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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대통령의 신년농업구상과 ‘농협바로세우기’- -박근혜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 본문듣기

작성시간

  • 기사입력 2015년01월20일 19시1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51분

작성자

  • 최양부
  • 전 대통령 농림해양수석비서관

메타정보

  • 33

본문

박근혜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
새해 상반기는 박근혜대통령의 골든타임 
을미년은 청양(靑羊)의 해라고 한다. 청양은 행운을 상징한다고 하니 광복 70년을 맞이한 나라와 집권 3년차가 되는 박근혜대통령의 행운을 기원한다. ‘어느새’ 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박대통령도 금년 상반기를 지나면 임기의 절반을 넘기게 된다. 내년에는 4월 총선이 기다리고 있고, 그다음 해는 대선이다. 금년 후반기부터는 국회의원들이 내년 총선에 정신을 팔기 시작하고 국회는 한층 정치적 씨름판이 된다. 임기 마지막 해는 국민은 물론 공직사회의 관심이 현직 대통령보다는 여야의 차기 대통령후보에 쏠리기 시작하고 후보자가 결정되는 중반이후부터는 공직사회의 동요가 본격화된다. 특히 출세의 기회를 잡기위한 고위공무원들의 은밀한 대선후보 줄서기가 시작되고 정부 산하 단체기관장들도 대선캠프를 기웃거리며 그 대열에 합류한다. 임기말년의 권력이동이 시작되고 세상인심도 따라 변한다. 대통령의 권력이 3분되면서 사실상 청와대는 권력 서열 3위로 전락 영이서지 않고 찾아오는 발길도 줄어든다. 내년의 총선여하에 따라 차기대선논의가 앞당겨지면 대통령 임기 말 레임덕은 더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18년 전 대통령 임기말년을 청와대에서 보내며 ‘권불5년’의 무상함을 온 몸으로 절절히 느꼈던 그때가 새삼스럽다.  
 
그러고 보면 박근혜대통령에게 앞으로 6개월은 어쩌면 박근혜정부의 성패가 걸린 골든타임이 아닌가 싶다. 정부출범 후 지난 2년간 경험해온 국정운영에 대한 진솔한 성찰과 함께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우선적으로 할지를 차분하게 정리해 볼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출범당시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별 국정과제 전반에 대해 지금까지 추진상태를 점검 평가하고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추진해야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로드맵을 짜야한다. 그동안 국내외환경변화로 궤도수정이 필요한 과제, 출범당시 예상하지 못한 상황발생으로 새로운 도입이 필요한 과제, 계속 추진되어야 하나 그동안의 성과나 시행착오 등을 감안 전략수정이 필요한 과제 등등 국정과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후반기 국정운용계획과 추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입법사항 등은 아무리 늦어도 금년 중에, 그것도 금년 상반기 중에, 모두 마무리 짓는 다는 방침으로 대통령은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력을 총동원 실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2015년 신년국정구상의 메시지   
그래서 박근혜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어떠한 국정구상을 밝힐지 궁금했다.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해 늘어가는 국민들의 실망을 희망으로 바꿔줄 무엇인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신년국정구상은 그런 기대와 달리 ‘나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끝이 났다. 박근혜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앞으로 3년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과 ‘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경제 역동성 회복,’ ‘내수·수출 균형 발전’ 등 3대 실천과제 추진에 국력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신년구상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은 좀 다른 것 같다. 대체로 박대통령이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기본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박대통령은 자신의 정책프레임에 갇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한마디로 박대통령의 생각과 국민들이 절박하게 생각하는 나라경제의 현실인식에 대한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대통령이 강조하는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이 울림으로 가슴에 와 닿지 않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혁이고 혁신인지 알 수 없어 고집으로 까지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깊어만 가는 내수침제와 경제 불황,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청년실업과 낮은 임금의 비정규 계약직 앙산, 해외자본의 국내기업 과 금융지배 심화로 인한 종속경제화, 줄어들 줄 모르는 가계부채와 정부재정적자, 소득양극화와 저소득층 증가 등 성장과 소득분배의 불공정, 불평등의 구조적 악순환 심화에 대해 진솔한 고민도 처방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남미국가들처럼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된 불안한 위험 사회가 되고 ‘1%를 위한, 1%에 의한, 1%의 경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1%들의 부의 세습과 그들의 오만한 ‘갑질’에 국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날고 커지고 상대적 박탈감만 증폭되고 자살이 늘어가고만 있는데도 대책이 안 보인다. 경제현실에 절망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에게 ‘3년 혁신으로 30년 성장’을 역설하는 박대통령의 말이 과연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지 의문스럽다. 당장 금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박대통령의 국정구상은 허탈한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박근혜대통령의 신년농업구상, 실망을 넘어 절망 
박근혜대통령이 우리 농업인에게 준 신년구상은 한마디로 ‘실망을 넘어 절망’이었다. 박대통령의 농업구상을 들으면서 평소에 들어보지 못했던 귀에 설은 용어들 때문에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다. 기자회견 후 전문을 찾아 다시 읽어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나서야 무슨 말인지 이해를 했다. 내가 과문한 탓이었을 가. 모르긴 해도 많은 농업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 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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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상반기는 박근혜대통령의 골든타임 
을미년은 청양(靑羊)의 해라고 한다. 청양은 행운을 상징한다고 하니 광복 70년을 맞이한 나라와 집권 3년차가 되는 박근혜대통령의 행운을 기원한다. ‘어느새’ 라는 말이 실감날 정도로 박대통령도 금년 상반기를 지나면 임기의 절반을 넘기게 된다. 내년에는 4월 총선이 기다리고 있고, 그다음 해는 대선이다. 금년 후반기부터는 국회의원들이 내년 총선에 정신을 팔기 시작하고 국회는 한층 정치적 씨름판이 된다. 임기 마지막 해는 국민은 물론 공직사회의 관심이 현직 대통령보다는 여야의 차기 대통령후보에 쏠리기 시작하고 후보자가 결정되는 중반이후부터는 공직사회의 동요가 본격화된다. 특히 출세의 기회를 잡기위한 고위공무원들의 은밀한 대선후보 줄서기가 시작되고 정부 산하 단체기관장들도 대선캠프를 기웃거리며 그 대열에 합류한다. 임기말년의 권력이동이 시작되고 세상인심도 따라 변한다. 대통령의 권력이 3분되면서 사실상 청와대는 권력 서열 3위로 전락 영이서지 않고 찾아오는 발길도 줄어든다. 내년의 총선여하에 따라 차기대선논의가 앞당겨지면 대통령 임기 말 레임덕은 더 빨리 찾아올 수도 있다. 18년 전 대통령 임기말년을 청와대에서 보내며 ‘권불5년’의 무상함을 온 몸으로 절절히 느꼈던 그때가 새삼스럽다.  
 
