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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속세의 공정과 효율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1년07월27일 17시10분

작성자

  • 오문성
  • 한양여대 세무회계과 교수, 한국조세정책학회 회장,법학박사/공인회계사/증권분석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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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상속세(相續稅)는 피상속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발생하는 세금이다. 그렇다면 인간의 사망으로 인하여 세금을 부과하는 것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사람들이 살아가는 일반적 모습으로는 사람이 사망하면 문상을 가고 부조를 하는 것이 상례인데 유독 세금분야에서는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세가 부과된다고 생각하니 부조는 못할지언정 세금을 부과하는 것이 야박하다는 생각도 든다. 하지만 세금의 문제를 감성의 문제로 몰아갈 것은 아니다. 왜냐하면 세금은 정부입장에서 사용할 재원을 마련하는 것이다 보니 과세명분만 생기면 과세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과세명분으로 돌아가서 상속세의 근본적 성격을 알아보자. 

 

상속세는 “부(富)의 재분배를 통한 구조적 불평등 해소”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다. 쉽게 말해 부자아빠를 둔 자녀가 가난한 아빠를 둔 자녀보다 부의 축적 시작점에서 월등히 앞에서 출발하는 것을 공정하지 못하게 본다는 얘기다. 이러한 논리가 상속세의 시발점이다.

 

 상속세는 자연인의 사망으로 인하여 결국은 상속인이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자연인과 관련된 세목이라는 점에서 전통적으로 공정(公正)에 초점이 맞추어져 왔다.개인과 관련된 소득세는 공정에, 법인과 관련된 법인세는 효율(效率)에 치중한 세목이다. 그래서 소득세는 모든 국가가 누진세율을 채택하고 있고, 법인세는 단일세율을 채택하는 나라가 많다. 상속세가 개인과 관련된 세목이라는 점에서는 부인할 수 없지만 경우에 따라서 상속세는 법인과의 관련성을 부인할 수 없는 양면성을 가지고 있다. 

 

 가업상속공제라는 상속세의 공제제도가 이러한 상황을 반영한다. 상속세 납세의무자 중 대부분은 기업과의 관련성이 없다. 하지만 기업을 경영하는 개인사업자나 경영권을 행사할 정도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던 대주주가 사망했을 경우는 상황이 다르다. 왜냐하면 개인사업자나 대주주가 보유하고 있는 사업에 필요한 핵심자산이나 경영권과 관련한 지분은 대부분 사업을 접기 전까지는 처분을 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 부분에 대한 상속세는 바로 부과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핵심자산이나 지분을 팔수 없음에도 이 부분에 대하여 부과된 상속세는 결국 납세의무자가 무리한 자금동원으로 고통을 받거나 극단으로 가게 되면 사업중단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 되기 때문이다. 

 

 혹자는 개인이 납세의무자인 상속세 분야에서 기업의 상황을 고려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하기도 한다. 대주주가 상속세를 납부하기 힘들어 경영권에 영향을 줄 정도이면 다른 대주주가 기업을 인수하여 경영을 잘하면 된다는 것이다. 필자도 기업의 적자생존(適者生存)에 대하여 부정하는 것이 아니다. 하지만 경제학적 다윈이즘(Economic Darwinism)에 기인한 기업의 적자생존은 상속세를 납부하는 과정에서 벌어지면 안 된다. 잘못된 경영으로 그 기업이 사회에서 도태당하고 대주주가 바뀌는 것은 바람직한 구조조정이지만 사실상 기업을 접기전에는 처분할 수도 없는 대주주지분에 대한 상속세를 부과함으로써 기업의 상황을 어렵게 만드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상속세가 개인과 관련한 세목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공정이라는 가치에 집중했다면 이제는 공정과 효율이라는 두가지 가치를 함께 추구해야 한다. 최근 거론되는 상속세율인하, 가업상속공제와 관련한 규제 완화, 상속세를 자본이득세로 대체하자는 논의 등은 이러한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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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2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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