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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망하게 하는 확실한 법칙-혼군 #16-2: 전한(前漢)원제 유석(BC75-BC49-BC33) <M>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2년01월28일 16시50분
  • 최종수정 2021년12월07일 12시00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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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혼군(昏君)의 사전적 정의는 ‘사리(事理)에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다. 암주(暗主) 혹은 암군과   같은 말이다. 이렇게 정의하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혼군의 숫자는 너무 많아져 오히려   혼군이라는 용어의 의미 자체를 흐려버릴 가능성이 높다. 역사를 통틀어 사리에 어둡지 않   은 군주가 몇이나 될 것이며 어리석지 않은 군주가 몇 이나 되겠는가. 특히 집권세력들에   의해 어린 나이에 정략적으로 세워진 꼭두각시 군주의 경우에는 혼주가 아닌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의 혼군 시리즈에서는, 첫째로 성년에 가까운 나이   (17세) 이상에 군주가 된 사람으로서 군주의 역할이나 올바른 정치를 펴지 못한 군주로써 둘째로 결국 외부 세력에 의해 쫓겨나거나 혹은 제거되거나 혹은 국가의 존립기반을 크게 망쳐 놓은 군주를 혼군이라고 정의하였다.  

 

<50> 기상재변이 일어나자 대신들이 파직을 요청하다(BC43)

 

BC43년 9월 큰 서리가 내려서 농사를 다 망쳐버렸다. 천하에 기근이 들자 승상 우정국과 대사마 사고와 어사대부 설광덕 등 조정 대신들이 모두 재변을 이유로 해골, 즉 파직을 요청하였다. 원제는 작은 가마와 말 그리고 황금 육십 근을 주면서 파직을 허용했다. 태자태사 위현성이 어사대부로 임명되었고 설광덕은 가마를 걸어놓고 후손들에게 보여주는 것을 영광스럽게 생각했다.   

 

원제가 태자였을 때 태자태부 공패에게 상서를 배웠는데 즉위하고 나서 그에게 관내후를 내리고 포성군이라고 부르면서 급사중을 시켰다. 원제는 공패를 재상급으로 올리고 싶었지만 공패의 사람됨이 겸손하고 나서기와 높은 권세를 좋아하지 않았다. 항상 이렇게 중얼거렸다.

 

   ” 작위가 너무 높다. 무슨 덕으로 감당하겠는가?” 

 

어사대부가 오래 결원되자 원제가 마침내 공패를 그 자리에 임명하려 했지만 공패는 세 번이나 나와서 사양했다. 우너제는 마침내 그의 뜻이 그런 줄을 깨닫고 등용하지 않았다.이것 때문에 그를 매우 신뢰하였으며 상을 내리는 것이 매우 많았다. 시중이자 위위였던 왕접을 사고의 후임으로 대사마, 거기장군으로 임명했다.  

 

 

<51> 석현의 모함과 유경생刘更生의 상서 (BC43)  

 

환관출신의 중서령 석현은 주감과 장맹 등 유력한 유가들을 꺼리고 두려워했기 때문에 틈틈이 이들을 참소하고 깎아내렸다. 유경생이 장차 심각해 질것을 우려하여 상서를 올렸다.

 

   “ 신이 듣기에 순임금께서 구관을 임명하시면서 

     서로 사양하고 화목하게 지도하셨습니다. 

     여러 신하들이 조정에서 화목하면 들밖의 만물 또한 화목하게 되어

     아름다운 음악이 완성되고 봉황이 깃들게 됩니다.      

     주나라 유왕이나 려왕에 이르러 조정이 불화하며 서로 비방하자

     해와 달이 침식되고 강과 샘물이 넘쳐나며 

     산과 계곡이 이리저리 이동하고 서리가 내려서 추수를 망치었습니다.  

     이런 것들로 볼 때 화기는 상서로움과 닿아있고       

     괴리되면 재변으로 이어지는 거시 분명합니다.

