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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세상은 요지경 속 ?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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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2월25일 14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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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은 요지경, 요지경 속이다. 잘난 사람은 잘난 대로 살고, 못난 사람은 못난 대로 산다. 여야(與野)아들아 (내 귀에는 이렇게 들렸다. 원래는 ‘야야야들아’) 내 말 좀 들어라.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 판친다…….”

가수 겸 배우인 신신애 씨가 불러 힛트한 대중가요 ‘세상은 요지경’ 가사의 앞부분이다. 이 노래가 생각나는 것은 요새 정치권을 풍자하는 유행가 같아서이다. 

 

뭐가 그렇다는 말인가?

요새 일어난 일들 몇 개만 골라 얘기해 보자. 

이게 요지경이 아니면 뭐란 말인가?

 

적(敵)을 적으로 부르지 못하는 ‘눈 뜬 장님’의 최전방 군(軍) 경계태세

 

맨 먼저 생각나는 것은 최근 일어난 북한 남성의 동해안 침투사건. 지난 16일 북 남성이 우리 해안을 걸어서 남쪽으로 이동하는 동안 CCTV에 10번이나 찍혔지만 군은 8번째까지 까맣게 몰랐다. 전방 감시 장비가 2번이나 경고등과 경고음을 울렸는데도 그냥 무시했다. 경계를 아예 안 한 것이다. 만약 중대한 임무를 띤 북한군이었다면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것 아닌가. 

언제부터인가 ‘북한’을 적(敵)으로 부르지 못하면서 생겨난 국가안보 해이(解弛)의 현장에 다름 아니다. 이른바 ‘노크 귀순’과 ‘철책 귀순’이 있었던 바로 그 부대에서 또 이런 일이 일어났다.

서욱 국방부 장관은 23일 국회 국방위원회에서 해안을 통해 귀순한 북한 남성에 대해 “감시병이 귀순자를 출퇴근하는 간부로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고 한다. 해안경계가 그렇게 느긋하게 할 것으로 짐작하는 국방장관의 생각이 더 한심한 것 아닌가.

요새 군대는 요지경 속이다.

 

자고나면 새로운 수사기구를 만든다는 정부여당의 발표가 이어진다. 공직자범죄비리수사처(공수처)가 설치되더니, 검경수사권 조정에 따라 경찰에는 ‘국가수사본부’가 설치됐다. 자치경찰제도 시행한다고 한다. 그런데 이번에는 여당인 민주당에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을 새로 만들어 검경수사권 조정으로 검찰에 남겨진 6대 범죄수사를 검찰에서 마저 뺏어다 중수청에 맡기자고 한다.

이른바 ‘수사-기소’ 완전 분리를 추진하자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과 열린민주당 국회의원 16명이 주최한 입법공청회도 23일 열었다. 주최자의 면면을 보면 ‘시끄러운 초선의원’들이 대다수다.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을 비롯해 김용민, 이수진,  황운하 의원, 그리고 열린민주당 대표인 최강국 의원 등이 들어있다.

 

‘중수청’ 설립 놓고 당정청의 자중지란…대통령 권력의 레임덕 징조라는데

 

핵심 내용은 검찰에 남아있는 6대 범죄 수사권을 완전히 떼어내 신설되는 기관인 '중대범죄수사청(이하 중수청)'에 이관하고, 검찰은 공소제기 및 유지만 담당하게 한다는 내용이다.

 검찰의 수사권을 송두리째 없애겠다는 것이다. 그러면 검찰은 뭘 하나? 검찰은 기소와 공소 유지, 국가소송대행 등 공익활동에 치중하는 ‘공소청’으로 축소 개편할 것이란다. 검찰이란 이름이 없어지는 것이다. 이게 검찰개혁이란다. 

 

그런데 요새 당정청이 중대범죄수사청 설립을 놓고 자중지란(自中之亂)에 빠졌다는 소식도 들린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당부했다는 ‘속도조절론’을 두고는 여당 지도부와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의 입장이 달라 혼선이 일고 있다. 24일 국회 운영위에 출석한 유영민 대통령비서실장은 “박범계 장관이 임명장을 받으러 온 날 문 대통령이 속도 조절 당부를 했다”고 확인한 것. 수사기소 분리를 밀어붙이려는 여당 입장과는 다른 것인데 이런 상황을 두고 사실상 ‘레임덕’의 징조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레임덕은 정해진 수순인데 어찌할 것인가?

