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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과연 ‘평화 협정’에 합의할 수 있을까?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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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3월25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2년03월25일 09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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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지 24일로 한 달이 됐다. 그러나, 당초, 우크라이나를 단시일에 손쉽게 장악할 것으로 생각했던 푸틴 대통령의 계산과는 달리 전선(戰線)이 교착 상태에 빠져 있어 러시아는 진퇴양난에 처한 것으로 전해진다. 일부에서는 러시아가 과거 아프간에서 겪었던 악몽이 재현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편, 미국 등 서방측이 가하고 있는 경제, 금융 제재가 러시아 경제에 큰 타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러시아 국내에는 반전(反戰)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편, 결사 항전의 외길에 몰려 있는 우크라이나 젤랜스키(V. Zelensky) 대통령은 최근 화상 전화로 서방 각국 정상들과 회담을 하기도 하고, 각국 의회에 메시지를 전하면서 물심양면의 도움을 간청하는 감성적인 호소를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미 의회는, 야당 공화당 의원들을 중심으로 바이든 대통령에게 무자비한 침탈을 당하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할 대규모 예산 증액을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양국은 격렬한 전투를 벌이고 있으면서도 협상에 의한 사태 해결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정전(停戰)’ 타결을 염두에 두고 이미 수 차례에 걸쳐 평화 협상을 진행 중이다. 일부 해외 미디어들 보도로는, 양국은 지금 구체적인 ‘정전 협정’ 문안을 압축해 놓고 실무적인 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한편, 러시아의 반인류적 만행을 말릴 수 있을 유일한 주체로 중국을 거명하며, 시진핑 주석의 중재 역할을 기대하는 견해도 부상하고 있다. 


■ 러시아의 ‘무차별 공격’에 우크라이나는 ‘필사(必死) 저항’하는 형세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 벌써 한달이 지나고 있으나, 러시아군이 진격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전선(戰線)은 정체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우크라이나의 반격이 당초 예상보다 거세, 러시아도 상당히 당혹스러운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Kyiv)를 장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좀처럼 전선을 확대하지 못하고 있다. 한편, 러시아군은 연일 학교, 문화시설, 병원 등, 민간 시설에 최신 미사일 등 첨단 무기를 동원해서 무차별 포격을 가하고 있다.  

  

영국 BBC는 전쟁이 장기 소모전(消耗戰)化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급기야, 푸틴은 핵 공격 가능성까지 위협하고 있고, 유명 헤지펀드 회장 소로스(George Soros)씨는 최근 가장 끔찍한 시나리오로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인류를 멸망으로 이끌 수 있는 3차 세계 대전(WW III)의 시작일지도 모른다고 우려했다. 다행히, 미국 등 서방국들은 우크라이나의 대(對) 러시아 항전을 지원하면서도 러시아와 직접 대결만은 극력 피하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의 최근 언급대로, 러시아군과 직접 대적하는 경우에는 곧바로 세계 대전으로 확대될 것을 우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벌어지는 전황(戰況)은 러시아가 승기를 잡은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많은 서방측 미디어들은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무자비한 공격에도 굴복하지 않고 결사 저항으로 맞서자, 푸틴 대통령에게는 점차 악몽이 되어가고 있다고 전한다. 만일, 최악의 경우에, 러시아가 전쟁 패배를 받아들여야 하는 상황이 된다면, 돈바스(Donbas) 지역을 포함한 모든 우크라이나 영토에서 러시아군을 철수하고 도네츠크(Donetsk), 루한스크(Luhansk)의 독립 인정도 철회해야 할지도 모른다.  

 

국제정세 전문가들은, 푸틴 대통령이 자신의 국내 입지를 고려해서 이렇게까지 양보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하지만, 러시아는 서방측이 가하고 있는 모든 제재를 해제하는 대신, 유럽 전체의 방어 및 안보 체제를 두고 협상하려고 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한다. 최근 푸틴의 발언들이 미묘한 전환 기미를 보이고 있다는 게 중론이다. 고테묄러(Rose Gottemoeller) 전 NATO 부사무총장은 푸틴은 최근 들어 눈에 띄게 우크라이나의 정권 교체 요구를 삼가고 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러시아는 받아들이려 하지 않을 것이나, 종전의 요구 사항을 수정하고 있으며, 지난 주에 푸틴이 ‘비(非)나치화(denazification)’를 요구하는 것을 듣지 못했다” 고 지적했다.       


