수정 2018년04월27일 16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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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정상, 시종 격의없는 친밀감…파격·배려의 연속
김정은, 판문각서 삼엄한 경호 속 깜짝 등장…문 대통령 환대
'가마形' 호위 받아 도보 이동 후 의장대 사열…국빈급 예우
 

사전환담서 대화…金 "우리 사이 걸리는 문제 풀려고 와, 자주 만나자"
金 "큰 합의하고도 10년간 실천 못 해…굳은 의지로 손잡고 가야"
문 대통령 "저는 임기 1년 차, 임기 내내 지금 속도 유지하자"
분단질곡 끊고 비핵평화로 가자는 남북의 '2인3각' 레토릭 분석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문재인 대통령에게 "대결의 역사에 종지부를 찍고자 왔다"며 "우리 사이에 걸리는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과 무릎을 맞대고 풀려고 왔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오전 판문점 남측지역 평화의 집 1층 환담장에서 정상회담에 앞서 문 대통령과 가진 환담에서 이같이 말한 뒤 "꼭 좋은 앞날이 올 것이라고 확신하게 됐다"고 밝혔다고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이 판문점 브리핑에서 전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는 우리가 주인"이라며 "그러면서도 세계와 함께 가는 우리 민족이 되어야 하며, 우리 힘으로 이끌고 주변국이 따라오게 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위원장은 "기대가 큰 만큼 회의적 시각도 있다"며 "큰 합의를 해놓고 10년 이상 실천하지 못했다. 오늘 만남도 그 결과가 제대로 되겠느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짧게 걸어오며 '정말 11년이나 걸렸나'라고 생각했다"며 "그럼 우리가 11년간 못한 것을 100여 일 만에 줄기차게 달려왔다. 굳은 의지로 함께 손잡고 가면 지금보다 못할 수 있겠느냐"고 덧붙였다.

또 "문 대통령을 여기서 만나면 불편하지 않을까 했는데 친서와 특사로 사전에 대화해보니 마음이 편하다"며 "서로에 대한 신뢰와 믿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늘의 주인공은 김 위원장과 나"라며 "과거의 실패를 거울삼아 잘할 것이며, 과거에는 정권 중간이나 말에 늦게 합의가 이뤄져 정권이 바뀌면 실천이 이뤄지지 않았는데, 제가 시작한 지 1년 차다. 제 임기 내내 김 위원장 신년사에서 오늘에 이르기까지 달려온 속도를 계속 유지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김여정 부부장 부서에서 '만리마 속도전'이라는 말을 만들었는데 남북의 통일 속도로 삼자"고 했고, 이에 배석했던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살얼음판을 걸을 때 빠지지 않으려면 속도를 늦춰선 안 된다는 말이 있다"고 거들었다.

문 대통령은 "과거를 돌아봤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속도"라고 화답했고, 김 위원장은 "이제 자주 만나자. 마음 단단히 굳게 먹고 다시 원점으로 오는 일이 없어야겠다. 기대에 부응해 좋은 세상 만들어보자. 앞으로 우리도 잘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 대통령은 "북측에서 큰 사고가 있었다고 들었다. 수습하느라 고생이 많았겠다"며 "김 위원장이 직접 나서 병원을 들러 위로하고 특별열차까지 배려했다 들었다"고 관심을 표명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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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영무는 김정은에 목례만, 리명수·박영식은 문 대통령에 경례까지
문 대통령 "통 큰 대화 통한 합의" 김정은 "수시로 만나 마음 합치자"


 "정말 마음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대통령께서 이렇게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입니다"(김정은 위원장),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 역사적인 순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문재인 대통령).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7일 오전 9시 30분 한반도 분단의 상징인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서로 오른손을 맞잡은 채 반갑게 인사했다.

전 세계로 실시간 중계된 두 남북 정상의 역사적 첫 만남은 화사한 봄 날씨만큼이나 따듯한 분위기 속에서 감동적으로 이뤄졌다.

이날 정상의 만남은 사전에 합의한 일정과 동선을 벗어나는 파격, 첫 대면부터 온기가 묻어나는 친밀감, 상대를 먼저 생각하는 배려가 진하게 묻어나는 순간의 연속이었다.

 
◇문 대통령 "언제 북에 갈 수 있을까"…김정은 즉석제안으로 '깜짝 월경'

오전 8시 6분께 청와대를 떠난 문 대통령은 1시간여 만인 오전 9시께 공동경비구역(JSA)에 도착, 판문점 남쪽 지역의 평화의집에 잠시 머무르다 자유의집 앞에서 대기했다.

김 위원장 도착 전 판문각 안에 있던 북측 여성들이 커튼을 열어 창밖을 살피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긴장과 호기심이 섞인 듯한 표정이었다.

검은색 줄무늬 인민복을 입은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27분께 판문각 정문에서 북측 경호원 20여명의 삼엄한 경호에 둘러싸여 수행원들과 함께 모습을 드러냈다. 전용 차량을 타고 계단 아래에 바로 내릴 것이라는 예상을 깬 '깜짝 등장'이었다.

북한 최고지도자로서는 처음으로 남쪽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과 나란히 서서 기념촬영을 했다.

이때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의 손을 잡고 다시 군사분계선을 넘어 약 10초 동안 북쪽 땅을 밟는 파격을 보였다.

문 대통령이 "나는 언제쯤 (북측으로) 넘어갈 수 있겠느냐"고 하자 김 위원장이 "그러면 지금 넘어가볼까요"라며 문 대통령의 손을 이끌었다고 한다.

