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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든 시대의 연준과 美 통화정책 전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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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1월19일 17시10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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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트럼프 집권 초기 이어지는 사퇴 공백

 

지금 현재 연준(FED)의 이사는 의장 파월, 브레이너드, 클라리다, 퀄즈, 그리고 바우먼 이렇게 다섯 명이다. 원래 연준이사회 정원은 일곱 명인데 트럼프가 집권을 시작할 즈음인 2017년 초에는 네 명이나 공석이었다. 제5의석 래시킨(재임:2010-2014)과 제6의석 스타인(재임:2012-2014)이 임기인 2014년에 사임하고 나서 그 두 자리가 3년 이상 공석으로 있었던 데다가 트럼프가 집권한 직후인 2017년 4월 제1의석의 타룰로가 사임하고 10월에는 제7의석 피셔마저 사임했다. 게다가 2018년 2월에는 제2의석 옐런 의장이 사직하면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초기에는 무려 다섯 자리의 연준이사가 비어있게 된 것이다.

 

오바마 정부시절 사임한 래시킨과 스타인의 두 자리가 3년이 넘도록 공석이 되어 트럼프 정부로 넘어가게 된 이유는 인준 권한을 쥔 상원이 공화당 주도하에 있었기 때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015년 제5의석 래시킨의 후임으로 블룸(여)을, 제6의석 스타인의 후임으로 도밍게즈(여)를 각각 지명했지만 2015년 당시 상원은 54:44로 공화당이 압도적인 우위에 있었으므로 오바마가 지명하는 후보들이 상원에서 인준을 받지 못했다. 바로 다음해인 2016년에는 선거가 있었으므로 오바마 대통령도 지명을 서두를 생각이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2016년 11월 상원 선거에서도 공화당이 52:46으로 압승했다. 민주당원이면서 오바마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타룰로 이사가 2017년 4월 5일 사임했다. 재임 기간이 8년이 조금 넘었으므로 잔여임기는 2022년까지 6년이나 남았었다. 또 2017년 10월 13일에는 역시 민주당원이고 오바마에 의해 임명된 피셔 부의장이 사임했다. 재임기간이 3년 반 밖에 되지 않았고 잔여임기도 2022년까지 상당히 많이 남아 있었지만 사직한 것이다. 그리고 2018년 2월 3일에는 연준의장 옐런도 의장직을 끝으로 연준 이사직을 던지고 나왔다. 

결국 오바마가 대통령이 되고나서 임명한 일곱 명의 연준 이사 중에서 공화당원 파월과 민주당원 브레이너드만 남고 다섯 명이 옷을 벗고 나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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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연준이사 인준 실패와 연준 공백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직후 래시킨의 후임으로 마빈 굿프렌드, 스타인의 후임으로 랜들 퀄즈를 연준이사로 각각 지명했다. 2017년 당시 상원의 의석은 52:46으로 공화당이 여전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었으므로 상원의 인준은 거의 확실시 되었다. 

그러나 공화당 상원 의원 중에서도 방만한 통화정책에 대해 비판해 왔던 굿프렌드가 연준 이사로서의 자격이 미흡하다고 지적되었다. 비록 13:12로 상원은행소위원회를 통과하긴 했지만 인준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상원전체 인준청문회 소집을 서두를 수 없었다. 2017년 10월 상원인준 투표에서는 퀄즈만 65:32로 인준이 통과되고 굿프렌드는 인준에 실패했다. 결국 공석 5자리 중 우선 1자리만 채운 셈이 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4월에 2017년 10월 사임한 타룰로의 후임으로 클라리더를 지명했고, 그 해 8월 상원 전체회의는 69:26으로 인준됐다. 또 2017년 4월 사임한 뒤 일년이나 공석으로 비어있었던 피셔의 후임으로 2018년 4월 바우먼을 지명했고, 2018년 11월 상원에서 64:34로 인준되었다. 공석이던 다섯 자리 중에서 세 자리가 채워지고 빈자리는 제2의석 옐런의 자리와 제5의석  래시킨의 두 자리만 남게 됐다.