■ “푸틴, 전세계의 고립 압박 직면, 러 국민들도 반전(反戰) 움직임” 

 

미국 의회의 재정 지원을 받는 싱크탱크 ‘美평화연구소(USIP)’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전세계에서 거센 저항에 부딪치고 있고, 급격히 고립되고 있는 중이라고 분석했다. 민주 진영에서 펼치고 있는 외교적, 경제적, 군사적, 도덕적 측면에서 역사적인 집단 절연(絶緣) 행동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을 지적하는 것이다. 여기에는 UN 안보리 및 총회 결의를 통한 푸틴 대통령에 대한 규탄, 국제 사회의 경제적 제재 강화, 구 소련 위성국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국제전범재판소(ICC) 조사 개시 등, 대 러시아 규탄 행동들이 줄을 잇고 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이 당초 예상치 못했던 것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강력한 저항 만이 아니다. 그는 지금 러시아 국민들 사이에서 번지고 있는 반전(反戰) 저항도 미처 짐작하지 못했을 것이다. 지금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Moscow)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는 연일 시민들이 모여 반전(反戰) 데모에 나서고 있다. 여기에, 러시아에서 푸틴 대통령을 제외하고는 가장 강력한 파워그룹인 재벌들(oligarchs) 중 일부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목소리를 공공연히 내고있다. 최근에는 푸틴의 최고위급 참모 한 사람이 우크라이나 침공에 불만을 표시하며 사임했다.  

 

미국의 한 뉴스 채널(US News.com)은 지난 1999년부터 러시아를 통치해 온 금년 69세인 독재자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과 승부를 겨루는 한편, 항상 전쟁의 공포에 시달리며 살아오고 있는 것에 지친 러시아 국민과도 대결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평가했다. 미 외교전문기구 CFR의 벨링거(John Bellinger) 연구원은 러시아 국민들이 푸틴을 지지할지 여부는 그가 국민들에게 러시아가 정말 피해자이고, 미국 등이 전쟁을 시작했다고 설득할 수 있을지에 달린 것이라고 언급했다. 그는 만일, 수많은 러시아 병사들이 전장에서 계속 죽어가고, 경제가 극도로 피폐해지면 국민들의 지지를 잃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번 전쟁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는 불필요한 개입이라고 보는 러시아 국민에 많은 고통과 불만을 안겨주고 있다. 

 

미 의회 몰튼(Seth Moulton) 하원의원은 푸틴이 러시아군 피해 상황을 극비에 부치고 있어, 구체적인 수치를 증명하기는 어려우나, 최근 러시아 국방부가 전사자가 498명이라고 받아들인 것을 보면, 실제로는 이보다 몇 배 더 많을 것이지만, ‘상당히 이례적’ 이라고 평가한다. 지난 1월 러시아 여론조사기관(Levada Center)의 조사 결과, 러시아인들이 2, 3번째로 우려하는 것은 “세계 대전”, “당국의 권력 남용”을 꼽고 있다. 몰튼(Moulton) 의원은 미국은 이러한 러시아 국민들의 의식 상황을 감안해서 우크라이나 침공의 진상, 그리고, 앞으로 이 전쟁이 러시아에 얼마나 큰 부담을 줄 것인지 등을 직접 의사 소통할 방안을 강구할 것을 촉구했다. 

 

■ 日經 “러시아 지상군 75%를 투입, 추가 병력 배치 여력이 고갈”


푸틴 대통령이 이렇게 안팎으로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가운데, 일본 Nikkei(日經)는, 러시아가, 일반의 예상과 달리, 전쟁을 수행하는 군사력 측면에서 곤경에 처해 있을 수도 있다고 보도해 눈길을 끌고 있다. 즉, 러시아는 지금 지상 전투 주력 부대인 ‘대대(大隊)전술 그룹’의 75%를 우크라이나 침공에 투입하고 있으나, 러시아군은 거의 모든 전선(戰線)에서 정체(停滯) 상태에 빠져 있어, 이런 상황에서 추가로 병력을 투입할 여력이 없어, 정전 협상을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Nikkei는 러시아는 국토가 넓어 핵심 지상 전투 병력인 ‘대대(大隊)전술그룹’을 일부 지역에 집중 투입하는 것은 이례적이고, 러시아는 28만명 규모 지상군 중 19만명을 우크라이나 전선에 투입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러시아는 병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해 동부 지역 병력을 이동시키거나, 우방국인 벨라루시, 아르메니아 등에 파병을 요청했고, 시리아 및 이라크 용병(傭兵)을 모집하고 있다고 알려진다. 

