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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 정치전망> 집권 5년차 문재인 정권의 행보와 야당의 승리 공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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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1년01월06일 17시10분

작성자

  • 김형준
  • 명지대학교 교양대학 교수(정치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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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년 정치는 ‘진보 정치의 몰락’ … 최근 여론조사 “문대통령 부정평가 61.7%”

 

지난 2020년 4월에 실시된 21대 총선에서 거대 여당이 탄생했다. 더불어민주당은 지역구 163석, 비례정당 17석을 합쳐 총 180석(60.0%)을 확보하며 유례없는 압승을 거뒀다. 국회 선진화법을 무력화시키고, 개헌 빼고는 모든 것을 마음대로 처리할 수 있는 절대 다수를 차지했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민심은 여당에게 힘을 몰아주었지만 2020년 정치와 국회는 과거 진보 진영을 대표했던 인사들의 표현을 빌리자면 ‘싸가지 없는 정치“(강준만 교수), ’민주건달이 판을 치는 정치‘(홍세화), ’연성 독재로 전락‘(진중권)로 치달았다. 

 

한마디로 2020년 정치는 ‘진보 정치의 몰락’으로 집약된다. 새해에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 결과들은 지난 총선이후 8개월 만에 현 집권 세력이 어떻게 몰락하고 있는 지 잘 보여준다. 리얼미터ㆍYTN이 새해에 실시한 첫 여론 조사(1월 1일-2일) 결과, 문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부정 평가가 61.7%로 사상 처음 60%를 넘겼다. 긍정 평가는 34.1%에 불과했다. 

 

정당 지지율은 국민의 힘이 34.2%, 더불어 민주당이 28.7%로 오차범위 안에서 국민의힘이 앞섰다. 뉴시스ㆍ리얼미터 조사(12월 27∼28일)에서는 내년 3월 대선에서 ‘정권 교체를 위해 야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51.3%)가 ‘정권 유지를 위해 여당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38.8%)보다 훨씬 앞섰다. 

 

조선일보ㆍ칸타코리아 조사(12월 27-29일)에 따르면, 4월 서울시장 선거에서 ‘야당 후보를 뽑아 정부견제(56.1%)를 해야 한다’는 응답이 ‘여당후보를 택해 정부를 지원해야 한다’(34.1%)보다 크게 앞섰고, 부산 시장 선거에서도 야당 후보(62.3%)에 대한 선호가 여당후보(26.3%)보다 훨씬 높았다. 

 

대선후보 지지도에서는 윤석열 검찰 총장(30.4%)이 사상 처음으로 30%를 넘으면서 여권 유력 대권 후보인 이재명 경기 도지사(20.3%)와 이낙연 민주당 대표(15.0%)를 압도하는 조사도 나왔다(리얼미터ㆍYTN 조사). 이런 조사 결과들은 부동산값 폭등, 입법독주,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 무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실패 및 백신 지각확보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국정방향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부정적 응답 53%”

 

그러나 보다 근원적인 요인은 국민들이 현 정부의 국정 방향에 대해 부정적으로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리서치의 12월 4주 조사(24-28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정방향에 대해 ”올바르지 않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는 부정적 응답(53%)이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36%)는 긍정적 응답을 압도했다. 18-29세 젊은 층에선 긍정적 응답이 겨우 24%였고, 중도층에서도 그 비율이 32%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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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은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5년차를 맞이하는 해다. 2020년 11월을 기점으로 문 대통령의 임기는 3년 6개월이 지났다. 통상 5년 단임 대통령제 국가인 대한민국 정치에 ‘3년 6개월의 법칙’이 있다.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들은 집권 3년 반이 경과하면 예외 없이 위기를 맞고 레임덕에 빠졌다. 실패한 대통령의 공통점은 위기인데도 위기인지 모르거나, 위기인지 알면서도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이유는 “여기서 밀리면 끝장이다”는 유아적인 생각과 “자신은 역대 대통령과는 다르다”는 허황된 믿음 때문이다.

