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려있는 정책플랫폼 |
국가미래연구원은 폭 넓은 주제를 깊은 통찰력으로 다룹니다

※ 여기에 실린 글은 필자 개인의 의견이며 국가미래연구원(IFS)의 공식입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디지털 사회 2.0 ‘인간이 중시되는 분권화 사회’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9년09월30일 17시00분

작성자

  • 이근
  • 서울대학교 비교경제연구센터장 / 경제학부 교수

메타정보

본문

변화의 원동력은 블록체인 기술과 거래비용의 절감

 

   세계경제포럼은 2030년의 비전을 기술이 아닌 ‘인간중심’ (human-centered)의 사회라고 제시한 바 있다. 이를 좀 더 구체화하여 이 글에서는 4차산업혁명으로 시작된 새로운 기술들이 초래하는 미래사회의 기본 비전은 ‘보다 분권화(decentralized)된 인간중심의 디지털 사회라고 본다. 1990년대 이후 아날로그를 대체하는 디지털기술과 인터넷이 출현하면서 각종 가전제품이 디지털화되고 인터넷이 사람들 간의 소통의 새로운 장을 연 것을 디지털사회 1.0이라고 한다면, 4차산업혁명으로 상징되는 사회 모든 분야의 디지털 전환은 그 질적 변화를 감안할 때 디지털사회 2.0이라고 할 만하다.

디지털사회 2.0의 핵심은 개별 인간이 보다 중시되는 분권화이다. 2019년 1월의 세계경제포럼에서는 세계화4.0 이라는 새 화두가 제시되었다. 세계화4.0이란, 제국주의(세계화1.0)→국가주도(세계화2.0)→기업주도(세계화3.0)에 이어서 개인이 주도하는 세계화를 의미한다. 슈밥 교수는 세계화4.0과 4차산업혁명이 겹치면서 인류는 3가지 큰 도전 즉 환경적, 지정학적 (G2신냉전), 사회적 도전 (불평등)를 맞고 있다고 보았다. 이런 도전에 대한 적절한 대응은 ‘인간 중심의 경제’를 실현하는 것일 것이다.

 

     이러한 분권화 트렌드를 가져오게 하는 두 가지 추동력 중 하나는 블록체인 기술이고 또 하나는 디지털화에 따른 거래비용(transaction costs)의 절감이다. 블록체인의 등장에 따라, 중앙집권화된 기존의 플렛폼을 분권화된 개인(nodes) 들 간의 네트워크가 대체해가는 것이 가능해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화의 진전은 거래비용 감소를 낳아서 경제 내의 과업 (tasks)이 세분화되고, 이에 따라 하나의 대기업이 수직적 통합으로 다 처리하던 많은 과업과 거래들이 분화되면서 많은 과업처리형 기업들과 소호(SoHo)경제가 출현하고 있다. 이런 분권화 트렌드의 종국적 귀결이 바로 인간중심의 사회인 것이다.  

 

  인간중심성의 구체적 내용은 개인별 맞춤형 재화와 서비스의 제공과 향유일 것이고, 이것이 4차 산업혁명 기술을 통해 가능해졌다. 즉, AI와 머신러닝으로 개개인의 특성과 기호에 맞는 최적의 상품과 서비스를 디자인한 후 모바일과 3D 프린터 등을 통하여 누구에게나 저렴하게 제공하는 ‘대량맞춤(mass customization)’이 가능하다. 즉, 소품종 대량생산과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이분법을 넘어서는 다품종 대량생산이 가능해진 것이다. 

이런 현상이 시장의 상품뿐만 아니라, 의료서비스 (스마트 헬스), 교육서비스에서도 가능해 졌다. 가령, 교육에서도 학생들 개개인의 역량과 수요에 맞춘 전인적이고 개별화된 교육을 누구에게나 제공하는 것이 가능하여 진 것이다. 

 

정치-시민/유권자 중심의 분권화된 포스트-대의민주주의 

 

  그러나 이러한 분권화의 추세가 얼마나 지배적이 될지는 아직 불확실하다. 즉, 현 시점의 지배적 경제는  우버, 구글, 페이스북 등 소수의 플랫폼 독점 기업이, 거기에 참여/기여하는 nodes ( 개인들: 예 운전자, 게임기업, 개별 CP)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 초과 이윤을 확보하는 시스템이다. 이는 그다지 바람직하지 않고 이에 대해 많은 걱정과 비판이 존재한다 (World Economic Forum 2019). 