미국의 한 지상전 전문가는, 통상 시가전에는 방어측이 유리한 상황이고, 공격측은 5배의 병력이 필요하다고 한다. 이를 감안하면, 러시아군은 현재 수도 키이우(Kyiv)를 방어하는 우크라이나군 5만명을 공격하기 위해 적어도 25만명의 병력을 동원해야 하나 지금 그럴 여력이 없다. 따라서, 러시아군은 수도 키이우(Kyiv)에서 시가전을 벌여도 실패할 위험이 커, 외곽을 봉쇄하고 보급로를 차단해서 우크라이나군의 항복을 압박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는 것이다. 동시에, 러시아는 지상 침공이 여의치 않자, 민간 거주지 인프라에 대한 장거리 포격 위주로 전술을 전환하고, 민간인들에 대해 무차별 공격을 감행하며 항복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정전(停戰) 협상을 개시할 것을 모색하기 시작한 징후가 보인 것이다. 우크라이나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도 NATO 가입이 어렵다는 인식을 분명히 시사하며 러시아의 진의를 탐색 중이어서, 러시아는 이번 우크라이나 침공 명분 중 하나는 이미 달성한 셈이다. 미국 등 서방측도 러시아의 자세 변화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백악관 설리반(Jake Sullivan) 안보보좌관은 러시아가 진심으로 외교적 해법을 원한다면 우크라이나 공격을 즉시 멈출 것을 요구하고 있다. 


■ “러시아는 이미 패배했다”; 금년 러시아 경제 성장률  –15% 예상


최근, 영국 가디언(The Guardian)지는 사설에서 러시아가 설령 모든 전투에서 우크라이나군을 제압하고 무력으로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고 해도, 우크라이나인들이 보여준 철저한 저항 의지를 감안해 보면, 전쟁에서 승리할 수는 없고 이미 패배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는 진정한 국가가 아니고, 우크라이나 국민들은 진정한 국민이 아니며, 수도 키이우(Kiev) 등 도시 주민들은 러시아의 통치를 염원하고 있다고 선전해 왔으나, 이는 완전히 거짓말로 판명됐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아울러 푸틴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획하면서 무력으로 점령하는 것보다 통치하는 것이 더욱 어렵다는 점을 간과(看過)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푸틴의 오판이 선명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전했다. 즉,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많은 피를 흘릴수록 우크라이나는 점점 더 굳건한 국가 정체를 확립하게 될 것이고, 그런 상황에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영토를 점령할 수는 있을지는 모르나, 우크라이나를 통치하기는 더욱 어려워질 것이 분명하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시각에서 러시아의 승리를 회의적으로 보는 시각도 대두된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처럼 작은 나라는 쉽게 점령할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나, 러시아가 전쟁을 승리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보는 견해는, 러시아가 실제로 경제적 관점에서 전쟁 수행 능력이 없다는 것 때문이다. 러시아는 세계에서 국토가 가장 넓기는 해도, 경제적으로는 전혀 ‘대국(big country)’이 아니다. IMF의 2021년 통계에 따르면, 러시아 GDP는 1.7조 달러로, 이는 EU GDP의 10%에 불과하고, 벨기에(0.62조달러)와 네덜란드(1.1조달러) GDP를 합친 것과 비슷한 규모일 뿐이다. 이렇게 작은 경제력을 가지고는, 설사 우크라이나를 점령한다 해도, 장기적으로는, 필사의 각오로 싸우는 우크라이나와 대결할 수 있을 만큼의 군사력을 갖추기가 어려운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연간 GDP의 약 4%에 상당하는 620억 달러 전후의 군사비를 지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이런 정도의 군사비 지출 규모는 예상 외로 작은 규모이고, 예를 들어 미국의 연간 군사비 지출액의 겨우 8%에 불과한 것이다. 이런 정도의 경제력으로는 도저히 장기간에 걸쳐 집중적으로 전쟁을 지속할 수 있는 군사력을 갖출 수가 없는 실력인 것이다. (Paul De Grauwe, PS) 

