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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주택정책> (2)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 ; 시장에 대한 협소한 관점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11월25일 17시15분
  • 최종수정 2020년11월25일 11시12분

작성자

  • 이종규
  • 대구가톨릭대학교 초빙교수

메타정보

본문

 

이 시리즈의 일차적 과업은 최근 서울 주택시장이 일대 혼란에 빠지게 된 배경을 살펴보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차원에서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개괄하고자 한다. 이 글에서는 결과론적인 측면에서 비판적 시각에 입각하여 서술하겠지만 결코 비판에 주안점을 두고자 하는 의도는 아니다. 지금까지 주택정책은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정책이 대종을 이루었다. 주택 수요가 잠재되어 있는 상황에서는 이 정책은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를 기반으로 나중에 우리나라 주택정책이 비교적 좁은 관점에서 추진된 것이 비단 현 정부만의 문제가 아니고 과거 역대 정부에서 발생한 정책적 한계라는 점을 강조할 것이다.  

 

◈ 2017년 주택시장 상황의 재구성

 

2017년 5월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으로 이례적인 절차에 따라 선거 직후 곧바로 현 정부가 출범하였다. 당시 서울의 주택시장은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본격적인 대세 상승기 에 접어드는 조짐이 있었다.주1)​ 

※주1) 주택시장의 동향을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단기적 관점의 수요와 공급의 차원을 넘어서 중장기적인 요소들을 감안하여야 하는데 이러한 요인들에 의해 주택시장의 흐름이 결정되는 것을 대세적 흐름이라고 하겠다. 이에 관해서는 추후 자세히 논의할 계획이다. 

 

이러한 전환기적 특성을 감안하지 못하고 정부에서는 선입견 혹은 경직적 사고방식에 입각하여 주택시장 변화에 대응한 것이 지금 상황에 이르게 된 결정적 단초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점에서 최근 몇 년간의 주택정책을 재음미해보자. 

 

사실 현 정부가 출범하기 직전에는 주택시장에서 적지 않은 불확실성 요인들이 남아 있었다.

 

 첫 번째로 부동산정책 기조의 불확실성이었다. 전임 정부에서는 부동산 경기를 활성화시키기 위하여 부양 일변도의 정책을 추진하였는데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던 2016년말 경 그 정책 기조에 일단의 변화 징후가 나타났다. 당국에서는 서울 주택가격 상승 조짐이 포착된 2016년 말 대출 규제 강화 등의 조치를 내림으로써 부동산 정책 기조에 변화가 생길 여지가 발생하였다. 새로운 부동산정책 방향이 어떻게 설정될지가 당시 부동산시장에서는 가장 큰 불확실성 요인이었다. 

 

두 번째로는 통화정책과 관련한 불확실성이었다. 미국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조가 이어지면서 내·외 금리차 역전 가능성 때문에 국내 금리가 인상될지도 모른다는 견해가 등장하였다. 금리 인상 기조는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당시 주택시장의 금융 여건에서도 불확실성이 형성되었다. 게다가 대통령 탄핵을 둘러싼 정치적 사회적 불확실성이 컸다. 이러한 불확실성으로 인하여 당시 부동산 시장의 흐름을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이러한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주택시장에서는 잠재적 수요가 많았다. 신축 주택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 등을 배경으로 2017년 봄 들어 분양시장이 상당한 활기를 보이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서울 재건축 아파트에 대한 잠재 수요자의 관심도 매우 커진 상황이었다. 서울 강남권의 기존 아파트 가격도 상승세로 전환함으로써 주택에 대한 잠재 수요가 현재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 출범 전에 형성되었던 부동산 시장 관련한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된 것이 그 이후 주택시장이 지금까지 진화하는 데 결정적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신정부 출범과 새로운 부동산 정책의 발표를 계기로 주택시장에서는 큰 흐름이 결정되었다. 2017년 5월 대통령선거를 치르고 현 정부가 출범하면서 2016년 말 이래의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되었다. 일단 신정부가 출범함으로써 정치 사회적 불확실성은 상당 부분 해소되었다. 이에 더하여 일련의 부동산 대책을 통해 정책적 불확실성도 상당 부분 해소되게 되었다. 

