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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경제가 휘청거린다?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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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10월11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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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영록
  • 서울대학교 명예교수. 경제발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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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경제위기론이 다시 대두되고 있다. 앤트와 디디추싱의 미국증시상장 좌절, 부동산 업계의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던 광동성 거점의 헝다그룹이 부도 위기직면, 일부 지역의 전력공급난 등이 커다란 문제로 등장했다. 2008년 미국의 리만브러더스 파산이 중국에서 재연 되능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자아 내기 시작한 것이다.

 

동시에 2기 임기가 끝나가는 시진핑 총서기의 3임 여부등이 복합적으로 맞물려, 중국경제를 비관적으로 보기 시작하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많은 호사가들이 드디어 중국이 고도 성장의 한계에 직면 하고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를 쏟아낸 것이다. 사실, 필자는 이를 심각하게 받아 들이지 않고 있다. 좀 더 냉철하게 중국경제를 관찰해야 한다고 본다.

 

<중국의 거시경제 동향>


  사실, 중국경제를 보다 객관적으로 판단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를 체크해 보아야 할 필요가 있다. 우선 국가통계국이 발표하는 정부 공식판단보고서가 있다. 동시에 중국에 나가있는 우리기업체 관계자나 중국지인들에게 탐문하는 방식일 것이다. 이 두가지가 맞아 떨어진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은 객관적인 판단이 될 것이다.

 

  우선, 중국정부 당국의 판단은 적어도 숫치상으로는 거시경제 차원에서 큰 어려움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팬데믹상태를 극복하고, 안정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서고 있다고 판단한다. 생산과 수요가 지속적으로 상승국면으로 진입하고 있으며 안정적인 물가, 신에너지차량 및 대체에너지 공급의 빠른 성장, 산업전반의 질적효율성 제고, 시장참여자의 낙관적인 예측 등이 크게 작용하고 있다. 상반기 경제성장률이 12.7%로 2020년을 반영한다면 5.3%의 성장률을 보인 것으로 적정성장률로 회귀하고 있다. 외환보유고도 3조 2천억 달러수준 (8월말 기준)에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특히, 중국경제를 이끄는 원동력은 내수의 호황이다. 인당 소득이 1만 달러를 넘어선 가운데, 14억명 인구가운데, 4억 명이 이미 중산층에 진입하여 소비의 주축이 되고 있다는 점이다. 소비의 절대적인 규모가 커가고 있을뿐 아니라, 디지털 가전, 디지털 가재도구, 저탄소배출 제품으로의 교체구매가 소비를 견인하고 있다. 동시에 인구노령화의 진전에 따라서 관련 제품의 수요가 늘어 나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은 현지인들과의 소통에서 확인할수 있는 상황이었다. 

 

  한편, 금년은 14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의 첫 해로서, 몇 가지 상징적인 대형 정책프로젝트도 추진될 것이다. 특히, 중국은 산업전반을 한 단계 제고시키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경주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 중국경제는 2020년의 코로나팬데믹사태 발생이라는 의외의 복병 속에서도 나름대로 계획된 경제발전의 길을 가고 있으며 정상화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판단 된다. 

 

<중국경제 위기론>

 

  중국인민은행 행장인 이강(易綱)은 10월 7일 국제결제은행(BIS)주최로 개최된 플랫폼기업 등 대형과학기술기업 세미나에서 주목할만한 발언을 했다. 중국은 인공지능(A), 빅데이터(B), 클라우드(C), 분산계정(D), 전자상거래(E) 등 ABCDE 의 중요성을 깊이 인식하고 있다고 했다. 동시에 민영기업의 발전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으며, 인터넷 및 디지털 경제의 건전한 발전을 지원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앤트나, 디디추싱에 대한 중국당국의 정책의도를 잘 읽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민영기업에 의한 과도한 독점에 대한 분명한 규제의지를 읽을 수 있다. 

 

  한편, 헝다문제는 중국판 리먼브러더스사태가 아니다. 헝다는 부동산업체로, 이해당사자의 손실이 불가피 하겠지만, 금융업체가 아니라서 그 파급영향력이 상대적으로 낮다. 사실, 부동산 개발업은 어느나라에서건 고도성장기에는 당연히 주목을 받는 업종이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도 주택 건설이 한창 이던 80년대의 유력 주택건설 업체이던 우방, 청구 등이 소멸되었던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에서는 개혁.개방 첫세대 기간(1978~2008) 동안 계획 도시화가 경제규모를 키우는 절대적인 축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도시화율이 이미 60%를 넘어섰기 때문에, 도시화지역이 한계 지역일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자연히 수익률도 떨어져 있을 것이다. 또한 도시화에 따른 상가지역이나, 대형 빌딩신축수요도 훨씬 줄어들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한계수익률이 떨어지는 만큼 현금흐름의 관리가 중요할 것이다. 이를 능률적으로 관리하지못하는 경우, 기업이 난관에 봉착하는 것은 당연한 현상일 것이다. 헝다가 과거의 관성에서 잘 적응하지 못해서 문제가 된 것은 아닐까? 