이런 가운데,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감행한 이후, 러시아 경제가 ‘극심한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물가급등+경기악화)’ 상황으로 급속하게 빠져들고 있다. 비교적 양호하던 러시아 경제가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서방측이 부과한 경제 및 금융 제재 조치로 급격하게 악화되고 있고, 국민 생활도 급격하게 곤궁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당장, 수입 물품 공급이 감소하는 가운데 소비자들의 매점으로 생활용품 품귀 현상이 나타나고 있고, 루블화 가치가 급락, 물가도 급등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 통계국도, 침공 이후 소비자물가는 2주 연속 전주대비 2% 이상 상승하고 있고, 이런 페이스라면 1년 간 물가가 2배 이상 상승하는 ‘초고속 인플레이션(Hyper-inflation) 상태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종전에 각국이 스태그플레이션(stagflation) 우려에 직면해 있었으나, 러시아는 ‘초고속(hyper) 인플레이션’에 ‘급격한 경제 축소’가 병존하는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는 것이다. (NRI 木內登英) 

 

한편, 우크라이나 위기를 둘러싸고 미국 및 유럽이 러시아에 대해 엄중한 제재를 발동한 것과 관련, 푸틴 대통령은 유럽이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높다는 점을 들어 이렇게 강력 제재로 나올 것은 짐작하지 못했었다는 관측도 나온다. 아울러, 푸틴 대통령은, 미국 및 유럽 지도자들이 국내 문제에 집중하느라고 우크라이나 문제에 관여할 여유가 없을 것으로 판단했으나, 러시아 원유 의존도가 가장 높은 독일도 탈(脫)러시아로 전환하고, 새로운 천연가스 파이프라인을 건설하는 ‘노르트 스트림(Nord Stream)-2’ 사업이 무산 위기에 처하자 당혹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 중앙은행은 최근 통화정책결정회의 결과 발표 성명에서 “러시아에 대한 서방측의 제재로 많은 업종에서 생산 및 물류가 곤란을 겪고 있다” 고 밝히며, “향후 상당 기간 GDP가 축소될 것” 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초고속 인플레이션이 진행되는 가운데, 통화가치 방어를 위해 지난 2월 정책금리를 9.5%에서 20%로 대폭 인상했으나, 이번에는 경기 악화를 감안해서 현 수준을 유지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2022년 러시아 실질 GDP 성장률이 -15%가 될 것으로 전망했다. 종전 전망치는 +3%였다. IMF도 지난 1월, +2.8%로 양호하게 전망했었다.     


■ 워싱턴 포스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평화 협정’ 합의 가능하다”

 

한편, 최근 워싱턴 포스트(The Washington Post)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주권 국가로 인정하지 않으려고 시도하고 있는 반면, 우크라이나는 10여년 전부터 친 러시아 반군들이 지배하고 있는 빼앗긴 영토를 다시 회복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는 가운데, 양국은 중간 지점에서 모종의 타협을 이룰수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WP는 푸틴 대통령의 최근 언행을 보면, 또 다른 공격을 준비할 ‘시간 벌기’ 계략이라는 의심을 완전히 떨칠 수는 없지만, 우크라이나가 예상 외로 완강하게 저항하고 있고, 교착 상태에 빠진 전황을 타개하기 위해 일정한 보상을 기대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라블로프(Sergei Lavrov) 러시아 외무장관도 ‘타협을 기대한다(reaching compromise)’고 말했다. 한편,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도 최근 러시아가 협상 테이블에서 ‘보다 실질적(more realistic)’ 자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WP는, 아직 양국의 입장 차이는 크지만, 주요 쟁점은 이미 드러났다고 전했다. 즉, 양국이 집중하는 협상 포인트는 ① 러시아가 요구하는 ‘우크라이나 중립화’ 문제, ② 우크라이나가 원하는 ‘안전 보장 문제’, ③ 러 · 우 전쟁의 근원인 크림(Crimea), 루한스크(Luhansk) 및 도네츠크(Donetsk) 지역 영토 문제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버드大 벨(Arvid Bell) 및 울프(Dana Wolf) 교수들의 견해를 인용, 우크라이나가 평화를 얻기 위해서 우선 NATO 가입을 공식 포기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이 신문은 최악의 경우에는 우크라이나는 크림(Crimea) 반도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함과 동시에 루한스크(Luhansk) 및 도네츠크(Donetsk) 지역의 독립을 인정할 필요가 있을지도 모른다고 예상했다. 이런 대안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이 받아들이기 어려울 것이나, 이미 국민적 영웅으로 떠오른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이라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의 생존권을 인정하는 동시에 서방측의 안전 보장을 허락한다면, 이런 내키지 않는 대안을 국민들에게 호소할 수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미 싱크탱크 Atlantic Council 하다드(Benjamin Haddad) 이사는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을 포기하면서, 최근 러시아 대표가 중립국 오스트리아, 스웨덴을 예로 들어 시사한 것처럼, EU 가입을 추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The Financial Times)는 이스라엘 베네트(Naftali Bennet) 총리가 중재하는 안도 ‘NATO 가입 포기 및 중립화’ 를 포함한 15개 항목을 놓고 조정을 벌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가 받아들이지 않고 있고 러시아도 태도를 바꾸지 않고 있으나 미국은 긍정적 대안으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 젤랜스키 “러시아, 오판에 의한 손실을 줄이는 길은 ‘협상’ 뿐” 