 

정부 출범 전후 시중에서는 과거 노무현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되풀이될 것으로 예상하는 분위기가 형성되어 있었다. 신정부의 첫 번째 부동산 대책은 이러한 예상을 확인하는 계기가 되었다. 대선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의 오름세가 확대되기 시작하자 정부는 이에 대해 즉각적으로 반응을 보였다. 당시 서울아파트 가격 상승세를 진정시키기 위하여 취임 직후인 6월 19일과 8월 2일 대책을 마련하였는데 이를 계기로 당초 시장의 예상과 부합하는 정책기조를 확인하게 됨으로써 시장에서 생각하는 정책적 불확실성이 상당 부분 해소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당시 부동산 대책은 노무현 정부의 정책을 반복하는 것으로 평가될 여지가 없지 않았다. 대책의 주요 골자는 주택 관련 세금을 인상하고 주택구입용 자금 대출을 축소하는 등 부동산 수요를 억제하는 규제적 성격의 대책이 대부분이었다. 당국에서는 이러한 대책이 과거에 시행되는 과정에서 효과가 크지 않았다는 것을 전혀 인식하지 않는 듯하였다. 한편 주택공급 대책은 시장의 희망과는 동떨어진 임대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추었다. 당시 가격이 상승하고 잠재적 수요자들이 대기하고 있는 일반적인 주택의 공급 여부에 대해서는 아무런 정책적 관심을 두지 않았다.

 

10여년 전에 이미 효과가 없었던 것으로 판명되었다고 평가되는 대책을 그대로 반복함으로써 당시 시장에서 형성되었던 예상을 확인하고, 서울 주택가격 상승에 대한 기대가 대폭 강화된 것이다. 이를 계기로 부동산 경기의 특성상 나타날 수 있는 대세 상승기로 이어지는 단계에 진입하게 된 것이다. 

 

◈ ​부동산 시장과 주택문제에 대한 인식 주2)

※​주2) 아래 내용은 정책위키(http://www.korea.kr/special/policyCurationView.do?newsId=148865571)를 중심으로 인용하였다(2020. 11. 20 접속)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 기조의 한 단면은 ‘100대 국정과제’를 통해 알 수 있다. 여기에는 ‘서민이 안심하고 사는 주거 환경 조성’과 ‘청년과 신혼부부 주거 부담 경감’이 주요 과제로 포함되어 있다. 여기서 얘기하는 “서민”의 개념은 모호하다. 세부 부동산 정책을 보면 서민은 통상적인 개념의 주택에서 거주하고자 염원하는 일반적인 시민들이 아니었다. 서민을 위한 주거 환경 대책으로서 공공임대주택의 공급과 운영·관리 개선, 임대주택 등록 활성화, 신혼부부 주거비용 지원, 청년 임대주택 공급 등을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이로 미루어 볼 때 현 정부가 생각하는 서민은 일반적인 시민이 아니라 정책적으로 관심을 기울여야 하는 특수적 상황에 처한 사람들, 즉 저소득층이나 젊은이 등을 염두에 두고 있다. 결론적으로 현 정부에서는 지금 문제가 되는 주택, 즉 서울 등지에서 사람들이 구입하여 살고자 하는 주택(아파트)에 대해서는 이렇다 할 정책적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았다. 

 

한편 정부 출범 이후 실제 정책에서는 ‘서민 주거안정 및 실수요자 보호’를 최상위 목표로 설정하였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주택에 대한 투기 수요를 차단하는 데 역점을 두었다. 부동산 가격 안정이 서민 주거 안정을 해친다고 보고 부동산 정책의 주요 내용으로 추가한 것이다.

 

 정부 출범 이후 서울 재건축 대상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이 상승하는 조짐이 나타나면서 이러한 내용이 새롭게 추가된 것으로 보인다. 서민과 실수요자를 보호한다는 명분으로 주택에 대한 투기를 근절하겠다는 논리가 적용되었다. 시장에서 형성된 잠재적 주택 수요에 부응하겠다는 생각 대신 그 주택의 가격을 안정화시키겠다는 발상이 참으로 특이하게 여겨진다. 

