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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영업자까지 포괄하는 고용안전망 구축 방향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5월01일 17시00분

작성자

  • 한요셉
  • 한국개발연구원 연구위원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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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고용안전망의 적용 범위 확대만큼이나 실효적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제도와 정책

설계도 중요하다. 현재 상황에서는 자영업자 전체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보다 한국형

실업부조인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내실화 및 강화에 우선순위를 둘 필요가 있다.“

 

I. 고용안전망의 보편성과 지속가능성


코로나19 위기 발생 이후 기존 고용안전망의 한계가 여실히 드러났다. 정규직 임금근로자 위주로 설계되었던 기존의 구직급여나 고용유지지원 등은 비정규직, 특고ㆍ프리랜서 취업자, 영세자영업자 등을 포괄하지 못하여 이들에게 실직이나 소득 충격이 실현되었을 때 충분한 사회적 보호를 제공해 주지 못했다. 이에 따라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논의가 급속도로 진행되어왔다.

 

정부는 1~5차에 걸친 ‘긴급고용안정지원금’,‘새희망ㆍ버팀목자금ㆍ희망회복자금’ 등을 통해 특고ㆍ프리랜서ㆍ영세자영업자의 생계유지 및 고용안정을 지원하였다. 소득파악과 관련된 현실적인 한계에도 불구하고 코로나19로 일자리를 잃거나 소득이 감소한 취업(경험)자를 식별하여 지원하였다. 이와 함께 한동안 정체되어 있던 한국형 실업부조에 대한 논의가 ‘국민취업지원제도’의 도입과 시행(2021~)으로 구체화되었다. 또한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2020. 12)」이 마련되어 2025년까지 모든 취업자의 고용보험 가입을 목표로 단계적으로 실행되고 있다.

 

코로나19 위기 이전부터 고용안전망의 보편화는 대부분의 선진 국가에서 고민할 수밖에 없는 시대적 과제였다. 외주화, 긱 워크(gig work)등 노동시장의 파편화(fissured workplace)가 진행되는 가운데 임금근로자와 자영업자의 경계선상에 있는 취업자의 증가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특히 코로나19 위기 이후 자영업자에 대해서도 최소한의 사회적 보호는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었다. 더구나 향후 디지털ㆍ저탄소 전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는 보편적 고용안전망이 전제되어야 기술과 산업의 변화가 고용에 미치는충격을 수용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고용안전망의 보편화는 제도적 현실을 고려하면서 가입자에게 실제적인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모든 취업자에 대한 실효적 보호 제공이라는 측면에서 바라보면, 고용안전망의 포괄 범위 확대만큼이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는 제도ㆍ정책 설계도중요하다. 잘못된 실업급여제도의 설계로 가입자들의 도덕적 해이를 부추겨 기금이 고갈될 경우, 보험료율 인상이나 수급조건 강화 등 사후적 조정으로는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다. 인구 감소 시대에 국민연금ㆍ건강보험ㆍ장기요양보험 등의 재정 상황을 고려하면 보험료율 인상은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다. 사후적 수급조건 강화는 장기간의 기여자에게 사회적 보호를 제공하지 못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고용안전망에 대한 신뢰성의 위기를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자영업자가 처한 위험의 다양성이나 객관적 소득파악의 어려움과 같은 현실 역시 무시할 수 없다. 고용보험 외의 지원방식, 예컨대 실업부조나 공공부조와의 연계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

 

II. 고용안전망 사각지대의 현황과 향후 과제

 

현재의 고용안전망은 고용보험을 중심으로 형성되어 있다. 근로자 기여분(보수의 0.8%)과 사업주 기여분(보수의 1.05~1.65%)으로 조성된 기금을 통해 비자발적 실직 시 수급 가능한 구직급여와 취업촉진수당을 지급하고 있으며, 그 밖에도 실업 예방, 고용 촉진, 직업능력 개발ㆍ향상 등의 일자리 사업에 기금이 사용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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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용보험의 사각지대는 의무가입 여부를 기준으로 ‘제도적 사각지대’와 ‘실질적 사각지대’로 나누어 살펴볼 수 있다 <표 1>. 제도적 사각지대의 대표적인 사례는 자영업자이다. 비록 최근에 예술인과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14개 업종)까지 의무가입 대상으로 포함되기는 하였으나, 광의의 특고ㆍ프리랜서를 비롯한 자영업자는 여전히 의무가입 대상이 아니다. 이들의 경우에도 임의가입은 가능하나, 가입 비중은아직까지 1%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그외에 65세 이상 고령층(단, 65세 이전에 가입하여 자격을 유지한 경우는 제외)과 특수직군(공무원ㆍ교원ㆍ별정직우체국직원)도 의무가입 대상에서 제외되어 있다.

