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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임사태로 살펴본 사모펀드 문제점과 개선방안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20년03월01일 17시00분
  • 최종수정 2020년03월04일 10시18분

작성자

  • 김필규
  •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메타정보

본문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는 불법 운용으로 인한 투자자산의 건전성 저하, 유동성이 낮은 자산의 편입에도 불구하고 개방형 펀드로 자금을 모집한 유동성 미스매치 그리고 TRS(Total Return Swap)계약 해지로 인한 투자자 손실 확대 등 다양한 문제로 인하여 발생하였다. TRS는 신용파생상품의 하나로 기초자산(주식, 채권, 상품자산 등)의 신용위험과 시장위험을 이전하는 상품이다. 이러한 라임의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는 개인투자자의 손실과 더불어 사모펀드시장을 위축시키고,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 신뢰를 크게 훼손시키는 등 사모펀드시장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에 따라 라임사태를 조속히 해결하고, 사모펀드시장의 규율체계를 개선하며,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도모하기 위한 방안의 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다.  

 

라임자산운용의 환매중단사태의 발생 원인은?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중단사태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였다.

 

 첫째, 잘못된 투자와 위법적인 운용이 주요한 요인으로 작용했다. 라임자산운용의 무역금융펀드는 운용액의 상당 부분을 신흥시장 무역금융 전문 투자회사인 IIG(International Investment Group)의 헤지펀드에 투자하였다. 

 IIG가 운용한 헤지펀드가 투자한 일부 자산이 부실화됐지만, IIG는 부실채권을 정상적으로 회수한 것처럼 장부를 조작하고 고객의 환매 요청에 대해 신규 투자자금을 조달해 돌려막는 폰지사기를 저질렀고,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Securities and Exchange Commission)는 이러한 부정 운용을 적발하여 IIG의 등록을 취소하고 펀드자산을 동결하였다. 

 라임자산운용은 무역금융펀드의 기초자산이 부실화되었음에도 손실을 은폐하기 위해 운용펀드의 기준가격을 바꿔 수익률을 조작하였다. 이와 같은 불법 운용으로 사모펀드 투자자가 막대한 손실을 입는 결과를 초래하였다.   

 

둘째,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가 개방형으로 설계되어 다수의 일반투자자에게 판매되었다는 점도 환매중단사태의 중요한 원인으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이 판매한 펀드는 주로 사모채권, 메자닌채권 및 무역금융과 같은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이다. 메자닌이라는 용어는 층과 층 사이의 라운지 공간을 나타내는 건축용어인데 이를 금융투자상품에 적용하여 자본요소와 부채요소를 결합한 중간적인 특성을 지닌 채권이라는 의미에서 메자닌채권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유동성이 낮은 자산에 투자하는 펀드를 6개월 만기의 개방형 구조로 설정하여 기초자산과 발행펀드 만기 간의 유동성 미스매치가 발생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자산운용사의 수익률 돌려막기 등의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대규모 환매가 발생하였고, 기초자산의 원활한 현금화가 이루어지지 않아 환매 중단사태가 발생한 것이다. 동 펀드를 판매한 판매사들도 유동성 위험을 감안하지 않고 개인투자자에게 펀드를 판매하였다. 이와 같이 펀드의 설계와 판매에 걸쳐 유동성위험에 대한 적절한 관리가 이루어지지 않아 환매중단사태가 발생하였다. 

 

셋째, 펀드의 규모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된 TRS거래가 투자자의 손실을 확대시켰고, TRS계약 해지를 통해 유동성문제를 더욱 증폭시켰다.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는 운용규모 확대를 위해 여러 증권사와 TRS계약을 맺었고, 자산의 부실화 문제와 유동성 문제가 발생하자 TRS를 맺은 증권사들이 위험관리를 위해 TRS계약을 해지하였으며 이에 따라 유동성문제가 더욱 확대되는 결과가 초래되었다. 

 

급성장한 사모펀드 시장, 제도개선이 절실하다

 

사모펀드는 적격투자자 혹은 소수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하는 펀드이기 때문에 공모펀드에 적용되는 각종 제한이나 규제가 완화 또는 면제되는 대신 투자자보호 규정이 적용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2011년 이전까지 국내에서는 사모펀드에 대한 엄격한 제한이 존재하였고 모험자본 투자자군이 취약하여 헤지펀드를 포함한 사모펀드시장이 발전하지 못하였다. 2011년부터 한국형 헤지펀드 도입을 논의하기 시작하였고, 2015년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크게 완화시킴에 따라 사모펀드시장이 급속히 성장하였다. 

 사모펀드 설정규모는 2010년 말 315.2조원에서 2019년 말에는 649.6조원으로 2배 이상 성장하였고, 전체 펀드시장에서 사모펀드가 차지하는 비중도 2010년 말 37.3%에서 2019년 말에는 63.5%를 기록하였다. 