 

한편, 우크라이나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은 지난 18일 “러시아가 오판에 의한 피해를 줄이는 유일한 길은 평화를 위한 대화를 시작하는 것뿐” 이라며 러시아 측에 즉시 평화 협상에 응할 것을 촉구했다.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은 “러시아군의 당초 점령 계획은 실패했다. 지금 대화를 시작하지 않으면 러시아의 손실은 늘어나, 몇 세대에 걸쳐 폐해가 남을 것” 이라고 주장했다.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은 침공 전부터 푸틴 대통령과 직접 협상을 요구했으나 러시아가 불응해 왔다.  

 

영국 BBC 방송은 한 터키 고위 관리의 전언을 인용해서 ‘푸틴 대통령이 젤랜스키(Zelensky) 대통령과의 회담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동 방송은, 그러나 정전(停戰) 조건을 둘러싸고 양측의 주장은 아직도 큰 차이를 보이고 있고, 러시아가 줄다리기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터키 대통령과 가진 협의에서 침공 중지 조건으로, 우크라이나가 NATO 가입을 단념하고, 중립화를 약속할 것, 러시아에 위협을 주지 않을 ‘비무장화’ 등을 내걸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앞서 소개한 Nikkei는, 비록 양측이 대화의 테이블로 나온다고 해도 협상은 장기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Nikkei는, 우크라이나의 한 관리가 비록 러시아와 평화 협상을 시작한다고 해도 협상은 적어도 몇 주일은 걸릴 것이라는 견해를 시사했다고 전했다. 한편, 정세에 밝은 많은 관측자들은 러시아가 협상에 나오는 자세는 단지 시간 벌기에 불과하다는 의혹을 여전히 감추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인권 위기는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유엔난민고등판무관(UNHCR) 등 국제기구들이 발표한 바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국내에서 피난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주민 수는 무려 650만명에 이르고 있다고 추계하고 있다. 여기에, 국외로 탈출해서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난민 숫자까지 합치면 총 난민 숫자가 1,000만명에 이르고 있어, 우크라이나는 지금 총인구 4~5명 중 1명은 피난 생활을 하고 있는 셈이다. 여기에, 아직도 피난을 원하는 1,200만명 이상이 러시아군 공격으로 피난하지 못하고 저지당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전해진다.   

 

■ 바이든 “러시아, 궁지에 몰려 생화학 무기로 공격할 가능성” 경고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평화적 방법으로 전쟁을 종식시킬 수 있다는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다. 관심을 모으는 것은, 러시아의 유일한 동맹국 중국, 특히 시진핑 주석의 역할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예일(Yale)대 로치(Stephen Roach) 교수는 최근 한 논설(PS)에서 지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종식시키기 위해 러시아를 말릴 수 있는 유일한 나라는 중국이라고 주장했다. 