 

 ‘이 놈한테 꿀밤 맞고, 저 놈한테 얻어터지는’ 서민들, 동네북 되는 것 아닌지…

 

검찰개혁이 이런 것이었나? 공수처,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청, 공소청 …, 이름만 들어도 으스스한데 또 뭐가 생기려나? 혹시 이들 기구도 못 믿겠으니 법무부 산하에 이들을 감시할 ‘감시청’이 또 생기지 않으려나 모르겠다. 어찌됐건 수사관련 기구가 많아지는 것 같은데 수사를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 보면 어떤 결과를 가져올까? 속된 표현으로 ‘이 놈한테 꿀밤 맞고, 저 놈한테 얻어터지는 형국’이 된다. 국민들은 이른바 ‘동네북’이 되지는 않을지 걱정이다. 검찰 견제하려다 국민들만 더 시달리지는 않을지….

 

그런데 요상한 것은 최근 친여(親與)검사로 이름난 임은정 대검찰청 감찰정책연구관(부장검사)이 “나에게 수사권을 달라”고 하니까 박범계 법무부장관이 그를 서울지방검찰청 검사로 겸직발령을 내 수사권을 쥐어줬다. 이건 또 무슨 경우인가? 친여검사들에겐 검찰개혁 예외특구가 적용되는가.

참 요즈음 법무행정은 요지경 속이다.


선거전 선심 추경…정치학 교과서에 매표(買票)는 ‘집권당의 권리’라 쓰여 있나?

 

요새 국민세금을 내 주머니돈 인양 마음대로 쓰자는 여당의 행태는 한 마디로 가관(可觀)이다. 코로나19로 자영업자나 영세상인, 그리고 특정업계 종사자들이 영업을 못해 엄청난 고통을 겪고 있으니 재난지원금을 주자는 것이다. 물론 코로나19의 비상상황에서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할 일이고, 정부가 영업을 막았으니 지원해주는 것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에 대처하는 여당의 인식과 접근 자세는 참으로 비정상이다. 

 

현 정부 들어 국가 빚이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그런데도 다른 나라에 비하면 아직 멀었으니 빚내서 쓰자고 주장한다.  충분히 지원하자고 한다. 마치 저기 돈처럼 인심을 쓴다. 따지고 보면 그 돈은 모두 국민들이 피땀 흘려 벌어서 국가에 바친 세금인데 말이다. 여당의 주장이 ‘뻔뻔하기 그지없다.’ 

국가부채비율이라는 거창한 비율을 들이댈 것도 없이 필요한 돈은 모두 빚내서 충당하자는 것이다. 그런데 이 빚은 누가 갚아야 하나. 후손들이 부담해야 한다. 자녀들 팔 비틀어 돈 뺏어 먹는 꼴 아닌가.

 

2021년이 시작된 지 채 2달이 지나지 않았다. 그런데 추가경정예산을 당장 편성하자는 것이다. 그것도 20조원 규모로. 여당이 이렇게 서두르는 진짜 이유는 뭘까? 자영업자들의 애로를 핑계 삼아 4월 7일 실시되는 서울시장과 부산시장 등 지방자치단체장 보궐선거 이전에 돈을 뿌리자는 것 아닌가. 야당의 표현을 빌리면 매표(買票)추경을 하자는 것이란다. 한 달 안에  추경을 편성하고 국회심의를 거쳐 집행까지 하자는 것이다. 

 

느닷없는 기업인 망신주기… 산재(産災) 청문회에서 “신사참배 왜 했느냐?”

 

도대체 요즈음 정부가 하는 일이라고는 국민 세금 쓰는 것과 검찰 개혁 말고 뭐가 있는가. 개혁파의원들이라는 몇몇 여당 초선의원들의 기고만장(氣高萬丈)은 하늘을 찌른다. 지난 2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산업재해 청문회에서 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느닷없이 최정우 포스코 회장에 대해 산업재해와 전혀 관련이 없는 일본 ‘신사(神祠)참배’를 따졌다. 신사도 아닌 절(寺)을 방문했다는 최 회장의 해명에도 ‘기업인 망신주기’는 그치지 않았다고 한다. 이래서야 되겠는가? 다들 뭘 믿고 그러나? 역사는 반복된다 하지 않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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