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예산외(off-budget) 부채의 그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10월0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1년10월06일 17시53분

작성자

  • 김원식
  • 건국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메타정보

  • 4

본문

정부는 내년 2022년도 예산을 604조4천억원으로 올해보다 8.3%나 큰 폭으로 증액하면서 77조6천억원의 적자국채를 발행하겠다고 한다. 국가채무는 내년에만 112조3천억원이 더 증가하여 1,068조 3천억원이 된다. 국가부채는 GDP 대비 2016년의 36.0%에서 50.2%로 증가한다. 

 

중기재정계획에서도 다음 정부가 들어서는 2025년에 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58.5%까지 증가한다. 이는 정부예산으로 산출되는 관리재정수지가 올해 의 6% 적자에서 4%의 적자로 축소하여 계획하고 있음에도 나타난 결과이다. 즉, 이제 정부부채는 통제 불능 상태로 보인다. 이는 사실상 재정적자의 핵심 요인인 복지지출의 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복지지출의 상당부분은 법으로 정해진 의무지출로 재량적인 조정이 불가능하다. 

 

재정에서 의무지출의 비중은 올해 2차 추경까지 46.1%에서 2022년에는 49.8%로 증가한다. 높은 의무지출비율은 정부가 정책수행을 위하여 편법성이 짙은 예산외(off-budget)예산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에산외 예산은 국회에서 통과된 연도별 예산에 포함되지 않는 기금, 공기업 등 정부의 정책적 지출을 의미한다. 국민의 눈을 가린 채 이루어지는 정부의 우회적 행정의 하나라고 보아도 된다.  

 

따라서 공식적이든 잠재적이든 나중에 국가가 감당할 수밖에 없는 사실상의 예산외(off-budget) 형태의 부채가 현실화되면서 국가부채의 폭발적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경우에 따라 국민들이 인식하지 못하는 상태에서 어두운 그림자로 다가와 경제위기를 크게 가중시킬 수밖에 없다. 결국 이 부분에서 발생되는 부채도 언젠가 미래의 정부나 미래세대가 책임져야 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올해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재정적자로 정부보전금이 각각 3조7백억원, 2조9천억원이 각각 지출되는데, 2020년도 국가결산에 따르면 충당부채추계액이 공식적으로 1,044조7천억원이다. 2019년의 추계보다 100조5천억원이 늘어난 것이다. 문재인 정부는 정년이 보장된 공무원 수를 10년 전보다 더 늘렸다. 이는 충당부채의 증가와 함께 지속적으로 연간 보전금의 급속한 상승으로 이어질 것이다.   

 

연금충당부채는 현재발생부채의 개념에 따라 현재의 공무원이나 군인들이 현재까지의 기여에 대한 연금급여, 즉 현재 퇴직했을 경우를 가정하여 산출된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보면 이들이 앞으로 정년이 될 때까지 연금을 납입할 것이므로 실질적인 연금충당부채는 이보다 훨씬 클 것이다. 단순한 가정으로 모든 공무원이 30세에 임용되어 60세 정년까지 근무하고, 평균공무원 연령이 45세로 가정한 충당부채가 800조원이라면, 이들이 앞으로 15년을 더 근무한다고 가정할 때 발생되는 충당부채는 2배로 추정되어야 한다. 

 

게다가 연금충당부채는 공무원 수가 증가할수록, 또 평균수명이 늘어날수록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일반국민들의 한 직장 평균 근속연수는 5년에 불과하다. 아무리 공무원 및 대기업 정규직 중심 민주노총의 힘이 강력하다고 해도, 고용시장에서 능력을 중시하는 다음세대가 공무원들의 연금을 평생 보장해 줄 것 같지 않다. 

 

둘째, 2056년도에 기금이 고갈될 것으로 추계되는 국민연금의 재정 불안도 부채화 될 수 있다. 2018년도 4차재정 재계산에서 연금수익비가 1.8배이고 실질적으로는 유족연금 등 기타 급여를 포함하면 2.6배로 추정되고 있다. 본인이 낸 보험료 총액의 1.6배는 현재 임시로 기금에서 지급되고 있으나 사실은 다른 어디엔가 쌓아놓고 있어야 하는 돈이다. 즉, 납세자들인 근로자 세대가 이를 따로 적립해 두어야 한다. 그런데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다는 것은 다음세대에게 강제로 부담시키겠다는 것으로 잠재적 국가부채로 쌓여가고 있음을 의미한다. 문재인 정부는 더 나아가서 연금개혁보다는 연금보장성을 높인다는 목적으로 소득대체율을 높이는데 더 관심이 많다.   