이 논리가 일부 국민들에게 감정적으로는 수용되었을 모르겠지만 경제적 차원에서 실현가능성이 있는 것인지는 의구심이 든다. 

 

결론적으로 현 정부의 주택정책은 “주택시장 안정책”과 “실수요자 중심의 지원·공급책”을 대별할 수 있다. 현 정부는 주택보급률이 100% 이상임에도 다주택자 등의 주택 구매로 주택가격이 상승하여 실수요자들의 내 집 마련이 어려워진 것으로 분석하였다. 이러한 관점에서 주택정책 수단은 크게 나누어 주택가격을 안정을 위한 대책과 서민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으로 분류된다. 투기 수요 억제를 위해 종부세율, 양도세율을 인상, 대출 규제, 재건축 초과 이익 환수 등을 시행하였다. ‘실수요자’를 위해서는 전월세 주거안정(임대주택 관리 강화), 임대차보호법 개정, 생애 단계별 맞춤 주거복지로드맵 마련 등이 강구되었다.

 

이러한 정책기조는 현재까지 크게 변하지 않은 것으로 평가된다. 최근 들어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을 추가하였지만 위의 두 가지 목표는 여전히 유효하게 적용되고 있다.

 

한편 주택공급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다. 수도권 등지에서 주택공급을 확대한다고 발표는 하였지만 기본적으로는 주택 공급이 부족하지 않다는 시각을 가지고 있었다.주3)

※주3)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 “수도권 주택공급 확대 추진 및 투기지역 지정 등을 통한 시장안정 기조 강화,” 보도자료, 2018. 8. 27.

 

 그리고 주택시장 불안의 진원지 역할을 하는 관심지역에서 신규 주택 공급은 오히려 억제하는 경향이었다. 그 단적인 사례가 재건축 등에 대한 규제를 강화한 것을 들 수 있다. 금년 8월에 이르러서야 이러한 기조에서 벗어나기 시작하였다. 대통령이 주택공급 확대를 검토할 것을 주문한 이후에야 수도권 주택 공급 계획 새롭게 마련하였는데 여기에는 제3기 신도시를 비롯하여 시내 유휴지 등을 개발하여 총 127만호의 주택을 건설하고 이를 연결할 광역교통망을 개선하는 방안을 제시하였다. 

 

이상의 논의를 요약하면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은 “일반인들이 선호하는 주택”에 대한 밑그림이 없는 상태에서 출발하였다고 여겨진다. 저소득층이나 젊은이 등을 대상으로 정책의 주안점을 두었지만 정작 주택 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일반 주택에 대한 고려는 미흡하였다. 결과적으로 부동산 전반에 관한 이해가 부족하였고 아울러 부동산 시장과 다른 정책과의 연계 관계 등에 대해서도 충분히 인식하지 못한 채 정부가 출범하였다고 볼 수 있다.


◈ ​초기의 미온적 대응 

 

상대적으로 좁은 정책적 관점으로 인해 정권초기의 경제 상황이나 부동산 시장 동향 등에 대해 정확하게 진단하지 못하였을 가능성이 크다. 박근혜 정부 말기, 즉 2016년 하반기 이래 서울의 일부 지역을 중심으로, 그리고 재건축 등을 중심으로 가격이 오르기 시작한 상황이 대세적 전환으로 연결 가능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 사실 그 상황에서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해 여러 부문에 걸친 종합적 대책을 마련하였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이 남는다. 