그러고 보면 박근혜대통령에게 앞으로 6개월은 어쩌면 박근혜정부의 성패가 걸린 골든타임이 아닌가 싶다. 정부출범 후 지난 2년간 경험해온 국정운영에 대한 진솔한 성찰과 함께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나라와 국민을 위해 무엇을 우선적으로 할지를 차분하게 정리해 볼 수 있는 황금 같은 시간이기 때문이다. 박근혜대통령은 초심으로 돌아가 출범당시 국민에게 약속한 정치, 경제, 사회, 문화 등 분야별 국정과제 전반에 대해 지금까지 추진상태를 점검 평가하고 앞으로 남은 임기동안 추진해야할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 로드맵을 짜야한다. 그동안 국내외환경변화로 궤도수정이 필요한 과제, 출범당시 예상하지 못한 상황발생으로 새로운 도입이 필요한 과제, 계속 추진되어야 하나 그동안의 성과나 시행착오 등을 감안 전략수정이 필요한 과제 등등 국정과제에 대한 냉정한 평가를 통해 우선순위를 다시 정리하고 이를 토대로 후반기 국정운용계획과 추진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한 입법사항 등은 아무리 늦어도 금년 중에, 그것도 금년 상반기 중에, 모두 마무리 짓는 다는 방침으로 대통령은 자신이 행사할 수 있는 모든 권력을 총동원 실천하는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야 한다. 
 
