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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예산 벌써 다 썼나요? 이제 2월인데…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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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2월22일 20시14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22일 20시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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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올해 정부예산이 바닥이 났나요?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50여일밖에 지나지 않았는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당장 추경을 편성하자”고 나서고, 야당인 미래통합당 대표도 “협조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화답했다니 조금은 의외라는 생각이 듭니다.

 

 명분은 그럴듯하지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감염확진환자가 전국으로 급속히 확대되고 있으니 당장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 적극 대응해야 마땅합니다. 또 필요하면 추경도 편성해 재원을 확보해야 하겠지요.

 

 그런데 ‘벼룩도 낯짝이 있다’고 경자년 시작이 며칠이나 됐다고 벌써 "예산을 새로짜자"고 나서나요. 작년 말 국회에서 예산이 통과돼 정부가 집행하기 시작한지 50여일 밖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그것도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서 ‘4+1’이라는 범여야합으로 ‘초팽창’이라는 512.3조원을 거의 정부원안대로 통과시키지 않았나요? 

 

설령 코로나19로 인해 추경을 편성할 필요가 있다고 해도 지금 당장 그렇게 서둘러야 할 일이 아니지요. 급한 돈은 정부예산의 예비비를 비롯해 보건의료 예산 등을 총동원하면 코로나19는 충분히 대응이 가능합니다.민생경제 지원도 이미 편성된 예산만 앞당기거나 효과적으로 집행해도 될 일이지요. ​ 급한 불부터 끈 다음에 사태의 진전을 보아가면서 재원규모나 필요성을 따져 추경을 편성해도 늦지 않습니다. 더구나 여야가 코로나19 대응 추경은 ‘한마음’이라니 국회에서 질질 끌 일도 없을 테니까요.

 

 새로운 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두 달도 못돼 예산을 새로 편성해야 한다면 그런 주먹구구식 국가경영은 부끄러워해야 할 사안이지요. 부끄러워만 할 것이 아니라 책임져야 할 사안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가 그렇게 허술한 나라인가요? 예상치 못한 재앙 대비에 그렇게 무능하고 무책임한 국가인가요?

 

정부예산은 국회가 돈을 찍어서 만들어 주나요? 아니지요. 국회의원님들은 국민들로부터 권한을 위임받았다고 주장하겠지요. 그렇다고 공돈 나눠주듯 퍼줄 일은 아닙니다. 그 돈은 국민들의 피와 땀으로 조성된 세금입니다. 소증하고, 또 소중한 돈입니다. 문재인정부가 출범하자마자 현금성 복지예산이 늘어나면서 팽창예산 기조를 유지해 왔지요. 그것도 적자예산이었습니다. 그래서 국가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중입니다. 재정학자들은 최근 남미에서 벌어진 베네수엘라 사태의 교훈을 되새겨보라고 목소리를 높여왔습니다. 예산 펑펑 쓰다가 경제가 거덜 난 사례 중 하나이니까요.

 

 이제는 그런 '쓴 소리'도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아무리 지적하고 경고해 보아도 정부와 집권세력은 ‘우이독경(牛耳讀經)’으로 일관하니까요. “내 입만 아프다”는 것이 학자들의 탄식입니다. 소통하고 화합하는 나라를 만들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약속은 취임식 때만 유효했던 것은 아닌지 의문이 남습니다.

 

 ‘말 타고 나면 경마 잡히고 싶다’고 하던가요. 돈 쓰는 재미가 이제는 일상사(日常事)가 된 모양입니다. 현 정부는 물론 더불어민주당이 빌미만 있으면 우선 쓰고 보자는 국가예산에 대한 일종의 주의(主義)가 굳어진 것은 아닌지 걱정이네요.

 

이런 엄중한 국가재앙 앞에서 “헛소리 하고 있다”고 나무라실 분도 있을 줄 압니다. 그러나 한 번쯤은 추가경정예산의 진정한 의미를 되새기면서 신중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습니다. 총선을 앞두고 여야가 한통속으로 쫒기든 처리할 일은 아니지요.

기우(杞憂)이기를 바랍니다만 행여나 여당으로서는 4.15총선을 앞두고 각 지역에 선심을 쓸 재원을 확보하자는 것이 추경편성의 속내는 아닌지 염려스럽습니다.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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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2월22일 20시14분
  • 최종수정 2020년02월22일 23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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