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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태광의 바이오 산책<11> 다가오고 있는 12번째 지구 생물 대멸종 시대 ‘인류세(人類世)’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9월21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1년09월01일 11시33분

작성자

  • 오태광
  • 서울대학교 특임교수, 주)피코엔텍 상임고문

메타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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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지구의 생태계가 완전히 파괴된 ‘멸종’경험은 지금까지 모두 11차례였다. 다양한 생물 종(種)의 70% 이상이 멸종한 5차례에 걸친 ‘대멸종’과 30% 멸종한 6차례의 ‘멸종’으로 구분된다. 이러한 총 11차례의 지구 생물 멸종 원인은 주로 화산, 지진, 소행성 충돌과 같은 자연재해로 발생하였다. 그러다 인류의 농경이 시작되면서 파괴되기 시작한 자연생태계는 증기기관이 발명된 산업혁명을 계기로 가속화되어 과다한 온실가스가 지구 기후변화를 주도하여 지엽적 변화보다는 지구 생태계 전체가 위협하는 ‘대멸종’을 경고하고 있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번 바이오 산책에서는 가장 가까운 대멸종인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 75%의 생물 종이 멸종하였고, 지금 단지 화석으로만 볼 수 있는 공룡이 완전히 전멸한 제5 대멸종에 대해서 이야기를 시작한다. 앞으로 지구에 일어날 수도 있는 6차 대멸종인 ‘인류세(人類世)’에 대해서 가상적인 시나리오로 이야기하면서 극복할 수 있는 노력과 희망에 대해서도 함께 얘기해 보고자 한다.

 

5차 대멸종의 원인과 역사적 흔적

 

  대멸종 중 제5차 대멸종은 대형 운석이 충돌하여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하는데 세계 각지 50군데 이상에서 동일 연대 지층에서 운석에 많이 존재하는 이리듐(Iridium)이 다른 지층에 비해서 30배나 많이 검출된 것을 과학적인 증거로 제시한다. 전 지구에 동일 지층에서 이리듐이 많이 검출된 50군데 이상 K-Pg 지층이 발견되는 것은 지구와 충돌로 인해 소행성 전체가 증발하여 온 지구를 덮을 정도로 큰 위력이 있음을 말해주고 있고, 이로 인하여 지구 전체의 생물체가 75% 멸종한 것으로 추정한다. 

 

대략 지름이 10Km나 되는 운석이 속도 6만4천 Km/h 이상의 무시무시한 속도로 지구상에 충돌하여 거의 반경 400~500Km 이내가 완전히 파괴되었고 충돌에너지로 지상 암석이 녹아서 수증기와 함께 총체적 증발을 하여 전 지구를 둘러싸면서 많은 생명체가 멸종되었을 것으로 추정한다. 

이때의 충격에너지는 현재 인간이 보유한 지구상의 모든 핵폭탄을 동시에 폭발시킨 것의 1만 배 위력에 해당한다고 한다. 정말 놀라운 사실은 그런 어마어마한 위력에도 여전히 25%나 되는 생명 종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불가사의할 정도로 신기한 일이다. 

 

발생한 높은 온도로 바닷물이 말라서 소금이 결정화되고 모래가 녹아서 세계 곳곳에서 천연유리(Tektite)가 발견되기도 한다. 소행성의 충돌지점을 데칸이나 유가탄(Yucatan) 지역으로 추정했는데 근래에 멕시코 유가탄 지역에서 발견된 크레이트(운석공, Crater)는 최근 과학적으로 증명된 소행성 충돌지역이다. 

고온으로 바닷물이 수증기로 모두 증발하여 소금 결정이 엄청나게 생기고, 지각이 유기된 지역은 엄청난 크기의 소금호수(염수호)나 소금 광산이 생겼고, 현재 세계에서 가장 높은 지역인 히말라야산맥에도 존재하여 시장에서 히말라야 소금을 살수도 있다. 

 

소금이 갑자기 결정화될 때는 결정 중간에 바닷물이 들어가 오랜 시간 동안 보존되는 경우가 있다. 소행성이 충돌했다고 생각되는 미국 뉴멕시코주 염수호 근처의 소금 광산 깊은 지하의 소금 결정에 포함된 물을 채취하여 현미경으로 검경한 미국 웨스트체스트대학(West Chest University)의 러셀 브릴랜드 교수는 현재 생존하는 미생물과 비슷한 형태의 미생물을 발견하였고, 이를 영양배지를 이용해서 키우기 위해서 3개월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 활발하게 살아 움직이는 미생물을 재생하는 데 성공하였다.

 

 소금 결정이 생긴 정확한 연대는 추정하기는 어렵지만 깊은 지하의 광산에서 채취한 소금 결정을 제5 대멸종연대에 생긴 소금 결정으로 추정하였고, 소금 결정 근처에서 포집된 갑각류가 그 연대에 생존하였던 생물로 6,500만 년 전 엄청난 대멸종의 환경에서도 살아남은 미생물로 추정할 수 있었다. 