 

 사모펀드시장이 활성화됨에 따라 상대적으로 신용도가 낮은 기업에 대한 자금공급도 확대되었다. 예를 들어 신용도가 낮은 기업이 주로 발행하는 메자닌채권의 경우 사모펀드 도입 이전에는 연간 1조원 내외의 발행 규모를 기록하였으나, 사모펀드 도입에 따라 동 부문에 대한 투자가 다섯 배 이상 증가하였다. 이와 같이 사모펀드는 다양한 투자를 통해 투자자의 수익률 제고에 기여하고, 성장성 높은 기업에 자금지원을 확대하는 효과를 거두었다.

 

 그러나 라임사태에 따라 사모펀드에 대한 투자자의 신뢰가 하락하고, 성장세가 둔화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국내와 같이 민간 모험자본이 취약한 상황에서 사모펀드시장의 위축은 성장성 높은 기업의 자금조달을 위축시키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에 따라 사모펀드 본연의 순기능은 유지하되 투자자 보호 및 시장의 건전한 발전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개선방향이라고 판단된다. 특히 자산운용 규제와 같은 직접적인 규제는 지양하고, 투자자보호 및 시장건전성 제고를 위한 규제를 강화하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외국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까지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거의 하지 않았다. 그러나 금융위기의 과정에서 대규모 사모펀드가 시스템리스크를 확대시킴에 따라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를 도입하였다. 미국은 일정규모 이상의 사모펀드 운용업자를 SEC에 등록하도록 의무화하였고, 사모펀드 운용사의 정보제공 의무도 부과하였다. 유럽은 사모펀드를 규제하는 법안인 AIMFD (Alternative Investment Fund Management Directive)를 도입하여 정보 보고를 포함한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였다. 그러나 미국과 유럽의 경우 운용과 관련한 자율성은 여전히 보장하고 있다.

 

다양한 위험관리체계 도입 의무화, 판매사의 투자위험 사전검토도 강화해야 

 

 국내 사모펀드에 대한 규제는 외국에 비해 높은 수준이다. 사모펀드 및 운용업자를 규제체계에 편입하되 자산운용 관련 규제를 완화하는 체계를 도입하고 있다. 모든 사모펀드 운용사는 규제기관에 등록을 해야 하고, 분기별로 업무보고서, 시스템리스크 관련 보고서를 징수하며, 금융감독원으로부터 검사와 감독을 받고 있다. 

 

그러나 국내 사모펀드 운용사와 판매사의 자체적인 위험관리 수준은 낮으며, 이에 대한 감독도 미흡한 상황이다. 유럽의 경우에는 AIMFD(사모펀드운용자에 대한 규제지침안)에서 사모펀드 운용사가 운용조직과는 별도로 위험관리 조직을 갖추고, 투자전략과 관련한 모든 위험을 평가하고 측정하며, 감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사모펀드시장의 건전성 제고를 위해 사모펀드 운용사의 다양한 위험을 관리하는 체계의 도입을 의무화하고, 판매사의 경우에는 판매하는 사모펀드의 투자위험을 사전에 검토하는 체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와 더불어 유동성리스크로부터 투자자를 보호하기 위한 규제도 마련되어야 한다. 비유동성자산에 주로 투자하는 개방형 펀드는 대규모 환매 요청이 있으면 보유자산이 부실화되지 않더라도 환매에 응하기 위해 헐값에 자산을 매각하여 펀드의 자산가치가 하락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이는 다시 투자자들의 연쇄 환매로 이어지는 소위 펀드런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 

이러한 개방형 펀드의 유동성 리스크 확대에 대응하여 IOSCO(국제증권위원회 : International Organisation Of Securities Commissions)는 유동성리스크를 주요 투자위험 중 하나로 인식하여 이에 대응하는 위험관리체계를 갖추고, 펀드 설계단계부터 자산특성을 반영하는 환매정책과 유동성 관리정책을 취할 것을 권고하였다. 또한 투자자간 형평성을 제고하고 시스템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공시 및 보고체계와 같은 규제정책의 도입을 권고하였다. 

 

이러한 권고에 따라 호주, 홍콩, 싱가포르와 같은 나라는 개방형 펀드의 유동성리스크 관리를 강화하는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에도 개방형 펀드의 유동성 관리시스템을 마련하고, 정기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실시하며, 이를 보고하고 공시하도록 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에도 개방형 사모펀드에 대한 유동성 관리를 강화하는 방안을 도입해야 한다. 자산운용사의 사전적인 스트레스 테스트를 의무화하고, 개방형 펀드의 판매사도 판매 이전에 유동성위험을 점검하는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향후 사모펀드시장의 발전을 위해서는 자산운용의 자율성은 보장하되 개방형 펀드의 유동성 위험을 강화하고, 개인투자자 보호 장치를 강화하는 한편 자산운용사와 판매사의 위험관리를 강화하고, 사후적인 공시를 강화하는 방식으로 사모펀드시장의 건전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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