     상서로움이 많아지면 국가가 편안하고 재변이 빈번하면 나라가 위태로운 것은

     천지의 영원한 법도요 고금을 관통하는 원칙입니다. ”

 

이어서 유경생은 

 

     “ 지금 폐하께서 삼대의 업을 여시고 문학지사를 뽑아 

       대우와 관용으로 나아가게 하시지만 

       현자와 불초자가 섞이고 흑백이 불분명하며

       곧고 바른 것이 어지럽게 섞여있어 

       충정과 참소가 나란히 개진되고 있습니다.

       상소문 때문에 붙잡혀 갇히는 사람들이 넘쳐나고     

       조신들은 비틀릴대로 비틀려 서로 참소하고 경쟁하니

       서로서로 시비를 따지고 있습니다.

       이목을 혼란시키고 감동을 줘서 생각을 바꾸려고 하는 

       시도는 다 적을 수 없을 만큼 많습니다.

       사람들은 붕당을 만들고 종종 무리들이 어울려 바른 신하를 

       모함하고 있습니다.

       바른 신하가 앞으로 나아가면 통치의 좋은 표본이 되지만 正臣进者,治之表也

       바른 신하가 모함을 받게 되면 혼란이 일어나는 계기가 됩니다. 正臣陷者,乱之机也

       혼란의 기회에 누가 정치를 맡아야 할지는 알 수 없지만    

       재변이 자주 일어나는 것을 보게 되는 것이 

       소신의 마음이 무거워지는 까닭입니다. 

 

 

     등극하신 뒤 지난 6년 동안을 보면

     이렇게 재변이 자주 일어난 적이 없었습니다.   

     그 까닭을 깊이 살펴보면 사악한 참소가 이어진 때문이 확실합니다. 

     참소가 이어진 까닭은

     황제께서 의심이 많아서 그런 것입니다.

     이미 등용한 현명한 사람이 선정을 베풀었지만

     참소를 받아 현인이 물러나게 되면서

     선정이 끝나게 되는 것입니다.”

    “대체로 마음에 의심이 있으면 참적의 말이 쉽게 들어오는 법입니다. 

     독한 마음을 가지고 참소하면 많은 굽은 사람의 문을 열리게 됩니다.  

     참소가 나아가면 여러 현자들은 물러나게 되고

     여러 굽은 자들이 득세하면 바른 선비들을 쇠퇴하게 됩니다.”

   

    “제요나 성왕께서 순임금이나 우임금이나 주공을 현명하다고 여겨서

     공공이나 관숙이나 채숙을 멀리하시고 큰 정치를 펼치셔서 그 영화가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습니다. 

     공자께서 계손이나 맹손과 함께 노나라에서 정치를 하셨고

     이사는 숙손과 함께 진나라를 섬겼는데         

     시황제와 정공은 계손과 맹손을 현자라고 보았고

     이사는 공자와 숙손을 멀리하다가 대란을 만나고 치욕을 얻었습니다. 

     그래서 난을 다스리는 것의 성공과 실패는 신임의 여부에 달려있는 것인데

     현신을 믿고 쓰시는 것은 견고하게 마음먹고 자꾸 바꾸지 않는데 있습니다.

     시경에 이렇게 씌여 있습니다 : 내 마음은 돌덩어리라서 옮길 수가 없네

                                   말은 선하고 독실할 뿐이네.     

     역경에도 이렇게 되어있습니다 : 환(涣)이란 괘는 땀을 크게 흘리는 것이다.

     호령을 땀으로 비유한 것이니 큰 땀을 흘리며 한 말은 뒤집지 못합니다.

     지금 좋은 명령이 떨어진지 3개월이 되지도 않았는데 뒤집는 것은

     땀을 되돌린다는 말이 됩니다.

     훌륭한 선비를 등용하시고 30일 만에 쫓아내시는 것은

     돌을 움직이는 것입니다.

     논어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 옳지 않은 것을 보거든 

                                마치 끓는 물속에 손을 담근 것처럼 하라.   

     지금 두 부서(승상부와 어사대부)가 (현자를) 자리에서 쫓아내려고 

     갖은 아첨을 떨면서 임기가 지났는데도 자리를 차고 눌러앉아있습니다.