 

정권 초기 부동산 동향 등을 면밀히 점검하고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하려는 적극적 대응 대신 임기응변적인 단기 대책으로 대응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정권 출범 직후 예상보다 큰 폭으로 서울 아파트 가격이 상승하게 되자 부리나케  대응책을 마련하였다. 그 주요 내용은 주택 관련 세금 인상 및 대출 축소 등 주택 수요억제 수단들이었다.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선호하는 지역의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주택정책의 최우선 목표가 되어버렸고 주택정책의 주요 내용은 수요 억제 위주의 규제 대책으로 굳어지게 되었다. 그 대책에도 불구하고 주택 가격이 재차 상승하게 되자 정책 방향을 수정하기보다는 더욱 강한 대책을 강구하는 등의 악순환이 전개되었다. 즉 초기의 선입견적인 미온적 대응이 그 이후 규제 일변도의 대책을 반복하는 단초를 제공하고 만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게다가 진보 진영에서 주택 내지 부동산 문제의 근본적 해결책으로 줄기차게 주장하는 보유세 인상에 대해서도 미온적 태도를 견지하였다.(전강수 2018) 주4)

주4)전강수;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이 참여정부 재판(再版)이라고? 프레시안, 부동산 광풍 어떻게 볼 것인가: 역사와 해법 ①, 2018.9.17. (http://www.pressian.com

대통령 취임 100일 기자회견(2017년 8월 17일)에서 부동산 보유세 인상과 관련하여 대통령은 매우 신중한 입장을 피력하였다. "공평과세라든지 소득재분배라든지 또는 더 추가적인 복지재원의 확보를 위해서 필요하다는 어떤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진다면 정부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 하였다. 하지만 주택 가격 오름세가 이어지고 보유세 인상 주장이 다양하게 제기되면서 이에 관한 논의를 시작하였다. 2018년 4월 재정개혁특별위원회라는 임시 조직을 만들어서 보유세 개편 문제를 다루게 하였다. 3개월 가까운 논의 끝에 7월 3일 재정개혁특위가 내놓은 개편 방안은 보유세 소폭 인상하는 방안이었다. 7월 6일 기획재정부는 특위의 안보다 보유세 인상폭을 더욱 줄인 최종안을 마련하여 시행키로 결정하였다. 이러한 정부의 미온적인 대처가 2018년 7월 이후 주택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요인 중의 하나가 된 것은 부정할 수 없다. 

 

◈ ​본격적 상승세로 전환

 

2017년의 8.2 대책으로 서울 주택시장은 일시적으로 관망세로 돌아섰지만 시장 기저에는 잠재적 불안요인이 점차 축적되고 있었다. 정부의 공정경제 추진 등을 배경으로 실물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하였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서 부동산시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것은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문재인 정부는 “5대 국정목표”와 “20대 국정 전략”을 정책기조로 삼았는데 경제정책은 두 번째 국정목표인 “더불어 잘 사는 경제” 부분에서 집약되어 있다. 여기에는 소득주도 성장을 위한 일자리 경제, 활력이 넘치는 공정경제,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민생경제, 과학기술발전이 선도하는 4차 산업혁명 등의 항목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에서 실제 정책으로 큰 진전을 보인 것은 소득주도성장과 공정경제였다. 소득주도성장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을 필두로 저소득층 지원 등을 중심으로 가계의 소득을 증대시키기 위한 수단들이 다양하게 추진되었다. 공정경제에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형평성을 제고하기 위하여 재벌기업에 대해서는 순환출자구조 개선 등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강력히 시행하는 한편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한 방안들을 다양하게 강구하였다. 한편 사회주의적 정책이라고 할 수 있는 “대·중소기업간 협력이익배분제” 모델을 개발 시행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하였다.

 

이외에도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 과세구간을 신설하여 세율을 실질적으로 인상하는 조치도 취하였고 대주주에 대해서는 증권양도세도 신설하는 등 자본가나 고소득층에게는 불리한 정책을 다수 시행하였다. 

