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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MC 특별 기고> 저금리시대의 종말과 새 FED 시대의 도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9월29일 10시54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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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1. 연준의 상황판단 : 상당한 추가적인 진전(substantial further progress)이 있었다. 

 

불과 서너 달 전인 5,6월만 하더라도 금년 중에 테이퍼링, 즉 양적완화 축소는 없었을 것 같았다. 당시 물가가 치솟았지만 파월과 연준은 작년 같은 기간의 낮았던 물가에 대한 ‘기저효과‘와 ‘공급망 애로’에 의한 일시적인 현상 일 뿐이라고 대수롭지 않게 외면했었다. 그러나 그 판단은 틀렸던 것이 분명해졌다. 4월부터 4%가 넘기 시작한 물가상승률이 8월에는 5.3%까지 치솟으면서 파월이나 FOMC위원들도 ‘일시적’이라던 인플레 현상을 ‘구조적’인 현상으로 재인식하기에 이르렀다. 그들의 판단수정은 이번 9월 FOMC 발표문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지난 6월 발표문과 9월 발표문을 비교해보면 다른 것은 다 같은 다음의 두 문장이 새로 삽입되어있다.

 

   “ 그 이후 미국경제는 정책목표(상당한 추가진전,substantial further progress)를 

     향한 진전이 있었다. 

     이 진전이 대체로(broadly) 기대한 대로 지속된다면

     위원회는 자산매입 속도를 조정하는 것을 곧(soon) 실행할 수도 있을 것이다.    

     Since then, the economy has made progress toward these goals. 

     If progress continues broadly as expected, 

     the Committee judges that a moderation 

     in the pace of asset purchases may soon be warranted.” 

 

그동안 자산매입 축소의 전제조건으로 강조하면서도 애매한 입장을 취해왔던 것을 바꾸어 ‘상당한 추가적인 진전’이 있었던 것으로 규정하면서 연준이 곧(soon) 자산매입 축소를 시작할 것을 선언한 셈이다. 이제 금년 중 테이퍼링 실시는 확실해졌고 다만 언제, 그리고 얼마나 크고 빠르게 축소할 것인가만 남은 숙제가 되었다.  

 

2. FOMC 회의직후의 시장반응 : 불안한 주식시장

 

9월 22일의 FOMC 발표문은 즉각적으로 채권시장에 영향을 비쳤다. 전 종목 국채수익률이 올랐다. 2년 물은 9월22일 0.25%에서 9월27일 0.31%, 10년 물은 1.32%에서 1.53%, 그리고 30년 물은 1.84%에서 2.03%로 올랐다. 9월 22일 FOMC 회의 이후 일주일 동안 미국 국채수익률은 하루도 빠지지 않고 상승했다. 그만큼 시장은 연준의 테이퍼링을 이미 충분히 예견하고 있었고 더 이상 국채가격의 상승을 기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매물들이 조금씩 시장에서 소화되는 과정인 것이다. 

   

문제는 주식시장이다. FOMC회의 직후 며칠 동안 주식시장에는 아무런 충격이 없었다. 오히려 모든 주가가 FOMC 회의 직후 이틀 동안 올랐다. 9월 22일에 비해 다우가 1.6%, 나스닥은 1.0%, S&P500은 1.4% 상승했다. 문제는 9월 24일 주말을 지나면서 주식시장의 불안이 표출되었다. 9월 28일 모든 미국 증시가 비교적 큰 폭으로 추락했다. 특히 나스닥은 지난 주말에 비해 3.3%나 폭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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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 28일 미국 주가가 크게 곤두박질 친 것은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미국 민주당 행정부가 10월 18일로 예상되는 자금고갈상태(속칭 국가부도)를 예방하기 위해 국가채무상한을 연장하는 문제를 의회가 깔끔하게 해결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가 크게 작용했다. 9월 28일 있었던 상원금융위원회 청문회에서 옐런 재무장관은 10월 18일 까지 국가채무상한을 연장하지 못하면 미국은 물론 전 세계금융시장에는 ‘파국(catastrophe)’이 올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시급한 구가부채확대를 촉구했지만 의회, 특히 공화당의 반응은 매우 냉담했다. 이런 국회의 난맥상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지만 미국시장이 열리기 이전 유럽시장이 동시다발 일제히 추락하면서 오전 10시 청문회가 열리기 이전부터 미국시장은 줄 곳 내리막을 보였다.

 

3. 연준의 도덕성 위기와 인적 구성 변화

 

주식시장이 추락한 또 다른 이유는 최근 드러난 연준의 도덕성 위기 문제다. 연방은행 총재들 중에서 일부가 공개시장 조작의 대상물인 국채, 지방채에 투자한 것이 드러나면서 연준지도부의 도덕적 신뢰문제가 큰 문제로 부각되었다. 이 문제는 지난 9월 22일 파월의장의 FOMC기자회견에서 처음 공개되었는데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두 연방은행 총재, 즉 보스턴연방은행의 로젠그린과 델러스 연방은행의 카플란이 9월 28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한 것이다. 파월 의장 또한 오래 전이긴 하지만 국채매입을 한 것으로 인정하면서 파월을 포함한 상당 수의 연준지도자들의 도덕성이 심각한 위기에 처하게 된 셈이다. 