 

실제 이 미생물은 할로 박테리아 살리나룸(Halobacterium salinarum)로 추정하고 한국인 과학자인 박종수 박사 (캐나다 Dalhousie University)는 4억1천900만 년 전의 호염성 미생물 DNA를 발견하여 지오바이올로지(Joural Geobiology,2009)에 보고한 바가 있어 동일 시대에 살았던 미생물로 추정된다. 

 

고생대 원시 미생물의 배양

                           

 적어도 6,500만 년 전 중생대 백악기 말, 제5의 대멸종에 미생물은 살릴 수 있었는데, 훨씬  이전인 제1 대멸종이 일어난 4억4천만 년 전 고생대 오르도비스기 말에 살았던 미생물도 배양할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가진다. 사실은 이미, 1995년 미국 캘리포니아 공대 연구팀이 호박 속에 침 없는 벌의 내장에서 2,500만 년 전 미생물을 살려낸 경험으로 “쥬라기 공원”이란 영화의 소재가 되었다. 

 

이런 경험으로 6,500만 년 이전의 대멸종 시 소금 결정 속에서의 미생물을 재생시킨 일은 아주 놀라운 일은 아니다. 엄청나게 놀라운 사실은 제5의 멸종이 있었어도 살아 있는 생명체가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는 사실과 6,500만 년이란 놀라운 기간 동안 잠을 자면서 생명력을 보존하고 있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얼마든지 잠에서 깨어나 마치 어젯밤에 잠들었다가 아침에 일어나는 인간처럼 행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만약, 좋은 조건에서 보존(?)되었다면, 4억년 전 제1 대멸종의 미생물도 살릴 수 있을 것이다. 생명은 굉장히 약한 것 같지만, 제 5 대멸종과 같은 엄청난 상황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사실이다. 호박에서 발견된 2,500만 년 전 미생물과 소금 결정 속의 6,500만 년 전 미생물이 모두 아래 <그림>에 나타난 Bacillus spaericus라는 지금도 흔히 흙 속에서 분리할 수 있는 미생물이다. <그림>에 나타난 “S”는 포자(Spore)인데 현재로 Bacillus spaericus란 미생물은 환경이 나빠지면 자기 몸속에 포자를 만들어 생명력을 보존하고 있다가 환경이 좋아지면 다시 활동한다는 점이다. 심지어, 미생물을 배양할 때, 배지에 있는 다른 미생물을 모두 죽인 후 원하는 미생물을 접종하여 키우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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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지에 있는 미생물들을 완전히 멸균할 때 오토클레브(Autocleave)라는 멸균기를 사용하여 1.5기압 하에서 121℃로 20분 정도 살균을 하는데, 이때도 미생물 중 포자가 있는 경우 살아남는 경우가 많고, 특히 곰팡이의 포자는 완전히 멸균하기가 어렵다. 많은 미생물이 어쩌면 30억 년 전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오랜 기간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고 말하는데 대표적인 예로는 광합성 세균은 지금도 다른 생물이 살아가기 어려운 환경에서 태양광 에너지와 이산화탄소로 유기물을 만들어 살아가고 있다. 

지구상에서 생물의 시작이 유기물에서 작은 미생물을 거쳐 많은 생물로 진화했다면 지금까지 5번의 대멸종을 포함한 총 11번의 지구 생명체의 멸종에도 살아남아 자손을 퍼뜨려 생물체가 있는 지구를 만드는 데 큰 역할을 한 볼 수도 없이 작은 미생물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낀다. 

 

인간이 만드는 지구 멸종 시대 ‘인류세(人類世)’

 

 지구상 현존하는 포유류의 60%가 인간이 키우는 소, 돼지 등 가축이고, 사람도 36%나 차지하고 있고, 야생 포유류는 단지 4%에 지나지 않고, 조류도 70%가 인간이 키우는 닭이나 오리이고 단지 30%가 야생 조류로 나타나고 있다. 적어도 지구상에 살아가는 포유류는 96%, 조류의 70%가 사람에 의해서 지구상에서 살아가고 있다. 더욱이, 인간은 점차 무분별한 산업화를 가속하여 이산화탄소 문제를 기본으로 한 심각한 기후변화로 주요 식량 작물인 감자 종류도 이미 22% 멸종되었고, 2055년까지는 완전히 멸종할 것으로 예상한다. 

