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산에서 바라본 세계

국가의 미래를 향한 첫 걸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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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와 똥파리 떼들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7월01일 10시35분
  • 최종수정 2021년07월01일 10시40분

작성자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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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선거를 하다가 나라가 거덜이 날 것 같다고 말하는 사람도 많지만 대통령 선거 시즌이 닥쳐왔는지 대권 주자한테 다리를 걸치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다. 지나간 이야기이지만 박근혜 전 대통령은 대통령 당선 전에 자신을 지지한다는 모임이 하도 많아서 그것을 관리하는데 신경을 많이 썼다.

 

 2016년 총선 후 안철수 대표의 주가가 한창 높을 시절에 어느 모임이 나를 초청했다. 안 대표를 지지하는 모임이라고 했는데, 그 중 한 사람이 안철수에 관한 책을 썼다면서 나한테 한권 증정을 했다. 내가 “안 대표를 만나 보셨나요?”라고 물었더니 “그런 적이 없었다”고 해서 속으로 웃은 적이 있다. 지금 나와 있는 윤석열, 최재형 관련 책도 대체로 그런 것들이 아닌가 한다. 

 

윤석열과 최재형 덕분에 서울법대 동문 사회가 후끈 달았다는 이야기마저 들려온다. 이회창이 못 이룬 꿈을 이루게 됐다는 식이다. 실제로 어떨지는 두고 보아야 하겠지만, 그런 일이 생긴다면 이례적인 경우로 기록될 것이다. 엘리트 학교를 나와 화려하거나 탄탄한 경력을 밟아 온 사람이 대통령이 되던 시절은 이미 과거이기 때문이다. 

 

우드로 윌슨은 프린스턴 대학 총장을 지내다가 뉴저지 주지사를 거쳐서 대통령이 됐다. 프랭클린 루스벨트는 하버드를 나오고 컬럼비아 로스쿨을 다니던 중 변호사가 되어 유력한 로펌에 다니다가 정부 고위직을 역임하고 뉴욕 주지사를 지낸 후 대통령이 됐다. 하지만, 1948년 대선에서 해리 트루먼이 공화당 후보 토머스 듀이에 승리함으로써 그런 공식은 무너져 버렸다. 

 

뉴욕 지검장으로 명성이 높았던 토머스 듀이는 뉴욕 주지사를 지내면서 1944년 대선에 출마해서 일반투표 45.9%를 획득해서 53.4%를 얻은 루스벨트를 바싹 추격했지만 루스벨트를 이기지는 못했다. 당시 초점은 누가 민주당 부통령이 돼서 루스벨트를 승계하느냐 였다. 1948년 대선에 출마한 듀이는 컬럼비아 로스쿨을 나온 탄탄한 엘리트였지만 트루먼은 대학을 졸업하지 못한 시골 출신이었다. 하지만 유권자들은 멀게 느껴지는 듀이 보다 소탈한 트루먼에 승리를 안겨 주었다. 언론은 듀이의 승리를 점쳤지만 일반 대중은 달리 생각했던 것이니, 이런 것이 선거이고 정치다. 

 

국제관계와 경제정책에 대해 변변하게 아는 것이 없었던 트루먼은 항상 주변 사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 소련에 대한 정책을 두고 행정부 내에서 여러 의견이 있었지만 숙고 끝에 트루먼은 대소(對蘇) 견제론자인 딘 애치슨을 국무차관, 그리고 국무장관에 기용했다. 트루먼은 자신이 잘못된 결정을 했음을 알고 나선 즉시 시정을 하고 다른 결정을 했다. 

 

6.25가 발발하자 군비 축소를 주도한 국방장관을 해임하고 은퇴한 조지 마셜 장군에게 국방장관을 맡아 달라고 애원을 해서 그를 다시 워싱턴으로 불러들였다. 고향에서 휴가 중 6.25 남침 보고를 받고 즉시 워싱턴으로 귀환한 트루먼은 애치슨 장관과 함께 찾아 온 장면(張勉) 주미 대사를 만났다. 얼굴이 사색(死色)이 되어 눈물을 글썽이던 장면 대사에게 트루먼은 “그 개자식들을 내가 걷어 찰 거야”면서 다독였다.   

 

딘 애치슨은 크로턴 고교, 예일대학, 그리고 하버드 로스쿨을 나온 엘리트 중의 엘리트였다. 트루먼은 자기보다 학식과 경륜이 출중한 딘 애치슨, 조지 마셜, 오마 브래들리 같은 인물이 자기 주변에 있다는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또 고마워했다. 한번은 회의 참석차 유럽 출장을 마치고 워싱턴으로 돌아오는 애치슨 장관을 대통령인 트루먼이 공항으로 마중을 나가기도 했다.

 

 8개월 앞으로 다가온 한국 대선에 수많은 사람들이 대통령이 되겠다고 손을 들고 나서고 있다. 또 유력주자들 주위에는 벌써부터 온갖 인재들도 다 모여들고 있다고 한다.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은 "파리들이 모여들게 돼있다"고 말한바 있다.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 박근혜 후보가 유력해지니까 온갖 친박단체, 친박포럼이 난무하고, 안철수가 뜨니까 안철수를 예찬하는 책이 서점에 깔렸었다. 이런 구태정치는 이제 그만 둘 때도 된 것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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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01일 10시35분
  • 최종수정 2021년07월01일 10시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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