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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윤 전쟁’​과 ​‘검찰’에 대한 단상(斷想)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12월10일 21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12월10일 20시31분

작성자

  • 이상돈
  • 중앙대학교 명예교수, 20대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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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문

나는 1970년대 전반기 대학/대학원을 다닐 때부터 미국의 헌법과 사법제도에 깊은 관심을 갖고 공부를 했다. 대부분 동기생들이 판·검사가 되고자 사법시험 공부를 열심히 한 것과는 비교가 된다. 자연히 나는 미국 법/제도의 관점에서 우리나라 법원과 검찰을 비교법적으로 보게 됐다. 검찰에 대해 내가 오래 전부터 가졌던 의문이랄까 문제의식을 들면 이런 것이었다. 

 

첫째, 검찰총장이 꼭 있어야 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우리 법의 뿌리인 1차 대전 종전 전  독일제국 시대와 그것을 본 딴 일본 제국에서 법무대신 외에 검찰총장을 두었던 것이고, 2차 대전 후에도 의원내각제로 정치인이 법무장관을 하니까 검찰총장을 둔 것이 아닌가 한다. 의원내각제인 영국은 검찰총장 같은 직위가 법무장관과 별도로 있지만 미국 등 대통령제에선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법무장관과 검찰총장이 반드시 모두 있어야 한다는 법은 없다고 본다.   

 

둘째, 고등검찰청이 왜 있어야 하는지 이해가 되지 않았다. 미국은 연방정부는 물론이고 주정부에도 ‘Attorney General’이라고 부르는 법무장관이 있고, 지방검찰청이 있을 뿐이다. 민주적 정부를 운영하는 나라에 고등검찰청이 있는 경우는 많지 않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선 지검에 있다가 무엇이 잘못되어 좌천되어 가는 곳이 고검이다. 언론도 고검으로 좌천됐다고 쓴다. 윤석열 총장도 한때 고검에 좌천되어 있었다. 기껏해야 좌천되어 가는 기관이 과연 필요한지, 생각해 볼 일이다. 사실 고등법원은 심급상 꼭 있어야 하지만 고검이 꼭 있어야 할 이유는 별로 없다. 항소를 한다면 지방검찰청 검사가 맡아서 하면 되기 때문이다. 

 

우리 검찰은 1심에서 무죄나 가벼운 선고가 내려지면 무조건 항소를 한다. 영미법에선 1심에서 무죄가 나오면 검찰은 항소할 수 없고 그것으로 끝이다. O. J. 심슨 재판도 1심 무죄로 끝나버렸다. 우리는 무죄를 대법원까지 세 번 받아야 비로소 무죄가 되기 때문에 피고인은 엄청난 변호사 비용을 써야만 한다. 아마 판·검사 출신 변호사들의 일자리 때문에 무죄 판결을 세 번 받아야 무죄가 되는 불합리하고 부당한 제도를 유지하는지도 모를 일이다. 1심 형사재판을 신중하게 하도록 하고 검찰은 항소를 할 수 없도록 해야 한다고 본다. 

 

검찰총장이 있고 고검이 있으니까 검사동일체 원칙이란 게 필요한 모양인데, 영미법에선 지검 검사가 수사하려는 것을 법무장관이나 검찰총장이 하지 말라고 지시했다가는 사법방해죄를 구성할 수 있다. 검찰의 독립성은 법을 집행하는 기관(law enforcement agency)으로서 독립성으로 이해해야 한다. 미국 법무장관은 독점금지법 위반, 민권법 위반, 테러 등에 관해선 직접 기소하거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데, 그것은 개별법에 근거가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연방지검장은 대통령이 의회의 동의를 얻어 4년 임기로 임명한다. 지방검사장은 대체로 주민이 직접선거로 임기 4년으로 선출한다. 검사장으로 임명되거나 선출되어도 평검사들은 직업공무원이기 때문에 신분이 보장된다. 미국 검사들은 법집행자로서 자부심이 높다. 특히 연방검사는 상위권 로스쿨 출신들이 주로 가게 된다. 

 

우리나라 검찰청법에 있는 법무장관의 검찰총장에 대한 개별사건 지휘권도 구 시대 유물로서 사문화 된 채로 법전에서 잠자고 있었는데, 천정배 장관이 강정구 교수 사건에서 행사해서 깨어난 적이 있었다. 그러더니 이번에 추-윤 전쟁 때는 이 잠자던 조항이 살아난 정도가 아니라 아예 설치고 다녔다. 대단히 기이한 현상이랄 수밖에 없다.

 

미국의 검사는 연방검사이든 지방검사이든 기소가 본업이다. 그러나 검사는 당연히 수사를 할 수 있고 수사를 지휘할 수 있다. 다만 통상적으로 연방범죄의 경우는 FBI, DEA(마약국) 등이, 그리고 지방차원에선 경찰이 수사를 하게 된다. 연방검사와 FBI, 그리고 지방검사와 경찰은 파트너로 움직이는 것이지 상명하복이라고 볼 관계는 아니다. 

 

1948년 대선에서 공화당 후보로 나와서 트루먼 대통령을 떨어뜨릴 뻔 했던 토머스 듀이는 연방검사를 하던 중 뉴욕 주지사에 의해 뉴욕시 조직범죄를  수사하기 위한 특별검사로 임명되어서 독자적인 수사단을 이끌고 마피아 보스들을 대거 기소했다. 그가 마피아 수사를 벌이고자 하니까 라 과르디아 뉴욕 시장은 NYPD 수사관과 무장경찰 인력을 파견해서 그의 지휘 하에 맡겼다. 마피아 소탕으로 유명해진 토머스 듀이는 뉴욕 지검장과 뉴욕 주지사를 지냈고, 1948년 대선에 출마했다.  이처럼 검사가 기소만 해야 한다는 주장도 맞는 것이 아니다.    

 

지검장이 의욕적으로 수사에 나서는데, 별로 성과가 안 좋은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되면 그 지검장은 다음 선거에 낙마할 가능성이 커질 것이다. 올리버 스톤이 감독한 영화 <JFK>에 나오는 짐 개리슨 뉴올리언스 지검장은 실재인물이었다. 그는 JFK 암살이 뉴올리언스 마피아에서 기획됐다고 생각해서 수사에 열을 올려서 무리하게 기소했지만 증거가 취약해서 금방 무죄평결이 나오고 말았다. 영화 속에선 제법 근거가 있는 것처럼 그려져 있지만 그것은 올리버 스톤의 창작이다. 개리슨은 그 후 지검장 선거에서 떨어졌다. 그러니까 미국에서도 검사가 수사도 하고 수사를 지휘하기도 하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FBI나 NYPD, LAPD 같은 수사기관과 공조해서 하는 것이다. 수사와 기소가 분리되어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는 통상적으로 그렇다는 것이고, 실제로는 검찰과 수사기관이 협력한다고 봐야 한다. 

 

각국의 검찰은 그 나라마다 발전되어온 배경이 있기 때문에 단면적으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우리 검찰은 운영에 앞서서 제도 자체가 많은 문제를 안고 있다고 생각된다. 물론 그렇다고 수십년 내려온 제도를 당장에 바꿀 수는 없다고 할 것이다. 여하튼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는 민주적 정부에는 유사사례도 없을뿐더러 위헌 소지가 있는 조직이라고 생각해서 나는 지난해 말의 국회 표결에서 기권을 했었다. 반대를 하면 검찰개혁 자체를 반대하는 모양이 될테니까...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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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2월10일 21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12월10일 20시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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