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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좀 조용히 살게 두면 안 될까요?" 본문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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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20년07월30일 17시30분
  • 최종수정 2020년07월30일 10시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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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민국의 7월은 잔인했다. 지난 7월 9일 박원순 서울시장의 사망 소식이 온 국민을 놀라게 한 것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한 달 내내 ‘세금 폭탄’에 ‘검찰 개혁’ 등 무서운 뉴스들이 국민들을 압도했다. 또 21번의 대책도 부족해서 또 무슨 대책을 발표한다고 나오는 국토교통부 장관을 보는 것도 지쳤고 (한국경제신문, 7월 9일 사설, “22번째 대책 전에 정부가 꼭 봐야할 ‘김현미 동영상’”), 검찰을 개혁한다고 무서운 얼굴을 하는 법무부 장관을 보기는 더욱 두렵다. 검찰 핵심들이 주먹질로 맞고소를 하는 막장 드라마는 잔인한 7월의 대미(大尾)를 장식했다. 

 

  그 중에서도 7월에 국민들의 꼭지를 가장 돌게 했던 일은 정부의 부동산 대책이다. 국토교통부 장관이 서울의 아파트 가격 상승 원인이 공급 부족이 아니라는 입장(투기꾼 때문)을 고수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7월 2일 문 대통령의 ‘특단의 아파트 공급대책’지시가 있은 후, 정부는 자손들 몫으로 남겨 둔 강남 일대의 자연보호구역을 들썩이더니만 다시 20일 대통령의 지시로 그린벨트 해제방안이 없던 일로 일단락되자 곧이어 아파트 공급대책은 태릉을 거쳐 같은 20일 민주당 김태년 대표로부터 ‘행정수도 완성’ 주장이 나와 ‘세종시로 수도 이전’으로 옮겨 갔다. 

 

대통령의 공급대책 지시에서 ‘그린벨트-태능-수도이전’에 이르기까지 불과 18일 밖에 걸리지 않았다. 아무리 ‘역동하는 대한민국’이라고 해도 보통 내공으로는 제 정신을 차리기 어려운 7월이었다. 그야말로 열 받다 못해 꼭지가 돌 지경이 아닐 수 없다. 대책의 내용은 차지하고 우선 속도를 따라 잡을 수가 없다.  

 

   7월 23일 국회에서는 문재인 정부 출범이후 아파트 가격 상승률을 두고 국토교통부 장관과 통합당 의원 간에 설전이 있었다고 한다. 김 장관은 11.3%라고 답한데 대해 통합당 의원은 53%라고 실소를 했다고 한다. 정확하게 보면 둘 다 맞기도 하고, 둘 다 틀리기도 하다. 서울의 종합주택매매지수(한국감정원)로 보면 11.3%가 맞다. 그러나 아파트 중위 매매가격으로는 한국감정원 가격으로는 57.6%, KB국민은행 자료로는 52.7%가 상승했다. 

 

우리가 언제 정부에게 집값 올려달라고 한 적이 있는가? 강남 투기 잡는다고 두더지 잡기 대책을 22차례 거듭 실패한 결과로 3년여에 걸쳐 50%가 넘게 집값을 올려놓았다(표 1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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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편 6.17 대책과 7.10 대책이 서울 아파트 시장에 어떤 영향을 가져 왔는지 보자(<표 2> 참조). 6월 15일 시세 대비 7월 20일까지 5주간에 매매가격은 최고 3.2%(영등포구), 전세가격은 최고 2.3%(강남구)가 상승했다. 연율로는 무려 34%와 24%가 상승한 것이다. 누가 정부에 감사하고, 누가 정부를 비난해야 하는가? 여기에 임대차 3법이 국회를 초고속으로 통과하고 있으며, 그것도 부족해서 또 무슨 주택공급대책이 나온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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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는 이제 집값이 올랐다고 세금 더 내라고 들볶고 있다. 종부세(종합부동산세)는 전국 가구 수의 2.4%, 51만 명이 부담하는 소수의 문제라고 하더라도, 1가구 1주택자도 공시가격 상승(서울 2018년 10.19%, 2019년 14.0%, 2020년 14.73%, <표 3> 참조) 으로 보유세 부담이 상승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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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가 돌 일의 백미(白眉)는 임대주택제도다. 정부는 임대주택제도 도입 초기에는 은행 대출까지 줘 가면서 주택임대를 권장하더니, 이제는 제도 자체를 폐지하는 것은 물론 어느 민주당 국회의원 말씀에 따르면, 주택을 임대한 국민들은  “국민의 집을 갖고 싶은 행복권을 빼앗은 도둑들”이며, “도둑들, 거기에 대한 법도 준비해서 세금으로만 하지 말고 형사범으로...”처벌한다는 얘기다.(연합뉴스, “다주택자는 도둑들”, 2020. 7.29). 행여 임대주택 보유자 처벌법이라도 만들어지면, 임대주택 보유자들은 감옥에 갈 수도 있을 것이다. 

