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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중·한, ‘경제노믹스’ 비교 분석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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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10월19일 17시10분

작성자

  • 박정일
  • 한양대 컴퓨터S/W학과 겸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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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주요국들은 대통령 이름을 딴 ‘노믹스’ 경제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대통령 이름 앞에 노믹스를 붙인 것은 1980년대 감세정책을 통해 미국의 경제체질을 혁신적으로 바꾼 로널드 레인건 대통령의 경제정책을 ‘레이거노믹스 (Reaganomics)’로 부르면서 비롯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트럼프노믹스(Trumpnomics)’는 ‘미국 우선주의’를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성장률을 끌어올려 보다 많은 미국인에게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주는 것이 ‘트럼프 노믹스’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공정한 무역을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를 해소하고 제조업 일자리 창출에 중점을 둔다는 것이다.

 

하지만 미국의 제조업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경쟁력을 잃었다. 1970년 42,400개 공장의 제조업 일자리 비중이 26%에서 현재 8.5%로 내려갔다. 또한 지난해 비지니스 생산성은 1.9% 증가했지만 제조 생산성은 0.1%만 증가했을 뿐이다. 제조업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1.5%에 불과하다. 강력한 생산성 성장 없이 제조업은 전 세계적으로 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GDP보다 느리게 성장하게 된다.  

 

근본적인 원인은 첫째, 산업정책의 문제다. 경쟁력 있는 R&D 세금 인센티브, 교육 및 훈련 정책, 인프라 지원, 과학 및 기술 정책을 포함하여 제조 및 혁신을 촉진하기 위한 최상의 산업 정책을 마련하지 못했다. 둘째, 외국 국가들이 무역 산업을 유치하고 성장시키기 위해 더 치열하며 불공정하게 경쟁하고 있다는 것을 간과하고 있었다. 가장 중요한 경쟁자는 중국으로 ‘중국제조2025’앞세워 첨단기술 산업을 선점하려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 셋째, 서비스 일자리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이 부족하다. 제조업 축소로 일자리를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신산업과 IT 기술의 출현으로 일자리가 옮겨가고 있는 점을 간과하고 있다. 넷째, 상반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법인세와 소비세 감면을 통해 소비와 투자를 늘리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고 있다. 소비가 늘면 저축은 감소한다. 따라서 무역적자 축소와 세금 감면은 어울리지 않는 정책이다. 마지막으로 투자 활성화로 생산성이 늘면 해외 투자가 미국으로 몰린다. 그러면 달러 가치가 오르고 대미 수출이 증가해 무역적자 폭은 커지게 된다. 무엇보다 트럼프가 주장하는 미국 우선주의는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전통 공화당의 경제 정책기조와는 확연히 다르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트럼프노믹스’는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경제 논리를 함께 담고 있다. 3대 핵심인 무역적자 축소와 세금감면, 투자 활성화는 동시에 실현하기 어려운 트릴레마(Trilemma)다.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재선 여부에 ‘트럼프노믹스’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

스가베(스가+아베) 정권이 출범했다. 스가 총리는 취임 전후로 ‘아베노믹스(Abenomics)’ 계승을 천명했다. ‘아베노믹스’는 잃어버린 20년으로 침체에 빠진 경제를 살리겠다는 아베 전 총리의 승부수다. 확장적 통화정책과 적극적 재정운용, 구조개혁의 세 가지 화살로 상징된다. 

 

1985년 플라자 합의 이후 심화된 엔고 상황을 통화 공급을 통해 엔저로 유도했다. 8년간 달러대비 엔화 가치가 약 22% 절하됐다. 수출이 증가돼 기업은 수익성이 대폭 개선됐다. 친(親)기업 정책으로 기업이 투자에 나서며 고용시장이 회복돼 대졸자 취업률이 100%를 기록했다. 

하지만 재정 상황은 악화됐다. 경제를 살리기 위한 재정확대 정책으로 국가 채무 비율은 급증했다. 재정 포퓰리즘(Populism)으로 국가 채무비율이 10년 전에 비해 두 배 상승한 225.3%다. 이자 지출을 제외한 기초재정수지도 만성 적자 상태다. 

 

‘아베노믹스’는 절반의 성공이었다. 경제 성장은 회복되었고 디플레이션으로부터 탈출했다. 여성 중심으로 일자리가 크게 늘어 고용률이 8년 전보다 4.1% 증가한 60,6%로 높아졌다. 재정적자를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정부 주도로 재정을 분배하는 정책을 마다하지 않은 결과다.

 

‘스가노믹스(Suganomics)’는 어떨까. 아베 없는 친 아베 내각에서 ‘스가노믹스’는 어떻게 전개될까. 아베 신조 전 총리는 좌파적 정책을 마다하지 않았지만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신자유주의 경제를 강조하고 있다. 아베는 안보 중시파이지만 스가 총리는 경제 중시파다. ‘스가노믹스’의 경제 성장 전략은 경쟁과 규제개혁 두 개의 핵심 축으로 경제성장을 추구한다. 경제와 산업구조, 인구 변화가 비슷한 일본의 경제정책을 주시해야 한다.

