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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자유로운 영혼의 경제학 여정(旅程) <21> 경제 개방과 수입자유화 정책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5월21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2년05월27일 10시20분

작성자

  • 김광두
  • 국가미래연구원 원장, 남덕우기념사업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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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익(金在益) 박사.

그는 전두환 정부의 핵심 경제 브레인이었다. 때로는 그를 “경제 대통령”이라고 불렀다. 

 

그의 경제 정책의 한 축이 대외 개방이었다. 그는 수입자유화가 경쟁 촉진을 통해서 국내 산업의 경쟁력 강화에 기여할 것으로 보고, 그 정책을 추진했다. 또한 한국의 수출량이 급증하였기 때문에, 한국의 시장도 개방해야 한다는 압력이 국제사회에서 점증하고 있었다. 특히 한국 수출의 주 대상국이었던 미국의 요구가 강했다.

 

이런 정책 사고와 국제사회의 요구에 따라 한국은 1981년부터 점진적으로 수입자유화 품목을 늘려갔다. 주 정책 수단은 관세 인하였다. 그 속도가 1983년부터 조금씩 더 빨라졌다. 때문에 1983년 이후 수입자유화에 관한 논의가 좀 더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김 박사, 생각을 좀 더 해보세요.”

“네. 그러나 기본적으로 제 생각엔 변화가 없습니다.”

 

1983년 당시, KDI 원장으로 일하고 있었던 김기환(金基桓) 박사와 나 사이에 나눈 대화였다. 당시 나는 몇몇 언론에 수입자유화 신중론을 제시했다. 중화학공업의 발전 과정과 기술혁신의 과정에 대한 고려 때문이었다. 이런 의견에 대해서 적극적 개방에 찬성하는 김 원장이 조언을 한 것이었다.

 

김 박사는 국제경제연구원에서 선임연구위원으로 연구 활동을 하던 중 전두환 대통령과 연이 닿아 그를 도와주게 되었다. 김재익 당시 경제수석비서관과 마찬가지로 개방주의자였다. 국제경제연구원에서 함께 일했던 양수길(楊秀吉) 박사도 당시 적극적 개방론자로서 KDI에서 김 원장을 돕고 있었다.

 

그 시기 수입자유화 정책에 관한 나의 시각은 아래의 동아일보( 동아 時論, 1984년, 3월 19일)에 기고한 글, 그리고 “관세제도 개편안”에 대한 의견( 매일경제신문, 1983년, 8월 26일)과 같았다. 이런 생각을 보다 긍정적인 틀로 생각하는 것이 좋겠다는 김 원장의 조언이었다. 

 

輸入(수입)자유화의 政策(정책)시각

동아일보 | 1984.03.19 기사(칼럼/논단)

 輸入(수입)자유화의 政策(정책)시각

價格(가격)경쟁은 超過(초과)이윤없애 再投資(재투자)의욕 줄이는 結果(결과)

技術(기술)혁신 補完(보완)정책 時急(시급)

輸入(수입)자원은 輸出(수출)로 直結(직결)

 

 정부가 先進(선진)각국의 수입규제 강화에 대응하고 경쟁을 통해 국내산업의 체질을 개선시킬 목적으로 추진해 輸入自由化(수입자유화) 정책이 이제 구체적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나타났다. 1986년까지의 수입자유화 대상품목이 예시된 것이다.

 

 이 품목들을 살펴보면 농산물이 제외되었고 중소기업형 제품들이 최소한으로 제한되는등 국내산업활동에 미치게 될 수입자유화의 부정적 부작용을 줄여보려는 노력의 흔적이 엿보인다.

 

 우리의 수입자유화 추진이 선진제국의 우리에 대한 수입규제를 얼마나 완화시켜줄 수 있을 것인지는 미지수에 속한다. 낙관적으로 보아 그들의 보호장벽이 크게 낮아진다고 하더라도 수입자유화의 궁극적 목적이라 볼 수 있는 經濟(경제)의 개방을 통한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더욱 충분히 논의되어야 할 몇 가지 보완사항이 있다고 본다. 그중 두 가지 사항만 살펴보자.

 

