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양병무의 행복한 지혜 산책 “모든 말은 ‘미사감사’로 통한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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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12월25일 16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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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병무
  • 인천재능대학교 회계경영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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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는 사랑으로 산다고 했다. 사랑은 무엇으로 하는가. 말로 한다. 사랑도 미움도 말로 하는 것이다. 결국, 세상은 말로 산다고 할 수 있다. 우리는 많은 말을 하며 한 해 한 해를 살아왔다. 

 

올해도 어김없이 저물어 한 해를 마감해야 하는 시간이 코앞에 다가왔다. 지는 해를 아쉬워하며 떠오르는 해를 맞이해야 하는 자연의 순리 때문이다. 새해가 오는 것을 미룰 수는 없는 법 아닌가.  

 

지난 열두 달을 파노라마처럼 돌아본다. 어쩔 수 없이 부족했던 일, 실수했던 부분들이 먼저 떠오른다. 가족에게, 또 주위 사람들에게 부지불식간에 서운한 말로 상처를 주었을지 모른다.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건네고 싶다. 인간은 실수하고 하나님은 용서한다고 했다. 인간이 완벽하면 좋으련만 그렇지 못한 까닭이다. 사과와 용서는 용기에서 나온다. 부족한 부분을 반성하고 포용이 필요한 부분은 감싸 안는 마음이 필요하다.  

 

또한, “사랑합니다”라는 말이 다가온다. 사랑의 어원은 “사량(思量), 즉 생각하여 헤아리는 마음”에서 왔다고 한다. 사랑은 생각하는 마음이다. 공자는 “근자열원자래(近者說遠者來),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 있는 사람이 찾아온다”고 말했다. 우리 삶의 방향은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고 사랑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가까이 있기에 기쁨과 슬픔도, 사랑과 미움도 있다. 아예 모르는 사람은 희로애락(喜怒哀樂)의 직접적인 대상이 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보면 가까이 있다는 것 자체가 귀한 인연이고 축복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은 누구인가. 부모, 형제, 친척, 친지 등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다. 톨스토이가 던진 세 가지 질문을 음미해 본다. 

“가장 중요한 때는 언제인가?” 

“지금, 현재이다.”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현재 만나는 사람이다.”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현재 하고 있는 일이다.”

 

지금, 현재의 시간을 사랑하고, 현재 만나는 사람을 사랑하고, 현재 하고 있는 일을 사랑하는 것이다. 아울러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일이다. 알베르 까뮈가 “우리 생애의 저녁에 이르면 우리는 타인을 얼마나 사랑했는가를 놓고 심판받을 것이다”라고 했듯이 어쩌면 인간은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하기 위해 사는 존재인지도 모른다. 사랑합니다. 언제든 듣고 싶은 말이다 

 

그리고 “감사합니다”가 떠오른다. 지난 한 해 동안 아쉬움도 많았다. 두려움, 근심, 걱정이 우리 곁을 늘 맴돌았다. 하지만 윤동주 시인이 〈별 헤는 밤〉에서 별을 헤아려보듯 하나하나 세어보니 감사한 일도 적지 않았다. 

 

영어 Think와 Thank는 어원이 같다고 한다. 생각할 때 비로소 감사할 일이 생기는 법이다. 소설가 김훈은 《밥벌이의 지겨움》에서 밥 먹고 사는 게 얼마나 힘들고 어려운 일인지 말한다. “밥에는 대책이 없다. 한두 끼를 먹어서 되는 일이 아니라, 죽는 날까지 때가 되면 반드시 먹어야 한다. 이것이 밥이다.” 오늘 이 순간까지 밥 먹고 살아왔다는 사실 자체가 감사한 일이다. 

 

아인슈타인은 두 가지의 삶이 있다고 했다. “기적은 없다고 믿는 삶과, 인생의 모든 게 기적이라고 믿는 삶이다.” 지금 여기에 있다는 사실 자체가 기적이 아닐 수 없다. 어제는 지나갔고 내일은 아직 오지 않았으니 진정 소중한 것은 바로 오늘이다.  

 

이해인 수녀의 〈감사 예찬〉 시가 가슴을 파고든다. 이 시를 낭송하고 있으면 감사의 향기가 온몸에 퍼져나가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감사만이 꽃길입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걸어가는 향기 나는 길입니다.​

감사만이 보석입니다.​

슬프고 힘들 때도 감사할 수 있으면, 삶은 어느 순간 보석으로 빛납니다.​

감사만이 기도입니다.

​기도 한 줄 외우지 못해도, 그저 고맙다 고맙다 되풀이하다 보면​

어느 날 삶 자체가 기도의 강으로 흘러, 

가만히 눈물 흘리는 자신을 보며 감동하게 됩니다.

 

“미안합니다(미). 사랑합니다(사). 감사합니다(감사)”, 세 마디는 첫머리를 따서 ‘미사감사’로 축약할 수 있다. 모든 길이 로마로 연결되었듯이 우리 삶에 필요한 소중한 말도 ‘미사감사’로 통한다는 생각이 든다.  

 

코로나의 기승이 여전한 가운데 신축년 소의 해가 많은 아쉬움과 안타까움 속에 흘러가고 있다. 소처럼 열심히 산 시간이었다. 새해 임인년에는 코로나를 이겨내고 꿈과 희망을 품고 호랑이처럼 포효하는 한 해가 되기를 기원해 본다. 

미안합니다!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미사감사!)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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