 

시진핑(習近平)의 ‘시코노믹스(Xiconomics)’는 성장 담론으로 ‘신창타이(新常態)’ 이론에 바탕을 둔다. ‘신칭타이’의 특징은 산업구조 전환이다. 첫째, 성장 속도 변화다. 고속성장에서 7-8%대 중·고속성장으로 전환이다. 둘째, 성장 방식 변화다. 규모와 속도를 중시하는 것에서 품질과 효율을 중시하는 것으로 바꾼다는 것이다. 셋째, 경제구조 조정 방식의 변화다. 생산량과 생산 능력을 확대하는 걸 위주로 하지 않고, 재고를 조정하는 동시에 우수한 생산을 늘리자는 것이다. 넷째, 성장 동력의 변화다. 자원과 저비용 노동력 등 생산요소 의존이 아니라 기술혁신으로 성장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에너지를 토대로 신 산업선점이다. 결과적으로 성장의 속도는 늦추되 성장의 질과 지속 가능성에 중점을 두겠다는 새로운 포석이 ‘신창타이(New Normal)’다.

 

‘시코노믹스’는 공급 측 개혁, 국유기업 개혁, 금융리스크 방지, 부동산 시장 안정, 일대일로 (一帶一路) 등 핵심 정책을 대대적으로 추진한다. IMF는 중국은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중국이 올해 4%대 경제 성장률을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세계 경제 성장률은 –4.9%로 예상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J노믹스(Jnomics)’는 재정확대 정책을 기반으로 하면서 소득주도 성장, 혁신 성장, 공정 경제로 압축 된다. 이를 ‘J 노믹스’로 통칭한다. 문정부는 일자리 정부를 표방했다. J가 문재인 대통령의 이름의 이니셜이 아니라 일자리(Job) 약자이길 바란다. 

 

‘J노믹스’의 핵심은 사람 중심 경영이다. ‘J노믹스’ 집권 1년 차인 2017년에는 3.2% 경제 성장률을 기록하고 국민소득 3만 달러를 돌파하면서 성공적으로 출발하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대외 경제 여건 악화와 반(反)기업·친노조 정책,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 주 52시간 시간제를 무리하게 추진해 소득주도 성장의 성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정부는 산업, 노동시장, 공공부문, 인구구조 및 기술변화, 규제혁신과 사회적 자본 축적 등 5대 혁신과제를 중심으로 구체적 실천 과제를 만들어 성장률을 높이겠다고 선언했다. 하지만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성과는 아직 나타나고 있지 않고 있다.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주요국의 ‘경제노믹스’가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첫째, 정부는 재정 여건을 고려해 효율적으로 예산을 집행해야 한다. 국가 채무가 지난 3년간 104.6조원 올해는 111조원이나 증가할 전망이다. 문제는 재정지출증가율과 경제성장률이 비슷한 수준을 보이다가 2017년 이후부터 눈에 띄게 재정 건전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이다. 재정지출 증가율은 경제성장률 보다 빠르게 증가하여 그 격차가 작년에 10.6배로 확대되었다. 올해는 4차 추경 편성으로 전년대비 15.1% 이상 증가하는데 반해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다. 정부 부채 GDP 비율이 올해 8% 올라 50%에 이른다. 문제는 중장기적 재정 건전성이다. 정부가 재정지출을 늘리더라도 생산적인 지출로 민간 경쟁에 활력을 되살려야 경제성장이 가능하다. 

 

둘째, 글로벌 가치사슬(GVC : Global Value Chain) 약화에 따른 부정적 영향을 극복해야 한다. 주요국 중 GVC가 높은 한국은 위험요인을 최소화하고 기회요인을 극대화해야 한다.

미·중 기술패권 다툼 격화로 GVC 악화가 가속화 된다. 한국도 향후 중국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고 지역 블록화 방식으로 GVC가 재구조화 되는데 대비해야 한다.

 

셋째, 포스트 코로나 이후 글로벌 산업지형 재편에 대비해야 한다. 고부가가치 산업의 핵심 공정 R&D에 집중 투자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FTA(자유무역협정) 교역규모를 늘려야 한다.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만 59개국이다. 세계 주요국은 한국 경제 영토에 포함되어 있다. 이들만 합쳐도 전 세계 GDP의 77%가 넘는 규모다. 경제 영토를 넓혀 나가야 한다.  

 

넷째, 한국이 팬데믹 이후의 글로벌 경제 환경에서 우위를 선점해야 한다. 글로벌 기업은 이번에 중국에 대한 신뢰가 많이 떨어졌다. 우리는 코로나19 대응과정에서 매우 신뢰할 수 있는 국가로 여겨지고 있기 때문에 많은 글로벌 소비자와 기업가들이 한국을 인정하고 있다. 향후 국내에서 세재혜택과 기업하기 좋은 노동환경이 조성된다면 글로벌 기업들을 유치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 극복과정에서 증명된 ‘K-방역’ 우수한 시스템을 세계시장 도약의 발판으로 삼아 진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업의 투자환경을 조성해야 한다. 한국의 경제 성장 구조는 투자주도 체재의 성격이 강하다. 대기업, 중소기업, 자영업 간 삼중 구조로 얽혀있다. 현재의 어려운 한국 경제를 타파하기 위해서는 정부와 민간의 역할을 구분해야 한다. 기업은 노조와 규제에 막혀있다. 정부가 규제를 풀어 기업의 기(氣)를 살려줘야 한다. 성과로 ‘J노믹스’ 의 정당성을 입증해야 한다. 코로나 경제시대 ‘코로노믹스(Coronomics)’에 대응해야하는 절박한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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