군사분계선 이남 지역에서 군사정전위원회 본회의실(T2)와 소회의실(T3) 근처에 도열해 대기하던 남북 수행원들은 이런 정상들의 모습에 일제히 박수를 보냈다.

남측 기자단 카메라에는 두 정상의 기념 사진을 촬영한 북측 기자 1명이 감동을 받은 듯 연신 눈물을 훔치는 모습이 담겼다.

두 정상은 전통 의장대가 도열해 있는 판문점 자유의집 우회도로를 통해 자유의집 주차장에 있는 공식 환영식장까지 130m를 걸어서 이동했다.

남북 정상의 선두에는 전통악대가, 양쪽에는 호위 무사가, 뒤쪽에는 호위 기수가 각각 서서 장방형의 모양을 이뤘다. 이는 두 정상이 우리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 대통령은 환담을 나누며 "오늘 보여드린 전통의장대는 약식이라 아쉽다. 청와대에 오시면 훨씬 좋은 장면을 보여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 그런가요? 초청해주시면 언제라도 청와대에 가겠다"며 적극적으로 화답했다.


◇北 군수뇌부, 문 대통령에 경례 '파격'…예정없던 수행원단 기념촬영

두 정상은 오전 9시 40분께 사열단에 올라 의장대장 경례를 받은 후 의장대장의 '사열 준비 끝' 구령에 맞춰 다시 단장 아래로 내려와 의장대를 사열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을 비롯한 우리 측 공식 수행원 9명을 차례로 소개했다.

이 중 김 위원장을 향해 깊이 허리를 굽힌 수행원은 강경화 외교부 장관 뿐이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은 상체를 굽히지 않고 '꼿꼿한' 모습을 보였지만, 악수하는 와중에 짧은 목례를 했다. 정 합참의장도 절도 있는 모습으로 악수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 소개로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북측 수행원 9명과 인사했다.

이때 북한의 합참의장 격인 리명수 총참모장과 국방부 장관 격인 박영식 인민무력상이 잇따라 문 대통령에게 경례를 붙인 뒤 악수하려 손을 내미는 장면이 눈길을 끌었다.

문 대통령은 이후 남북 공식 수행원 모두를 포함해 예정에 없던 즉석 포토타임을 가졌다. 김 위원장이 "오늘 이 자리에 왔다가 사열을 끝내고 돌아가야 하는 분들이 있다"고 말하자 문 대통령이 즉석에서 기념촬영을 제안해 성사된 것이다.


◇카메라 앵글 배려한 김여정…김정은, 문 대통령에 "세부까지 신경썼다"

두 정상은 기념사진 촬영후 평화의집 1층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가방을 손에 든 채 평소처럼 김 위원장 뒤를 따르다가 화급히 발길을 옆으로 돌려 카메라 앵글에서 빠지는 모습도 포착됐다.

김 위원장이 평화의집 1층 로비에 설치된 탁자에 앉아 문 대통령이 옆에 서서 지켜보는 가운데 방명록에 서명했고,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이게 북한산이다. 서울의 북쪽에 있고 산 이름이 '북한'이기도 하다"고 설명한 뒤 같은 층 환담장에서 사전환담을 나눴다.

환담장에서는 뒷벽에 걸린 김중만 작가의 '훈민정음' 작품을 놓고 훈훈한 장면이 연출됐다. 문 대통령이 훈민정음상 '사맛디'(서로 통하다는 뜻)의 자음 중 'ㅁ(미음)이 자신의 성을, '맹가노니'(만들다라는 뜻)의 자음 중 'ㄱ'(기역)이 김 위원장의 성을 뜻한다고 설명하자 김 위원장은 웃으면서 "세부에까지 마음을 썼다"라고 화답했다.

이어 양 정상은 "분단선이 높지 않은데 밟고 지나다 보면 없어지지 않겠느냐"(김 위원장) "북측을 통해 백두산에 꼭 가보고 싶다"(문 대통령)는 말을 주고받으면 남북관계 진전에 대한 강한 의지를 확인했다.

문 대통령은 북측 수행원인 김여정 제1부부장이 평창동계올림픽 때 특사로 남한을 방문한 것을 두고 "김 부부장은 남쪽에서 아주 스타가 됐다"고 말해 큰웃음을 주고 받았고, 김 부부장의 얼굴이 빨개졌다고 한다.


◇문 대통령 "좋은 논의 많이해"…김정은 "조금이나마 만족 드렸으면"

남북 정상은 평화의집 2층 회담장에서 오전 10시 15분부터 일부 수행원과 함께 100분간 확대정상회담을 시작했다.

확대정상회담에는 우리 측에서 임종석 실장과 서훈 원장이, 북측에서 김여정 제1부부장과 김영철 부위원장이 각각 공식 수행원으로서 양 정상을 배석했다.

양 정상은 모두발언에서 회담에 대한 기대감을 가감없이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통 큰 대화를 통한 합의"를 제안했고, 김 위원장도 "수시로 만나 마음을 합치자"고 화답했다.

마무리발언에서는 회담에 대한 만족감을 표시하는 등 전망을 밝게했다.

문 대통령은 마무리발언에서 "오늘 아주 좋은 논의를 많이 이뤘다. 남북 국민들에게, 전 세계 사람들에게 아주 (좋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평가했다.

김 위원장 역시 "이제 시작에, 빙산의 일각에 지나지 않겠지만, 오늘 첫 만남에서 얘기한 것이 발표되고 나면 기대했던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만족을 드렸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양 정상은 오전 11시 55분께 오전 회담을 종료했고, 김 위원장은 차량으로 다시 북측으로 돌아가 식사와 함께 휴식을 취하며 오후 회담 재개에 대비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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