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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 시대, 주가 폭등 관전법; M&A와 분사에 주목하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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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7월07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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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찬
  • 가톨릭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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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전기차시대의 원년이다. 원년이라 함은 미래의 방향 탐색을 끝내고 속도전으로 돌입했다는 의미이다. 현대기아차, 폭스바겐·볼보, GM, 포드·벤츠·BMW 등 일본의 주요 자동차기업을 제외한 세계 대다수 자동차 완성업체들이 전기차로 미래비전을 피봇팅하고 있다. 

 

전기차시대, 과연 무엇이 달라질까? 

무엇보다도 우선 자동차기술의 진화속도, 즉 클락스피드(clockspeed)가 달라진다. 내연차 중심으로 진화해온 자동차산업은 포드의 T모델이후 지난 100여년 간 기술의 진화속도가 느렸다. 기술의 수명주기도 10여년이상으로 길었다. 그래서 기업경영은 시간을 가지고 기업내부의 능력구축을 하고, 그리고 신제품을 개발하고, 품질을 안정화시키고, 매출을 높이고자 하였다. 

이른바 유기적 성장(organic growth)방식이다. 이때는 시간은 많고 기술이 부족한 시기였다. 

 

그러나 전기차시대는 다르다. 전기차와 관련기술은 지금 빛의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기술은 스타트업을 포함한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의해 개발되고 있다. 전기차 시장은 기술은 많고 시간은 부족한 시기이다. 이때는 기업내부의 역량은 키우는 ‘Build’성장전략보다 능력을 외부에서 빌리는 ‘Borrow’성장전략이나 외부기업을 인수하는 ‘Buy’성장전략이 필요하다. 즉 비(非)유기적 성장(Inorganic growth)이다. 

 

전기차 기업은 내연차처럼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성장하고 주식가격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꿈과 비전을 보여주고, 이것의 미래시장가치로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주식가격의 상승으로 기업가치를 키워가게 된다. 세계에서 가장 많은 차를 팔고 영업이익을 제일 많이 올리는 도요타보다 테슬라의 기업가치가 높은 이유이기도 하다. 

2021년 초반기준으로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폭스바겐·토요타·닛산·현대·제네럴모터스(GE)·포드·혼다·피아트크라이슬러·푸조 등 글로벌 9대 자동차 제조업체의 시가총액 합보다 많았다.

 

 그러면 전기차시대, 어떤 기업이 좋은 기업일까? 어떤 기업가치가 높아질까? 전기차 기업경영은 뭐가 달라져야 하는가? 전기차 시대의 주가 관전법을 한번 살펴보자.

 

 첫째,  전기차 시장은  혁신싸움이 아니라 혁신의 속도싸움이다. 빨리하면 혁신이고 늦게 하면 비용이 된다. 그래서 성장하는 방법이 달라진다. 즉, 유기적 성장방식보다 비유기적 성장방식이 활성화된다. 기업내부에서 전기차 역량을 키우면서 성장하는 방식이 아니라 필요한 기술이나 역량은 외부에서 인수하고 이들 간의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방식이다. 기업인수는 빛의 속도로 빨라진 시장에서 시간을 사는 것이다. 전기차와 관련된 기업가들의 경영마인드 중에 가장 먼저 바꾸어야 할 생각이 이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조직의 분사도 적극 추천된다. 분사하여 관련 기술의 스타트업을 인수하는 것이다. 

 

기업이 성장하는 방법에는 3B전략(Build,Borrow,Buy)이 있다. 내부역량 구축경쟁으로 설명되는 Build(키우기)전략은 도요타로 대표되는 내연차들의 성장전략의 핵심이었다. Build전략은 기존조직의 내부에서 조직역량을 키워서 성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Build전략은 기존기술의 성장경로를 따라가는 관성이 강해 미래차 전환에는 핵심역량이 되기보다 핵심경직성(core rigidity)이 되는 경우가 많았다. 