 

트럼프는 2018년 9월 옐런의 자리에 넬리 량(Nellie Liang)이라는 중국계 경제학자를 지명했지만 넉 달이 지나도록 상원이 인준절차를 개시하지 않자 2019년 1월 본인이 지명사퇴를 했다. 2019년에도 트럼프는 트윗을 통하여 TV해설가이자 작가인 무어(Steve Moore)와 기업경영인인 케인(Herman Cain)을 지명했지만 공식적으로 지명한 것은 아니었으므로 상원이 인준절차를 개시하지도 않았고 그들도 곧 사퇴하고 말았다. 

 

결국 2019년 7월 트럼프는 남은 2석의 연준이사로 센트루이스 연방은행 경제연구소장 크리스 월러(Chris Waller)와 경제학자 주디 셸턴(Judy Shelton)을 지명했다. 2020년 2월에 있었던 상원 인준청문회에서는 월러에 대한 우려는 지적되지 않았으나 셸턴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우려가 표명되었다.  

 

(3) 자격이 모자라는 주디 셸턴(Judy Shelton)

 

주디 셸턴은 기본적으로 유타 대학에서 MBA로 석사와 박사를 받은 경영학 전공자임에도 불구하고 통화정책에 대해서는 뚜렷한 소신을 피력해왔다. 

 

첫째로, 금본위제도를 적극적으로 주창해왔으며 브레튼우즈 체제와 같은 고정환율제도로 복귀해야 한다고 강조해왔었다.

 

둘째로, 연준은 없어도 되는 기관이며 인플레율 목표도 2%가 아니라 0%여야 한다고 강조해왔다. 

 

셋째로, 오바마 정부 기간 동안 셸턴은 연준이 통화남발을 줄이고 소련과 같은 계획경제적인 정책을 중단해야 한다고 외쳐왔었다. 그러나 2016년 8월 트럼프 캠프에 들어가고 나서부터는 입장을 뒤집어 적극적인 통화 공급정책과 저금리 정책을 주장했다. 중앙은행의 독립성도 필요 없으며 완전고용과 인플레 목표도 사실상 존재할 이유가 없는 쓸데없는 목표라고 비난했다.  

 

넷째로, 연준의 FDIC라는 기능을 해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래야만 은행시스템이 투자자본을 생산적인 곳에 투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섯째로 세계통화를 하나로 묶어야 하며 세계중앙은행을 통해 금본위제도와 같은 통화질서가 구축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 2월에 있었던 상원인준청문회에서 많은 상원의원들이 셸턴의 자격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하였다. 통화정책적인 주장이 너무나 일반상식과 동떨어진데다가 수시로 입장을 바꾸는 경솔함을 보여 왔고 특히 트럼프의 비위를 맞추려는 의도가 명백하게 드러나기도 했다. 그런 셸턴의 극단적인 사고방식에 대해 많은 학자들이 우려를 표명했다. 2020년 8월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7명의 학자를 포함하여 수백 명의 경제학자와 변호사와 금융인들이 셸턴의 인준을 반대하는 청원편지를 상원에 보내기도 했다.

 

그러나 2020년 7월 21일에 있었던 상원은행소위원회의 인준 표결에서는 13:12로 셸턴이 인준을 받아 전체회의 표결을 가다리고 있다. 2020년 9월 15일 공화당 원내사무총장(Whip)은 51명의 인준이 확실할 때까지는 전체회의 표결을 서두르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일부 언론에서는 2020년 11월 22일 경 상원의 전체회의를 통해서 셸턴의 인준문제를 표결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만약 모든 상원의원들이 당론을 따른다면 셸턴의 상원인준이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일부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인준에 반대한다면 부결될 가능성도 있다. 특히 로이 블런트(공,미주리), 밋 롬니(공,유타), 수전 콜린스(메인,공), 머코스키(공,알래스카), 롭 포트만(공, 오하이오), 벤 세스(공,네브라스카), 팻 툼니(공,펜실베니어), 및 마코 루비오(공,텍사스) 같이 바이든에 대해 우호적인 공화당 상원이 몇몇이라도 협조하지 않는다면 상원인준투표에서 부결될 것이 가능성이 높다. 

