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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ashington Watch] 美 대선에 ‘새로운 변화’, “이제 문제는 당파야, 바보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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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9월10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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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2020 대선’ 투표일이 이제 2개월도 남지 않았다. 금년 초 시작된 Covid-19 대유행 사태 및 이에 따른 사상 유례가 드문 경제 악화로, 선거전이 본격화하기 이전부터 민주당 바이든(Joe Biden) 후보가 공화당 트럼프 현직 대통령에 앞서 선두를 지켜 오고 있다. 그러나, 이제 선거전이 종반으로 접어들면서 두 진영 간 공방은 더욱 거세지고 있어, 그야말로 점차 가경(佳景)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에 따라, 선거 결과 전망도 어려워지는 ‘혼전’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 분명하다는 느낌이다. 

 

이와 함께, 과거 몇 차례 대선에서 선거 결과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믿어온 소위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라는 상례적인 전제가 이번에는 그다지 커다란 영향력을 발휘하지 못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와 흥미롭다. 대신에, 극심해지고 있는 국민 분열을 배경으로 상대 진영의 집권을 저지하기 위해 투표한다는 ‘당파(黨派)’ 우선의 행동 논리가 압도할 것이라는 지적이다. 최근 해외 미디어들의 보도를 참고해서 이번 미 대선전 막판에 부상하고 있는 이런 새로운 현상을 살펴본다.         

 

▷ “바이든, 지지율 선두를 지키나 격차 축소 중, 박빙(薄氷) 판세” 


최근 해외 각 미디어들이 전하는 여론조사 결과로는, 전국적인 일반 여론 조사 결과에서 민주당 바이든(Biden) 후보가 안정적으로 리드를 지키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RealClearPolitics가 9월 6일까지 각종 여론 조사 결과를 종합한 바에 따르면, 바이든 후보가 50.3%, 트럼프 후보가 42.4%의 지지율을 보이고 있다. 

 

한편, 일반 유권자들의 투표수보다는 ‘선거인단(electoral college)’ 대의원 획득 수에 따라 결판이 나는 미국의 독특한 대통령 선거 방식에 따르면, 각 州별로 배정된 총 538명의 선거인 중에서 270명 이상을 획득하는 후보가 승리한다. 英 공영 BBC 등은, 전통적으로 지지 성향이 뚜렷한 州들를 제외하고, 소위 판세를 가늠하기 어려운 격전지(‘swing state’)에서 판가름이 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격전지는 대의원 수 순서대로 텍사스,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조지아, 미시간, 노스캐롤라이나, 버지니아, 애리조나, 위스콘신 등이 주목을 받을 것으로 꼽는다. 

 

이들을 포함한 14개 격전지 주에서의 두 후보의 지지율은 3개 주(텍사스, 조지아, 아이오와)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에서 바이든(Biden) 후보가 트럼프 후보에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6 대선에서는 이들 가운데 4개 주(미네소타, 네바다, 뉴햄프셔, 버지니아)를 제외하고는 모든 주에서 공화당 트럼프 후보가 당시 민주당 클린턴(Hillary Clinton) 후보를 누르고 승리한 바 있다. 트럼프 진영이 우려하고 있는 것은 현재 우세를 보이는 3개 주에서도 차이가 아주 근소해서 향후 상황 변화에 따라서는 지지 방향이 바뀔 수도 있다는 점이다. (ECP/AP, 9월 4일까지) 

 

다른 여론조사 기관인 ‘270-To-Win’ 사이트가 9월 6~7일 동안에 발표된 일반 유권자들의 지지율을 바탕으로 각 주별 획득 예상 대의원 수를 추산한 결과에서도 바이든(Biden) 후보가 278명, 트럼프 후보가 169명으로 나타나 바이든(Biden) 후보는 이미 필요한 대의원 수 선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바이든(Biden) 진영이 안심하기 어려운 점은 최근 들어, 트럼프 후보와의 지지율 격차가 점차 줄어들고 있고, 일부 지역에서는 역전 상황도 나오는 점이다 (FiveThirtyEight). 흥미 위주의 예상이지만 도박(betting market) 시장에서 도박사들은 아직도 트럼프의 승리 가능성을 50%를 약간 하회하는 수준으로 걸고 있다고 전해진다.