 

  또한 최근 국경절을 전후해서 문제시된 일부 산업단지내의 단전사태와 주택가의 제한송전 등의 사태는 정책적인 원인이 크다고 보아야 할 것이다. 금년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까지는 중국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지방 정부 간부들의 승진을 위한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근무평정이 중요한 요소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경제정책방향이 기술혁신, 친환경, 친서민 이라는 점에서 이해 될 수 있을 것이다. 친환경을 위한 큰 축이 석탄발전의 감축이며 이를 위한 다각적인 노력에서 문제가 될수 있었을 것이다.

 

  물론 문제는 중국과 호주 간의 정치적 갈등 속에서 호주로 부터의 석탄 수입이 일시적으로 중단 됨으로써 야기된 측면도 무시할수 없다. 외국인들의 투자업체나 거주 외국인들이 주로 해안 지역에 있었을 것이다. 수입산 석탄공급의 중단은 해안지역에 제일 크게 영향을 주었을 것이고, 이러한 현상이 외국인들에게 체감할수 있게 했을 것이다. 이것이 위기감으로 연결, 더욱 더 부풀려졌을 개연성이 큰 것이다. 결국 지방정부 간부들이 승진을 위한 정책적인 노력과 함께 일시적인 호주로부터의 석탄수입중단이 맞물려 대두된 일시적인 현상이다. 이를 확장, 중국경제가 에너지 공급 위기에 처해 있다고하판단 하는 것은 조금 지나친 평가로 볼수 있다. 

 

  또 하나가,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시선이 곱지않다는 점이다. 특히, 시진핑 주석의 행보가 지나치게 민족주의 성향을 표출, 전 세계가 불안한 눈길을 보내고 있다. 미·중 갈등관계가 그칠줄 모르고 격화되고 있다. 중국이 훨씬 전제적 국수주의로 치닫는 것 아닌가 하는 우려가 있다. 하지만, 나름 강대국으로의 지위를 확고히 하기위한 위기관리 차원의 일시적 현상일 것으로 분석한다. 중국내에서 지난 40년간의 경제적 성과가 개혁·개방의 산물로 보는 것은 이견이 없다. 물론 중국공산당의 자신감은 충분히 붙었을 것이다. 

 

  국정운영주도 세력이 내년말이 되면 중국공산당 전당대회를 통해서 훨씬 현실수용적 인사로 바뀔 것이다. 현 집권 세력은 이념적으로 문화대혁명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을 개연성이 크다. 거의 대부분이 격심한 문화대혁명 소용돌이의 한복판에 있었기 때문이다. 내년말이면 정치국원의 반 이상이 1960~1965년 출생자로 교체 될 것이다. 이 세대는 경제적으로 아주 궁핍한 시기를 살았다. 15세 전후해서 개혁·개방을 겪은 세대다. 해외유학도 자유화된다. 이 세대가 지도층의 주류가 된다면, 중국의 정책 성향이 훨씬 경제우선주의로 흐를 것이다. 해외유학후 귀국한 인사도 4백만명을 넘는다. 이러한 사회전반의 인식이 공산당의 주축주도세력인 정치국원의 성향과 합쳐져 중국의 향방을 결정할 것이다. 시진핑 총서기가 다시 선임된다하더라도 훨씬 친경제 친시장으로 갈 것으로 판단된다. 

 

<종합평가>

 

  중국경제는 인당소득 1만 달러를 넘어선지 3년째이다. 더 이상 과거처럼 연 6% 이상의 성장률을 기록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동시에 구조조정을 위한 미시적인 차원에서의 기업의 부침(浮沈)은 충분히 예상할수 있다. 이러한 상황을 전반적으로 고려한다면 외부에서 보는 것처럼 중국경제가 큰 어려움에 빠져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할수 있을 것이다. 중국경제가 휘청거린다고 볼수 는 없을 것이다.

 

  결국, 우리는 중국을 이해하는 좀 더 독자적인 학문체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국내외 언론 보도를 통해서 지나치게 일희일비(一喜一悲)할 필요는 없다. 그만큼, 전 세계는 각국 간의 경제이익에 의해서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우리의 독특한 국가 경쟁력을 얼마나 더 키울수 있느냐에 달려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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