 첫째는 경쟁을 보는 시각에 관한 사항이다. 우리가 말하는 경쟁에는 가격경쟁과 비가격경쟁의 두 측면이 있다. 흔히 「市場原理(시장원리)에 의한 資源配分(자원배분)의 效率性(효율성)」 이란 구호가 제창되곤 하는데 이때는 가격경쟁을 머릿속에 두고 하는 말이다. 關稅(관세)를 수단으로 수입을 관리하는 수입자유화정책도 이와 같은 가격경쟁의 이론을 바탕으로 하여 그 긍정적 효과가 제시된다. 그러나 이와 같은 가격경쟁의 효율성은 주어진 한 시점에서의 資源配分(자원배분)의 最適性(최적성)을 의미할 뿐 여러 시점을 잇는 일정기간에 걸친 動態的(동태적) 효율성까지를 포함하는 것은 아니다. 가격경쟁은 新製品(신제품) 新素材(신소재) 등의 기술혁신을 설명할 수 없으며 단지 원가절감에 관계되는 공정혁신만을 분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현실을 면밀히 관찰해 보면 경쟁의 형태로 비가격 경쟁이 오히려 일반적인 현상임을 발견할 수 있다. 수없이 많은 새로운 제품들이 세상에 소개되었다가 사라지곤 하는 현상은 제품차별화를 중심으로 이루어지는 비가격 경쟁의 결과이다. 수요자금융, 아프터서비스, 디자인 포장, 새로운 성능의 개발, 신소재의 사용 등이 제품차별화의 내용을 이룬다. 이와 같은 비가격경쟁이 한 제품의 수명을 결정해 주면서 동태적 경제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 가격경쟁을 통한 한 시점에서의 정태적 효율성이 곧 비가격경쟁을 통한 동태적 효율성으로 연결되지는 않는가. 그렇다면 문제는 간단할 텐데 이들 간에는 서로 相衝(상충)하는 측면이 있기 때문에 우리는 고민하게 된다. 즉 가격경쟁은 초과이윤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最適解(최적해)를 찾아내는 반면에 非價格競爭(비가격경쟁)은 超過利潤(초과이윤)을 기본 전제로 하여 이루어지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경위로 보아 정책당국자들은 가격경쟁이 기술혁신이 주도하는 동태적 효율성까지 보장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있는 듯하며 이러한 기본시각상의 오류는 수입자유화가 기술집약형 산업구조의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는 정부의 기대 속에 반영되고 있다. 가격경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수입자유화정책은 기술적 불확실성과 시장수요 상의 불확실성을 증대시키고 이와 관련해 초과이윤의 가능성을 배제함으로써 국내업계가 기술혁신에 투자할 유인을 크게 감소시키는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高附加價値(고부가가치)를 추구하는 적극적 산업활동이 약화되고 불확실성 아래에서 흔히 야기되는 수동적인 기업운영이 일반화될 가능성조차 있다. 이는 우리의 산업구조를 後進國型(후진국형)으로 후퇴시킬 소지까지 안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서 우리는 기술혁신정책을 크게 강화할 필요성을 느끼게 된다. 즉 수입자유와의 추진을 통하여 가격경쟁의 효율성을 추구하는 한편 기술적 시장수요 상의 불확실성 증대라는 부작용의 측면을 상쇄하여 기술혁신활동에 관한한 초과이윤을 보장하여 줄 수 있는 보완책이 기술혁신정책의 차원에서 마련되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商工部(상공부) 科技處(과기처) 등 有關政府組織(유관정부조직)의 개편까지를 포함하는 개혁적인 기술주도 경제정책이 수립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둘째는 國際收支(국제수지)를 보는 시각에 관한 사항이다. 수입자유화를 추진하는 정책당국자는 수입자유화가 수입경쟁부문에 있던 자원을 수출부문으로 이동토록해 수출이 증대될 것이기 때문에 국제수지상 어려움이 없을 것이며 오히려 국제분업체제가 더욱 강화되어 수출지향적 산업구조가 확립될 것이라고 보고 있는 듯하다. 이러한 사고의 틀 또한 너무 단순하고 위험하다. 수입자유화에 의해서 경쟁력이 약한 수입경쟁산업으로부터 풀려나오게 될 物的(물적) 人的(인적)자원은 수출부문이 아닌 비무역부문으로 이동될 수도 있다. 만약에 수입경쟁산업으로부터 풀려난오게 되는 자원의 대부분이 不確實性(불확실성)이 낮고 이윤율이 높은 국내 非貿易部門(비무이부문)으로 이동할 경우 수입증가를 相殺(상쇄)할 수 있는 수출증가는 기대할 수 없게 된다.

 

 근래에 사치성 서비스업종 빌딩임대업 등이 크게 늘어나고 있음을 低金利(저금리) 때문으로만 간주함은 誤算(오산)이다. 자원의 흐름이 수익성이 높고 안전한 방향으로 이루어짐은 극히 당연한 일이다. 설령 낙관적으로 보아 수출부문으로 자원이 이동한다 해도 그 조정기간이 상당히 소요될 것이고 그 기간 중에는 수입은 증대되는데 수출은 늘지 않아 국제수지가 크게 악화될 수 있다.

 

 이러한 國際收支(국제수지)의 측면에서 두 가지의 보완정책이 강구돼야 할 것이다. 하나는 경쟁력이 약한 수입경쟁산업으로부터 풀려나온 자원의 대부분이 수출부문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할 수 있는 정책수단의 개발이다. 다른 하나는 이와 같은 자원의 이동이 보다 용이하게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지원하여 줌으로써 이동의 기간을 단축하고 이동 시 발생하는 사회적 비용을 극소화할 수 있는 산업조정 정책수단의 개발이다. 이와 같은 보완적 정책수단의 개발 없이는 국제수지상의 어려움을 피할 수 없으리라 본다.