 

‘실질적 사각지대’는 비록 제도적으로는 의무가입 대상이지만 미가입한 취업자들을 의미하며,대체로 임시일용직 근로자들이 해당된다. 이러한실질적 사각지대의 비중은 빠르게 줄어들고 있는데(표 1), 2020년 이전까지의 주된 감소 원인은임시일용직 자체가 빠르게 줄어드는 구성적 변화때문으로 분석된다. 상용직과 임시일용직 각각의미가입 비중은 2019년까지 오히려 증가하였기때문이다. 2020년 이후로는 예술인ㆍ특고 고용보험 의무화의 영향이 작용하여 임시일용직 고용보험 가입 비중이 소폭 증가하였다.

 

최근 고용안전망에서의 가장 큰 변화는 예술인ㆍ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 및 국민취업지원제도의 시행이다. 여러 논란에도 불구하고 예술인(2020. 12)과 산재보험법상 특수형태근로종사자 14개 업종(2021.7; 2022. 1)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가 시행되었고, 2021년 11월 말 기준으로 예술인은 9.5만명, 특수형태근로종사자는 50만명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였다. 기존 고용보험의 사각지대에 있는 구직자를 지원하기 위해 한국형 실업부조로 도입한 국민취업지원제도(2021~)는 고용보험 기금과는 별도로 국가 재정지원을 통해 중위소득 60%, 순자산 4억원 이하 저소득가구의 취업 경험이 있는 구직자에게 6개월간 월 50만원의 구직촉진수당과 취업지원 서비스를 제공한다. 2021년에 총 42.3만명을 지원했으며, 이 중 34.1만명은 구직촉진수당을 지원받았다. 많은 국가에서 실업부조는 실업보험과 함께 실업자에 대한 지원의 중요한 두 축을 형성하며, 광범위한 실업보험 사각지대가 존재하는 현실에서 재정기반의 지원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고용안전망 강화를 위한 여러 세부 과제들이 존재하지만, 가장 논쟁적인 과제는 ‘광의의 특고ㆍ프리랜서를 포함한 자영업자 전반을 포괄하는 고용안전망 체계를 어떻게 설계할 것인가’이다. 비록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에서 ‘사회적 합의를 통한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 적용’을 장기 과제로 포함하고 있지만, 추상적 선언에 그칠 뿐 구체성은 결여되어 있다.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가 정말로 필요한지 그리고 현실적으로 가능한지를 충분히 따져보아야 한다. 또한 실업부조가 있을 때와 없을 때는 실직 시 소득 위험이나 구직 유인체계 등이 크게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실업부조가 이미 도입되어 있다는 점도 감안할 필요가 있다.

 

III. 제도적 사각지대의 축소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고용안전망을 설계하려면 먼저 자영업자의 전반적인 상황을 자세히 살펴볼 필요가 있다. 자영업자의 상황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고용안전망의 필요성에 대한 의견의차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한편에는 양질의 일자리 부족으로 인한 자영업 과잉 진입이 과밀화를 초래하고 있다는 일반적인 인식이 있다. 이러한 인식 하에서는 막다른 상황에 몰린 영세자영업자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는 오히려 과밀화 해소가 더 중요하며 구조조정은 어느 정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다른 한편에는 자영업에서도 대체로 역동적인 생산성 향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인식이 있다. 이러한 인식하에서는 초기 투자 시 금융지원이나 원활한 폐업지원이 중요하며, 고용안전망은 개인에 대한 보호뿐 아니라 역동성 강화 차원에서도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1. 임금근로자가 자영업에 비자발적으로 진입하고있는가?