 

 경제부총리는 세금 폭탄이 아니라 극소수의 국민에게만 세금이 올랐다고 강변하고 있다. 그렇다면 정부는 아주 소수 부자 국민들에게만 고통을 주는 정의롭고 착한 ‘로빈 후드’식의 부동산 세제를 운영한다는 것인가? 

 

과연 그럴까? 정부는 정부의 부동산대책이 거듭될수록 고통을 받는 국민들의 범위가 종합부동산세 부담 국민(가구 수의 2.4%), 다주택자(가구 수의 10.4%) 등 소수 국민에 그치지 않는다는 사실을 주목해야 한다. 종부세와 다가구주택 보유에 대한 세금은 여하 간에 가진 것이 많아서 세금을 많이 내는 것이지만, 사실상 가장 심각한 큰 피해자는 전세 입주자와 아직 내 집을 갖지 못한 국민들이다. 임대차 3법으로 전세 매물이 사라지고, 그나마 매물도 반전세가 대세가 되면 그 고통은 고스란히 임차인이 부담할 수밖에 없다. 

 

  아파트 가격이 많이 상승했다는 사실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아파트를 가질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가 망가졌다는 사실이다. 2017년 5월 강남의 평균 가격의 아파트를 사는데 필요한 자기 돈은 2억 2천만 원이었다. 그러나 정부의 LTV와 DTI 규제로 2020년 6월에 필요한 자기 돈은 무려 7억 1천만 원으로  3년간에 무려 5억 5천만 원(3.2배)이 더 필요해졌다. 

 

 세상에! 결과적으로  ‘가슴 따뜻한 정부’는 현금 부자와 금수저들에게만 서울의 아파트 매입이 가능하도록 배려하고, 나머지 국민들은 ‘아파트를 사야 할 이유도 능력도 없으니 차라리 잊어버리라’고 달래고 있는 것과 같다. 이러한 결과가 정의롭고 가슴 따뜻한 이 정부가 원하던 것인가? 정부 탓이 아니고 투기꾼들의 탓이라면, 내 집 필요한 국민들이 모두 투기꾼인가? 그들이 누구든 22번의 실패를 거듭하고도 아직도 두더지 잡기를 계속하고 있는가? 

 

  어떤 정책이 옳고 그름을 따지자는 것이 아니다. 이제는 그 자체도 피곤하고 골치가 아픈 일이다. 어쩌겠는가? 여당이 국회를 장악하고 있고, 야당이 무력하여 무슨 법이든 만들 수 있으니, 나라가 세금을 내라면 내야하고, 도둑이라고 처벌한다면, 처벌 받아야하겠지. 

 

다만 정부와 국회에 한 가지 바라는 것이 있다면, 다 좋으니 더는 ‘잔인한 7월’과 같이 더 이상 국민들을 놀라게 하고 꼭지 돌게 하지는 말아 달라는 것이다. 굳이 이 부탁을 하기 위해 감히 이 정부가 신성시하는 촛불을 들고 광화문에 다시 나서야 하겠는가?  다만 더 이상 놀라지 않고 꼭지 돌지 않고 조용히 살 수 있게 해 달라는 부탁이다.

 

  맹자(孟子)는 ‘民無信不立(민무신불립)’이라고 했다. ‘백성들에게 믿음이 없으면 그 나라는 바로 서지 못한다.’는 뜻이다. 정부가 국민들을 이렇게 괴롭히는데 어떤 ‘믿음’이 있겠는가? 촛불혁명으로 국민들이 원하던 세상이 이런 세상이었는가? 

멍청한 국민의 한가한 생각인지 모르겠으나 이렇게 소리치고 싶다.

 

“그냥 좀 꼭지 돌지 않고, 조용히 살게 두면 안 될까요?”

 

<ifs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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