 

▷ 정치 분단 심화, 경제 분리 가속; “문제는 당파(黨派)야, 바보야!”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정치 분석가들은 이번 11월 3일 선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가능성을 희박하게 보는 것으로 전해진다. 앞서 소개한 선거 분석 웹사이트 ‘FiveThirtyEight’은 아직 바이든(Biden) 후보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할 것으로 선호되고 있다(‘favored to win’)고 분석한다. 최근 영(英)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도 바이든 후보가 승리할 것(likely to beat Mr. Trump)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최근 일본  Nikkei의 한 경제 분석가는 많은 여론조사 결과에서 일단 민주당 바이든(Biden) 후보가 승기를 잡고 있으나, 이번 미 대선의 승부는 최후까지 예단할 수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실, 최근 명망 있는 ‘족집게 예언자들’ 간에도 당선자를 점치는 의견이 엇갈린다. 미국 공영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는 두 전문가의 상반된 예상을 보도했다. 1984년 이후 모든 선거 결과를 정확히 맞힌 바 있는 아메리칸 대학(American Univ.)의 리히트만(Allan Lichtman) 역사학 교수는 자신이 작성한 모델을 사용해서 바이든(Biden) 후보의 승리를 점치고 있다. 그리고, 뉴욕 주립대학 스토니브룩(SUNY at Stony brook)의 노포드(Helmut Norpoth) 정치학 교수는 역시 자신의 모델을 이용해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을 예측하고 있다. 노포드(Norpoth) 교수도 과거 6 차례 선거에서 5 차례의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        

 

그러나, 많은 미디어들은 이번 미 2020 대선에서는 ‘새로운 위험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는 우려 섞인 지적을 하고 있다. 물론,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를 좌우하는 요인들은 셀 수 없이 많고, 각 예측자들이 자신의 모델에 대입하는 요인들도 다양할 것은 당연하다. 그 가운데, 최근 수 십년 동안 치러진 여러 차례 대선에서 유권자들의 선택에 가장 압도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 불문의 ‘황금 룰’은 선거일까지의 ‘경제’ 정세였다. 1992년 클린턴(Bill Clinton) 대통령이 갈파했던 “경제가 중요한 거야, 바보야!” 라는 슬로건은 지금도 종종 인구에 회자된다.   

 

가령, 이런 경제 요인을 우선하는 모델에 지금 현상을 대입하면 현직 대통령 트럼프 후보는 여지없이 불리할 것이다. Covid-19 사태로 지난 2사분기 GDP 성장률은 2차 대전 이후 최악의 마이너스 성장에 그쳤다. 거기에다 아직도 V자형 회복은 기대하기도 힘든 상황이다. 이런 상황을 감안해서 이미 일부 시장 전문가들은 ‘트럼프 패배’ 시나리오를 상정하고 이에 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렇기는 해도, 이번 대선에서는 상황이 그렇게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2016년 대선에서 의외의 인물인 트럼프 후보가 부상하면서부터 미국 사회에는 소위 ‘선거와 경제 분리(decoupling)’ 현상이 급격히 현재화(現在化)되어 왔다. 즉, 경제 현상이 꼭 대통령의 실적과 연동되지 않는다는 논지로, 세상사를 주로 ‘당파(黨派)’라는 시각에서 바라보고, ‘정파(政派)에 따라 선악을 판단하는’ 유권자들이 늘어난 것이다. 이런 사고에서는 Covid-19 사태로 인한 경제 추락은 반드시 트럼프 대통령이 책임질 것도 아니라는 것이 된다. (Nikkei)

 

이렇게 “국민 분열”이 심화된 상황에서는 국민들이 지지하는 정파를 기준으로 나뉘어 상대 진영을 적개심을 품고 바라보고, 매사에 ‘네거티브 당파성’이 횡행하게 된다. 결국, 선거에서도 상대방 정권을 저지하기 위해 투표하는 성향이 강하게 된다. 이는 지금 혹독한 경제 실적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크게 변동하지 않고, 특히, 공화당 지지자들 간에 월등히 높은 지지가 유지되는 반면, 민주당 지지자들 간에는 지지율이 월등하게 낮은 상황이 이어지는 것에서도 알 수 있다. 한 전문가는 지금 미 대선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양 진영 간 대결 양상을 마치 서로 마주하기도 어려운 이슬람교 양 극단 종파의 대립에 비유해서 ‘화성(火星)에 사는 수니파와 금성(金星)에 사는 시아파와 비슷하다’ 고 비유한다.    