 

 크리스 윌리스(Chris Wallace)는 『대통령의 위기』라는 책에서 미국 초대 워싱턴 대통령부터 조지 W.부시 대통령까지 16명 대통령의 통찰력과 결단력을 분석했다. 그는 대통령의 ‘용기 있는 결단’만이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대통령의 침묵(沈默)은 설득의 적(敵)이고, 불통(不通)보다 더 나쁘다

 

문 대통령은 울산시장 선거 개입, 박원순-오거돈 시장 성 추행 사건, 월성 1호기 평가 조작, 윤석열 직무 배제 등 현 정부에 불리한 이슈가 터질 때마다 침묵을 지켜왔다. 심지어 자신은 뒤에 숨고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칼을 빌려 정권 비리 수사를 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을 죽이려는 ‘차추살윤’(借秋殺尹) 시도는 처참히 실패했다. 대통령이 말해야 할 때 말하지 않고 자신이 상황을 주도하지 않고 남에게 미루는 비겁함으로 스스로 권위를 훼손시키고 위기를 자초했다. 

 

대통령의 침묵은 설득의 적이고, 불통보다 더 나쁘다. 정치 과학의 영역에서 설명과 예측은 동일하다.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에 대해 설명할 수 있는 변수를 찾아내면 그 변수를 통해 예측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설명 변수로써 특정 개념(concept)과 실증적으로 입증된 ‘경험적 법칙’(empirical law)이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다. 

 

2021년 한국 정치를 전망할 때 대통령의 인식 구조, 통치 스타일, 정책 기조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 된다. 문재인 대통령이 ‘주류 세력 교체와 체제 변혁’의 목표에 집착하고, 촛불 정권은 뭐든지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신비주의(myth)와 불통, 그리고 폐쇄적 리더십에 의존하면서 정책 기조를 바꾸지 않으면 국면 전환은 불가능하다. 

 

‘문근혜 길’ 걷는다면 레임덕(lame duck)이 데드덕(dead duck) 될 수도

 

문재인 대통령이 2021년 새해에도 ’선출된 독재자‘처럼 다수의 폭정으로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무너뜨리고 ’신종 독재‘의 길을 걷는다면 또 다른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 있다. 특히, 불통과 폐쇄적 리더십, 정책 무능, 비선 조직 의존, 집권당을 통한 국회 지배, 인사 참사 등 실패한 박근혜 대통령의 판박이처럼 ‘문근혜 길’을 걷는다면 레임덕(lame duck)이 데드덕(dead duck)이 될 수도 있다.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집권 세력은 연초부터 친문 팬덤 정치와 진영의 논리에 더욱 깊이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집권당 국회의원들이 ‘신민적(subject) 사고’에 빠진 채 청와대의 지시와 명령에 따라 움직이면서 독단과 폭주의 과잉 입법 정치를 멈추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의 지적처럼 민주당이 “‘리걸 마인드’(legal mind)가 아니라 ‘운동 마인드’”에 빠져 법을 만들기 때문이다. 

 

4월 서울​부산 시장 재보궐선거 후보 발굴과정서 ‘친문 세력의 분화’ 가속 전망

 

친문 성향 의원들이 압도적인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집권당은 올해도 입법을 정치적 무기로 휘두를 가능성이 크다. 그런데. 4월 서울ㆍ부산 재보궐 선거에서 집권 여당이 패배하면 여권 대권 구도에 엄청난 지각 변동이 일어날 것이다. 쉽지는 않겠지만 친문 진영에서는 ‘믿을 수 있고, 이길 수 있는 제3후보’를 발굴하려고 노력할 것이다. 이 과정에서 현재 권력과 미래 권력 간의 충돌이 예견되고 원팀을 강조했던 ‘친문 세력의 분화’가 가속화될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상왕이라고 불리는 이해찬 전 대표간의 갈등 여부도 최대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치욕적인 완패를 당한 국민의힘(103석)은 아직 정국을 주도할 수 있는 힘이 없다. 스왓(SWOT) 분석을 해보면 국민의힘은 현재까지 내세울 만한 장점(Strength)이 없다. 다만, 유력대권 후보가 부상되고 있지 않은 상황에서 정권 교체 욕구가 정권 유지보다 높게 나오고 있다는 것은 기회(Opportunity) 요인이다.

 

 보수가 여전히 파편화되어 있다는 것은 야당에게 큰 약점(Weakness)이다. 대선이 1년 2개월 정도 남았는데 유력 대권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국민들이 공감하는 정책과 비전이 없다는 것은 치명적인 위협(Threat) 요인이다.

 

야당이 정권교체를 위해 성찰해 볼 3가지 모델

 

 현 시점에서 야당이 정권 교체를 위해 성찰해 볼 수 있는 모델은 크게 세 가지다. 