신냉전 시대에 들어선 시점에서, 러시아의 장래는 중국을 제외하고는 생각할 수 없다는 논리이다. 로치(Roach) 교수는 중국이 할 수 있는 역할을 세 갈래로 제시한다; 첫째; 시 주석이 G20 정상회담을 제안하고 즉각 무조건적 종전 선언을 도출하고, 평화 협상 의제들을 마련하고, 둘째; 우크라이나 난민을 위한 인도적 지원을 주도, 셋째; 전쟁으로 파괴된 우크라이나 인프라 복구 사업 지원, 등이다.

 

사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중국의 반응은 국제 사회의 거센 비난을 받아왔다. 러시아의 무차별 포격으로 연일 수많은 민간인들이 희생당하는 현실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러시아의 침공이 NATO의 동진(東進) 확장 방침에 대한 대응이라며 비난을 삼가는 자세를 지켜왔다. 서방측의 대 러시아 경제 및 금융 제재에도 적극적으로 동참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지켜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의 자세는 변화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여전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는 않지만, 외교 담당자들이 화평을 중재할 의향을 내비치고 있다. 

 

이런 중재 역할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중국은, 상황에 따라서는, 푸틴 대통령 및 러시아에 대해 보다 엄중한 자세를 취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시 주석 입장에서는, 오는 가을 이례적인 3연임 성공이라는 중대 과제를 앞두고 있어, 러시아와 기존 ‘동반자’ 운명을 고수하며 서방측의 영원한 경제 금융 제재와 고립을 감수하는 길을 택할 것이냐, 아니면, 러시아와의 화평을 중재하고 ‘위대한 중국의 위대한 지도자’ 위상을 정립할 것이냐, 결정해야 할 기로에 서 있는 것이다. 

 

이런 엄중한 상황에서, 바이든 대통령은 곧 유럽을 방문해 G7 정상들과 회동,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를 발표할 예정으로 있다. 그는 지금 푸틴 대통령은 궁지에 몰려 있어 최후 수단으로 생화학 무기를 사용할 확실한 근거가 있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지금 우크라이나를 공격하는 러시아도 그야말로 최후의 막다른 골목으로 몰리고 있고, 제재를 가하는 서방측도 최고 강도로 치닫고 있다는 느낌이다. 그럼에도, 전장에서는 연일 양측의 인명 희생이 늘어만 가는 안타까운 상황이다. 


■ “러 · 우 전쟁은 중국에 큰 부담; 美 · 러 간 ‘외교 줄타기’ 양상” 

 

블룸버그 통신은 러 · 우 전쟁으로 시 주석이 외교적 줄타기를 해야 하는 난감한 처지에 있다고 전했다. 중국은 러시아와 동맹 관계를 유지해 왔으나, 러시아가 서방측의 엄청난 압력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계속 러시아와 동맹 관계에 집착하면, 이미 Covid-19 대유행 및 부동산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국 경제는 살상가상으로 서방측의 경제 및 금융 제재를 받게 되는 타격을 감수해야 할 처지이다. 

한편, 지난 18일, 바이든 미 대통령은 중국 시진핑 주석과 화상 전화를 통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협의했다. 사키(Jen Psaki) 백악관 대변인은 바이든 대통령이 “만일 중국이 러시아를 지원하면 제재를 가할 것을 경고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시 주석이 중국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원치 않았다고 말했고, 러시아 지원을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미국은 만일의 경우에 중국에 가할 제재 수단에 대해서는 언급을 회피했으나, 이미 금지 조치한 러시아 기업, 은행과 무역 및 금융 거래를 하는 외국기업 등에도 2차 제재가 가해진다. 

 

이와 관련, 친캉(秦岡) 주미 중국 대사는 최근 CBS ‘Face The Nation’에 출연, 중국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축소하기(de-escalate) 위해 노력할 것이며, 중국은 해결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런 발언은 중국이 미국과 러시아 간에 ‘외교적 균형’을 유지하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근년, 러시아는 인접 국가들에 불안을 조성하며 냉전시대 이후 설정된 국경을 변경하려고 끊임없이 시도해 오고 있으나, 중국은, 안정된 글로벌 질서 속에서 이득을 향유해 온 것이다. 

 

현실적으로, 장래의 중국 경제의 번영은 안정된 국제 질서 하에서 유럽 및 미국 등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며 적극적인 통상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필수적이다. 2021년 기준으로 중국의 대 러시아 교역은 1,470억 달러 규모이나, 동 기간 미국과는 7,560억 달러, EU와는 8,280억 달러에 달한다. 게다가, 유럽 및 미국 기업들은 중국의 경제 번영과 정치 안정에 불가결한 신기술을 제공하는 원천이 된다. 