 

자영업자의 정의는 다양한데, 본고에서는 가장 광의의 개념인 ‘통계청의 종사상지위 분류상 비임금근로자’ 개념을 중심으로 살펴본다. 여기에는 개인사업자, 소상공인, 중소기업주, 무급가족종사자 등이 모두 포함된다.1)

2021년 연간 기준 비임금근로자의 수는 약 652만명인데, 자영업자 551.3만명과 무급가족종사자 100.7만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2년에는 비임금근로자가  800만여 명(자영업자 621만명)에 달하여 자영업 과잉이 큰 문제로 인식되었으나, 2002년 이후로 자영업자의수가 지속적으로 감소하면서 이러한 과잉문제는 상당 부분 해소되고 있다.

2002년 이전의 자영업자 증가는 주로 인구구조의 변화로, 2002년 이후의 자영업자 감소는 최저임금 및 종합소득세율 상승 등의 영향으로 설명된다(김지운,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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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자영업자 중 중ㆍ고령층의 비중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신규 자영업 진입자의 경우에도 중ㆍ고령층의 비중이 높다는 인식은 현실과 부합하지 않는다. [그림 1]에서 볼 수 있듯이 최근 신규 자영업 진입자의 대부분은 20~40대이다. 50대 이상에서 자영업 신규진입의 비중은1% 내외로, 50대 후반에서도 약간의 증가에 그친다 <그림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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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적인 인식과 달리 현재의 전반적 상황에서 자영업으로의 비자발적 진입은 결코 많지 않다. 신규 자영업 진입자 중 “임금근로로 취업이 어려워서” 진입했다는 응답자의 비중은 코로나19 위기 이전인 2019년에 12%에 불과했다<표2>. 물론 이러한 주관적 응답만으로는 현실을 파악하는 데 한계가 있다. 하지만 객관적 통계 분석을 통해서도 유사한 증거가 발견된다. 지역적 경기불황 시 임금근로에서 자영업으로의 진입이 증가하는 현상은 기존 문헌에서 비자발적 자영업 진입 여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 중 하나인데, 적어도 2013~19년 사이의 분석 결과에서는 이 같은 현상이 발견되지 않았다(한요셉, 2020).

자영업을 자발적으로 선택하는 이유로는 자신만의 사업체 경영, 근무시간의 재량성, 독립적인 업무처리 등을 꼽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물론이고, 해외의 경우에도 성공을 추구하는 벤처창업가들보다 오히려 자신만의 사업체 경영에 만족하며 더 이상 확장하지 않는 자영업자들의 비중이 높으며, 이들의 낮은 소득은 일종의 보상적 격차로도 설명이 가능하다(Hurst andPugsley, 2011).

 

물론 일부 집단에서는 비자발적 진입이 여전히 존재할 수 있다. 고용형태별로 살펴보면 비공식 자영자의 경우 비자발적 진입 응답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연령대나 성별로 살펴보면 주된 일자리 퇴직 시기 남성과 출산ㆍ육아 시기 여성의 경우 예외적으로 경기 악화 시 자영업 유입증가가 관찰되었다(한요셉, 2020). 또한 최근의 코로나19 위기 이후로는 40대 미만의 연령층을 중심으로 비자발적 진입 비중이 상대적으로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표 2>. 그러나 전반적으로 높은 비중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2. 자영업에서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이 어려운가?

 

만일 자영업의 과밀화가 여전히 광범위하게 지속되고 있다면, 그 이유는 주로 퇴장 측면과 관련되어 있을 것이다. 한번 자영업에 발을 들이면 분야를 바꾸더라도 계속해서 자영업을 영위하는 경향이 존재하므로, 자영업 비중은 연령에 따라 계속 증가한다. 앞서 [그림 1]에서 30~40대에 비해 50대 이상의 자영업 유입은 감소하는데도 불구하고 자영업 비중이 증가하는 이유는 이러한 지속성 때문이다. 특히 단독자영자의 경우 50대 이후의 자영업 지속성이 높게 나타난다(한요셉, 2020).

 

이러한 지속성은 자영업이 더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의 진입에 기인한 측면도 있지만,임금근로 재취업 가능성이 낮은 점도 중요하게 작용한다. 자영업 진입 후 생각보다 낮은 소득이나 개인 상황의 변화 등으로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을 원할 수 있다. 그런데 단독자영자의 경우 특히 50대 이후에 임금근로로의 재취업 비중이 현저하게 낮아지는데, 세부 형태별로는 특수고용직 내지 비공식 자영자에서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분석된다(한요셉, 2020). 이는 50대 이후 괜찮은 일자리로의 재취업이 어려운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현실을 반영한다. 남성의 경우 생애 주 일자리로부터 퇴직하는 연령 전후에, 여성의 경우 출산ㆍ육아기 이후에 임금근로로의 재취업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난다.

