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고 싶은 곳, 살고 싶은 곳 만들기
이전 칼럼에서 독일 와덴해의 갯벌로 연간 관광객 2천5백만명, 수입은 약2조원의 성과를 말했었고, 미국 필라델피아는 벽화로 연간 11조 규모의 경제효과 창출한 사례를 말했었다.
우리도 비슷한 환경과 자원을 가지고 있으나 성과에서는 매우 큰 차이가 나고 있다. 이를 분석하고 해법을 찾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관광지의 변화
관광지에는 관광자원과 공통적으로 있는 먹고 마시고 즐기고 자는 시설이 필요하다. 맛집과 숙박시설의 수준이 좋을수록 재방문 확률이 높아진다. 그러나 이런 요소가 좋아서 성공할 수 있는 지역은 도심과 근거리에 있는 곳이어야 하며 대체적으로 관광자원이 좋아야 한다. 그럼 관광자원이 좋다는 것은 무엇일까?
관광자원은 유형일 수도 무형일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관광객이 추구하는 욕구(이상향)의 실현이다. 이는 시대적인 상황, 문화적, 지역적 상황과 밀접하다. 현재 여름의 계절이므로 여름이라는 환경에 맞춰 설명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여름의 중요한 욕구 ‘피서’의 관광 반응은 다양하게 나타나지만 대표적인 관광은 해수욕일 것이다. KTX와 저가 비행기의 출현으로 과거와는 다르게 남해 특히 부산으로 피서를 가는 경향이 높아지고 있다. 80-90년대에는 대천, 만리포, 꽃지해수욕장 등의 서해 해수욕장이 인산인해를 이루었지만 지금은 한산하다. 해수욕은 물이 투명하고 수심이 완만한 남해를 찾거나 동해를 주로 간다. 이유는 간단한데 서해는 세계 최고의 갯벌지역이므로 물이 탁하기 때문이다. 자동차로만 피서지 이동하는 시대가 아니므로 이제는 탁한물을 감수하고 해수욕을 하는 시대는 지나갔다. 그럼 과거의 영광만을 기억하고 사진 명소로만 남겨야 하는가이다. 위에 거론한 해수욕장 중 꽃지해수욕장은 CNN이 2012년에 한국 3대 여행지로 추천한 곳이기도 하다. 그러나 10년이 지난 지금은 할미할아비 바위의 일몰을 구경하고 사진 찍는 명소로만 기능을 하고 있다. 한국 3대 여행지임에도 불구하고 주변의 고급리조트와 호텔, 펜션 사업장들도 줄 도산을 하고 있다. 서해지역의 관광자원 가치는 교통환경 발달과 더불어 추락하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의 반이 살고 있는 서해 관광지 살리기
서해의 관광자원은 크게 두가지로 구분되어야한다.
첫 번째는 세계최대의 갯벌을 독일 와덴해의 갯벌처럼 환경, 교육, 학술, 체험 등의 고급 관광자원으로 발전
두 번째는 현시대의 눈 높이에 맞는 해수욕장의 개발
첫 번째는 저번 칼럼에서 다뤘기 때문에 이번에는 두 번째 문제의 해법을 제시해본다.
사례1. 시흥배곧한울공원 야외수영장
시흥시는 간척사업으로 예전의 해안환경이 거의 파괴되거나 변모되었다. 이에 대하여 주민에게 보상 차원으로 몇군데의 공원을 제공하고 있는데 시흥배곧한울공원은 수영장이 바닷가에 시설되어 있다. 야외수영장이고 바다가 조망되므로 해수욕을 하는 느낌이 난다. 이런 이유로 지역민들에게 매우 있기 있는 관광명소로 자리매김되었다. 온라인으로 예약을 받는데 1일 1천명만 입장이 가능하고 온라인 예약이 시작되면 몇 분만에 마감이 될 정도로 인기이다.
사례2. 독일의 트로피컬 아일랜드
2차대전 비행기 격납고로 사용되던 곳을 개조한 세계 최대 실내 워터파크이다. 66,000평 규모이며 돔의 길이가 360m, 210m 높이는 107m이다. 베를린 남쪽 60km에 위치하고 있으며 내륙의 중심부에 해당한다. 열대 휴양지를 그대로 옮겨놓은 듯한 구조이며 축구장 8개를 합쳐놓은 공간 안에 스카이점프를 포함한 모든 해양 레저 활동이 가능하다.
사례3. 강화도 온천
강화도와 석모도에는 온천이 여러 곳 있다. 온천이 나오기는 하나 온천을 이용한 대형 관광 상품은 없다. 몇 군데 해수욕장이 있으나 뻘로 물이 탁하고 모래사장의 일부 구간이 끝나면 뻘이 나오거나 돌밭으로 변한다. 고인돌을 비롯한 선사 유적지부터 구한말까지의 역사문화 자원이 풍부하다.
사례4. 여수, 남해, 통영, 거제에 이르는 풀빌라 벨트
코로나 팬데믹이 전 세계를 강타하면서 개인위생을 중요시하고 집단적 모임이나 해외여행이 차단되면서 남해를 중심으로 풀빌라가 크게 활성화되고 있다. 가족 단위의 휴양문화가 형성되고 감염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는 시설이 선호되고 있다. 풀빌라에서 바라보는 해안 풍경이 아름다워서 더욱 인기가 높아지고 있고 해수욕을 하는 것은 아니지만 비슷한 감흥을 느끼고 있다.
위 4개의 사례를 믹스하면 서해 지역 관광지 개발 방안이 만들어진다.
갯벌은 세계문화유산이므로 훼손하면 안 되고 해안선을 중심으로 온천으로 개발 가능한 곳을 선정하여 사계절 모두 이용 가능한 온천 워터파크와 대규모의 풀빌라 타운을 만든다면 국제적 관광상품으로 가능성이 높다.
이미 온천이 나오는 강화도와 석모도는 관광자원이 매우 풍부하지만 해수욕을 하는 관광객은 미미하므로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안이 필요하다. 또한 석모도의 낙조는 매우 유명한 장소이므로 SNS에 사진을 올리기 좋아하는 청년층의 기호에도 맞을 수 있다.
장기적으로는 코로나 팬데믹이 종식되는 때를 준비한다면 독일의 트로피컬 아일랜드와 같은 시설을 생각해보는 것도 가능하다.
세계적인 관광 휴양지인 필리핀의 보라카이는 전체섬의 길이가 7km인데 석모도는 11km이다. 보라카이는 맑고 투명한 바다와 산호가루로 만들어진 해안 모래사장이 특별하다. 섬의 서쪽 바다는 겨울에 잔잔하고 섬의 동쪽바다는 여름에 잔잔하여 계절에 따라 바다 자원을 사용하는 방법이 다르나 주로 북반구의 관광객이 찾는 이유로 겨울에 적합한 서쪽 해안을 중심으로 관광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수 백개의 리조트와 빌라가 있으며 철저하게 휴양지로만 개발된 섬이다. 연간 200만명이 넘게 찾고 있으며 연간 매출은 약 1조 1500억원에 달한다.
생각을 바꾸면 석모도에서도 1조억원 이상의 매출을 기대해 볼 수 도 있다.
우리나라 관광품질관리, 관광자원관리, 관광홍보마케팅, 관광산업지원, 관광사업기획 및 계획의 꼼꼼함이 필요한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