 

 전기차, 자율주행차, 모빌리티기업들은 혁신적인 기술을 가진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기술력을 만들어가는 Buy(인수합병) 또는 Borrow(빌리기, 제휴)전략이 필요하다. 반면 Borrow(빌리기)전략은 외부의 역량 제휴를 통해 활용하는 전략이고, Buy(인수합병)전략은 필요한 역량을 구매하는 것이다. 이는 미국의 테크기업들이 가장 잘 활용하여 검증된 전략이지만 한국의 기업들은 비유기적 성장방식에 매우 소극적이었다. 

 

한국기업들은 지금까지 기술을 자체개발을 통해 확보한 경우가 84.5%로 절대적인 비율이었다. 반면, 외부기술을 활용한 비율은 1.8%에 불과했다 (정부 제조업 르네상스 비전과 전략, 정부합동,2019). 기업외부에서 기술과 역량을 흡수하고 시너지를 만들어내는 인수합병, 전략적 제휴, 분사, 스핀오프 등의 수단 활용에 소홀히 한 셈이다.

 

Build전략은 기업내부에서 제조경쟁력, 원가경쟁력을 키우면서 매출액과 수익성을 매우 강조한다. 외부기업과는 ‘경쟁’을 강조하고 고생에 비해 투자수익율은 낮은 편이다. 이에 비해 비유기적 성장은 외부생태계와 경쟁보다는 협력을 강조하고 시너지를 높이는데 초점을 둔다. 인수합병은 위험도 커지만 투자수익율도 높은 편이다.

 

이미 미국의 GAFA(구글,아마존,페이스북,애플)들은 자신들의 역량보완을 위해 스타트업 인수에 매우 적극적이다. 구글은 스타트업이었던 안드로이드를 인수하여 운영체계를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시켰다. 유튜브도 인수합병으로 만들어낸 성장이다. 이처럼 대전환기에 기술과 아이디어를 기업내부에서만 의존하는 것은 위험하다. 미래 역량을 보완해 줄 수 있는 기업인수야 말로 최고의 시너지 전략이다. 

 

국내에서는 카카오와 LG생활건강이 비유기적 성장을 잘 활용하고 있다. LG생활건강의 차석용 부회장은 2005년 취임한 이래 지난 16년간 M&A경영이 주특기였다. 크고 작은 M&A가 25차례나 이어졌다. 외부환경의 전환기에  기존 사업 부문의 강점을  살리면서 미래시장에 필요한 역량을 외부에서 수혈하여 조직의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2005년 이후 LG생활건강은 16년간 연속 매출성장을 기록했다. 2001년 4월 LG화학에서 분할 신설된 당시 LG생활건강 시가총액은 1984억원이었지만, 20년이 지난 현재는 24조6924억원(6일 종가 기준)으로 124배나 성장했다(매경,김대기 기자).

 

 둘째, 제조업의 정점은 서비스화이다. 전기차시대로 접어들면서 공급중심의 전통적인 조립형 자동차산업은 수요자중심 이동산업으로 전환된다. 소위 XaaS화이다. 자동차제조 기업들이 XaaS(Everything as a Service)를 통해 서비스기업으로 업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을 자동차산업의 모빌리티화라 부른다. 전기차시대에는 자동차산업이 공유경제화뿐만 아니라 구독경제화도 전망되고 있다. 자동차도 구독료를 내고 타고 싶은 이동수단을 선택해서 이용하는 것이다. 즉 자동차산업이 공급자관점에서 수요자관점으로 이동하는 것이다. 그러면 자동차산업의 기업가치는 지금보다 훨씬 커지고 가장 주목받는 산업이 될 가능성이 많다.

 

콜택시회사와 카카오택시를 보자. 이들이 하는 일은 비슷한 것처럼 보이지만 기업가치는 수백배 차이가 난다. 콜택시회사의 기업가치가 100억 정도라면 카카오택시는 7조정도의 기업가치를 보이고 있다. 왜 그럴까? 공급자관점 교통회사에서 수요자관점 모빌리티회사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콜택시는 공급자관점의 교통(Transportation)서비스회사이다. 교통서비스란 ‘공급자’가 정한 장소에서 공급자가 원하는 시간에 공급자가 원하는 방법으로 제공된다. 그래서 서울에 택시는 많지만 정작 내가 타고 싶은 시간대에는 택시잡기가 어려운 이유이다. 이에 비해 카카오택시는 수요자관점의 모빌리티(Mobility)서비스회사이다. 모빌리티는 이용자가 원하는 장소에서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방법으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교통서비스회사는 고객데이터가 없지만, 모빌리티회사는 고객데이터를 기반으로 고객경험관리를 한다. 이것이 기업가치를 수백배 올려주고 있다.