 

3.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가 필요한가?

 

자영업으로의 과잉 진입에 대한 우려는 높지 않지만,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이 어려워 자영업으로부터의 퇴장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는 폐업 관련 지원을 강화할 필요성이 제기된다. 이때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는 하나의 대안이 될 수 있다.다만, 자영업자의 폐업, 재창업 등을 위한 지원은 이미 다양하게 존재하고 있다. 예컨대 소기업ㆍ소상공인을 대상으로 하는 ‘노란우산공제’의 경우 파산 시에도 수급권이 보호되며 소득공제 및 상해보험 기능도 있어 폐업 대비책으로 널리 활용되고 있다. 2007년에 도입된 이후 최근 들어 가입자가 급격히 증가하여 2021년에는 가입자 수가 150만명이 넘었다. 자영업자들은 임의가입이 가능한 자영업자 고용보험보다 노란우산공제를 택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자영업자의 소득파악은 결코 쉽지 않다.2021년 통계청 부가조사 기준으로 자영업자(고용주와 자영자)의 26%는 사업자등록을 하지 않았다. 비공식 자영자ㆍ특고ㆍ프리랜서의 경우 소득을 증빙할 자료가 없어 지원이 어려우며, 이는 1차 긴급고용안정지원금의 사례에서도 확인된 바 있다(고용노동부 보도자료, 2020.11).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 체계를 정교화 해야 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설령 소득 및 자산에 대한 행정자료가  완비 되더라도 자영업자의 전반에 적용되는 소득ㆍ자산 기준을 설정하기는 쉽지 않다. 임금근로자에 비해 ‘소득’이나 ‘자산’의 경제적 의미가 매우 다양하기 때문이다. 예컨대 영업을 위한 장비나 시설이 필요한 특고ㆍ영세자영자의 경우 고정자본소모가 소득신고 시 적절하게 반영되지 않을 수 있다. 또한 자산이 상당하더라도 소득변동성을 대비하는 일시적 성격의자산일 수 있고, 영업용 장비나 시설의 경우 경기 하강 시 유동화 하기 어렵고 가치 급락의 가능성도 높다.

 

4. 어떤 고용안전망 구축방향이 효과적인가?

 

자영업자를 포괄하는 고용안전망이 어떤 효과를 가져올지 대략적으로 나마 가늠해 보려면,실제 데이터로부터 추정한 경제모형을 통해 정책 시뮬레이션을 시행해 볼 필요가 있다. 이러한 모형에 반드시 포함되어야 하는 요인으로는 1) 각 가구가 저축을 통해 소득 감소 위험에 스스로 대비할 수 있다는 점, 2) 직업 선택은 자유롭지만 임금근로로의 이동이 항상 가능하지는 않고 자영업 자체에 대한 선호가 존재한다는 점,3) 자발적 실직/폐업의 가능성, 4) 임금근로나 자영업의 지속에 따른 소득 증가, 5) 자영업자의 상대적으로 높은 소득변동성 등이 있다.

 

이러한 모형으로부터 얻은 결과를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자영업자 전체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는 가장 이상적인 상황2) 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으나, 정책적 우선순위가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 보다 구체적으로, 자영업의 소득파악이 완벽하게 가능하고 자영업 소득의 재량성이 낮은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한 후 현재의 임금근로자 고용보험과 상응하는 구조로‘비자발적 폐업(수요의 급감 또는 임대료 급상승처럼 지속 불가능한 충격으로 인한 폐업, 건강 및 가족 사유의 폐업 등)’에 대해 임금근로자와 동일한 실업급여를 지급하도록 설계한다면, 자발적 실업은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가 실시되지 않을 때에 비해 크게 증가하지 않고 폐업으로 인한 소득 위험은 감소함으로써 사회후생이 모든 자산분위에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그 증가폭은 미미한 수준에 머물러 보험으로서의 가치는 높지 않다.