2015년 신년국정구상의 메시지   
그래서 박근혜대통령이 신년기자회견에서 어떠한 국정구상을 밝힐지 궁금했다. 지난 2년간의 국정운영에 대해 늘어가는 국민들의 실망을 희망으로 바꿔줄 무엇인가를 기대했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신년국정구상은 그런 기대와 달리 ‘나의 길을 가겠다’는 의지의 표명으로 끝이 났다. 박근혜대통령은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한 경제 활성화에 정권의 명운을 걸고 앞으로 3년을 가겠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를 위해 ‘공공·노동·금융·교육 등 4대 부문 구조개혁’과 ‘창조경제 구현을 통한 경제 역동성 회복,’ ‘내수·수출 균형 발전’ 등 3대 실천과제 추진에 국력을 결집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박대통령의 신년구상에 대한 국민들의 의견은 좀 다른 것 같다. 대체로 박대통령이 우리경제가 안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에 대한 기본인식이 부족하다는 점으로 모아지고 있다. 박대통령은 자신의 정책프레임에 갇혀 자신이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말하고 싶은 것만 말하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한마디로 박대통령의 생각과 국민들이 절박하게 생각하는 나라경제의 현실인식에 대한 간극이 너무 크다는 것이다. 그래서 박대통령이 강조하는 경제혁신과 구조개혁이 울림으로 가슴에 와 닿지 않고 누구를 위한, 무엇을 위한 개혁이고 혁신인지 알 수 없어 고집으로 까지 비쳐지고 있는 것이다. 갈수록 깊어만 가는 내수침제와 경제 불황,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청년실업과 낮은 임금의 비정규 계약직 앙산, 해외자본의 국내기업 과 금융지배 심화로 인한 종속경제화, 줄어들 줄 모르는 가계부채와 정부재정적자, 소득양극화와 저소득층 증가 등 성장과 소득분배의 불공정, 불평등의 구조적 악순환 심화에 대해 진솔한 고민도 처방도 없다는 것이다. 우리도 남미국가들처럼 중산층이 무너지고 양극화된 불안한 위험 사회가 되고 ‘1%를 위한, 1%에 의한, 1%의 경제’가 되어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 1%들의 부의 세습과 그들의 오만한 ‘갑질’에 국민들의 분노의 목소리가 날고 커지고 상대적 박탈감만 증폭되고 자살이 늘어가고만 있는데도 대책이 안 보인다. 경제현실에 절망하고 있는 대다수 국민에게 ‘3년 혁신으로 30년 성장’을 역설하는 박대통령의 말이 과연 얼마나 공감을 불러일으켰을지 의문스럽다. 당장 금년을 어떻게 보내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박대통령의 국정구상은 허탈한 먼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박근혜대통령의 신년농업구상, 실망을 넘어 절망 
박근혜대통령이 우리 농업인에게 준 신년구상은 한마디로 ‘실망을 넘어 절망’이었다. 박대통령의 농업구상을 들으면서 평소에 들어보지 못했던 귀에 설은 용어들 때문에 ‘지금 무슨 말씀을 하시는 거지?’ 라는 생각을 했다. 기자회견 후 전문을 찾아 다시 읽어보고, 인터넷 검색을 하고 나서야 무슨 말인지 이해를 했다. 내가 과문한 탓이었을 가. 모르긴 해도 많은 농업전문가라는 사람들도 대부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 가 싶다.  박대통령은 경제혁신의 두 번째 실천 전략인 창조경제를 전국, 전 산업으로 확산시켜 경제의 역동성을 회복하겠다는 대목에 이르러 다음과 같이 자신의 농업구상을 밝혔다. 
“농업도 쌀 관세화, FTA 등을 위기가 아닌 새로운 기회로 활용하도록 미래성장산업, 수출산업화 전략을 추진할 것입니다. 세종 창조마을 출범을 계기로 스마트 팜을 본격적으로 보급하고 농촌 관광·유통·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도 ICT 표준모델을 개발해서 활용한다면 농업의 6차산업화도 앞당길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농업분야가 FTA를 발판 삼아 중국ㆍ동남아를 넘어서 할랄시장까지도 진출할 수 있는 수출산업으로 키워 나가겠습니다.” 
 
쌀 관세화와 FTA로 안한 농업의 위기를 기회로 만들자는 상투적인 정치적 수사는 그렇다 치더라도 위기를 기회로 만들 구체적인 실천과제로 농업의 미래성장산업화, 수출산업화 전략을 제시하고 ‘세종창조마을 출범, 스마트 팜 보급, ICT표준모델 개발, 6차산업화, 할랄시장 진출’ 등 앞으로 추진할 5가지의 실천과제를 제시했다.    
 