 

심지어 학계에서는 지질학적 구분으로 신생대 제 4기(홀로세:Holocene Epoch)에 해당하는 현재 시대를 인간이 지구의 모든 환경을 파괴하면서 생물 종 멸종을 유도하고 있다는 의미로 지질학적 구분을 홀로세에서 ‘인류세(人類世 : Anthropocene)’라고 지칭하자고 2016년 인류세에 대한 워킹그룹(Working group on the Anthropocene, WGA)이 국제 지질연합에 건의한 바가 있다. 정식으로 지질학적 시간(Geological time)으로는 받아들이지 않았지만 “Anthropocene”이라는 학술지를 통해서 다수의 연구 결과를 보고하면서 인간이 지구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는 인류세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략 인류세의 시작은 인류가 농업을 시작한 12,000년 전부터 시작되어 산업혁명이 시작되는 1780년에 가속화가 시작되었다고 보고 있고, 2020~2050년 6차 대멸종이 가시화될 것이라는 무시무시한 예상도 보고하고 있다. 

 

결국, 지구상에 사는 단지 0.01%의 인간이 가장 눈에 띄는 것은 83%의 포유류를 지금까지 완전히 멸종시키고 있다. 지구상에 살아가는 생물 종은 지구 가족 일원으로 인간이 좋든 싫든 상관없이 존재하여야 할 이유가 있어서 조화롭게 생태계를 유지하는 방안은 매우 중요하다. 어쩌면 지금까지 다른 생물 종에 대해 좋고/나쁨을 인간 위주로 생각하여 표현하고 좋지 않을 때나 필요하지 않을 때는 개발이란 명분으로 생물 종 파괴를 하였다.

 

실제로 다른 생물 종이 멸종되면 종국에는 인간도 멸종될 수 있어서 인간 위주의 생태계를 모든 생명체를 지구 가족의 일원으로서는 모두 동등하게 존중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매우 중요하다. 인간의 과도한 욕심이 6차 대멸종의 원인이 된다면, 지구환경을 파괴하는 과도한 산업개발 욕심을 줄여야 한다. 생물이 살기 어려운 극도로 조악한 초기지구 환경을 광합성 미생물이 등장하여 이산화탄소를 산소로 전환하기 시작한 지구 생명체 시작을 반추할 필요가 있다. 

 

지금의 지구환경을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는 환경으로 초기화(Reset)시킬 뿐만 아니라 11차에 걸친 멸종에 살아남은 현재 생물체들의 보존과 활용을 확대하는데 많은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어쩌면 현재 우리가 누리는 높은 질의 삶과 풍부한 삶을 유지하면서도 다양한 생명체들이 조화롭게 살아가는 건강한 지구를 유지할 수 있는 길이 우리 가까이에 해답이 있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맺는말

 

  온실효과에 의해서 지구 기온이 2℃만 올라가도 12번째 멸종이 일어날 가능성이 커지고, 12번째 멸종이 75%이상 생물이 멸종되는 6번째 대멸종이 될 수도 있다는 이야기에 가슴이 섬뜩하다. 지금까지 지구에서 일어난 멸종이 자연재해인데 이번에 멸종이 일어나면 인간의 과도한 산업화 욕심에서 비롯한 ‘인류세’라는 학자의 주장은 45억 년 이상을 생명 생태계가 만든 오늘의 지구를 지금까지 지구에서 살아온 가장 지능이 높은 인간에 의해서 파괴될 수 있다는 데서 자괴감이 크다. 

 

그뿐인가? 현재 일어나고 있는 무차별한 개발로 지구의 심장인 산림지역이 파괴하여 산소 생산량이 감소시키고 야생동물의 주거지역 파괴로 도시지역으로 주거를 이전하여 이미, 사스, 메르스를 비롯한 현재의 코로나19와 같은 새로운 변종 바이러스의 감염으로 인하여 인류의 건강도 위협받고 있어서 어떤 미래학자는 인류가 감염병 바이러스나 병원균에 의해서 멸종할 수도 있다고 예측한다. 

 

더구나, 지구 기온의 2℃만 상승하여도 남북극 빙하의 28% 이상 유실되면 얼음이 녹으면서 냉동되어 있든 무시무시한 원시 바이러스나 병원균의 출몰도 큰 위험 요소로 생각할 수 있다. 현재 지구는 태양에너지를 불과 약 0.1% 사용하여 바이오매스를 축적하는데, 충분한 태양에너지를 사용하여 바이오매스의 생산을 조절하여 현재 대량으로 발생하는 이산화탄소를 활용하는 과학적 방향이 성공하면 충분히 쾌적한 지구를 후손에게 물려 줄 수 있을 것이다. 

 

지구상의 미생물, 동식물들과 조화롭게 살아가면서, 친환경적인 개발과 복원을 함께 하면서 살기 좋은 지구환경으로 리셋(reset)하는 효과적인 방법을 개발하여 후손들에게 아름답고 살기 좋은 지구를 물려줄 방안은 반드시 마련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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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종수정 2021년09월01일 11시3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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