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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를 망하게 하는 확실한 법칙-혼군 #11:3대(代)만에 최강국 전연을 무너뜨린 모용위(J)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10월16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8월17일 14시17분

작성자

  • 신세돈
  • 숙명여자대학교 경제학부 명예교수

메타정보

본문

 

 혼군(昏君)의 사전적 정의는 ‘사리(事理)에 어둡고 어리석은 군주’다. 암주(暗主) 혹은 암군과 같은 말이다. 이렇게 정의하고 보면 동서양을 막론하고 혼군의 숫자는 너무 많아져 오히려 혼군이라는 용어의 의미 자체를 흐려버릴 가능성이 높다. 역사를 통틀어 사리에 어둡지 않은 군주가 몇이나 될 것이며 어리석지 않은 군주가 몇 이나 되겠는가. 특히 집권세력들에 의해 어린 나이에 정략적으로 세워진 꼭두각시 군주의 경우에는 혼주가 아닌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이번의 혼군 시리즈에서는, 첫째로 성년에 가까운 나이(17세) 이상에 군주가 된 사람으로서, 둘째로 상당 기간(5년) 군주의 자리에 있었으면서도 군주의 역할이나 올바른 정치를 펴지 못한 군주, 셋째로 결국 외부 세력에 의해 쫓겨나거나 혹은 제거되거나 혹은 돌연사 한 군주, 끝으로 국가의 존립기반을 크게 망쳐 놓은 군주를 혼군이라고 정의하였다​.​

 

      

(46) 광록대부 을일의 탄식과 업으로의 천도(AD357)

 

모용준이 전연의 유주자사 을일을 조정으로 불러 들여 좌광록대부에 임명하였다. 을일은 작은 수레 녹거(사슴이 끄는 수레)를 타고 수도로 들어왔다. 그러나 그 아들 을장은 화려한 옷에 화려한 말을 타고 10명의 기병의 호위를 받으면서 입경했다. 을일이 그런 아들을 불러 꾸짖으면서 한 마디도 나누지 않고 들어왔다. 항상 을장이 실수할까 걱정이었고 조마조마했다. 그런 을장이 승진에 승진을 거듭하여 중서령과 어사중승이 되었다. 을일이 이렇게 탄식했다.

 

“ 내가 항상 수신하고 도를 지킴으로써

  겨우 죄를 면할 수가 있었는데

  아들놈은 오로지 사치하고 방종하였는데도

  저렇게 높고 현란한 자리에 올랐으니

  어쩌다 행운을 얻은 것이지만

  사실은 이 세대가 퇴락했다는 

  확실한 증거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모용준은 전연의 영토가 동쪽과 남쪽으로 확대되자 수도를 계(북경)에서 후조의 수도였던 업(하북성 임장)으로 옮겨왔다. 이제 전연은 더 이상 변방의 소국이 아니라 중원을 놓고 동진이나 전진과 함께 겨루는 강국의 반열에 들어선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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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 전연의 팽창(AD358)

 

부견이 선정을 펼치던 전진의 영토가 장안을 중심으로 펼쳐있고 동진의 영역은 장강너머 건강을 근거로 하고 있다면 전연에게는 정복할 수 있는 땅이 광활하게 널려있었다. 지금의 산서성 태원 부근은 예전의 후조 장수 장평이 장악하고 있었는데 부견에게 패배하여 사로잡혔었다. 모용준은 이때를 기회로 보고 사방으로 국토를 확장해 나갔다. 모용평을 보내 장평이 있는 태원을 공략했고 장치를 장악하고 있는 풍앙을 공격해서 함락시켰다. 장평의 부하 제갈양이 전연에 항복해 들어왔다. 풍안은 하남에 있는 동진의 여호에게 도망갔다. 또 모용준은 양무를 남쪽으로 보내 고창(하남성 연진)을 함락시켰고 동쪽으로는 모용장을 보내 이력이 지키고 있는 산동성 견성을 공략했다. 그리고 모용각은 황하를 건너 태안지역을 장악하게 했다.      


(48) 줏대 없는 후조의 장수들과 전연의 영토확장(AD358)

 

후조가 멸망할 때 장수 장평과 이력과 고창 세 사람은 곧바로 전연에 사자를 보내 항복의 뜻을 알렸다. 그러나 다시 동진에게 붙었다가 다시 전진에게 붙는 등 종잡을 수 없는 행동을 보이면서 목숨을 연명하고 있었다.