 

이 결과 실물 경기는 2017년 9월을 정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하였다(아래 좌측 그림). 주식시장에서도 2018년 1월을 정점으로 주가가 하락세로 반전하였다(아래 우측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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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같은 경제여건 변화로 시장에서는 주택가격 상승 기대감이 강하게 형성되기 시작하였다. 2018년 연초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와 도심 지역 아파트를 중심으로 가격 오름세가 재차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이를 계기로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형성되면서 매도자들은 매물을 회수하는 일이 벌어졌다. 반면 매수자들은 더 가격이 오르기 전에 주택을 매입하겠다는 강한 의지로 추격매수 심리가 작동하는 단계에 진입하였다. 여기에 더하여 전세를 매개로 한 소위 갭(gap) 투자를 기반으로 주택 매수 수요가 대폭적으로 확대되었다. 결과적으로 서울에서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형성되었다.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2017년 8.2대책의 내용 중 일부가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8.2 대책에 따르면 2018년 4월 1일부로 다주택보유자의 양도소득세를 중과하도록 되어 있었다, 이 시점에 이르기까지 관망하던 매도자들이 이 시기를 전후하여 매도 대신 보유키로 결정하면서 매물이 더욱 감소하였다. 주택가격의 상승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더라도 가격 상승으로 인한 시세차익을 노리려 하였기 때문이다. 주5) 

※주5) 비슷한 차원에서 2018년 7월 6일의 종합부동산세 개편도 공급자 우위의 시장 상황에서 종합부동산세 인상이 집값을 상승시킬 수 있다는 불안 심리를 자극하는 요인이 되었다.

 

막상 4월 이후 6월까지 관망세가 우세하였으나 매도 물량이 감소한 상황에서 그 이후 일련의 사태들이 잠재적 수요를 폭발시키고 말았다. 지방선거(2018년 6월 13일) 등 정치 일정 와중에서 당국의 무감각한 정책 발표 등이 주택시장 불안 심리를 자극하였다. 지방선거를 치르면서 각종 개발 공약이 쏟아져 나왔고 이러한 공약들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하거나 가격 상승 기대심리를 되살리는 소재가 되었다. 이 상황에서 당국은 주택 가격 안정과는 반대의 개발계획을 다수 발표하였다. 신도시 개발 등과 관련한 광역교통망 구축, 서울 강남개발 계획 및 구상 등이 그것이다. 특히 서울시가 7월 10일 여의도/용산 종합개발계획을 발표함으로써 서울 주택가격의 폭발적 상승세의 기폭제로 작용하였다. 주6)

 ※주6)서울시는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오른 다음인 8월 26일 이 계획을 전면 보류한다고 발표하였다.

 

결국 2018년 8월 서울 아파트 가격이 대폭적으로 상승하였다. 주택가격 상승 기대가 광범위하게 확산된 것을 배경으로 결혼 적령기를 맞은 베이비 부머들의 20~30대 자녀들이 주택 구입에 나서기 시작하였다. 이에 더하여 주택임대 사업자들도 주택 매수세에 가세하였다. 이 결과 8월 하순부터 9월 중순에 이르는 약 5주에 걸쳐 서울 아파트 매매 가격은 매주 1%에 육박할 정도로 높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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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와 같은 급격한 서울 아파트 매개가격 상승에 대응하여 정부는 8월 27일 처음으로 공급확대 대책을 발표하고 이어 9월 13일 보유세 및 양도세 등을 강화하고 대출을 억제하는 등 종합 대책을 발표하였다.

 

827 대책 및 913대책 이후 서울 아파트 가격은 일시적으로 안정세를 회복하였다. 종합대책이 나오면 관망세로 돌아서는 의례적 반응도 있었지만 일부에서는 그간의 가격 상승에 따른 경계심도 다소 발동하였던 것으로 보인다. 그 이후 2019년 하반기에 이르는 동안 서울 주택시장은 비교적 안정을 유지하였다.

 

◈ ​주택시장 여건에 대한 무관심

 

그렇더라도 2016년 이래 형성된 불안 요인이 근본적으로 해소된 것은 아니었다. 서울 주택시장에서는 갭투자 등이 지속되는 등 2019년 내내 가격 상승기대 심리는 여전히 잠복되어 있었다. 