 

첫째, 1997년 뉴DJ 플랜 모델이다. 핵심은 이른 내각제를 매개로 호남(DJ)과 충청(JP)을 묶어 내는 ‘DJP 지역 연대’. 다른 말로 영남 배제 전략이다. 정통 보수 세력인 JP와의 연대를 통해 그동안 DJ를 괴롭혔던 색깔론 시비를 차단했다. 이를 통해 DJ(40.3%)는 여당 이회창 후보(38.7%)에게 1.6%포인트(약 39만표) 차이로 신승했다. 그런데 DJ는 충청 지역에서 43.9%(약 108만표)를 획득해 27.4%(약 68만표)를 얻은 이 후보를 무려 약 41만표(6.5%p) 차이로 승리했다. 만약 DJ가 충청에서 압승하지 않았다면 정권교체는 불가능했다. 이념과 노선이 전혀 다른 유신반대세력(DJ)과 유신옹호세력(JP)이 ‘수평적 정권‘라는 명분으로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정치실험을 한 것이 주효했다. 

 

향후 야권은 ’연대론‘ 대 ’자강론‘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전개될 것이다. 그러나 여권이 국회 절대 대수를 차지하고 있고, 야당의 유력 대권 후보가 부각되지 않고 있으며, 유권자 지형이 ’2050(진보) 대 6070(보수)‘으로 재편되고 있는 상황에서 자강론은 시대착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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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2007년 한나라당 모델이다. 당시엔  야당인 한나라당 경선이 곧 본선으로 여겨졌고, 이명박 전 서울시장(49.6%)과 박근혜 전 대표(48.1%)간에 초박빙의 승부가 펼쳐졌다. 당시 한나라당이 채택한 ’후보검증 청문회‘는 매우 획기적이었고 성공적이었다. 현재 야권이 처한 상황은 그 당시와는 너무 다르다. 국민의 힘 소속 대권 후보들의 경쟁력은 대권 선언도 하지 않은 윤석열 총장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취약하다. 따라서 2007년 모델은 채택되기 힘들다. 

 

셋째, 2017년 문재인 모델이다. 2017년 대선에서 제1야당인 민주당 문재인 후보의 승리로 정권교체를 이뤄진 것은 ‘박근혜 탄핵‘과 보수 세력의 분열이라는 우발적 변수 때문이다. 그러나, 그 기저에는 2010년 제기된 ’진보집권플랜‘이 자리 잡고 있다. 이 플랜의 핵심은 ‘박근혜 정부의 실정’과 ‘헬 조선’ 부각이었다. 여기에 공정과 정의라는 가치를 시대정신으로 포장했다. 구체적으로, 젊은 세대에 ‘일자리·주거·교육·청년·남북관계·검찰에 대한 문제의식을 널리 확산시키고, 진보 세력의 대안을 제시해 지지층을 넓혀 가는 것을 담고 있다.

 

 야당이 정권을 교체하려면 DJ처럼 깜짝 놀랄만한 연대를 통해 진보 세력과 대항할 수 있는 보수집권 플랜을 만들어야 한다. 그 핵심은 문재인 정부의 무능과 위선, 독선과 헬 진보가 되어야 할지 모른다. 더불어, 모든 정치인들을 한 울타리에서 치열하게 경쟁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통해 일차적으로 서울시장, 부산시장 재보궐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진보 대척할 보수집권 플랜…오픈 플랫폼 만들어 연대 통한 덧셈의 정치 “절실”

 

차기 대선에선 윤석열, 원희룡, 오세훈, 홍준표, 안철수, 유승민, 김동연, 권영진, 김태호 등 누구나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할 수 있는 오픈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 누구든 되고 누구는 안 되는 뺄셈 정치가 모두에게 기회를 주는 덧셈 정치를 해야 한다. 이런 연대론의 시작은 ‘미니 대선급’ 서울ㆍ부산시장 보궐 선거에서 야권 단일 후보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그런데,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생각이 다르기 때문에 전망은 불투명하다. 김 위원장은 내년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제기되는 '야권 연대론'에 "현재 국민의힘 외에 야권은 없다"며 가능성을 일축했다. 선거 승리 전략으로는 국민의힘이 스스로 힘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자강이 먼저'라는 점을 확실히 했다. 그러나 선거는 구도고 연대다. 야권이 안철수가 참여하는 원샷 경선을 하던 후보 단일화를 하던 연대를 통해 유리한 구도를 만들면 승리하고 그렇지 못하며 패배한다. 이것은 선거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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