 

모용준은 사도 모용평을 보내 장평을 변주에서 토벌하게 하고 사공 양무를 보내 동연(하남성 연진)에서 고창을 토벌했으며 모용장을 보내 복(산동성 견성)에서 이력을 토벌시켰다. 10월에 동진의 태산(산동성 태안)태수 제갈유가 공격해오자 모용준은 모용각과 양무와 모용장이 연합하여 제갈유를 반격하도록 했다. 제갈유가 패배하여 달아나니 모용각의 대군이 황하를 건너 하남지역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49) 모용준의 150만 대군 동원령 (AD358) 

 

광대한 지역으로 영토가 팽창하자 전연황제 모용준은 더욱 당돌해졌다. 전국에서 각 호당 1명을 제외하고 모든 장정을 징집하여 150만 병졸을 동원하여 서쪽 전진과 남쪽 동진을 모두 아우를 생각을 한 것이다. 유귀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나섰다.

 

“ 폐하, 지금 천하는 전쟁으로 시들고 지쳐있습니다.

  그러한 때에 그렇게 군사를 징발하는 것은 법에 맞지도 않습니다.  

  반드시 토붕의 변고를 당할 것입니다.“ 

 

법에 따르면 가호 당 3장정인 경우 1인, 5장정인 경우 2인 징집이 적법했으므로 1 장정을 빼고 모두 징집하는 것은 불법이었다.. 모용준은 유귀의 반대상소가 타당하다고 생각하고 징집규정을 적법하게 고쳤고 징집 기일도 크게 늦추었다.

 


(50) 전연의 맹장 가견(賈堅)의 충렬한 죽음(AD358)

 

전연의 태산태수 가견(賈堅)이 산치(산동성 장청현)를 지키고 있었는데 동진의 서주 및 연주자사 순선이 7천 군사를 가지고 공격해 들어왔다. 가견의 군사는 7백이었으므로 세로 보면 맞서 싸울 수가 없었다. 그러나 가견이 나가서 싸우려고 하자 제장들이 강력하게 반대했다.가견이 이렇게 말했다.

 

“ 굳게 지킨다고 한 들 죽음을 면할 수는 없으니

  나가서 싸움만 못하다.“

 

드디어 나가서 몸소 싸우면서 순선의 병사 천명을 즉이고 들어왔다. 순선 또한 맹렬하게 반격해 오므로 가견이 탄복하며 말했다.

 

“ 내 평생에 머리를 묶은 이래로 공명을 세우는 것에 뜻을 둬 왔지만

  매번 궁색하고 액운에 처해졌으니 운명이 아닐 수가 없다.

  굴욕을 받으면서 사는 것은 절개를 지키고 죽는 것만 못하다.“

 

다시 장수들에게 말했다.

 

“ 지금 위험하고 또 아무 세워둔 계획도 없으니

  경들은 도망가라. 나는 장차 머물러 있다가 죽으리라.“

 

장사들이 눈물을 흘리며 동참하겠다고 호응했다. 가견을 말에 다시 태우니 가견이 말했다.

 

“ 내가 나가서 열심히 결투를 할 테니

  도저히 이길 가망이 없거든 나를 고려하지 말고 경들은 틈을 봐서 도망가라.“ 

마침내 가견이 성문을 열고 밖으로 나갔다. 순선의 병사가 사방으로 몰려들어 해자다리를 찍고 가견의 군사를 해자로 밀어뜨려 빠지게 하여으므로 가견이 생포되었고 산치성도 함락되었다. 순선이 생포된 가견에게 물었다.

 

“ 그대는 아버지 할아버지 때부터 동진의 신하가 아니었는가.

  어찌 근본을 배반하고 항복하지 않았는가?“

 

가견이 말했다.

 

“ 동진이 중화지역을 버리고 포기했으니 내가 배반한 것이 아니지요.

  백성들이 이미 주인을 갖지 못했으니

  강한 사람에게 의탁했을 뿐이요.

  이미 다른 사람을 섬긴 다음에

  어찌 절개를 버리고 또 다른 사람을 섬긴단 말이요?

  나는 속수(충성서약)하고 자립한 뒤로

  후조나 전연을 거치면서 아직도 뜻을 바꾼 적이 없는데

  어찌 내게 항복하라는 말을 하시오?“

 

순선이 다시 가견을 책망하자 가견이 버럭 화를 내며 말했다.

 

“ 이 녀석아

  한 갓 아녀자 같은 놈이 어른을 다스리려 하는 거냐?“

 

순선이 화를 내며 가견을 묶어다가 빗속에 방치했는데 며칠 만에 죽었다. 전연의 청주자사 모용진이 사마 열명을 보내 태산을 구원하게 했다. 순선이 대패하여 도망가니 전연이 다시 산치를 수복했는데 모용준이 가견의 충성을 기특이 여겨 그 아들 가활을 임성태수로 임명했다. 순선은 병이 위독하여 소환되어 돌아갔고 치담이 도독서연청기유오주제군사가 되어 하비(강소성 수녕)에 부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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