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대역사(大役事) 의 정당성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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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2월09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2년02월11일 13시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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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위정자들은 대역사(大役事)를 하나쯤은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 이를 통해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고, 본인은 치적을 삼을 수 있으며 또 국민을 통합하는 효과도 누릴 수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양자강과 황하를 잇는 운하를 건설해 북부지역의 물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남수북조(南水北調) 사업이 진행 중에 있다. 마오 전 주석이 1952년에 제시했다는데 50년 후인 2002년에 장쩌민이 실행에 옮기기 시작했으며 다시 50년이 지난 2050년에 완공 예정이다. 총 공사비가 88조원에 달하는 그야말로 대규모 사업이다.  

 

박정희대통령의 산업화를 향한 여러 치적 중 대표격으로 경부고속도로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한반도에 동맥을 뚫어 산업화의 새 역사를 쓰게 되었으며, 물류산업의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하였다. 독재시대임에도 국민들은 뿌듯해하며 집단적 성취감을 맛 보기도 했다.  

 

이명박대통령은 건설분야의 역사적인 인물이다. 30대에 벌써 대형건설사의 CEO로 발탁되어 언제나 정주영회장이 이끄는 대형 건설사업 현장을 지휘해 왔다. 서울시장이던 시절에 흉물스럽고 위험하기 짝이 없는 청계고가도로를 철거해 청계천으로 살려냈다. 완전한 자연 생태 하천이 아니라는 일부 비판이 있기는 하지만 이제 서울의 명물로 자리 잡았다.

 

그는 이어 한반도 대운하(大運河)를 공약으로 내걸며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토건대통령이라는 비판이 있기는 하였지만 대운하 같은 역사(役事)는 그가 아니었으면 상상하기도 힘들었을 것이다. 치산치수(治山治水)는 인류역사에서도 국가의 가장 기본적인 일이며, 산과 물을 잘 지키는 나라가 선진국이라 할 수 있다. 갑론을박이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는 물 부족국가로 분류되고 있다. 기근 까지는 아니어도 물 스트레스 국가인 것 만은 틀림없다. 연간 강수량이 1,283㎜로 세계 평균보다 300㎜ 가량 많지만 국토의 70%가 경사가 심한 산지일 뿐 아니라 강수가 대부분 여름철에 집중되기 때문에 치수(治水)가 더 없이 중요한 나라이다.

 

1인당 물소비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코로나로 개인당 소비는 증가한 반면 대중탕 등에서의 수요는 줄어드는 일시적인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반복적인 가뭄 현상으로 농업용수의 부족을 호소하는 지역도 늘고 있다. 더구나 반도체 같은 특정 산업에서의 물소비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물 가두기가 더없이 절실해지고 있다.

 

이명박 정부가 들어서며 괴담 수준의 선동선전으로 광우병사태를 겪으며 국가가 혼란으로 빠져 들었던 적이 있다. 이어 대선의 핵심 공약이라 할 수 있는 대운하(大運河) 사업도 야당, 환경단체는 물론 같은 당내 친박계의 반대까지 국민의 반대여론이 비등해 4대 강 정비사업으로 방향 전환을 한다. 

 

특유의 돌파력으로 22조원을 투입해 불과 3년 남짓 되는 기간 동안에 보16 개와 더불어 자전거도로 건설 등 유역 정비를 완성시켰다. 홍수 등의 피해를 최소화 하며 최단 시간 내에 공사를 완료하기 위해 모든 건설사가 동원되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법과 예산의 뒷받침으로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그 과정에서 사업비를 공공기관에 전가시켜 경영 부담을 주었다든지 업체끼리 담합, 일부 부실공사와 같은 흠을 남겼다. 

 

이에 다음 정부의 조사에서도 일부 문제가 지적되긴 하였어도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린 바 있다. 사업이 완료된 후에도 환경단체를 중심으로 한 반대론자들은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왔다. 

 

급기야 이번 정부 들어 환경단체와 그 영향을 받은 환경부의 주도로 금강·영산강 수역의 5개 보(湺)의 해체와 개방을 결정하였다. 이에 대해 보 해체 결정의 위법성과 해체의 근거가 되는 경제성 분석의 문제점을 들어 감사청구가 이루어졌고, 최근에 감사원에서는 감사청구 근거의 주요 5개 항목을 받아들여 감사 개시 결정을 한 바 있다. 

 

그 내용을 들여다 보면 탈원전의 데자뷰를 보는 듯 하다. 우선 환경단체의 영향을 받은 대통령 공약을 이행하기 위해 환경부는2018년에 법적근거도 없는 조사평가단과 기획위원회라는 조직을 만들어 해체를 결정한다. 이러한 결정을 좀 더 뒷받침한다고 2021년에는 물관리기본법에 근거해 설치된 국가물관리위원회의 추인을 받는 형태를 취한다. 그러나 감사원에서는 기획위원회는 법적 권한이 없는 조직이며, 물관리위원회는 자문기관으로서 결정을 추인할 법적 지위를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판단해 감사개시 결정을 한 것이다.

 

보해체의 당위성을 뒷받침하기 위한 수질 및 수생태계 평가도 수질환경법에 정해진 지표를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임의 지표에 의해 결론을 내린 것이 문제가 된 것이다.

 

설사 수질에 일부 문제가 있다 하더라도 22조원이나 투입된 큰 사업을 다시 수천, 수 조원을 투입해 허물 것이 아니라 지천 정비를 비롯해 축산, 생활오수 등의 유입을 줄일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하는 것이 우선 순위일 것이다. 

 

국가의 중요한 의사 결정을 함에 있어 법에 정해진 절차에 따르지 않고, 임의로 조작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행위는 아무리 자신들의 신념과 판단이 맞다 하더라도 위법적일 뿐 아니라 민주국가의 운영 방식이 아니다.   

 

더구나 이번 정부에서는 대역사(大役事)의 역사(歷史)를 쓰기 보다는 과거 정권이 만들어 놓은 성과물을 거리낌없이 무너뜨리고 있어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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