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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북한 지도부의 파워 엘리트 변동 배경과 평가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8월03일 12시00분
  • 최종수정 2021년08월03일 11시50분

작성자

  • 정성장
  •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

메타정보

  • 5

본문

 이 글은 세종연구소가 발간하는 [정세와 정책 2021-8월호-28](2021.8.2.)에 실린 것으로 연구소의 동의를 얻어 게재합니다. <편집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615일부터 18일까지 4일간 약 600명 정도의 고위간부들이 참석한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3차 전원회의를 개최해 상반기 정책수행상황을 점검하고 인민생활안정을 위해 특별명령서를 발령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채 2주도 지나지 않은 629일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가 전격적으로 개최되었다. 동 정치국 확대회의에는 30명 내외의 당 정치국 구성원들뿐만 아니라 중앙당·()·중앙기관···군의 당과 행정 간부들 및 연합기업소 당 책임비서들, 무력기관, 국가비상방역 부문의 해당 간부들까지 이례적으로 매우 많은 인원이 참가했다.

 

당중앙위원회 정치국 확대회의 개최 배경

 

김정은은 이 회의에서 국가중대사를 맡은 책임간부들이 세계적인 보건위기에 대비한 국가비상방역전의 장기화의 요구에 따라 조직기구적, 물질적 및 과학기술적 대책을 세울 데 대한 당의 중요 결정 집행을 태공함으로써 국가와 인민의 안전에 커다란 위기를 조성하는 중대사건을 발생시켰다”(강조는 필자)고 비판했다. 국가정보원의 국회 보고에 의하면 김정은이 언급한 중대사건은 평북 의주 방역장 소독시설 가동 지연과 전시 비축미 공급 지연 및 관리실태 부실을 지칭하는 것이었다. 북한은 의주(義州)의 기존 군 비행장을 방역장으로 전용(轉用)해 지난 4월부터 북중국경을 개방하고 물자를 유입하려 했으나 소독시설 준비 미흡으로 방역장 가동이 계속 지연되어 왔다는 것이다. 그리고 김정은이 6월 중순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에서 방역으로 식량 사정이 더 어려워진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고 각 지역의 군부대들에게 전시 비축미를 풀어 주민들에게 공급하라는 특별명령을 내렸으나 그것이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 결과 방역을 담당했던 최상건 당 과학교육 담당 비서가 해임되고 리병철 당중앙군사위원회 부위원장 등 군부의 핵심 인사들 다수가 강등되거나 해임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정치국 확대회의 보도에서는 인사 변화의 구체적 내용이 일절 공개되지 않았으나 로동신문이 78일 공개한 김정은의 금수산태궁전 참배 사진(이하 참배 사진’) 등을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당 정치국 확대회의 전후에 이루어진 인사 내용을 상당 부분 파악하는 것이 가능하다.

 

참배 사진을 보면 1열에는 당 정치국 상무위원들이, 2열에는 정치국 위원들이, 3열에는 정치국 후보위원들이 서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당 간부들은 인민복을, 국가간부들은 복을, 군 간부들은 군복을 입고 있어 그것을 통해서도 각 간부들의 현재 소속을 파악할 수 있다. 이를 이전의 당 정치국 명단과 비교해보면 소환(해임) 및 보선된 인사들이 누구인지 추정할 수 있다.

 

리병철 군수 담당 비서와 박정천 총참모장의 강등

 

참배 사진에서 주요 엘리트들이 서 있는 위치를 면밀하게 분석해보면 629일 개최된 당 정치국 확대회의 이후 기존의 북한 군부 서열 1위 리병철과 2위 박정천이 강등되고, 국방상이 교체되는 등 대규모 군부 엘리트 변동이 이루어진 것으로 확인된다. 사진의 1열을 보면 기존의 정치국 상무위원들 중 리병철이 빠져 있고 그가 3열에 정치국 후보위원들인 박태덕 당 규율조사부장과 리철만 당 농업부장 사이에 인민복을 입고 서 있다. 그러므로 리병철은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강등된 것으로 추정된다.

 

리병철은 식량난을 완화하기 위해 주민들에게 군량미를 공급하라는 김정은의 지시가 제대로 이행되지 않은 데 대해 군부 서열 1인자로서 문책을 받게 된 것으로 판단된다. 하지만 당 정치국 후보위원 수준으로까지 강등되었던 리병철이 728일 김정은의 북중우의탑 방문 때 동행한 인사들 중 조용원, 리일환, 정상학 비서 다음에 그리고 군부 인사들인 박정천 총참모장, 권영진 총정치국장, 리영길 국방상 앞에 호명되어 점진적으로 과거 위상을 회복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비록 리병철에게 부분적인 과오가 있었다 하더라도 그가 북한의 핵과 미사일 능력을 단기간 내에 급속도로 고도화시키는데 크게 기여한 점과 향후 5년간의 핵무력 강화 목표를 고려할 때 리병철의 근신 기간을 오래 유지하는 것은 김정은에게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해석된다.