 

 셋째, 전기차시대에는 수요자를 위한 인프라투자가 엄청 늘어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전기차시장은 많은 호재를 가지고 있다. 배터리시장, 모빌리티시장, 자율주행시장 등 가차사슬단계별로 대형 호재를 안고 있다. 여기에 수많은  인재와 스타트업들이 뛰어들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이후의 세계 모든 정부는 돈을 풀고 있다. 미래 그린화로의 전환을 위해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코로나이후 세계 각국은 탄소배출 제로정책을 구체화하면서 정부의 자동차정책을 내연차에서 전기차로 바꾸고 있다. 여기에 ESG정책 환경이 가세하고 있다. 이러니 정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규모가 커질 수밖에 없다. 

 

 이렇게 풍부해진 지원금에 더해서 예상되는 인플레에 현금보유량을 줄이고 싶은 투자자들도 대기하고 있다. 그래서 전기차 관련사업에는 기업끼리 연결되는 소식이 있을 때마다 주가가 폭등하는 특별한 시대가 만들어 지고 있다. 가장 핫한 시장이 전기차시장이 되고 있는 이유이다. 전기차시장의 범위도 전후방으로 확장되고 있다. 후방 가치활동으로는 배터리에서 자율주행차로 전방 가치활동으로는 충전시장, 모빌리티시장, 전기차 주행을 위한 인프라시장 등이다. 그래서 투자자들의 관심의 범위가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배터리산업은 이미 대형 미래산업으로 급성장하고 있고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올해 삼성SDI도 배터리 사업에서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전기차주행의 인프라를 위해 유럽은 2025년이라는 목표를 제시하고 충전소 등의 투자에 페달을 밟고 있고 관련기업들이 뛰어 들고 있다. 

 

 다음으로 전기차시대에 이슈과제를 살펴보자

 

 첫째, 배터리 쟁탈전이다. 배터리는 전기차 제조원가의 40%를 차지한다. 이 배터리를 완성차업체들이 언제까지 외부 조달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그래서 배터리 수급 경쟁도 활활 타오르고 있다. 완성차업체들이 배터리를 내재화하고 싶지만 아직 기술이 부족하다. 그러나 이것은 시간문제이고 인수합병에서 그 답이 만들어 질 것이다. 배터리는 완성차의 내부기술구축경쟁이 아니라 인수합병으로 그 답이 만들어 것이다.

 

 유럽에서 급부상하고 있는 배터리 제조업체 스웨덴의 노스볼트를 보자. 폭스바겐이 20%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2015년에 설립한 회사이다. 일천한 역사이다. 이곳의 핵심배터리기술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이 회사의 개발팀에는 한국말을 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한다. 기술력이 높은 한국기업의 기술이 이미 스웨덴으로 확장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많은 배터리 관련스타트업들이 등장하고 있다. 현대차는 최근 배터리 차세대 기술의 스타트업인 미국 솔리드에너지시스템(SES)에 투자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SES는 2012년 매사추세츠공대(MIT) 연구소에서 독립한 스타트업으로서 전고체 배터리 개발업체이다. 이는 현대차의 비유기적성장에 의한 ‘배터리 내재화’ 전략의 일환으로 봐야 할 것이다. 