 

  이런 입장에서, 핵심 의제 중의 하나는 4차산업혁명의 새 기술들이 가지는 양면성, 즉, ‘디지털 분권화의 가능성’과 그 반대 되는 ‘새로운 지배와 중앙집권 가능성‘이다. 이를 정치적 차원에서 보면, 블록체인 기술은 분산자율조직의 도입을 실현함으로써 정치영역에서 수평적이고 민주적인 거버넌스의 수립을 기대케 하는 반면, 기성 권력의 지배 메커니즘을 강화할 수 있다는 ‘디지털 중앙집권화와 지배 및 감시의 증가’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이러한 정치, 경제, 사회 등 여러 차원의 디지털 변환이 가지는 양면성 (분권화 대 집권화)을 십분 인식함을 전제로, 인간중심의 디지털 사회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이러한 인식 하에 미래 한국사회가 지향하여야 할 디지털 사회의 비전을 7대 영역에 대해  제시한다.  그 7가지 영역은 우선 정치로부터 시작해서 3개의 경제영역 (기업, 일자리, 금융시스템)이고, 사회인프라적 3가지 영역은 헬스, 교육, 스마트 시티이다. 

 

정치 분야의 비전은 시민/유권자 중심의 보다 분권화된 포스트-대의민주주의 정치이다. 미래 일자리의 비전은 자발적 계약직, 외근 정규직 등 다양한 새 일자리들이고, 기업 분야는 과업 중심의 기업과 소호경제의 출현이며, 화폐금융에서는 블록체인에 기반한 P2P형의 분권화된 가상화폐와 ICO (initial coin offering: 가상화폐상장)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금융체제이다. 그리고, 교육의 비전은 학습자 중심의 하이터치 하이테크 교육이고, 의료는 환자 중심의 보다 민주화된 맞춤형 의료서비스이고, 주거의 경우는 주민 중심의 혼합현실에 기반하여 하드웨어 변경이 필요 없는 스마트 시티이다. 

 

경제-소호경제의 출현과 자발적 계약직 일자리 선호

하이테크 교육과 환자 중심의 맞춤형 의료서비스시대

 

  그런데, 이런 분권화 비전들이, 현존하는 중앙집권 및 대규모 중심적 모드를 완전 대체하지 못하고, 양자 사이의 새로운 균형으로 미래 사회는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1) 확장된 개념의 사회안전망과 디지털 안전망, 2) 디지털 인프라 및 3) 새 소프트 인프라 (정책) 및 규제혁신이 필요하고 이에 대해서도 상술하였다. 새로운 사회안전망의 예는 최소과업 보장제와 기본창업수당을 들 수 있고, 디지털 안전망이란 "불편향적이고 책임있는(accountable) AI-알고리즘“의 확립을 칭한다. 즉, 인공지능의 확산으로 인해 알고리즘의 사회경제적 활용이 증대하고 있어서, 알고리즘의 책무성(accountability), 공정성, 투명성이 요구된다. 즉, 인공지능에 대한 인간의 적절한 통제가 최소한의 디지털 안전망인 이유는 그렇지 않으면 우리 인간들은 불안감을 느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필요한 디지털 인프라의 예는 효율적 E-노동(과업)거래플랫폼, 평생교육형 E런닝 시스템(E-Learning system), 빅데이타와 AI기반 진료 시스템, 분산형 금융거래 시스템, 혼합현실형 트윈시티 등이다.

 

  여기에 제시한 비전들은 한국사회의 문제해결을 염두에 두지만, 단기적 직접적 해결을 목적으로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장기적 비전과 그 실현 과정에서 현재의 문제들도 자연스럽게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가령, 디지털기술에 의한 맞춤생산의 활성화는 진입장벽과 창업비용을 낮추어서, 다양한 형태의 과업중심의 신생기업 및 소호를 낳아서 실업 문제를 해결 할 수 있고, 이에 맞추어 일자리도 고정정규직 위주에서 외근정규직, 자발적계약직 노동이 증가하면서 노동시장 및 대중소 기업간의 이중구조도 해결될 것이다. 단, 이 책은 미래 비전을 실현하는데 필요한 각종 디지털 인프라의 구축을 역설한다. 즉, 과잉 규제에서 나오는 역작용이 단기적 문제라면, 미래의 바람직한 비전을 실현할 디지털 인프라의 부족은 보다 장기적이고 근본적 문제이다. 여기에 국가는 자원을 투입하여야 한다. <ifsPOST> 

 

 ※이 원고는 필자가 대표 집필한 신간 ‘디지털 사회2.0-분권화 트렌드와 미래 한국’(21세기북스 刊)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한 것임을 밝혀 둡니다. 

 

7
  • 기사입력 2019년09월30일 17시00분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