 

이 문제는 앞으로 연준의 인적구성에 상당한 변화가 올 것을 의미한다. 일단 12명 중 2명의 연방은행 총재가 교체(연방은행 내부 이사회에서 결정하고 연준이 추인)되는 것이 분명하고 조사결과에 따라서는 추가적으로 사임 혹은 견책될 연방은행 총재가 있을 수 있다. 게다가 현재 6명인 연준이사 중에서 리처드 클러리다가 2022년 1월 말로 임기가 끝나고 2022년 2월 초 임기가 끝나는 파월의장도 의장 연임이 되지 못하면 다른 사람들이 그랬던 것처럼 옷을 벗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게다가 이번 청문회에서 매사추세츠 상원의원 엘리자벳 워런은 노골적으로 파월을 금융시장에 ‘위험한(dangerous)’ 사람이라고 지적하면서 연임을 반대한다고 공언하였다. 물론 파월을 지지하는 공화당 의원들도 많지만 여섯 명중 다섯 명이나 되는 공화당원 주도의 연준이사 구성을 탐탁지 않게 생각하는 의원들이 많기 때문에 파월의 연임 가능성은 한두 달 전보다 훨씬 낮아졌다.             

 

4. 향후 연준의 인적구성

 

파월이 의장으로 연임되지 못하는 경우 그 후임으로는 레이얼 브레이너드가 가장 유력하다. 2014년 6월 부임한 그는 현재 연준이사 중 유일한 민주당원이면서 경제학박사 학위를 하버드 대학에서 받은 사람이다. 파월이 사임하고 클라리더의 임기가 끝나면 모두 민주당원으로 교체될 것이 분명하다. 물론 인준여부를 결정할 상원에서 공화당원들이 반대할 수도 있지만 현재 민주당 48석과 무소속 2면인 상원에서 결정권은 민주당(부통령)이 쥐고 있으므로 민주당과 무소속 상원의원이 전원 찬성한다면 공화당의지지 없이도 연준이사 임명이 가능하다.  

 

누가 연준이사로 임명되든지 간에 2022년 중에 현재 공석인 한 자리를 포함하여 최소 두, 세 명의 새로운 연준이사가 부임할 것은 확실하고 연방은행 총재도 최소한 두 명은 교체가 될 것이다. 따라서 2022년 중 연준이나 FOMC에는 상당한 인적구성의 변화가 생길 것이고 그에 따라 통화정책의 기류도 변할 가능성이 높다.   

 


5. 향후 한국 금융에 미칠 파장

 

미국 연준이 늦어도 2022년부터 양적완화를 축소하고 시장금리는 물론 기준금리마저 인상한다고 하면 한국은행도 상응하게 금리를 올리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 1% 포인트 오리면 우리도 최소한 1% 포인트 혹은 그 이상 올려야만 할 것이다. 

두 가지 이유 때문이다. 하나는 원화환율 불안정을 막기 위해서 그렇다. 미국 국채금리가 0.05% 포인트 오르는 사이에 원화환율은 지난 9월 23일과 9월 29일 사이에 달러 당 1174원에서 1186원으로 1.0%나 올랐다. 불안정해지는 원화환율을 안정시키기 위해서 한국금리는 올라가야 한다. 또 다른 이유는 가파른 물가와 부동산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서도 금리를 인상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은 예상 보다 빨리 단행되면서 예상보다 인상폭이 클 수가 있다. 0.25%로 올린다고 가정하면 금년 중에 기준금리가 한 번 인상되고 어쩌면 내년 초에 한 번 더 인상될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해서 주택가격이 안정될지는 두고 봐야 하지만 주식시장에는 확실한 안정 효과가 있을 것이다. 어쩌면 과도하게 주식시장이 폭락할 수도 있다. 그동안 영끌, 빚투로 주가하락을 막아왔지만 시중금리가 오르면서 대출상환 압력에 부딪히고 또 대출이 막히면서 급격한 중시불안이 초래될 가능성도 높다.

 

최근 금융감독원장마저 공공연히 금융위기의 가능성을 경고까지 하고 나섰다.  요약하면 이렇다.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최소 한 두 번 올려야만 할 것이다. 시장금리는 따라서 오를 것이다. 원화환율을 계속 약세로 불안할 것이다. 무역수지 흑자폭이 줄고 외자가 빠져나가면서 원화약세는 기족적 현상이 될 것이다. 주가도 스멀스멀 하락할 것이다. 주택가격은 버틸 때 까지 버틸 것이므로 내년 대통령선거까지는 잡히지 않을 것이다. 그리고 새 대통령의 첫 번째 과제가 주택가격 안정이 될 것이다. 당연히 보유세와 양도세를 낮출 것이다. 공급확대를 기다리기에는 국민들이 너무 지쳐있다. 매물이 좀 풀리면서 주택가격도 5년 만에 좀 가라앉을 것이다. 그러나 주식시장과 실물경기는 고금리 때문에 몸살을 앓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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