 

▷ “트럼프의 전몰자 폄훼 발언이 불러온 거센 발발도 새로운 변수” 


최근미  시사 매거진 애틀랜틱(The Atlantic)이 트럼프 대통령이 종전에 미군 전물자들을 ‘패배자들(losers)’ 이라고 폄훼하고, 미군들의 지능 수준을 공격하며 ‘멍청이들(suckers)’ 이라는 발언을 거듭해서 해왔다는 ‘폭탄적인’ 폭로를 한 뒤에, 미국 사회에는 이로 인한 파장이 걷잡을 수 없이 번져 나가고 있다. 애틀랜틱(The Atlantic)지의 골드버그(Jeffrey Goldberg) 편집장이 직접 작성해서 보도한 이 기사 내용에 대해 AP, Washington Post, 심지어 親 트럼프 성향의 Fox News를 포함하여 다른 매체들도 보도 내용을 자체적으로 확인하고 뒤따라 보도하고 있는 것이다. 

 

골드버그(Goldberg) 편집장은 일차적인(firsthand) 정보를 알 수 있는 복수의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서 보도한 것에 대해, 대부분의 경우에는 익명의 보도 내용은 신뢰하기가 어려운 것이기는 하지만, 이번 경우에는 대중들의 알 권리를 위해 익명으로 보도하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4개, 5개, 6개의 원천적인 소식통들이 똑같은 내용을 말해주는 것을 믿고 보도하게 되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시에, 그는 CNN TV에 출연해서, 앞으로 수 일 혹은 수 주일 내에 트럼프 대통령이 군에 대해 언급한 불길을 당기는 더 많은 확인된 내용 및 새로운 정보들을 보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그는 최근 보도한 것은 ‘빙산의 일각’ 이라고 언급했다. 
 

이 보도가 나오자 백악관은 멜라니아(Melania Trump) 여사까지 나서서 거짓말이라고 극력 부인하고 나섰으나, 재향 군인 단체 및 전사자 유가족을 칭하는 골드스타(Gold Star) 가족 등을 중심으로,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이와 관련해서 애틀랜틱(The Atlantic)지 프럼(David Frum) 논설위원은 이제 모든 사람들이 그것이 진실이라는 것을 있다며, 침묵하는 다수가 이런 사실을 웅변해 주고 있다고 평했다. 그는, 트럼프 가까이서 일했던 전·현직 군 고위직들은 왜 ‘그건 내가 아는 사람이 아니다’ 고 말하지 않는가, 라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결국, 이런 침묵은 트럼프 대통령이 고통받는 가족들과 공감하지 못하고, 그들의 국가를 위한 희생과 고난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말해주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 前 측근 코엔(Cohen) 변호사, 트럼프의 아픈 기억들 폭로 예고 


한편, 오랜 동안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일 및 사업과 관련해서 개인 변호사 역할을 해왔던 코엔(Michael Cohen) 변호사도 트럼프 대통령의 유색 인종 및 군을 폄훼하는 내용의 다양한 언행들을 폭로할 것으로 알려져 역시 큰 파문이 예상된다. 그는 작년 말 의회 청문회 증언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배반하고 각종 비리 의혹을 폭로했다. 그는 트럼프 선거 캠페인 관련 불법 선거 자금 운용 혐의 등으로 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하는 기간 중에 작성한 자신의 회고록 “Disloyal; A Memoir”을 곧 출간할 예정이다. 그는 트럼프의 문란한 개인 행동 내용도 폭로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백악관 맥이내니(Kayleigh McEnany) 대변인은 주말에 성명을 발표하고 코엔(Cohen) 변호사는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맥이내니(McEnany) 대변인은 “그는 불명예스러운 重범죄자이고, 변호사 자격을 박탈당한 사람이다. 그는 의회에서 거짓 증언을 했고, 모든 신뢰를 잃어버린 사람이다. 그가 최근 거짓말을 해서 돈을 벌려고 시도하는 것을 보고 놀랄 일도 아니다” 고 혹평을 퍼부었다. 

 

코엔(Cohen) 변호사는 곧 출간될 회고록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감옥에 들어갔던 것과 똑같은 공동 범죄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자신의 보스였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사기꾼, 거짓말쟁이, 위조 범죄자, 약자를 괴롭히는 자, 인종차별자, 약탈자” 라고 묘사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깡패 보스 기질을 가졌다고 말했다. 각종 뉴스 미디어들은 이미 이 회고록의 간추린 내용들을 보도하기 시작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은 아프리카 국가들을 가리켜서 ‘화장실(shithole) 나라들’ 이라고 욕설을 했고, 남아공의 故 만델라(Nelson Mandela0 대통령에 대해 그는 지도자도 아니라고 깎아내리기도 했다고 폭로했다. 그는 기본적으로 흑인들의 문화 및 정치에 이르는 일체의 전통에 대해 저급하다는 견해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마찬가지로, 히스패닉에 대해 멍청하다고 비하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전임 대통령 오바마(Barack Obama) 대통령에 대해 “증오와 모욕”을 가지고 있다고 폭로했다. 