박대통령은 지난해 10월 10일 세종시에서 열린 ‘세종창조마을시범사업출범식’에 참석하여 농업분야도 혁신과 창조경제구현으로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세종시가 우리농업의 미래를 제시하는 시범모델을 만들어 농업분야 창조경제의 메카로 발전 시켜줄 것을 당부했던 일이 있었다. 세종시는 SK와 손잡고 미래부, 농식품부, 산업부, 국토부의 지원을 받아 연동면에 ‘창조마을’을 조성키로 하고 1)비닐하우스에 LTE 망을 이용 사물 인터넷 기술과 스마트폰을 활용하여 원격으로 작물생육환경 제어하는 무인자동시스템을 설치하는 스마트 팜, 2)마을회관, 축사, 창고 등에 도난방지용 CCTV를 설치하는 지능형 영상보안, 3)로컬푸드직매장과 ICT 스마트폰을 연계한 스마트 로컬 푸드, 4)스마트 ICT 기술 및 솔류션 활용교육장을 설치 운영하는 스마트 러닝, 5)태양광발전을 설치이용하는 새로운 에너지 타운, 6)ICT/에너지 융합기술 등 농업관련 신기술에 대한 테스트환경과 공동기술 개발 및 제품화, 사업화에 이르는 전 과정을 지원하는 영농기술 테스트 베드 제공 등 6개 시범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한다. 그리고 지난 12월 29일 SK의 지원을 받아 세종 창조마을 스마트 팜 준공식을 가졌다는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비닐하우스 100개소에 스마트 팜 무인제어시스템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이제 막 창조마을이란 이름으로 첫 번째 시범 사업장 하나를 만든 것에 불과하다.  
 
그런데 박대통령은 이를 계기로 스마트 팜과 ICT 모델을 개발 보급 농업의 6차산업화를 앞당기라고 지시했다. 이제 우리농촌은 앞으로 3년간 때 아닌 ‘창조마을’ 조성 붐이 일어나게 생겼다. 농식품부를 비롯한 미래부, 산자부, 국토부 예산이 여기에 투입되면 결국 관련 설비를 공급하는 기업들만 살판나는 세상이 될 것 같다. 그러나 문제는 내 돈 들여가며 그런 스마트 폰 연계시스템을 설치하고 CCTV며 태양광발전시설을 설치하려 들 농업인들이 과연 몇 명이나 될 가이다. 결국은 정부와 지방비의 보조지원으로 사업이 추진될 것이다. 사실 농업인에게 신기술 도입은 일년 농사를 좌우하는 일이다. 한해 농사를 지어 먹고사는 농민들에게 신기술도입은 검증이 끝난 것이 아니고는 불가능한 일이다. 신기술이 비용절감이나 증산효과 등이 있어 소득증대로 이어진다는 확실한 보장이 서지 않는 한 농업인에게 신기술은 정부가 벌리는 또 하나의 ‘정책 쇼’이고 구경거리 일 뿐이다. 
 