 

군부 서열 2위를 차지했던 박정천 군 총참모장은 원수 계급에서 차수 계급으로 강등되었다. 그러나 박정천이 2열의 끝에서 식별되고 있어 당 정치국 위원직은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78일 김정은의 금수산태궁전 참배 때 박정천은 권영진 총정치국장, 리영길 국방상 그리고 정경택 국가보위상보다 외곽 쪽에 서 있었다. 하지만 727일 김정은의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방문 때 그의 이름이 권영진 총정치국장과 리영길 국방상보다 먼저 호명되어 그의 군부 내 지위에는 큰 변동이 없는 것으로 보인다.

 

국방상과 사회안전상의 교체

 

사회안전상을 맡고 있었던 리영길은 인민군 대장 군복을 입고 2열에 위치함에 따라 국방상직에 임명된 것으로 분석된다. 727일 김정은의 조국해방전쟁참전열사묘 방문 때에 리영길의 이름은 박정천 총참모장과 권영진 총정치국장 바로 다음에 호명되어 그가 국방상직에 임명된 사실이 다시 간접적으로 확인되었다. 국방상직을 맡고 있었던 김정관은 차수 계급에서 대장 계급으로 강등된 상태에서 4열에 서 있어 국방상직에서 국방성 제1부상으로 강등된 것으로 추정된다. 국방상이 군대의 행정후방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므로 군량미가 주민들에게 제대로 공급되지 않은 데 대해 국방상의 책임을 물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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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중앙위원회 제8기 제2차 전원회의와 제83차 전원회의에서 소환된 인물에 대해서는 미보도. 8기 제2차 정치국 확대회의에서는 보선자에 대해서도 미보도. 정치국 확대회의에서의 인사 결과는 20217월 김정은의 금수산태궁전 참배 동행자 명단을 토대로 작성. 새로 선출/보선되거나 지위에 변동(승진이나 강등)이 발생한 인물은 밑줄로 표시.

 

과학교육 담당 비서의 해임 및 국제부장과 간부부장의 승진

 

정치국 위원에서 소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방역장 소독시설 가동 지연으로 문책된 최상건 과학교육 담당 비서와 군량미 공급 부진에 책임이 있는 김정관 전 국방상이다. 그리고 정치국 위원에 새로 보선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은 김성남 당 국제부장과 허철만 간부부장이다. 만약 김성남의 정치국 위원 진입이 사실이라면 이는 김정은의 대중관계 및 대사회주의권 외교 강화 포석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그리고 허철만이 김평해 전 당 비서 겸 간부부장처럼 비서직에도 선출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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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근 국가계획위원장의 해임 및 내각 엘리트의 대거 정치국 진출

 

기존의 정치국 후보위원 중 소환된 것으로 추정되는 인물은 박정근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이다. 박정근은 올해 18차 당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으로 선출되었을 때 국가계획위원회 부위원장직을 맡고 있었으나 117일 개최된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4차 회의에서 내각 부총리 겸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에 임명되었다. 그런데 박정근은 김정은의 금수산태궁전 참배에 동행하지 않아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당시 맡고 있던 직책에서 해임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박정근의 해임이 사실일 경우에는 북한의 경제개혁을 총괄하는 당 경제정책실장을 맡고 있다가 지난 1월 내각 부총리에 임명된 전현철이 새로 국가계획위원회 위원장직에 선출되었을 가능성도 주시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새로 정치국 후보위원직에 보선된 것으로 분석되는 인물들은 주철규 내각 부총리 겸 농업상, 림광일 정찰총국장, 김정호 사회안전상, 박훈 내각 부총리, 리성학 내각 부총리, 김성룡 내각 부총리이다. 내각 부총리가 4명이나 새로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된 것이 사실이라면 정치국에서 내각 부총리가 총 6명으로까지 늘어난 것으로 이는 그만큼 경제회복과 민생문제 해결에 계속 집중하겠다는 김정은의 의도를 반영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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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의 이 같은 대규모 인사 개편은 코로나19 보건위기의 지속과 국경폐쇄의 장기화로 인한 식량난의 해결과 민생안정, 간부 통제와 대중 관계 강화에 당분간 중점을 두겠다는 그의 의도를 보여주는 것이다. 그러므로 한국정부가 향후 북한을 다시 대화 테이블에 불러오기 위해서는 대북 방역지원과 북한이 크게 의존하고 있는 중국과의 전략적 소통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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