다른 측면으로는,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우의를 구축할 이유도 충분하다. 미국이 종전의 유럽 및 중동을 중시하는 외교 노선에서 ‘아시아 중시(pivot to Asia)’로 전환하자 시 주석은 더욱 예민해지지 않을 수가 없다. 바이든 대통령 취임 이후로도 트럼프 시절에 시작된 통상 및 기술 분쟁 구도는 변함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배경에서, 중국 시 주석이 푸틴 대통령과 손잡고 미국의 패권을 억지하려는 공통의 야심을 공유하는 것도 마찬가지로 중요한 이익이 될 수가 있는 것이다. 

 

이런 복잡한 국제 환경을 감안하면, 중국은 당분간 러시아 침공을 외교적 노력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입장에 동조하면서 미국 및 유럽을 필수적 교역 파트너로, 그리고 러시아를 진정한 동반자로 삼고자 하는,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는 노선을 취택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중국은 러시아에 잘못을 시인하도록 압박하는 데 일정한 한계가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을 것이고, 푸틴 대통령은, 중국이 무엇을 원하는지를 불문하고 ‘영원한 승리(lasting victory)’를 얻을 때까지 전쟁을 이어가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그 동안 중국은 전쟁이 조속히 끝나기를 기원할 것이다. 


■ “지금 푸틴을 움직일 수 있는 건 중국 뿐이나, 결국 망설일 것”

 

미 시사주간지 ‘TIME’도 최근, 유럽 및 미국 사회에 푸틴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중국의 도움이 절실하다는 견해가 우세하고, 특히, 프랑스, 독일 정상들이 시 주석과 회담한 뒤, 조속한 정전을 위해서는 중국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 · 우 전쟁이 중국에 의문의 여지없이 타격을 주고 있는 점이 배경이다. 중국은 전세계에서 원유를 가장 많이 수입하고 있으나, 러 · 우 전쟁 이후 국제유가는 2008년 이래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또한 중국은 에너지, 광물 등은 물론, 국민들이 먹고사는 농산물도 대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밀 등 주요 식량 공급국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다. UN은 러 · 우 전쟁으로 금년 곡물 가격이 8%~20%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중국의 대외 명성에도 타격을 주고 있다. 서방국들은 이미 중국을 러시아 침공의 ‘공범자’로 인식하고 있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베이징 동계 올림픽 개막 직전에 만나 ‘무한한 우정’을 과시한 뒤 2 주일 만에 우크라이나 국경을 넘어 침공한 것이다. 중국은 종전에 유럽과 미국의 외교적 불일치에서 오는 이익을 향유해 왔으나, 이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계기로 이들이 강력한 결속 의지를 보이고 있어 중국에 지정학적 불이익을 안겨주고 있다. 

 

최근 UN 안보리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규탄하는 결의안에 ‘예상 외로’ 찬성표를 던진 것도 이러한 복잡한 중국 외교의 속내를 상징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중국은 공식 발표에서는 ‘침공(invasion)‘이라는 표현을 전혀 쓰지 않고 있다. 중국은 현실을 잘 알면서 애써 외면하고 있는 것이다. 일부, 중국 내부에서는 전문가들이 러시아를 비난하는 논설들이 심심찮게 나오기도 하나, 결국, 중국 정부의 현재 입장은 ‘복잡한 요인들이 작용하고 있어’ 망서리는 것인지 모른다.

 

앞에 소개한 미평화연구소(USIP)는 현 상황에서 우크라이나가 얼마나 더 전쟁을 감내해야 할지, 그리고 서방국들이 얼마나 더 지원해야 할지 예단할 수 없으나, 푸틴 및 호전 집단을 글로벌 사회에서 완전 고립시키는 노력을 몇 년은 더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이는 비록, 어렵사리 전쟁을 끝낸다고 해도 어쩌면 분쟁(紛爭)은 지속될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솔직한 지적으로 보인다. 어쩌면 패륜적 독재자 푸틴의 그림자가 전세계를 오랫 동안 어둡게 뒤덮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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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2년03월25일 10시00분
  • 최종수정 2022년03월25일 09시5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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