그렇지 않아도 박근혜정부가 들어서면서 떠들기 시작한 ‘농업의 6차산업화’에 대한 농업인의 반응은 ‘무슨 X소리여’ 다. 농사짓기도 힘들어 줄을 지경인데 가공도 하고 판매도 하고 관광사업도 하라니 농업인들에게 ‘슈퍼 맨’이 되라는 정부가 과연 제 정신이냐며 도대체 ‘누구를 위한 6차산업화냐’고 되묻고 있는 판이다. 정부는 농업의 6차산업화가 농업분야에서  창조경제구현을 위한 전략과제이기 때문에 어떻게든 성공모델을 만들어 보려고 용을 쓰고 있지만 농업인들의 반응이 없으니 가운데 끼어있는 지방자치단체 공무원들만 골머리를 앓고 있다. 이런 판국에 또다시 창조마을 조성과 스마트 팜 설치가 추가된다면 이런 난감할 때가 없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고 손 놓고 있을 수도 없고, 40년 전 농촌새마을운동 하듯 밀어부칠 수도 없고, 하는 시늉이라도 내야 하니 답답한 노릇이다. 이것이 지금의 농촌풍경이다. 여기에 ‘힐랄시장 진출’이 농업 수출산업화의 목표로 정해졌으니 농산물 수출한다는 기관들도 바빠지게 생겼다. 도대체 농업인이 생산한 농산물을 이슬람국가에 수출하기 위해 획득해야 하는 이슬람교리에 따라 재배되고 사육되고 가공처리 되었다는 ‘할랄인증’부터 어떻게 어디서 받아야할지, 어떻게 농산물을 재배하고 가축을 길러 도축하고 가공해야 할랄인증을 받을 수 있는 것인지, 이 모든 일을 누가 책임지고 해야 하는지 도무지 감이 잡히지 않는다. 이런 복잡한 인중절차가 필요 없는 미국, 중국, EU 시장들도 FTA로 더 좋은 조건으로 다 열려있는데도 제대로 수출도 못하고 있는 판에 ‘무슨 할랄시장이냐’ 라는 볼멘소리가 저절로 나오게 생겼다. 할랄시장진출도 도전해 볼만한 중장기 과제이긴 하지만 그렇다고 이 시점에서 대통령이 언급해야 할 만큼 절박하고 시급한 정책과제인지는 생각해 볼 대목이다. 그러나 주사위는 던져졌고 물은 엎질러졌다. 대통령의 신년구상이 그러하니 앞으로 3년간 농식품부는 창조마을 조성과 할랄시장개척에 나서지 않으면 안 되게 되었다. 그렇다면 문제는 이런 접근이 위기에 처한 우리 농(업, 촌, 민)을 회생시킬 묘약이 되느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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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의 우리 농(업, 촌, 민)의 현실
2015년 새해가 왔지만 지금 우리 농업인들의 한숨은 길고 깊기만 하다. 금년에는 또 무슨 농사를 어떻게 지어 살아남아야 할지 앞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날이 갈수록 팍팍해지는 농촌살림걱정으로 힘겨운 농업인들에게 농업의 미래는 창조마을이고 스마트 팜이고 6차산업화며 할랄시장 진출이란 박대통령의 말은 정말 딴 나라 이야기일 뿐이다.   
박근혜정부 2년과 때를 같이 하면서 지난 2년간 모든 농산물가격이 일제히 폭락했다. 지난해는 기상까지 너무 좋아 ‘풍년기근’ 현상이 겹쳤지만 농업인들은 농산물시장개방의 결과로 인한 구조적인 문제로 이해하고 있다. 1995년 WTO체제 출범과 미국, EU, 중국 등 과의 연속적인 FTA체결로 지난 20년간 농산물시장의 개방이 확대심화 되면서 국내 농업생산과 관계없이 농산물수입이 구조화 되어 국내농산물가격을 끌어내리는 현상이 일반화되었기 때문이다. 이런 저농산물 가격구조 하에서 농가소득은 위축되고 농가경제는 침체하는 악순환을 밟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 농업경제의 중심축이 되는 쌀의 관세화로 금년부터 쌀시장이 전면 개방되었다. 정부는 관세를 513%의 고율로 매기겠다고 농업인들을 설득하고 있지만 과연 그 약속이 지켜질지는 의문이다. 이미 미국, 중국, 호주, 베트남 등 쌀 수출국들은 고율관세를 인정할 수 없다며 2-300%수준을 요구한다는 말도 들린다. 앞으로 진행될 협상에서 정부가 513%을 관철시키려면 그들이 요구하는 조건을 들어주는 수밖에 없다. 만에 하나 그 것이 현재 저율관세로 수입하고 있는 쌀 최소수입물량을 유지하고 거기에 더하여 추가물량을 국가별로 배정해 달라고 한다면 고율관세화의 의미는 날라간다. 앞으로 협상이 순탄치 않을 것임을 예고하고 있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은 관세율이 어떻게 결정 나든 쌀 시장은 문이 열렸고 쌀의 미래도 불안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여기에 당초 약속한 513% 관세율 약속이 지켜지지 않을 경우 박근혜정부는 정치적으로 쌀 관세화 후폭풍에 시달리게 될 것이다. 이것을 너무 잘 아는 정부는 513%에 목을 멜 경우 혹독한 대가를 치러야 한다.   
 
