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미국 인플레이션, 금리 인상 논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1월19일 17시10분

작성자

메타정보

  • 6

본문

□ 미국 인플레이션이 파죽지세(破竹之勢)다. 2021년 12월 소비자물가가 7%로 급등했다. 1982년 6월(14.8%) 이후 40년 만에 가장 큰 폭 상승이다. 

 

ea708c472318c06f3e8b776ad8c0453f_1642497
 

□ ①공급망 사태, ②주거비 상승, ③임금인상 압력 등이 주요인으로 꼽힌다. 

 

 ① 오미크론 변종 확산에 따른 각국의 제한조치로 공급망 차질이 여전하다. 

 ② 더욱이 주거비가 4.1% 올랐다. 2007년 2월 이후 최대 폭 상승이다. 주거비는 소비자물가(CPI)에서 차지하는 비중(1/3)이 가장 크다. 

 ③ 아울러 임금과 물가가 동시 상승하는 중이다. ‘임금–물가 상승 소용돌이 현상 ’(Wage-Price Spiral)이 나타난 거다. 「물가 상승→기대 인플레이션 상승→근로자 생활 수준 하락→이를 보상받으려 더 높은 임금 요구→투입 가격 상승으로 재차 물가 상승」 사이클에 미국 경제가 끌려 들어가는 추세다.

 

□ 그동안 미 연준(Fed)은 인플레이션이 일시적(transitory) 현상이라며 대응을 자제해 왔다. 공급망 충격은 시간이 지나면 수그러들 것으로 본 것이다. 연준의 대응은 경제이론에 바탕을 둔 것이다. 

 

□ 통화정책은 경제의 수요측면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앤드류 베일리(Andrew Bailey) 영국중앙은행 총재가 “통화정책이 반도체 칩 공급을 늘리지는 못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공급 충격이 촉발시킨 인플레이션을 중앙은행이 어설프게 맞대응하면 위기로 번질 수 있다. 2011년 유럽중앙은행(ECB)이 좋은 예다. 당시 인플레이션은 음식료품과 에너지 공급 충격에 따른 것인데 ECB는 기준금리 인상으로 맞섰다. 이 조치가 2011년 유로존 위기를 증폭시켰다는 혹독한 평가(catastrophic error)가 뒤따른다.  

 

□ 2022년 1월 중순 Fed의 확신에 금이 가기 시작했다. Jay Powell의장 연임 상원 청문회(1월 11일) 직전 Fed가 입장을 갑자기 180도 바꾼 거다. 인플레이션이 ‘일시적’ 현상이라던 주장을 공식적으로 접었다. 인플레이션이 미국 고용시장 회복에 심각한 위협요인(severe threat)이라는 거다. 더 이상의 완화정책은 불필요하다며 테이퍼링(양적완화 점진적 축소) 속도 높이기와 기준금리 인상을 강력히 시사했다. 시장에는 2022년 중 3~4차례 금리 인상 시나리오가  기정사실로 나돈다.

 

□ Fed 입장 선회는 최근 바이든 대통령 지지율과 연관성이 높아 보인다. 1월 12~14일 미 CBS방송 조사결과 바이든 대통령 국정 지지율이 최저치인 44%로 내려앉았다. 1982년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이후 7명 대통령의 집권 1년차 지지율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37%) 다음으로 낮은 수준이다. 미국인 70%는 인플레이션 대응 부족을 문제로 제기했다. 경제 침체 원인으로 가장 먼저 인플레이션을 꼽았다.

  

□ Fed의 널뛰기 행보를 비판하는 목소리도 크다. 우선 공급망 사태가 진정되고 있음이 지적된다. 국제간 운송비용(shipping costs)은 2021년 말을 고비로 급격히 안정되고 있다. (BIS자료, 아래 그림)   

 

ea708c472318c06f3e8b776ad8c0453f_1642497
 

□ 뉴욕 Fed가 새롭게 편제한 ‘글로벌공급망 압력지수’(GSCPI: Global Supply Chain Pressure Index)도 공급망 대란이 빠르게 수그러들 것으로 본다. 기업의 수주잔고(Order backlog)가 개선되고 공급품 배달기간(supply delivery times)이 단축되고 있다는 게 근거다. 

 

□ 브루킹스연구소(Brookings Institution)의 ‘재정영향지수’(Fiscal Impact Measure) 결과도 눈 여겨 봐야 하다. 재정지출이 국민총생산(GDP)에 미치는 영향력이 2023년 3분기까지 마이너스(‒)로 나온다. 1조 7천5백억 달러짜리 바이든 행정부 재정지출계획(Build Back Better)이 2022년 전면 시행되기 어렵기 때문이다. 래리 서머스(Larry Summers) 전 미 재무장관은 바이든 행정부 대규모 재정집행을 가장 큰 인플레이션 요인으로 지적한 바 있다. 

 

□ 폴 크루그만(Paul Krugman), 메건 그린(Megan Green) 하바드대 교수 등 학계 인사 등도 인플레이션이 여전히 ‘일시적’일 것으로 진단한다. 글로벌 투자은행 IB들은 한발 더 나아가 2022년 말까지 인플레이션은 2.1%까지 하락할 것으로 전망한다. 

 

□ 최근 국제금융시장은 살얼음판에 놓여 있다. 2022년은 전세계에 ‘위기’의 시기가 될 우려가 크다. 기축통화국 미국의 금리 인상과 대차대조표 축소가 주변국에 큰 ‘파도’로 덮치기기 때문이다. 특히 신흥국은 미국 금리 인상 희생양이 될 수 있다. 1970~80년대 중남미 외채위기,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1998년 러시아 모라토리엄 사태, 2011년 남유럽 재정위기는 미국 기준금리 인상과 맞물려 발생했다. 

 

□ 국제통화기금(IMF)은 미국 금리인상 본격화가 불확실성을 높인다며 신흥국에게 ‘대비’를 주문한다. 특히 가계·정부 부채가 많고, 급격한 환율 변동에 맞설 외환보유액이 부족하거나 경상수지 흑자가 작은 국가들이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한다. 통화가치 하락에 따른 자본유출(capital surge)이 순식간에 초래된다는 경고다.

 

□ 우리나라는 GDP 세계 9위, 주식시장 시가총액 세계 8위다. 역대 최대 외환보유액(4600억달러), 사상 최저 신용부도스왑(CDS) 프리미엄, 13년 연속 무역수지 흑자(295억달러), 굳건한 국가신용등급을 지녔다. MSCI 선진지수 편입을 눈앞에 둔 선진국이다. 1997년 외환위기 때처럼 외국인 자본유출 상황에서 속절없이 당하던 신흥국이 아니다. 하지만 위기를 항상 ‘낙관’에서 출발한다. 다가올 미국발 금리 인상 쓰나미에 맞설 비상계획(contingency plan)을 철저히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ifsPOST>

 

6
  • 기사입력 2022년01월19일 17시1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