     그런즉 나오는 영이 땀을 흘린 것을 뒤집는 것이고

     현자를 쓰시는 것이 돌을 옮기는 것이라서 

     아첨꾼들을 몰아내시는 것은 산을 뽑아버리는 것입니다.  

     그런 지경이니 음양의 조화를 바라는 것이 어찌 어렵지 않겠습니까.

 

 

     소인들은 작은 틈을 보고 문자로 수식하고 갖은 교묘한 말로 비방하여

     허망한 말을 퍼뜨리고 불온문서들이 민간에 나돌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시경에 이렇게 말했습니다 : 걱정에 초초한 것은 소인배 때문이다.  

     소인배들이 집단을 형성하는 것은 진실로 걱정거리입니다. 

 

     과거 공자가 안연과 자공과 함께 서로 칭찬하는 사이였지만 

     붕당을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우와 후직도 고요와 함께 서로 끌어주긴 했지만 무리를 만들지는 않았습니다.

     왜 그랬겠습니까.

     나라를 위한 충정만 있었지 사사로운 마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지금 사악한 간신배들이 현신과 함께 안에서 창칼을 겨누면서

     합당하고 공모하며 선을 피하고 악에 의존하면서

     헐뜯는 말을 먹고 살다시피 합니다.

     여러 번 위험한 말을 늘어놓고 

     마치 확신없이 홀연히 등용했던 것처럼 

     주상의 마음을 바꾸려고 합니다. 

     이것은 하늘이 무엇보다 먼저 경계하는 일이고

     재변이 무섭게 닥치게 되는 이유입니다.  

     자고로 훌륭한 천자의 경우 주살하지 않고 통치한 적이 없기 때문에

     순임금의 경우에도 사방의 벌 四放之罚 이 있었고

     공자도 양관의 주살两观之诛이 있었습니다.

     그런 다음에야 성스러운 통치가 가능했습니다.

 

     지금 폐하의 밝으신 지혜로 천지의 마음을 깊이 통찰하시고

     비괘와 태괘가 말하는 의미를 읽으시어

     주와 당우가 법으로 통치한 것을 밟고

     진나라와 노나라가 멸망한 것을 경계로 삼으시어

     상서롭고 조화된 복을 생각하시기 바랍니다.  

     재변의 화를 줄이시어 당세의 변란을 누르시고   

     사악한 아첨꾼들을 멀리 쫓아내고 비뚤어진 무리들을 쪼개시며

     구부러진 무리들을 단절하시어 

     올바른 길을 넓게 여시고 

     의심하는 마음을 결단하시며

     미심쩍고 확실하지 않은 것을 분별하시면

     쉽게 시비를 가릴 수가 있으시니

     이것이 백가지 재변들이 소멸되고

     여러 상서로움이 함께 열릴 것이어서 

     태평성세의 기반이고 만세의 이익이 되는 것입니다.”

                         

석현 무리가 그 글을 보고서 더욱 허씨와 사씨 무리를 따르면서 유경생 세력에 대해 원한을 가졌다. 

 

 

<52> 양흥杨兴의 이간질과 모함 (BC43) 

 

당시 여름인데도 날씨가 찹고 해는 푸른빛을 띄었으나 광채가 없이 뿌옇기만 하였다. 석현과 허씨, 사씨 등 외척 무리들은 주감과 장맹 등의 인사조치가 매우 엉터리였기 때문이라고 비판하였다. 주상은 주감을 깊이 인정하고 있었지만 여러 사람들의 말이 번지는 것이 싫어서 소신이 흔들리고 있었다. 당시 장안령 양흥은 재능으로 인정받은 사람이었고 항상 주감을 높이 평가하였으므로 그를 불러 자문을 구했다.

 

    “ 조신들이 잇몸을 드러내면서까지

      광록훈(주감)은 안 된다고 하는데

      어떻게 생각하는가?”

  

양흥은 능력은 있지만 비뚤어진 인사여서 주상이 주감을 의심하는 기미를 금방 알아차렸다.

 

    “ 주감 조정에 있을 수 없는 사람일 뿐 아니라

      지방관으로도 부적합 사람입니다.