 

(4) 사퇴가 예상되는 연준 이사 : 파월과 클라리다

 

설사 2020년 11월 중으로 상원 전체회의에서의 셸턴 인준이 성사된다고 하더라도 연준의 불안정성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무엇보다도 연준 이사 정원 7명 중에서 6명이 채워진 상황에서 그 중 다섯 명이 공화당원이고, 한 명만이 민주당원인 기울어진 운동장은 바이든 정부로서는 부담이 될 것이다. 

 2022년 1월이면 임기가 만료될 예정인 클라리다의 후임으로 민주당 출신 인사를 지명할 것이 분명하다. 클라리다는 14년 임기를 보장받고 선출된 것이 아니라 2022년까지인 타룰로의 잔여임기를 채울 예정으로 2018년에 임명되었으므로 민주당 정부가 들어서면서 가장 불안한 위치에 놓인 연준 이사가 된 셈이다. 바이든 정부가 들어서면 사임할 가능성이 제일 높다.  

 

공화당으로 기운 연준의 구조를 볼 때 바이든 정부에서는 2022년 1월에 의장임기가 끝나는 파월을 재임명하지 않을 것이 분명하다. 파월이 의장으로 재임명되지 않으면 전임자 옐런처럼 사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버냉키, 그린스팬, 몰커, 맥카비 등 1936년 이후 연준의 초대의장 에클즈(Marriner Eccles)를 제외한 거의 모든 전임 연준 의장들은 의장직을 마친 뒤 이사직을 사임한 전통이 있다. 

 

이렇게 되면 2022년 1월에는 2017년에 임명된 퀄즈(공화당)와 2018년에 임명된 바우먼(공화당)과 2014년 임명된 브레이너드(민주당)만 남고 네 명의 이사 자리를 바이든 정부가 지명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브레이너드가 차기 연준의장 후보 1순위로 꼽히고 있다. 브레이너드가 재무장관으로 발탁된다면 공석이 되는 연준 이사는 현재 두 명에 더해 세 명이 될 것이고 클라리다와 파월이 물러나면 다섯 명이 되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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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향후 연준의 정책 방향

 

바이든 정부 하에서의 연준의 통화정책은 5명인 현재의 연준 이사 구성이 어떻게 변하는가에 따라 달려있다. 만약 파월과 클라리다가 사임하고 바이든 정부의 지명으로 새 구성원으로 채워진다면 연준의 통화정책은 기본적으로 트럼프 정부 하에서의 통화정책과 많이 달라질 것이다. 적어도 2022년부터 연준의 정책은 트럼프 시대와는 확연히 구별될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나치게 정치편향적인 연준의 태도를 지양할 것이다. 과도한 양적완화에 의지하던 트럼프정부의 통화정책을 수정하여 완만한 양적축소 혹은 금리인상을 유도할 것이다. 물론 급작스런 충격을 주지 않기 위해 연방은행의 국채매입을 점진적으로 줄여나가는 조치들을 취할 것이다. 

 

증권업계를 포함한 금융기관의 건전성 감독을 한층 강화할 것이고 그들에 대한 여신공급을 지금보다 훨씬 축소해 나갈 것이다. 그리고 지방 은행의 경영여건을 개선하기 위한 조치들을 강구할 것이다. 이 모든 연준의 조치들은 시장 금리를 점진적으로 올리는 쪽으로 작용하면서 과열된 증시와 채권시장을 안정화시키는 쪽으로 작동될 것이다. 비록 증시 위축이 거시경제에 부정적이라 할지라도 민주당 정부는 전혀 개의치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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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1월19일 17시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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