 

신기술이 급증하면서 지금의 배터리기술 수명주기는 더욱 짧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리튬-이온 배터리 세대를 건너뛰고, 차세대 배터리로 불리는 전고체 배터리 등으로 전환되면 배터리산업이 크게 출렁거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둘째, 기존 기업들의 분사가 활발해질 것이다. 전기차시장에 특화된 영역확보를 위해 기존조직을 분사하고, 관련 스타트업을 인수하여 외부 투자자를 끌어들이고, 기업가치를 증대하는 시도가 많아질 것이다. 이미 LG화학이 분사를 성공시켰고, SK이노베이션 또한 배터리 사업 분사를 시사하고 있다. 현대차도 스핀오프형으로  신규사업 발굴을 위한 분사와 관련 기술의 인수합병(M&A)이 전망되고 있다.

 

셋째, 한국에서는 이제 자동차경쟁구조가 현대기아차와 GM코리아,르노삼성과의 경쟁이 아니라 현대기아차와 LG간의 전기차 경쟁시대로 요약되고 있다. LG는 전기차의 전후방관련산업에 인수합병이나 투자를 확대하고 마그나와 합작으로 전기차생산을 준비하고 있다. 최근 LG는 카카오모빌리티에도 지분투자를 발표했다. 카카오모빌리티와 협력을 통해 배터리 주행 데이터 확보 및 고객경험관리를 시도하고 있다. 앞으로 이 부분에서 많은 뉴스거리가 예상되고 있다. 주목해야 할 경쟁구조이다. 다만 갈등하고 싸우는 소모적인 경쟁이 아니라 경쟁이 경쟁력을 키우고 협력의 시너지도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한국전기차시대를 열어주는 파트너가 되어 주기를 기대한다.

 

마지막으로 정책적 과제를 제기해보고자 한다. 

전기차시대는 디지털전환기, 그린전환기에 자동차 대기업과 스타트업의 협력 필요성이 크다. 우리나라는 지금까지 강력한 스타트업 육성정책으로 스타트업이 양적으로 많이 늘어나고 있다. 한편 대기업들은 스타트업의 기술과 아이디어를 필요로 하고 있다. 대기업은 혁신아이디어와 신기술이 부족하고, 스타트업은 혁신기술의 상용화( commercialization)를 도와줄 파트너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이들 간 협력이 가능하다면 많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때 가장 중요한 방법이 대기업에 의한 스타트업의  인수이다. 이는 스타트업에게 출구(Exit)기회가 되고, 대기업기업에게는 첨단아이디어를 흡수하는 길이 된다. 그러나 한국은 대기업과 스타트업이 공정거래법상 협력하기 매우 어려운 구조이다.  대기업의 스타트업인수는 기술탈취로 오인되는 경우가 많고, 이러한 협력의 한계로 대기업들은 국내스타트업과의 협력보다는 해외 스타트업을 찾아다니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의 기술력 있는 스타트업은 출구창구가 마련되지 못하고 있다. 결국 대기업과 스타트업 모두에게 큰 피해가 되고 있다. 

 

첫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이 기업공개(IPO)로 이어질 확률은 0.1%에 불과하다. 스타트업은 자신의 힘으로 IPO를 하고 성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미국에서 스타트업 생태계가 활성화되는 이유는 기업공개보다 스타트업의 97%가 M&A로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의 스타트업들은 대기업들과 인수합병을 고리로 하여 상호 성장하고 있다.

구글은 스타트업 안드로이드를 인수하여 운영체제를 완성했고, 유튜브 스타트업을 인수하기도 하여 동영상 플랫폼으로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다. 

 

한편 또한 출구가 마련된 스타트업들은 또 다른 연속적인 창업(Serial Entrepreneur)으로 이어져 혁신생태계의 인프라를 키워주고 있다. 페이팔의 창업자들은 다시 나와서 창업에 성공한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유튜브를 만든 엔지니어 스티브 첸과 채드 헐리, 링크드인 창업자 레이드 호프먼 등이 대표적이다. 

 

전기차시대는 기대와 과제를 던져주고 있다. 경쟁의 사고가 아닌 협력의 사고가 필요하다. 국내기업 간 배터리싸움은 중국 등 해외기업들에게 기회를 주었다. 전기차시대는 새로운 기회와의 싸움이다. 닫힌 경쟁이 아닌 열린 혁신과 협력의 생태계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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