 

둘째, 동일 규모의 재원으로 실업부조를 현재보다 더욱 강화할 경우, 가장 높은 분위를 제외한 모든 자산분위에서의 후생이 상대적으로 더욱 크게 증가한다. 이 경우 자발적 실업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전반적인 사회후생 측면에서 보다 나은 결과가 예측된다. 앞서 자영업자 고용보험 의무화의 경우 자영업자들에게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료율이 적용되며, 기존 소득이 높고 자산이 충분한 자영업자의 수급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반면, 실업부조는 모든 취업자가 기여하여 상대적으로 낮은 세율이 적용되고, 주로 저소득층의 경제적 위험에 초점을 맞추게 되어 지출금액의 효과성이 높다. 이때 실업부조의 선별성에는 소득/자산 기준보다 오히려 실업부조 수급액 자체가 낮다는 점(실업부조의 기회비용)이 주요하게 작용한다.

 

이러한 분석 결과는 현재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내실화 하고 강화하는데 정책적 우선순위를 둘 필요성을 시사한다. 설령 자영업자에 대한 소득파악 체계가 완비 되더라도, 자영업자 전체에 대한 고용보험 의무화는 현재 상황에서 우선순위가 낮다고 판단된다. 더구나 아직까지 소득파악이 어려운 자영업자들이 많고, 분야별로 일관된 기준 설정 역시 어려운 상황이다. 후술하겠지만, 국민취업지원제도에서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을 돕는 취업지원 기능을 내실화하는 한편, 생계유지 지원 기능은 수급기간을 중심으로 강화해나갈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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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V. 실질적 사각지대의 축소

 

실질적 사각지대의 축소는 그 자체로서도 중요하지만, 제도적 사각지대와의 연관성 차원에서도 자세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기존의 실질적 사각지대 축소 전략은 대체로 미가입자가 영세사업장의 저임금근로자라는 점에 초점을 맞추었다.

예컨대 두루누리 사회보험료 지원사업은 10인미만 사업장의 월평균 보수 230만원 미만 신규가입 근로자와 사업주에게 고용보험과 국민연금 보험료의 80%를 최대 36개월까지 지원한다. 그런데 고용보험 미가입 근로자의 특성을 자세히 살펴보면 사업장 규모 및 임금수준 보다는 인사노무관리의 비공식성과 깊이 관련되어 있다는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의 임시일용직 근로자는 모든 사회보험에 가입하지 않고 있는데, 우리나라의 현실에서 ‘임시일용직’은 고용계약 기간보다는 대부분 유급연차, 퇴직금 등 인사관리의 비공식성에 의해 분류된다(한요셉,2020).

 

왜 비공식 일자리에서 일하는지 파악하려면, 미가입 근로자의 특성을 타 사회보험 가입 상황에 따라 나누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연령별로는 10대~20대 초반, 40대 중반 이후에서 임금근로자 중 고용보험 미가입이 두드러지게 높게 나타나며, 이들의 타 사회보험 가입 상황까지 고려하면 크게 세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그림 3>. 

 

첫째, 20대 초반 이하 청년층에서 건강보험피부양자 내지 의료급여 수급권자이면서 고용보험에 미가입한 경우이다. 이들의 경우 약 90%가 비정규직이며, 계속근무는 가능하지만 시간제 형태의 일자리에서 일하는 비중이 높다. 산업은 음식숙박업, 직업은 서비스판매로 재학생 비중이 높다. 퇴직금을 받는 비중은 약 2%이며 근로계약서 작성 비중은 50%에 미치지 못한다.

 

둘째,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국민연금에 미가입한 고용보험 미가입자의 경우이다. 이들은 가구 내 부가적 소득자이거나 빈곤층 복지수급가구에 속해 있다. 주로 건설, 숙박음식, 도소매업종에서 1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시간제나 일용직 근로자로 일하는 비중이 높았다. 절반 정도는 계속근로가 가능하다고 응답했지만, 계약서를 작성한 경우는 30%에 미치지 못하고 퇴직금, 유급휴가 등 공식적 인사관리와는 거리가 멀었다.