 

▷ “트럼프 지지자들은 왜 트럼프의 실체를 받아들이지 못하나”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행한 연설에서 “이번 선거는 미국을 보전하느냐, 아니면 당신들이 사랑하는 모든 것을 잃어버릴 것이냐, 결정하는 것” 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등단한 많은 공화당 연설자들도 바이든(Biden) 집권 하의 미국은 反이상향(dystopian)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금 공화당 지지자들은 대체로 만일, 바이든(Biden)이 대선에 승리하면 미국은 죽어버릴 것이라는 고정 관념에 사로 잡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트럼프 진영 내에 팽배해 있는 이러한 공통된 사고방식이 공화당 내에 부정, 혼란 및 집단 광란(general insanity)을 불러오는 것으로 보인다. (Peter Wehner, Senior Fellow of EPPC)

 

그리고, 자신들의 목숨이 걸린 중대 위협인 바이든(Biden)이라는 ‘공동의 적(敵)’에 맞서 있는 상황에서 어떤 제어력도 상실된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 그들은 트럼프라는 개인이 어떤 존재인가를 받아들이지 못하는 것이다. 심지어,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서 상대 진영을 향해 아무 근거도 없이 인종 차별 항의 시위와 관련하여 선동적인 ‘음모론(conspiracy theory)’을 동원해도 무방비로 휩쓸리고 만다. 

 

가장 비근한 예로,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자신의 행정부 관료들이 고의로 Covid-19 백신 개발을 선거일 이후로 늦추려고 해태하고 있다는 해괴한 논리도 말하고 있다. 그는 BLM 시위대를 향해 총격을 가해 두 명을 사망케 한 자신의 지지자인 17세 소년을 두둔하기도 한다. 자신이 이번 선거에서 지면 그것은 오직 부정 선거 때문이라고 선수도 친다. 지금 상황으로는 트럼프가 뉴욕 번화가에서 다른 사람을 쏜다고 해도 단 한 사람의 지지표도 잃지 않을 것이라는 자조도 나온다. 

 

실제로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는 바이든(Biden) 후보가 50년 동안의 정치 경력에서 많은 공화당 인사들을 포함해서 광범한 교류를 계속해 온 사실은 무시하고 ‘쟈코방(Jacobin) 좌파’ 바이든(Biden) 정권 하에서는 테러가 난무할 것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져 있다. 그리고, 이들 지지자들은 많은 사실이 드러나 증명되는 도덕적으로 파탄(moral wreck)난 트럼프 대통령에 충성하는 것을 정당화하기 위해서는 바이든(Biden) 및 민주당 진영을 ‘현실적 위협’으로 몰고 갈 필요가 있는 것이다. 

 

미국에 양 극단의 정치적 파당(派黨)주의가 출현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제 국민들 간에 자리잡은 ‘공포와 증오(fear and hatred)’는 실은 지난 수 십년 동안 서서히 미국 사회 내에서 내재해 자라온 것일 뿐이다. 그리고, 수많은 실패한 대통령도 경험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경험들과 다르다. 그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들과 다르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그의 진실을 향한 끊임없는 공격, 비이성적 정신 상태, 감정적 급변, 기만 및 환상 그리고 무능력함이 다른 것이다.

 

▷ 英 이코노미스트誌 “추한 선거가 될 것, 패자 불복 가능성 우려” 


영국 이코노미스트(The Economist)지(誌)는 최근호에서 2020 미국 대선이 사상 유례없는 추악한 결과가 될 가능성을 지적하고 있다. 11월 선거 이후에 일어날 상황에 대해 민주주의 절차에 따른 순탄한 권력 이양이 이루어질 것인가에 회의를 나타내는 것이다. 민주 혹은 공화 어느 한 쪽이 선거 결과에 불복하면 격렬한 대립이나 ‘헌법 위기’에 봉착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러한 우려는 지금 한창 벌어지고 있는 양 진영의 험악한 대립 상황을 배경으로 하는 것이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를 통해 평화로운 권력 이양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패자와 그 지지자들이 패배를 인정하는 것이 필요하나, 이번 선거에서는 Covid-19 사태로 우편 투표가 급증한 때문에 선거 결과의 집계가 늦어질 가능성도 있고, 어느 일방이 선거 과정 자체에 이의(異議)를 제기할 가능성도 크다. 이에 더해, 이보다 근본적인 우려는 두 진영의 지지 세력들이 극단적으로 대립하고 있어, 트럼프가 재선된다 해도, 민주당 지지자들의 대다수가 트럼프는 민주주의 근간을 위협하는 인물이라고 주장할 것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이 패배하는 경우에는 공화당 지지자들의 태반은 민주당 쪽이 부정선거를 했다고 불만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 극단적인 경우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권 퇴진을 거부할 가능성도 농후하다.  