개방농업시대의 근본대책은 농협바로새우기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개방시대 농업의 구조적 문제는 농업인이 자신의 노동가치를 포함한 정당한 가격을 보장받고 팔수 없는 ‘저농산물가격과 저소득의 악순환’이다. 그러나 네델란드, 덴마크, 스위스, 뉴질랜드 등 강소농 국가들은 이 문제를 농협과 그들이 자회사로 세운 협동조합회사를 통해 해결했다. 농협이 주체가 되어 농업인을 품목별로 조직화 시켜 생산에서부터 수확이후 가공(도축), 유통, 판매, 수출 등 소위 말하는 농업의 6차산업화를 이끌어 농협을 세계시장을 지배하는 대표적 식품기업으로 성장시켰다. 썬키스트, 폰테라, 제스프리, 대니쉬크라운, 그리너리 등등이 그들이다. 농협은 농산물을 고부가가치상품으로 만들어 유통판매수출을 책임지면서 조합원 농업인에게 안정된 소득을 보장해 주고, 조합원이 필요한 신기술 지도, 기자재와 생활물자 구매, 저리자금 제공 등을 협동조합방식으로 처리하고 있다. 농협을 중심으로 농업이 6차산업으로 새롭게 부활했다. 그런데 강소농의 작은 농협들도 다하는 일을 세계 4대 농협이라는 우리농협만 못하고 있는 것이다. 못하는 것이 아니라 아예 할 생각자체를 안하고 있다. 정부도 처음부터 농협을 배제한 체 농업의 6차 산업화를 돈 있는 1%의 농업인이나 기업에게 하라고 하는 정책적 우를 범했다. 현장을 모르는 농정관료들의 탁상행정이 부른 결과다. 우리 농(업, 촌, 민)을 실효적으로 지배하고 있고 농촌지역의 자본과 인력을 장악하고 있는 농협을 빼놓고는 우리 농을 회생시키는 어떤 정책도 백약이 무효다. 쌀시장 전면개방을 맞아 돈 장사에 빠진 농협의 정체성을 바로 잡고 판매농협으로 변혁시키는 농협바로세우기 차원에서 농협을 6차산업화의 중심주체로 세우는 것은 절박한 시대적 과제다, 농협만  바로 선다면 창조마을조성도, 스마트 팜도, 할랄시장 진출도 저절로 풀어질 작은 과제들이다. 
 
사실 김영삼정부시절 UR사태로 어려움을 겪게된 농업인을 돕고 농업농촌발전을 위해 ‘농어촌특별세(농특세)’를 신설 특별재원을 마련 5년간 50조원에 가까운 재정을 투자했다. 그리고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정부로 이어지면서 매 정부마다 4-50조원의 재정을 농촌에 지원했으니 지난 20년간 거의 200조원에 달하는 재정지원이 이루어 졌다. 모두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비판하지만 그러한 지원이 있었기에 오늘과 같은 농협이라는 600조가 넘는 자본을 운용하는 거대한 사업집단이 생겨났다. 지난 20년간의 농에 대한 재정투자지원의 최대 수혜자는 바로 농협이다. 농협은 농업인 모두의 자산이며 동시에 국가적 자신이다. 그런데도 농협을 이끄는 농협중앙회장을 비롯한 지역조합장들이 자율을 앞세우고 조합원 농업인을 위한다는 미명하에 오히려 농협을 자신들과 임직원들의 이익에 봉사하는 금융기관으로 전락 시키는 잘못된 길을 걷고 있다. 이런 농협은 개방시대 농업발전과 농가소득향상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일 뿐이다. 농협을 지도 감독해야 할 책임을 지고 있는 정부, 국회도 제 역할을 못해왔다. 박근혜 정부 출범이후 지난 2년간 농협의 위선과 무책임은 오히려 심화되었다.  심지어 이명박 정부가 어렵사리 추진한 신경분리 등 농협개혁을 거꾸로 되돌리려는 시도마저 되풀이 되어왔으니 박근혜정부의 농협감독태만은 직무유기수준이다.   
 
박근혜대통령에게 드리는 건의 
그래서 박근혜대통령에게 건의 드린다. 박대통령이 역설하는 농업혁신과 창조경제구현을 위한 농업의 6차산업화는 그 첫 단추가 잘못 꿰어졌다. 농업의 6차산업화의 주체는 1%의 돈 있는 농업인이나 기업이 아니라 농협이 되어야 한다. 농협을 6차산업화의 주체로 바로 세워야 한다. 이제부터라도 박대통령이 농협바로세우기에 앞장서서 돈 장사에 빠져있는 농협의 정체성을 바로잡고 생산-가공-판매-수출에 이르는 농업의 6차산업화를 농협이 책임지고 주도하도록 농협을 진정한 농업인의 협동조합으로 혁신시키면 된다. 농협구조개혁을 4대 구조개혁과제에 추가 5대과제로 만들어 박근혜 대통령이 앞으로 3년간 농협혁신과 구조개혁을 이끈다면 우리 농업과 농촌에  30년 성장시대가 열릴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올해가 우리 농협역사상 처음으로 전국농협조합장을 동시에 새로 뽑고 중앙회장을 새로 뽑는 해여서 농협혁신과 구조개혁을 말하기에 더없이 좋은 해다. 농협은 지금 이름만 빼고 모든 것을 혁신 시키고 구조개혁을 해야 할 때다. 농협바로세우기 3년계획을 수립하고 금년을 그 원년으로 만들어 주실 것을 박근혜대통령에게 간곡히 건의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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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입력 2015년01월20일 19시18분
  • 최종수정 2016년02월26일 19시5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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