 

셋째, 5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 국민연금 지역가입자인 고용보험 미가입자의 경우이다. 국민연금 지역가입자가 개인사업자, 프리랜서, 적용제외자 등임을 고려하면 이들은 임금근로자 중 특수형태근로종사자(보험설계사, 택배기사 등)이거나, (임금근로자로 통계상 오분류된) 프리랜서나비공식 영세자영자 등일 것이다. 건설, 숙박음식, 금융보험, 제조 등의 업종에서 10인 미만 사업장을 중심으로 비전형(일용, 특수형태근로종사자)형태로 일하고 있으며, 시간당 임금은 앞선 그룹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하지만 역시 공식적 인사관리와는 거리가 있었다. 계약서를 작성한 비중은 30% 내외이고 퇴직금, 시간외수당, 유급휴가 등의 비중은 미미했다. 청년 재학생, 가구 내 부가적 소득자, 빈곤층복지수급가구 취업자의 경우 6개월 이상 가입을 요건으로 하는 실업급여 수급자격 충족은 어려운 경우가 많은 반면, 건강보험에는 이미 가입되어 있다. 영세사업주의 경우, 공식 일자리를 만들면 4대 보험의 사업주 부담분이 보수액의10~14%에 달하며 근로기준법상 각종 규제 및 여러 행정 부담이 작용한다. 이러한 양측의  유인구조는 비공식적 일자리가 생성되고 유지되는 힘으로 작용한다. 또한 상당수의 ‘임금근로자’는 사실상 자영업자에 해당되는 것으로 보인다. 이는 통계적 분류의 한계로 인해 실질적 사각지대의 규모가 과장되어 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이처럼 실질적 사각지대의 상당 부분이 자발적인 비공식 일자리 또는 (통계상 오분류된) 사실상의 자영업자라면, 기존의 실질적 사각지대축소 전략은 대폭 수정이 필요하다. 예컨대 영세사업주와 저임금근로자를 대상으로 사회보험료를 지원하는 두루누리 사업은 가입 유도나 고용창출 측면의 효과성이 미미한 것으로 분석되었다(김도형, 2016). 이러한 지원사업은 중소기업 상용직 일자리 창출 지원과 통폐합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비록 근로감독에 의한 미가입의 억제는 필요하지만 정보제공 위주의 연성적 개입이 오히려 더욱 효과적일 수 있으며, 향후 실질적 사각지대와 관련된 새로운 통계분류의 적용 및 이에 기반한 분석을 통해 개입 전략을 정교화할 필요가 있다. 공식부문 취업을 중심으로 한 실업부조의 내실화와 강화는 비공식부문 취업 유인을 상대적으로 낮추어 비공식부문의 공식화 유도 효과도 가져올 것으로 기대된다.

 

V. 결론 및 정책 방향

 

모든 취업자를 포괄하는 고용안전망을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지만, 실효성 있는 보호를

제공하기 위한 신중한 설계도 필요하다. 노동시장의 파편화 및 코로나19 위기와 맞물려 제기되는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적 보호의 필요성에도 불구하고, 현실의 다양한 상황들을 고려하면 자영업자 전체로 고용보험 의무 적용을 확대하는 방향보다 현재의 국민취업지원제도를 내실화하고 강화하는 방향을 우선 고려할 필요가 있다.

 

먼저, 국민취업지원제도에서 제공하는 취업지원 서비스를 내실화해야 한다. 생계유지를 위한단순 소득지원을 넘어서 시장성 있는 직업훈련과 일 경험 기회를 제공하여 현재의 폐업, 재창업 지원과 구분되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야 한다. 특히 생애 주 일자리 퇴직 내지 출산ㆍ육아기 이후 임금근로로의 재취업에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어야 한다. 다만, 임금근로로의 재취업 가능성을 높이려면 취업지원 서비스만으로는 부족하며, 우리나라 노동시장의 분단적 구조를 완화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 예컨대 직무와 성과를 반영하는 보상체계의 확산도 필요할 것이다. 