      신이 여러 사람을 만나본 즉 주감은 유경생과 함께 모의하여

      골육을 훼예하였다는 소문이 있으니 당연히 주살감입니다.

      그래서 신이 전에 글을 써서 주감은 주살시킬 수 없고 국가를 위해 

      은혜를 베풀어야 한다고 했던 것입니다.”

 

주상이 물었다.

 

    “ 그렇다면 무슨 죄로 주살해야 한다는 말인가?

      왜 지금은 주살되어야 한다고 하는가? ”

 

양흥이 이렇게 말했다.

 

   “ 어리석은 신은 관내후작위를 내리시고 식읍3백을 내리시되   

     정무를 보지 못하도록 하십시오.

     밝으신 군주께서 스승의 은혜를 저버리지 않으시니

     최선의 방책이라고 생각합니다.” 

 

주상은 이런 건의를 듣고 양흥을 의심했다.

 

 

<53> 오락가락하는 제갈풍의 前誉而后毁 (BC43) 

 

사예교위 제갈풍은 특별한 강직함으로 조정에 이름을 날렸던 사람이었다. 그러나 귀척을 여러 번이나 구속조사하면서 재위 중에 그 단점을 말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러나 통상 형을 집행하지 않는 봄철과 여름철에 사람을 가두었다는 죄에 연루되어 성문교위로 방출되었다. 

이 때 제갈풍은 주감과 장맹의 죄를 탄핵하는 상서를 올렸는데 황제는 제갈풍이 곧은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제조어사에게 이렇게 말했다.

 

   “ 성문교위 제갈풍은 전에 광록훈과공록대부 장맹과 함께 조정에 있을 때      

     주감과 장맹을 훌륭하다고 칭찬했던 사람이오.  

     또 제갈풍은 사예교위가 되어서 계절이나 법도를 따르지도 않고

     멋대로 가혹한 폭력을 휘둘러 헛된 위엄을 얻었기 때문에

     짐이 참지 못해서 지시해서 성문교위로 강등시켰었소,   

     스스로 잘못을 성찰하며 절제하지 못하고

     반대로 원한을 가지고 주감과 장맹을 탄핵하여

     보답의 천거를 받을 생각으로 

     증거도 없는 말과 증거도 없는 죄를 떠들며 드러내고

     마음대로 명예를 훼손시키며 전에 했던 말도 생각지 않으니

     믿지 못할 바가 너무 크다.

     짐이 보기에 나이도 많고 형을 가하기도 가혹하니 면직시켜 서인으로 하라.”

 

그리고 또 말했다.

 

    “ 제갈풍이 주감과 장맹의 깨끗하고 믿음직스러움은 성립되지 않는다고 했으나    

      짐은 민망하여 다스리지 않겠다.

      다만 그 재능은 이제 쓸모없으니

      주감을 하동태수, 장맹은 괴리령으로 좌천시키라.”

 

이 부분은 원제의 통치가 일관성이 없슴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 편으로는 주감과 장맹의 능력이나 충성을 인정하면서도 결국 그들을 좌천시킨 것은 원제가 우유부단했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사마광은 이렇게 평가했다.  

 

    “ 제갈풍은 주감과 장맹에 대해 전에는 칭찬했다가 나중에는 폄하했다.

      그 뜻은 올바른 것을 진언하고 사악한 것을 몰아내자는 것이 아니었다.

      오직 무리를 이루어 출세하려는 생가이었을 뿐이다.

      그래서 이것 또한 정붕이나 양흥의 무리일 뿐이니

      어찌 강직하다고 할 것인가.

 

      군주는 선과 악을 깊이 살피고 시비를 판별하며

      상을 주어 선함을 권하고 징벌로써 간악함을 벌주어야 통치라고 할 수있다.

      제갈풍의 말로 보면 당연히 축출되어야 한다.

      그런데 제갈풍의 말이 기망이라면 주감과 장맹은 무슨 잘못이 있는가.

      지금 원제는 둘 다 잘못이 있다고 보고 버렸으니

      선과 악, 옳고 그름이 어디에 있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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