 

셋째, 박근혜 정부에서 감소하던 사회보험들에 대한 정부예산 지원이 지난해 18조7천억원으로 크게 늘고 있다. 매년 사회보험료의 인상도 가파르지만 앞으로도 건강보험과 노인장기요양보험 등을 중심으로 의무적 정부지원은 더 급속히 증가할 것이다. 특히 고용보험은 정부의 무절제한 현금중심의 실업급여 확대와 고용지원으로 기금이 고갈되고, 두 차례나 보험료를 인상하였다. 앞으로 사회보험료에 대한 부담률은 올해 GDP의 7.7%에서 2025년 8.2%까지 상승할 것이다. 이는 국민들의 소득이 크게 감소한 상태에서 소비를 크게 위축시킬 것이다. 

  

넷째, 박근혜 정부에서 감소하던 공기업부채의 증가도 심상치 않다. 지난해 공기업 부채는 198조4백억원으로 탈원전,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으로 수익이 악화되면서 적자가 크게 늘었다. 문재인 정부에서 공약사항들을 공기업을 통하여 실천하다 보니 적자를 내게 하는 조치들이 빈번히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더 심각해질 것으로 보인다. ‘2021~2025년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내년 40개 중장기 재무관리대상 공공기관의 부채는 585조3천억원으로 올해보다 35조7천억원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내년 관리재정수지적자 94조7천억원의 37.7%에 해당된다. 최근 대표적 공기업인 한전은 지난해 3조7천억원의 적자를 낳았다. 2016년 104조7천억원의 부채가 지난해 132조5천억원으로 27조원이 늘었고, 향후 4년간 27조원이 더 늘어날 것이다. 이는 문재인정부가 강제로 추진해 온 탈원전에 의한 것이기도 하고 교육부가 담당해야 할 한전공대의 설립 운용비도 한 몫을 한 것이다. 

 

이제는 예산 뿐 아니라 나라 전반에 국가부채가 암적 존재로서 어디서 폭증하고 있는지  살펴야 한다. 이는 현재세대와 다음세대가 반드시 이마를 맞대고 합의해야 하는 과제이다. 그러나 다음세대는 태어나지도 않았거나 국가부채에 관심도, 정치적 영향력도 없다. 현재세대가 다음세대에 시한폭탄을  키워 떠넘기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찌해야 예산외 국가부채 폭증의 시한폭탄 폭발을 막을 수 있을까?

 

첫째, 4년간의 예산지출에 대한 객관적 평가를 하고 실패에 대한 책임을 보이는 혁신이 있어야 한다. 막대한 정부예산 지출에도 불구하고 출산율과 고용을 늘리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정책에 대한 신상필벌로서 효과 없는 정책은 제로베이스에서 다시 예산을 편성해야 한다. 

 

둘째, 기금이 고갈된 공무원연금과 군인연금의 개혁이 시급하다. 정부지원금이 지금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고, 정부의 미래 연금충당부채가 실질적으로 과소평가 되어있기 때문에 더욱 개혁을 서둘러야 한다. 

 

셋째, 사회​보험을 개혁해야 한다. 사회보험은 보험 수지균형의 원리에 따라 근로자들의 생활안정을 위하여 운영되어야 한다. 정부가 정치적 이익을 위하여 간섭해서도 안 되지만 지원해서도 안 된다. 과잉예산의 가장 오염된 영역이 고용보험 관련 예산이다. 고용보험이 경제정책의 실패를 보상하는 제도로 정부가 직접 운영함에 따라 고용보험기금이 적자상태이고 고용보험료의 인상이 불가피하다. 게다가 고용보험제도의 남용이 오히려 실업을 유발하고 있다.  고용보험은 공사화 하여 실업급여사업을 보험수리적 원리에 따라 수지균형이 유지되도록 해야 한다. 그리고 고용안정 및 고용촉진정책은 세금으로 걷힌 정부예산으로 충당해야 한다. 실업이 아닌 고용대책비용을 기업이 부담할 이유가 없다. 

 

넷째, 적자 공기업을 과감히 순수 민영화해야 한다. 공기업은 사실상 정부의 쌈지 돈이다. 그리고 최고경영자에 대한 정권의 낙하산으로 인하여 비효율이 유발되고 있다. 공기업도 민간부문과 시장에서 체력을 겨눌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해 주어야 한다. 


다섯째,마지막으로, 정부조직 및 공기업 등 공공부분을 자본집약화하고 정예화해서 가성비 낮은 예산에 대한 집행을 억제해야 한다. 정보화되는 부문에 대하여는 과감하게 인력을 전환 배치해야 한다. 공공부문은 정년보장과 신분보장으로 직정선호도가 매우 높다. 80만명의 취업준비생의 상당수는 공공부분의 취업을 준비 중이다. 공공부문의 급여가 사실상 피땀 어린 세금이나 국민부담금으로 충당된다는 점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진정으로 문재인 정부가 국가와 국민을 위한 충정이 있다면 지난 4년간의 연장선상이 아니라 다음 정부가 새로 시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다음 정부도 집권기 전체의 아까운 시간을 문재인정부의 설거지에 낭비하게 될 것이다.  

<ifsPOST> 

 

4
  • 기사입력 2021년10월06일 17시10분
  • 최종수정 2021년10월06일 17시53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