 

다음으로, 모형을 통한 분석 결과는 동일한 재원을 고용보험 확대보다 실업부조 강화에 우선 사용할 필요성을 시사한다. 현재 상황에서 실업부조 수급기간의 확대가 자발적 실업을 유도하는 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현 6개월의 수급기간은 국제적으로도 짧은 편이며, 기술 변화가 빨라질수록 새로운 숙련 형성에 필요한 충분한 기간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다. 취업경험 요건은 유지하거나 강화해야 하지만, 소득이나 자산 기준은 지금보다 완화하여 사각지대를 줄일 필요도 있다.3) 

다만, 실업부조 수급액이 임금근로 실업급여 하한액과 가까워질수록  자발적실업 증가의 부작용이 급격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수급액의 상향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

 

한편, 논란을 거쳐 이미 도입된 예술인ㆍ특고 고용보험의 경우 수급자격 요건이 충족되는 1~2년 이후에 본격적인 결과들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된다. 예술인 고용보험의 경우, 프랑스의 선례를 살펴보면 일반적인 임금근로자에 비해 기여액 대비 수급액 비중이 월등히 높아 형평성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Cahuc, 2018). 향후1~2년 내에 나타날 결과를 면밀히 살펴보고 ‘취업’과 ‘실업’의 구체적인 정의, 여러 직업을 동시에 가졌다가 그중 하나의 직업을 상실한 경우의 수급자격 판단, 소득의 계절성이나 재량성이 큰 업종의 도덕적 해이 억제 방안 마련 등 세부적 조정이 필요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실질적 사각지대 축소 전략은 재검토가 필요하다. 실질적 사각지대의 대부분은 비공식 일자리 종사자이며, 자발적 미가입자나 통계적으로 오분류된 적용제외자의 비중이 상당하다. 기존의 실질적 사각지대 축소 전략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대폭 개편이 필요하며, 실업부조를 내실화하고 강화하는 방향은 비공식부문의 참여유인을 약화시킴으로써 실질적 사각지대 축소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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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다만, 임금근로자로 간주되는 법인의 대표는 포함되지 않는다. 

2) 이러한 모형의 결과는 자영업자의 소득이나 비자발적 폐업이 완벽하게 식별되는 상황을 상정하고 있다. 이는 도덕적 해이가 최소화되는 이상적 상황으로, 현실에서는 고용보험 적용의 부작용이 훨씬 클 것으로 예상된다. 현실에서는 국민취업지원제도 강화를 중심으로 한 개선방향이 모형보다도 더욱 효과적일 것이다

3) 취업경험 요건은 강화하면서 소득과 자산 기준을 완화하는 유형(자발적 이직자, 자영자 등 포함)과, 반대로 취업경험 요건은 낮은 수준으로 유지하면서 소득과 자산 기준을 강화하는 유형(근로빈곤층 포함)을 구분하는 방안도 검토할 만하다. 필요한 취업지원 서비스의 내용이나 강도가 서로 크게 다르기 때문이다. 

 

<참고문헌>

• 고용노동부, 「코로나19 긴급고용안정지원금 수급자 통계분석 결과」, 보도자료, 2020. 11. 2.

• _____, 「전 국민 고용보험 로드맵」, 보도자료, 2020. 12. 23.

• 김도형, 「두루누리 사회보험 지원사업의 성과평과와 정책적 시사점」, KDI FOCUS, 통권 제75호, 한국개발연구원, 2016.

• 김지운, 「한국의 자영업자 수 변화에 대한 요인 분석」, 이진국 편, 『자영업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정책제언』, 연구보고서 2020-06, 한국개발연구원,

2020.

• 한요셉, 「생애주기별 자영업 선택과 동기」, 이진국 편, 『자영업에 대한 종합적 분석과 정책제언』, 연구보고서 2020-06, 한국개발연구원, 2020.

• _____, 「보편적이고 지속가능한 고용안전망 구축」, 이영욱ㆍ권정현ㆍ한요셉ㆍ박윤수, 『새로운 위험에 대응한 사회안전망 연구』, 한국개발연구원,

2021(근간 예정).

• Cahuc, Pierre, “Wage Insurance, Part-Time Unemployment Insurance and Short-Time Work in the XXI Century,” IZA Discussion

Paper, No. 12045, 2018.

• Hurst, Erik and Benjamin Wild Pugsley, “What Do Small Businesses Do?” Brookings Papers on Economic Activity, Vol. 43, No. 2,

2011, pp.73~142.

<자료>

• 통계청, 「경제활동인구조사」 근로형태별 부가조사, 2015~21.

• _____, 「경제활동인구조사」 비임금근로자 부가조사, 2018~21.

 

 ※ 이 글은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KDI FOCUS 2022년 4월 26일(통권 제112호)]에 실린 것으로 연구원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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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5월01일 17시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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