 

그런 와중에 주택시장 외부에서 또 다시 주택시장을 자극하는 일들이 간헐적으로 발생하고 있었다. 그 사례의 대표적인 예가 일부 정치인을 중심으로 화폐개혁(명목단위 변경)에 과한 논의가 대두된 것이다. 2019년 3월 25일 한은 총재가 그 필요성에 대하여 긍정적으로 발언한 것을 계기로 그 필요성, 추진 방안 등에 관한 논의가 수개월 동안 지속되었다. 화폐개혁은 절대로 공공연하게 추진할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는 이 이슈를 무책임하게 제기하였고 이러한 이슈가 부동산 시장에는 굉장한 불안 요인으로 작용하였다. 주7)

 주7)1961년 화폐개혁 당시 예금을 동결하고 예금에 대하여 채권을 교부하였지만 인플레이션 등으로 그 채권 가격이 폭락하였는데 화폐개혁에 대한 논의가 나오게 되면 금융자산에서 현물자산으로 대체하려는 심리를 자극하게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9년 하반기에는 대학입시 제도가 전면적으로 개편되면서 또 다시 서울 주택시장에 변화 요인이 발생하였다. 대학 입시의 불공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입시의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시험에 대한 의존도를 높일 필요성이 커졌다. 논술과 학생부종합전형(학종)을 중심으로 한 수시 입학 대신 수학능력시험을 기반으로 한 정시 비중이 높아지게 되었다. 이에 따라 수학능력 시험을 공부하는 데 용이한 학원 밀접 강남 지역이 다시 주목 받게 되면서 서울 주택 가격 상승의 새로운 촉발 요인이 생기게 되었다.

 

2019년 연말경에 이르러 잠복되었던 수요가 재차 가시화되기 시작하였다.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계획 발표에도 불구하고 현실적으로는 공급부족 사태가 심화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수요 억제 정책을 장기간 지속하기는 불가능하였다. 서울 및 수도권 비규제 지역을 대상으로 주택 매입 수요가 꾸준히 이어졌다. 주택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면서 매수세가 점차 확산되는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하였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2020년으로 넘어오게 된 것이다. 금년 여름 주택시장이 극도의 혼란에 빠지게 된 것은 이제까지 “주택시장은 수요 억제를 통해 관리할 수 있다”는 정책기조에서 비롯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에 비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는 지역의 주택 공급에는 등한하였고 주택 이외의 분야에서는 지속적으로 주택 가격 상승을 촉발하는 일들이 일어났지만 이를 적절히 감안할 수 있는 장치는 없었다.   


◈ ​수요 억제 정책의 한계

 

현정부의 부동산 정책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 표와 같다. 대부분의 정책이 주택 수요를 억제하고자 하는 대책들이었다. 좀 더 좋은 주택을 보유하고 거기에서 보다 나은 생활을 영위하고자 하는 사람들의 기본 욕구를 억제하는 정책으로 일관하였다. 비록 최근 들어 관심 대상 주택의 공급을 확대하고자 하였지만 적어도 지난 여름 혼란이 있기까지는 수요 억제 수단이 위주였던 것은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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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수요 억제 정책은 노무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닮았다는 점이 문제가 되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같은 성격의 정책을 반복 강화하였다는 것이다. 각 정책 수단의 효과가 장단기적으로 달라지는 속성이 있는데도 단기적 효과만 고려하여 같은 정책을 반복한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수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공급을 위축시키거나 가격을 상승시키는 효과를 발휘하게 된다. 결국 유사한 정책을 반복하면서 그 실효성이 높지 않다는 것을 시장에서 인식하게 되었다. 지난 여름 부동산 대책이 발표되자마자 오히려 주택가격이 상승한 것은 수요 억제 정책수단의 효과가 한계적이라는 학습효과를 반영한 것이었다. 

 

주택에 대한 잠재적 수요가 있는 한 수요 규제는 오히려 주택가격을 상승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에 관해서는 별도로 논의하게 될 것이다. 

 

그동안 주택정책 집행 과정을 감안하면 당국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수요 억제 정책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은 굉장히 좁은 시각에 입각한 결과로 보인다. 지금 “백약이 무효”인 이유도 좁은 시각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시각을 달리 하면 새로운 해답이나 다른 정책 수단을 찾을 수 있을 것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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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1월25일 17시15분
  • 최종수정 2020년11월25일 11시1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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