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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가 가져온 폐기물 오염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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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2월01일 17시10분

작성자

  • 하지원
  • (사)에코맘코리아 대표·지구환경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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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석기, 청동기 그리고 철기시대를 거쳐서 지금 우리는 플라시틱 시대를 살고 있다. 브라운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였던 Percy Marks는 이미 1924년에 “The Plastic Age(플라스틱 시대)”​라는 소설을 발표했으며, 당시 두 번째로 많이 팔린 베스트셀러였다. 1967년도에 제작된 영화 "졸업(The Graduate)"을 보면, 주인공 벤과 아버지 친구와의 대화에 이런 내용이 있다. 

“플라스틱에 위대한 미래가 있거든~”. 

 

처음 플라스틱이 개발되면서 플라스틱은 인류에게 마법같은 선물이었다. 주요한 산업재로 활용되었고, 뭐든지 만들어내는 신통방통한 물질이었으며, 이 때문에 철강보다 더 많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그 후 플라스틱에서 유해물질이 나온다는 보고서가 등장하였고, 썩지 않는 쓰레기들이 해양투기로 이어지면서 미국 환경보호청(EPA)의 규제가 시작되었다. 현재 해양생물 700여종이 플라스틱에 오염되어 있으며, 제주해안의 쓰레기 중 60%가 플라스틱이며, 이것을 먹이로 착각해서 먹는 물고기나 조개류 등이 식탁위로 다시 올라오고 있다. 플라스틱은 매년 3억5천만톤 이상 생산되고, 수명은 500년이다. 그리고 한국은 플라스틱 생산도 소비도 세계 1위 국가가 되었다. 

 

  미 캘리포니아주립대와 조지아주립대 연구팀은 1950년부터 2015년까지 누적된 플라스틱 생산량은 83억톤이며, 그 중 63억톤이 쓰레기로 버려졌으며, 그 중에서 9%만이 재활용되고, 대부분은 매립되거나 자연환경에 축적되어 단순 폐기(79%)되었다고 보고한다. 그리고 12%는 소각되는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현재의 플라스틱 생산 및 폐기물관리 추세가 지속된다면 2050년까지 약 120톤의 플라스틱 폐기물이 매립지 또는 자연환경에 버려질 것으로 주장하고 있다.(Science, 17.7.19호). 

 

  플라스틱 문제가 전세계적으로 문제가 되었고, 한국도 심각한 상황이라 대대적인 제도 개선과 시행령이 선포되었다. 카페에서는 일회용품을 사용하지 못했고, 사방에서 일회용품 사용금지에 대한 적극적 실천 분위기가 다양하게 시작되었다. 그런데 지구에 ‘코로나’가 덮쳤다. 코로나는 플라스틱 만능세상으로 다시 우리를 돌려놓았다. 아니 ‘위생과 편리함’이란 이름으로 그보다 더 후퇴하게 만들었다. 코로나로 인해 매일 마스크를 써야하고, 택배과 음식배달이 놀랍게 늘어나 집안에 쌓이는 쓰레기양도 엄청나게 늘고 있다.

 

현재 인간이 만드는 플라스틱의 40%는 포장재로 소비된다고 했는데 이 또한 상승곡선을 가파르게 그릴 듯 하다. 식품의약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에서 일주일에 2억장이 넘는 마스크가 생산된다. 이 계산이라면 1년에 우리가 쓰는 마스크는 100억장을 돌파한다. '환경과학기술(Environmental Science and Technology)'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전 세계에서 매달 1,290억개의 마스크와 650억개의 장갑이 버려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는 플라스틱이 왜 두려운 것일까…. 편리하고 싸고 깨끗하게 보여서 전세계가 넘치게 사용했고, 넘치게 쓰레기로 버려지고 있는 이 플라스틱이 생태계를 교란시키고 결국 사람을 파괴시키기 때문이다. 특히 플라스틱은 썩지않고 잘게 부숴져 미세플라스틱이 되는데 이것이 독성물질을 옮기는 운반체 역할을 한다. 나일론, 폴리에틸렌, 폴리프로필렌과 같은 석유화학물질은 자체 독성도 있지만 주변의 유해화학물질을 자석처럼 끌어당기는 특성이 있다. 

 

유독물질을 흡수한 미세플라스틱을 물고기가 먹고, 그것이 우리 식탁으로 올라오게 된다. 우리가 사용한 플라스틱은 3가지 방식으로 움직인다. 

첫째는 흘러 흘러 바다로 가거나 매립 등 자연에 축적되던지(79%), 둘째는 소각되던지(12%), 셋째는 재활용(9%)을 하는 것이다. 79%를 차지하는 자연의 축적은 매우 위험하다. 땅속으로 묻히는 경우 침출수가 땅 속으로 퍼지며 여러 농산물에 영향을 미치게 되고, 그것을 인간이 먹는다. 그리고 대부분 바다로 가서 바람과 태양을 만나며  잘게 부서져서 미세플라스틱이 되고, 그걸 바다생물들이 먹이인 줄 알고 먹고, 그것을 다시 인간이 먹게 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태평양의 쓰레기섬은 '태평양 대(大)쓰레기장(Great Pacific Garbage Patch)'을 의미하는 영어약자 GPGP로 불리며, 이 면적은 대한민국의 15배가 넘는 약 155만㎢에 달한다고 추정된다. 비영리 연구단체 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이 3년간 GPGP를 추적해서 조사한 결과 이 북태평양에서 섬을 이루고 있는 플라스틱 쓰레기 개수는 약 1조 8000억개, 무게는 8만톤이 된다고 한다(오션클린업파운데이션, 2018). 

 

그런데 이런 섬이 북대서양, 인도양, 남태평양, 남대서양에도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런 미세플라스틱 문제는 먼 바다만의 문제일까? 2017년 3월에 영국 맨체스터대 연구팀이 ‘네이처 지오사이언스(Nature Geoscience)에 발표한 논문을 보면, 1㎡당 평균 미세플라스틱 개수가 1만~10만 개 사이인 곳은 네 곳뿐이며, 그 중 한국의 인천~경기해안이 2위이고, 낙동강하구가 3번째로 미세플라스틱 농도가 높다고 보고하였다. 

 

같은 해 7월 ’한국해양학회지‘에 게재한 국내 연구결과에서도 한국의 미세플라스틱 발생 잠재량은 연간 6만 3천~21만 6천 톤으로 추정되었으며, 이는 노르웨이보다 25배, 스웨덴보다 10배정도 많은 수치이다. 연구팀은 미세플라스틱의 주요원인으로 ’선박수송, 타이어분진, 가정세탁‘ 등을 뽑았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국내 미세플라스틱을 분석하면 절반이 스트로폼이라는 내용도 있다. 우리나라는 스트로폼 생산 및 사용량도 세계 1위이다.

  

우리가 플라스틱을 두려워하는 이유는 그것이 잘게 부수어져서 다시 우리 입속으로 들어온다는 것이다. 결국 일회용 플라스틱은 안 쓰는 것이 정답이다. 또한 어쩔 수 없이 사용하게 된다면 바다로 흘러들어가지 않고 재활용되도록 철저한 폐기물 관리과정이 정립되어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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