 

그나마, 선거 결과가 압도적인 차이로 결판나는 경우에는 그래도 원활하게 정권이 이행될 가능성이 있으나, 만일 근소한 차이로 승패가 갈리는 경우에는 더욱 곤혹스러운 상황에 빠질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양측 지지자들은 자신들에 불리한 결과를 두고 격렬하게 반발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다. 이럴 경우, 사회는 급격히 혼란에 빠질 것이다. 혹시 투표 집계가 늦어지는 경우에는 양 측이 모두 승리를 선언할 가능성도 있다. 이렇게 되면 혼란은 더욱 격렬해질 것이고, 불가피하게 공권력이 동원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다른 가능성은 패배한 측에서 법원에 복잡한 선거 절차의 이의를 신청해 사법적 판결을 구하려고 장기전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이럴 경우에는 다음 정권의 권한 행사에도 심각한 장애가 나타날 것이고, 이에 따라 전체 미국 사회에는 극도의 혼란이 장기간 이어질 것은 분명하다. 따라서, 이코노미스트誌는 미국 뿐 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중요성을 가지는 이번 선거에서 선거 절차 개시 초기 단계부터 실제로 혼란을 최소화할 수 있는 수단을 강구해야 할 것을 강조하고 있다. 


▷ 최대 승부처 ‘격전지(swing state)’ 표심을 놓고 벌이는 혈투 


이제 2020 대선 선거전은 마지막 피치에 들어섰다. 공교롭게, 최근 들어 흑인 총격 사건도 빈발하나 이것도 일단 지지율에 큰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 게다가, 예상과 달리 Covid-19 사태 영향도 그리 현저하지 않다. ABC News/Ipsos 조사 결과, 트럼프 대통령의 Covid-19 대응에 대한 지지율은 공화당 지지층에서 75% 전후, 전체 미국인들 중에서는 50% 전후, 민주당 지지층에서는 10% 전후에서 큰 변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은 10월 깜짝 쇼를 기대하며 코로나 백신 개발에 엄청난 의욕을 보이고 있으나, 대부분 의학 전문가들은 ‘불가능한 것은 아니나 그렇게 될 가능성은 지극히 낮다(extremely unlikely but not impossible)’고 반론하고 있다. 설령, 그렇게 된다 해도 이에 따라 다른 진영 지지자들이 울타리를 넘어 이동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결국, 지금 전개되는 선거전에 가장 크게 작동하는 것은 단연 ‘집단적 당파(黨派)주의’다. 자파 옹호 논리가 압도하다 보니 후보들의 지지율도 요지부동이고 초반 격차가 미세하게 축소될 뿐이다. 그리고, 무당파(無党派)가 적다는 점도 큰 특징이다. 격전지 위스콘신주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바이든 지지는 50%, 트럼프 지지는 46%임에 비해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는 비율은 단 4%에 불과했다. 따라서, 마지막에 태도를 결정하는 유권자들이 결과를 좌우할 가능성도 적어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PEW Research 조사 결과, 바이든(Biden)이 8% 전후 앞서나, 실제로 그가 승리할 것으로 생각하는 것은 82%에 불과한 반면, 트럼프 지지자 중에 재선에 승리할 것으로 생각하는 비율은 90% 정도로 나타나고 있다.

 

한 언론 매체는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살얼음판 위를 걷고 있다고 비유했으나, 이에 대해 트럼프는 지금 두꺼운 얼음장 아래에 있다는 반론도 있다. 이번 선거는 과거와 달리 정책 대결이 실종된 선거다. 민주당은 이미 정강(platform)을 발표하고 구체적 정책 내용도 공표했으나, 트럼프 진영은 이렇다할 공약을 내놓은 게 없고, 아예 정책 공약 등은 무시하고 있다. 이제 투표일이 채 두 달도 남지 않은 시점에서 대세가 이미 굳어진 상황이라면 오직 남은 변수는 외적 요인에 따른 사소한 충격이 선거전 흐름을 미세하게 바꿀 가능성이다. 앞으로 남은 기간에 누가 치명적인 외부 충격을 더 많이 받을 것인가가 주목되는 상황이다. 

<ifsPOST> 

 

  • 기사입력 2020년09월10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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