 

 큰 것부터 작은 것까지 모든 정책수단은 정책당국자의 사고의 틀에 의해서 영향을 받는다. 수입자유화를 추진하는 어려운 일을 맡고 있는 정책결정자들의 사고 외 틀이 좀 더 伸縮的(신축적)이고 넓어지길 바란다.

 

<西江大(서강대)교수·경제학>

金廣斗(김광두)

​ 

技術(기술)혁신推進(추진) 보완조치 부족

매일경제 | 1983.08.26 기사(칼럼/논단) 

 技術(기술)혁신推進(추진) 보완조치 부족

金廣斗(김광두)

<西江大(서강대)교수·經博(경박)>

 

 이번에 발표된 안은 기본골격은 한국개발연구원이 提示(제시)했던 바와 거의 유사하며 그러한 점에서 80년대의 국제경영여건을 전망하는 눈과 수입자유화의 추진 과정에서의 부작용을 극소화하기 위한 보완조치의 측면에서 만족스럽지 못하게 느껴진다.

 

 수입자유화의 밀접히 관계되는 국제경제의 여건으로서 80년대의 국제무역신장률 전망과 한국 등 일부 중진국들의 과중한 대외부채 및 이에 연관되는 국제금융자금의 추이에 관한 전망 등의 요인을 들 수 있다.

 

 일반적으로 80년대의 세계무역은 소폭적인 增加(증가)에 머무르게 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으며, 産油國(산유국)의 오일달러보유고 감소와 선진제국의 저성장으로 인하여 60년대와 70년대에 가능했던 일부 중진국들의 해외차입을 통한 초과수입의 支辨(지변)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리가 지금 추진하고 있는 수입자유화의 기본목적 중 하나는 과보호된 내수산업의 자원을 수출산업으로 재배분하여 수출을 증대하려고 하는 데 있다.

 

 그러나 이러한 목적은 세 가지 전제조건이 충족될 때 달성이 가능하다. 하나는 수출시장에서의 우리상품에 대한 수입수요의 높은 증가이다. 둘째는 자원의 재분배 과정에서 나타나는 수입초과현상을 우리의 국제수지 상황이 견디어낼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셋째는 수입자유화의 진전에 따라 과보호된 내수산업으로부터 유출될 자원이 대부분 수출산업으로 유입되어야 한다는 점이다.

 

 다음으로 문제가 제기되는 부문이 중공업과 기술혁신의 추진을 위한 보완조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나는 1983~86년 시기에 산업과 기술에 관한 연구를 주로 했다.

 

“태평양 지역에서의 국가간 중복투자 연구,” KDI, 1983.

“국제적 관점에서 본 한국의 산업정책,” 한국경제연구원,1984.

“한국의 첨단산업의 육성과제와 발전전략,”한국과학재단,1986. 등의 연구보고서를 출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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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우리나라 尖斷産業(첨단산업)의 發展展望(발전전망)과 政策課題(정책과제)에 관한 硏究(연구)>

 

이 시기에 정부는 대통령이 주재하는 “기술진흥확대회의”를 연 2~3회 정도 개최했다. 이 회의는 과학기술처가 주관했다. 당시 과기처 차관은 조경목 씨, 주무국인 기술진흥국장은 최영환 씨였다. 이분들의 초대로 다양한 주제에 관한 짧은 연구를 하여 “기술진흥확대회의”에 상정했다. 당시 전국경제인연합회의 고 김영우(金永佑) 상무가 여러 차례 작업에 참여해서 현장 감각을 보완했다.

 

80년대 초, 대학에서 기술경제를 연구하고 가르치는 교수가 희소했다. 서울대의 박우희 교수, KAIST의 이진주 교수 정도로 기억된다. KDI에서는 고 김인수 박사가 기술경제를 연구했다. 이런 희소성 때문에 나는 다양한 기술 경제 경영 관련 모임에 초대되었다. 현존하는 “기술경제 경영 연구회 (초대 회장: 박우희)는 이때 결성되었다.

 

나는 이런 산업과 기술에 관한 연구와 현실 참여가 밑거름이 되어 1986년에 작성된 6차경제사회발전 5개년계획(1987~1991)의 공업부문 민간위원장으로 참여했다. 당시 정부측 위원장은 고 안광구 전 상공부장관(당시 산업정책국장)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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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1983년 이후 수입자유화 논쟁이 활발히 전개되었다. 이 사진은 그런 과정에서 진행된 여러 강연 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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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이 시기에 나는 꾸준히 테니스를 즐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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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2년05월27일 10시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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